*현미차 하면 흔히 티백을 연상하는데
깨소금만큼 고소한 것이 볶은 현미다
현미를 씻어 뭍이 적당히 빠지면
가열된 후라이팬이나 3중바닥남비에서 센불로 볶다가
수분이 날아가고 탁탁 튀며 뜨겁게 볶아지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은근히 약하게 볶아낸다
간식으로 먹을 목적이면 누르스름한 황금색으로
차로 우릴거면 약간 탄듯한 색깔이 날때까지 볶으면 차맛이 구수하게 잘 우러난다
흔히 야채스프의 약성을 높이기위해 먹는데 주식으로도 훌륭하다
볶을 때 얼마나 고소한 냄새가 나는지 현미만 볶고 있다고 하면 잘 믿지 않는데
그만큼 배아를 포함한 껍질부분에 영양분이 몰려있다는 증거다
12년째 볶은 현미의 맛을 즐기고 있는데 얽힌 이야기도 많다
귀농하기전 남편이 건강이 좋아져 잠시 다니던 직장에서 동남아로 출장가게 되었는데
하루 두번 녹즙에 현미밥에 온갖 식이요법에 집중하며
열성적이고 집요한 보호자였던 나는 노심초사 걱정이 태산같았다
국내에서처럼 은박지에 현미주먹밥을 싸보낼수도 없고..
생각 끝에 볶은 현미를 한보따리 싸보냈는데 한끼는 이것을 먹기로 단단히 약속했다
착한 수강생이었던 남편은 맛난 기내식도 마다하고 비행기 안에서 이것을 먹었던 모양,
옆좌석의 외국인이 그 고소한 음식이 뭐냐고 해서 나눠주었단다
먹어본 분은 아시겠지만 씹을 때 터지는 그 고소한 냄새때문에 먹는 본인보다 옆사람이 더 군침을 삼키게 되는 것이 볶은 현미다
또 한번은 효녀 석선생이 얼굴이 노래져서 현관에 뛰어들었다
평생 위장병으로 병원을 드나들던 어머니가 드디어 곡기를 끊으셨단다
물도 약도 잘 넘기지 못하고 입은 마르고 쓰고 식욕도 없고-
그러다 연로한 노인들은 그냥 가시기도 하는데 평생 위를 약으로 다스렸으니 그 속사정이 불보듯 뻔했다
마침 볶아 놓은 현미가 있어 100도c 물에 우리고 재탕한 것 섞어 마시게 해드렸는데
냄새가 구수하니 침이 돌고 한모금두모금 마시게 되어 그렇게 며칠,
차만 들고 연명하다 죽,밥까지 꼭꼭 씹어 드시게 되어 회생하신지 몇년째인지 모르겠다
감기걸렸을 때 식욕이 없는 것은
내몸에 병원균이 들어왔으니 생존모드에, 전투에 들어가야한다,
소화에 전력쓸 여유없다 밥 적게 들여보내라,하는 싸인이다
이때는 억지로 먹을 생각말고 수분이나 꾸준히 섭취하면 좋은데
따뜻하게 끓인 칡차나 생강차가 좋다
이때도 현미차를 곁들이면 만점,
그리고
짧은 기간 단식후에 보식시작할 때 첫음식으로도 무리가 없다
*현미죽은 흔히 생쌀 현미를 갈던지 익혀 오랫동안 끓여내는데
소화력이 딸리는 환자에게는 볶은 현미를 빻아서 끓이거나
시간이 넉넉하면 그대로 끓이면 잘 풀어지고 전자보다 훨씬 소화흡수가 잘된다
멀건 백미죽이 소화 잘될것 같지만
밥알이 살아 있는 볶은 현미죽은 씹지않을 수 없기 때문에
침이 제몫을 해서 실제로 훨씬 소화도 잘되고 속도 편하다
맛은 생쌀로 끓인 것이 좋지만 시간이 걸리니 볶은 현미를 준비해 놓으면 상비(?)환자식이다
볶는 것이 힘이 들어 방앗간에서 한꺼번에 볶아놓는 사람도 있는데
현미의 배아는 익히면 산폐도 잘되어 건강에도 좋을 게 없고 맛도 현저히 떨어진다
녹차의 떫은 맛과 거친 맛이 싫거나 위장에 부담이 되는 사람은 먼저 현미차를 우린 뒤
차잎을 넣으면 맛진 현미녹차를 즐길 수 있는데
연한 원두커피에 현미차를 섞어 마시기도 한다
현미밥을 먹었을 때와 볶은 현미를 먹었을 때 변색깔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볶은 현미를 먹었을 때 황금색인 것은 아마도 딱딱하기때문에 더 잘 씹으니까 그렇지 않나..
우리 부부는 참 궁금한 것도 많다
(참고 ;암예방요법/일월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