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과학)에서 당사자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낸 사건(?)들입니다.
1. 에테르가 없다는 사실의 증명
19세기 후반, 미국의 과학자 마이컬슨과 몰리는 에테르(aether)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에테르란 것은 빛(전자기파)의 파동성을 법칙으로 완성한 이래로, 당시 학계의 중론으로서 전자기
파동이 전달되기 위해서 우주 공간에 가득 차있(어야 된)다고 믿던 물질입니다.
이 분들은 에테르를 증명하기 위해서 “간섭계 interferometer”라는 도구(Tool)을
만들었습니다. 두개의 전반사 거울과 한 개의 반투명 거울을 조합해서(그림1) 가로-세로로 이동한 빛이 합쳐져서 detector에 도착하는 구조입니다.
(그림1. 간섭계 구조 - 출처: 위키)
에테르라는 매질이 존재할 경우, 이 구조(간섭계)에서 매질이 한쪽으로 바람 부는 것 처럼 흐름이 있을 때, 그
흐름에 가로 방향을 일치 시키면 세로 방향의 빛에는 정지하고 세로 방향으로만 흐르게 되고, 이렇게 되면 기로 빛과 세로 빛의 경로 차이에 의해서 detector에 검출되는 빛의 간섭 무늬가 변하게 됩니다. 에테르는
공간에 정지한 상태로 펴져 있다고 생각되었고, 지구가 태양을 초속 30km로
공전하고 태양은 은하계 중심을 초속 200km 정도로 공전하니까 간섭계 내에서 에테르는 초속 200km 근처의 속도로 흐르고 있으므로 간섭 무늬는 변해야 됩니다.
(그림2. 태양 공전
& 지구 공전과 에테르의 상대적 흐름 - 출처: 위키)
그러나, 어느 방향으로 간섭계를 놓아도 간섭 무늬가 그대로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의도와 다르게 “에테르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이 업적(?)으로 마이컬슨과 몰리 두 분은 1907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1887년에 에테르를 발견했고, 노벨상은 1900년에 만들어 졌는데 수상을 하게 됩니다. 인생은 운빨게임)
2. 우주 배경 복사의 발견1964년 미국 뉴저지주의
벨 연구소에서 연구 중이던 펜지어스와 윌슨은 6미터 구경의 전파 망원경(그림3)으로 위성과의 교신을 연구하다가 망원경이 잡아 내는 불필요한
잡음 때문에 고생을 하였습니다. 이 놈을 없애려고 액체 헬륨으로 냉각도 해보고, 안테나에 세들어 살던 비둘기를 잡아 죽이고 둥지를 (빗자루로)없애버리는 등 많은 노력을 하였으나 잡음은 없어 지지 않았습니다. 특이한
현상은 안테나 방향을 이리 저리로 돌려봐도 거의 비슷한 크기 & 주파수의 잡음이 포착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림3. 벨연구소의 전파망원경 - 출처:
위키)
두명의 박사님들은 빡침을 참아 내고 학계의 인맥을 이리저리 이용해서 이 현상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했고, 마침 근처(60km 거리의) 프린스턴 대학에서 연구하던 분들에게서 그 것(잡음)이 우주 배경 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의 증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 1978년).
프린스턴 대학에서 연구하던
팀은 이론적으로 우주배경복사의 존재를 믿고, 그 것을 실험적으로 발견하기 위해서 전파망원경(안테나)을 만들고 있었는데, 망원경
완성을 몇 개월 앞두고 스틸을 당했으니,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성현의 말씀이 증명되는 사건이라고 하겠습니다.
#1. 우주 배경 복사는
당시에 가모프의 “빅뱅(Big bang)이론”과 프레드 호일의 “정상 상태 우주론”이 대립하는 와중에 빅뱅의 증거로서 예측되었던 현상입니다. 저 두
분의 박사님들(펜지어스, 윌슨)은 몰랐던 이론이라고 합니다. 심지어는 프레드 호일의 제자... (스승의 이론이 틀렸음을 증명해 버린 제자)
#2. 당시 프린스턴
대학에서 연구중이던 박사 과정 대학원생 윌킨슨(David Todd Wilkinson)이라는 분이 있었는데, 펜지어스-윌슨의 운빨이 아니었으면 배경 복사를 최초로 발견하고 노벨상도 받을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이 분에 대해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 글의 주제와 안 맞으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풀어보겠습니다. (지도 교수님보다 윌킨슨 <-- 이 분이 더 유명해 집니다.)
#3. 아인슈타인님의
엄청 대단한 삑사리(우주 상수)도 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얘기해 보겠습니다.
#4. 마이컬슨-몰리의 (광학)간섭계는
21세기에 중력파 망원경으로 발전해서 킵손 박사님께 노벨상을 안겨 줍니다. (킵손 박사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과학 자문역이며, 돌아 가신 스티븐
호킹 박사님의 친구분)
#05. 노벨상은 살아
있는 사람한테만 줍니다.
첫댓글 오우..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너무 눈부신 글입니다. ^^ 여러번 곱씹어서 읽어보겠습니다.
우와, 엄청난 글인네요. ㅎㅎ 저도 문돌이라 독해하기가 좀 버겁긴 합니다. 앞으로 jacklie님의 좋은 글 많이 기대됩니다. ^^
졸필에 칭찬하시니, 잘 써보라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졸필이라니요, 너무 멋지세요. 한번 꼭 뵙고 싶네요, jackie 선생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