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교수의 '인간과 동물'이라는 책은 별로 인기 없는 동물행동학을 다룬 몇 안되는 책이며 비교적 폭넓은 시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일반 교양서적으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고있지만, 이런 책이라도 오류가 없을 수는 없다. 비교적 트집 잡을 구석이 없는 책이지만, 30p에 나와있는 폭탄먼지벌레에 관한 이야기는 앞서 다룬
과장의 오류를 보여주고 있다. 폭탄먼지벌레는 소설책을 비롯한 여러 책들에서 몇번 언급된 적이 있고, 일단 한번 보면 잊지 힘든 그 독특한 방어전략 때문에 제법 유명한 딱정벌레다. 사실 딱정벌레라는 곤충은 다른 곤충에 비해 겉날개 속날개가 있어 기동성이 느린 편이라 단순히 잘 도망가는 것을 넘어서 다양한 방어전략을 개발해 낼 수 밖에 없었다.
개미와도 맞짱!
때문에 폭탄먼지벌레(Brachinus sp., bombardier beetles)는 체내에 분비 기관이 있어 여기서 히드로퀴논(hydroquinones)과 과산화 수소(hydrogen peroxide)를 만든다. 또 다른 분비 기관에서는 catalases(과산화수소를 물과 산소로 분리)와 peroxidases를 분비하는데, 위협이 다가오면 이렇게 다른 분비기관에 저장되어 있던 두 효소를 히드로퀴논과 과산화수소가 있는 방으로 밀어 넣는다. 효소에 의해 과산화수소가 물과 산소로 분리되어 분리된 산소가 압력을 발생시키고 히드로퀴논이 산화되면서 열과 함께 방어물질로 변환된다. 이렇게 뱃속에서 높은 열과 압력을 통해 폭탄먼지벌레의 대포가 발사되는 것이다.
반응 과정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한 그림.
그런데 책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100-200도 처럼 높은 열을 발생시킬까. 사실 이렇게 높은 열을 생산하는 것은 폭탄먼지벌레로서도 그렇게 달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다른 생물들에게는 자극을 일으키는 퀴논이야 자신이 저항력을 통해 어떻게 하손 치더라도, 열 자체는 방어 채계를 갖추기 어려운 조건이다. 더욱이 100-200도까지 올라가는 고열이라면 순간적이라 하더라도 방어자 자신에게 더 큰 해로 돌아올 수도 있다. 사실 실제 폭탄딱정벌레가 배출하는 액체의 온도는 최고 100도가 조금 못된다. 실제 반응시 발생되는 열과 압력으로는 더 높은 온도를 내기도 힘들 뿐더러 이정도면 전체 액체의 약 1/5정도가 기화하여 충분한 압력과 온도를 생산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방어용으로 사용하는데는 사실 열보바도 퀴논 자체가 가지는 자극성 성질이 다른 생물들을 질겁하게 만드는 주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부 폭탄 딱정벌레의 경우에는 더 낮은 온도에서 발사되는 경우도 많다. 오히려 폭탄딱정벌레 방어전략의 놀라운 점은 이 대포를 거의 전방위(270도)를 향해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공격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각도를 향해 발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첫댓글 자연의 신비는 끝이 없지요...저도 아직 이 놈을 보지 못했어요..만나면 한번 시험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