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글을 잘 쓰지 못한다.. 아무래도 내 생각이지만 첫째로 나는 별로 사람들에게 솔직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책을 읽고 나의 느낌을 짧게나마 말 할 수 있는 정도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내가 중학생이라는 것에 비해 소설 읽기를 꺼려하고, 더군다나 바쁘게 움직이는 생활 속에서 새로운 환경인 중학생으로써의 생활에 적응하기가 무척 힘들었음으로 틈틈이 책 읽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인터넷이나 TV에 나온 작가도 어렴풋 알 정도인데.. 내가 조정래라는 작가를 알기는 힘들
었다. 초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그런 시사·문학적으로 나오는 프로그램은 거의 시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태백산맥이라는 책도, 수많은 작가들의 책 또한 중학생이 됨으로써 접하게 된 책들이며 작가들이다. 우선 태백산맥 을 읽는 목적은 그냥 무의미한 도전이었다. 사실 무려 10권이나 되는 장편 소설을 내가 읽기는 무리였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대로 나는 도전 적으로 책을 접 하는 게 오히려 쉽다고 생각했으므로 도전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하지만 책을 점점 읽어갈수록 나는 모르는 단어들과 그 시대에 따른 배경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배워 온 것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들이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난 소작이라는 것을 몰랐고, 지주라는 것 도 몰랐다. 그래서 인지 내가 접하지 못했던 세계에 대한 흥미로움으로 지금껏 태백산맥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지 모른다.
사실 전혀 관심 없는 역사적 사실이야기에 대한 따분함이 없던 것은 아니다.
1권을 읽을 때도 이해가 가지 않아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계속 읽어봐도 아는 단어가 없어 선생님께 물어보기 일쑤였고, 나 또한 그 시대적 배경이나 주인공들의 갈등을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책이 너무 어렵고 높게만 느껴진 것 같았다.
그러나 사람들의 말처럼 태백산맥은 갈수록 쉬워지는 책임을 느끼게 되었다. 계속 읽다 보니 이제는 대충 상황 파악이 되고, 주인공의 갈등이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해가며 생각을 펼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이데올로기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그럼 이데올로기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처음에 이데올로기가 무엇인지 몰라 참 난감했다. 선생님께 계속 물어보기도 그랬고.. 왠지 내가 너무 무식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책에서는 이데올로기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지만 그때마다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기 일쑤였다.
그러나 용기 있게 사람들에게 물어본 결과.. 나는 실망을 하였다. 나에게 엄청 어려운 말로 여겨졌던 이데올로기라는 말이 시대적 사상이란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주인공들은 그 말을 어렵게 표현했을까? 아니지.. 내가 이해를 못한 까닭일 수도 있다.
정말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궁금증에 사로잡히기 일쑤이다. 책을 읽다가 잠시 허공을 바라보며 이해를 구하지만 전혀 알 수 없는 말들이 많다.
같은 전라도 사람인 나조차도 알아듣기 힘든 사투리 또한 많은 문제였다. 좀처럼 알아듣기 힘들고, 상스럽다는 생각이 들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어느새 친근감이 들고 또 가끔 일상생활에서 그 말을 언뜻언뜻 사용하고 있는 날 보면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책을 읽다가도 정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다.
마르크스·레닌주의가 무엇인가? 민프롤레타리아 는 또 무엇인가?
지식이 부족한 나로선 모르는 단어들 투 성이다.. 하지만 읽으면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이 책은 세 가지의 사상을 가진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 민족의 발견이냐
대충 나의 생각으로는 저 세 가지가 맞는 것 같다. 내가 저 시대의 사람이라면 저 세 가지의 사상 중 무엇을 택했을까? 그것 또한 사람의 생활 여건에 따라 다르겠지?
만약 내가 천한 신분의 자식이라면 사회주의를 택했을 것이고, 돈 많은 지주의 자식이었더라면 당연히 사회주의를 경멸하고 싫어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적으로 김범우의 생각을 지지할 것 같으나 아무래도 염상진을 지지하게 될 것 같다. 사실 천하고 하루의 한끼 식사를 하기 힘든 천하고 가난한 신분을 위한다는 공산당의 그 유혹을 뿌리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리고 나도 못된 지주들의 행동을 보며 경멸하기 때문이다.
제4부로 나뉘는 태백산맥 중 1부 한의 모닥불에서는 가난해서 신분이 천해서 어쩔 수 없이 처자식의 생계를 위해 지주들의 비위를 맞춰 가며 일하는 남모를 가슴앓이를 하는 소작들의 이야기로 대나무 전설이 나온다.
이 이야기는 가뭄이 심해서 사람들이 다 말라죽어 가는 판에 놀부 심보를 가진 지주들의 행패를, 그 에 따른 업보를 나타낸다.
참으로 끔찍하고 비극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가 없다.
요즘같이 하루에도 끊임없이 무서운 일이 일어나는 세상에도 저처럼 흉하고 끔찍한 일은 없는 것 같다.
여기선 인간의 한 이기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지금이야 여자들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기이지만 옛날 같은 시기에 한 남자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 남자를 따라 나서거나 그 남자를 위해 자신을 희생 할 만큼 강하고 의지가 굳은 강한 여성들의 이야기 또한 확대되어 잘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그 중에서 가장 의지가 굳은 사람을 꼽자면 소화라는 사람 인 것 같다.
여자가 생각해도 참 곱고 생각이 바른 여자 인 것 같다.
하얀 꽃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사람.. 어쩐지 그 사람에게 딱 어울리는 이름 같다.
그는 불행하게도 정하섭이 자신의 아버지의 같은 혈육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무당이라는 이름을 가진 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는 정하섭을 향한 사랑으로 모든 것에 절대로 욕심을 부리지 않고 굳게 살아가는 것 같다.
아무래도 흔히 말하는 사랑의 힘이 바로 이런 것인 가보다.
소화 다음으로 끌리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외서댁인 것 같다.
그녀는 원치 않지만 자식을 위해 염상진의 동생인 염상진과 전혀 다른 사상과 생활 환경을 가지고 있는 염상구에게 몸을 내주게 되고 만다. 그녀는 바로 앞에 놓인 총의 무력 앞에, 곤히 자고 있는 자식들의 어린 눈 앞에 굴복하고 만 것이다.
결국 애까지 가지게 된 그녀는 하염없는 절망 속에서 남편을 향한 죄책감으로 자실을 시도 하지만 그것 또한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힘들여 아이를 없애려 해도 일이 돼지 않자 결국은 염상구에게 돌려주려 하는데......
아기도 낳기 전에 그의 남편 강동식은 염상구의 총에 맞아 동생 강동기와 함께 피신하는 중 동생에 등에 업힌 채로 쓸쓸하게 죽게 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외서댁은 더할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리지만.. 염상구의 뜻밖의 제안으로 인해 쌀 열가마니에 아이를 맡기로 하고 다시 고흥으로 떠나게 된다. 참 돈이 무엇인지 권력이 무엇인지.. 정말 알 수 없는 일들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외서댁은 고흥에서 돌아와 적극적인 공산당 활동을 펼치는데.. 거기에는 남편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한 외서댁의 고통을 절실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
정말 옛날 시대의 여자의 불편함과 남자를 선호하는 세상에 진저리가 날 정도다. 도대체 왜 남자와 여자는 평등하지 못하는 것인가? 성경에 나오는 창조론에서 여자가 남자의 갈비뼈로 인해 만들어 졌다는 신념으로 그러는 것일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왜 꼭 여자는 안에 숨어 있어야 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 책에선 많은 여자들의 희생이 드러나 있지 않은가? 사람들이 좀더 여자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성의 진가를 좀더 잘 알아줬으면 더욱 좋겠다. 이 책에서 나타내듯이 말이다. 하지만 나의 이 같은 말이 남자에게 통할 리는 없을 것이다. 그들 또한 역시 그들의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나야 같은 여자니까 같은 여자를 감싸주고 위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7권을 읽고 있어서 더욱 자세하게 끝머리 내용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나의 생각은 그렇다.. 이 책을 읽고 여성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옛 시대적 배경에 대해 생각해보고 또한 반성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승만 정권이든 김정일 정권이든 김구나 여운형의 정권이든 모두 민족을 위한 사람을 위한 그런 정권을 선택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과연 누구일까? 누구의 정권이 옳은 것일까?
이 책을 읽음으로 많은 궁금증을 해결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2002.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