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 - 10월 축제 라는 뜻)는 1810년 당시 뮌헨이 속해 있던 바바리아 왕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당시 루드비히 왕가의 왕자였던 루드비히가 작슨 힐들부르 가우센 왕가의 테리사 공주와 결혼식을 올리던 날, 왕국의 시민들은 뮌헨의 성문 앞에 모여 이들의 성혼을 축하했고, 이날 벌어진 경마대회는 훗날 1백63회째 이어져오는 옥토버페스트의 시초가 됐다. 해를 거듭하는 동안 경마장과 오락장 부근에는 양조장들이 만든 맥주집이 생겨났고, 1896년에는 자그마한 맥주집 대신 수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맥주 텐트가 명물로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맥주 축제가 시작됐다.
축제는 첫날 오전 11시 바바리아 영주들과 양조가문의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화려한 마차를 타고 시내 중심가에 행진을 펼치면서 시작된다. 각 맥주 텐트의 악단들이 이에 가세한다. 점심나절부터 민헨의 공기 속에는 맥주 냄새가 퍼져 나가고, 오후 8시가 되면 시내에 있는 서커스 크로네 빌딩에서 6백여 공연자들이 전통 민속음악 공연을 펼친다. 둘째날 오전에는 전통 의상 퍼레이드가 2시간 동안 시내 전역에서 벌어진다. 여기에는 독일 전역은 물론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게르만족이 살고 있는 이웃나라에서 온 전통가무단이 가세한다. 예쁜 리본으로 단장한 가로수 아래에서 머리에 꽃을 꽂은 무희들이 시민들과 어울려 춤을 추며 맥주 텐트촌까지 사람들을 끌고 간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술잔치가 시작돼, 뮌헨은 열흘 동안 끝없이 맥주와 낭만과 춤과 노래로 달아오른다. 백주 텐트는 물론 연중 무휴로 열려 있는 대형 맥주집에서 세계 각국의 민요를 함께 부르며 어깨춤을 추는 관광객들을 볼 수 있다. 히틀러가 주도한 나치스의 본거지였던 뮌헨도 이때만큼은 세계 시민들이 함께 모여 술에 취하고, 웃고, 춤추고 노래하며 밤을 보낸다.
9월 중순에서 10월 초까지 하는 뮌헨의 맥주 축제에 가기 위해 독일행 야간기차에 탔다,. 아침에 도착해서 무거운 배낭은 유인보관소에 맡겨놓고,.(작은 사이즈 락커 : 하루에 1유로 / 유인보관소 : 짐 한개당 하루에 2.05유로) 뮌헨역에 있는 샤워실에서 7유로나 주고 샤워를 했다,. 우리돈으로 8천원이 넘는돈,. 윽,. 이 돈이면 사우나를 3번은 할텐데,.-_-)
도착한 날은 일요일이고,. 맑은 하늘에 햇빛이 따사롭다,. 그렇게나 와보고 싶었던 독일이라니,. 그리스로 가기 위해 일단 이탈리아 Ancona로 가야 했다,. 안코나에서 그리스 파트라스 가는 배를 타야 했으므로,. 뮌헨역에서 샤워를 한 후,. 뽀얗게 상기된 얼굴로 이탈리아 안코나 가는 야간기차를 예약(간이침대(쿠셋) 예약비가 13.4유로)하고,. 햇살이 부서지는 뮌헨역을 나와 맥주 축제가 열리는 테레지엔 비제(Theresien Wiese)에 갔다,. 테레지엔 비제까지는 뮌헨 중앙역에서 10~15분 걸린다,.(on foot!!!)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다,. 동양인은 보기 힘들다,. 맥주잔 모양의 모자를 쓴 젊은이들이 지나간다,. 활기에 넘치고,. 풍선이 떠있다,. 와~ 맥주는 1리터씩 파는데(우리나라 생맥주잔같은 잔에 준다) 6.75유로 였고,. 그 맛은 진하고 아-아주 좋았는데,. 안주로 독일 소세지에(크~ ^^) 치킨을 먹었는데 넘 맛있었고,. 흥에 겨웠고,. 맥주는 1.5리터밖에 안마셨지만 술기운이 올라서 기분이 좋아 비죽비죽 웃었다,.^^
저녁 9시 27분에 출발하는 이탈리아 안코나행 기차를 타야했으므로 뮌헨역으로 다시 왔다,. 맥주 탓에 자꾸 졸음이 와서,. 게다가 속까지 울렁거리고 정신도 흐릿해서 뮌헨역 안에 있는 버거킹에 들어가 자리를 하나 차지하고는 엎드려 잠이 들었다,.-_-;;
잠결에 희미하게 들리는 "Nicht Schlafen(니히트 슐라펜)" 소리,. 청소하는 독일 남자가 자꾸만 "니히트 슐라펜"이라고 내 귀에 대고 말했다,. 자면 안된다는 뜻,. 귓가에 윙윙거리는 니히트 슐라펜,. 독일어 하나도 모르는척,. 엥? 하고 한 번 부시시 일어났다가 다시 철퍼덕,. 엎드려 잤더니 이번에는 여자 직원이 온다,. 이 여자는 영어로 말한다,. You must not sleep here!!! 라고,. 흠,.
간신히 정신 추스리고,. 큰 배낭은 유인 보관소에 맡겼으니 그리스 다녀오는데 홀가분하겠다는 생각과 함께,. 시간을 확인하고 기차에 올랐다,. 10월이 오기 전에 얼른 그리스에 가야했다,. 그 푸른 바닷물에 몸을 담그려면 지금 가는 수밖에,. 물론 루트가 조금 꼬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