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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PS 세계여행 원문보기 글쓴이: 내세상
북유럽(핀란드,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차박 투어를 마치면서…(8.19~10.4 47일간)
지난 러시아 여행기에서 몇 분에게는 아주 필요한 정보라는 말씀을 듣고 그분들을 생각해서 북유럽편도 작성하여 올립니다.
여행경로: (러시아 페데르고프 국경)-에스토니아 나르바-라크베레-탈린(페리로)-핀란드 헬싱키-사본린나-로바니에미-이나리호수-노르웨이 호닝스버그-노드캅-알타-드롬쇠-스볼베르-에굼-오마을-보되-노드랜드국립공원-트론헤임-크리스티안순드-아틀랜틱로드-온달스네스-브릭스달빙하 트레킹-플롬-에이드피오르드-울렌스방-트롤퉁가 트레킹-히젤멜란드-프레이케스톨렌 트레킹-스타방에르-뤼세보튼-쉐락볼튼 트레킹-드람멘-오슬로-스웨덴 봇쉬르카-스톡홀름-헬싱보리(페리로)-덴마크 헬싱괴르-코펜하겐-뢰드비 항구(페리로)-(독일 푸트가르덴)
오랜 기간을 살아본 것도 아니고 주민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어 본 것도 아니며 자료를 통해 연구해 본 것도 아니기에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에 불과하지만, 북유럽 투어를 마치면서 소감을 나름대로 정리해 봅니다. 노르웨이의 자연을 주 목적으로 여행하였고 실제 47일중 노르웨이에서 27일을 보냈기에 노르웨이를 중심으로 다른 나라를 곁들여 말씀드립니다. 차박으로 여행하는 후발 주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관련내용도 적어 봅니다.
1.북유럽은 기본적으로 고소득을 바탕으로 최고의 복지를 구현하고 있으며 골고루 사는 사회민주주의를 채택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고 살고 싶은 곳에 꼽히는 나라들입니다. 넓은 국토에 비해 인구밀도도 아주 낮고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깨끗하게 잘 보존되어 있으며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사회분위기 등이 세계인의 부러움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물론 혹독한 추위의 긴 겨울을 견뎌야 하고 최고의 복지를 누리는 만큼 우리나라 같으면 도저히 용납되지 않을 것 같은 세금을 내야 하기도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호숫가 한적한 곳에 예쁜 집과 캠핑카 그리고 거의 어김없이 매여있는 작은 보트를 수없이 보면서 여유있는 경제적 환경도 부러웠지만 그보다 단순미와 튼튼하고 실용적인 북유럽의 디자인을 닮듯이 검소하고 내실있고 남을 의식하지 않는, 개인 위주의 자유와 행복만을 추구하는 그들의 삶의 태도는 더욱 부러웠습니다. 여행을 통해 이들의 삶을 직접 목격하고 느낀 경험들이 늘 과시적이고 외적 화려함을 추구하는 우리 삶의 태도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 평생 해온 습관을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조금이라도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면 제일 큰 소득이 되지 않을까요?
2.자연이 엄청납니다. 핀란드나 스웨덴의 평원에 펼쳐진 숲과 호수풍경도 인상적이었지만, 노르웨이의 자연풍광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직 많은 곳을 가보지 않았지만, 세계 어디에 견주어도 결코 최고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을 것 같은 피오르드 지형의 뾰족한 바위산들과 20만개가 넘는다는 호수, 내륙 깊숙이 들어온 바다와 설산, 빙하가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가히 지상낙원을 연상케 하였습니다. 도시만 벗어나면 늘 감탄을 자아내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는 운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땅끝 마을 노드캅에서 시작하여 로포텐의 작은 어촌들과 아틀랜틱 로드, 그리고 몇 군데 피오르드 전망대를 비롯하여 트롤스티겐, 트롤퉁가, 프레이케스톨렌, 쉐락볼튼 등의 절벽지역이 빚어내는 아찔한 매력은 그야말로 인생사진을 남기게 했습니다. 특히 두 번이나 경험한 오로라 쇼는 최고였습니다. 참고로 여행안내서에 보면 오로라는 최북단 지역 겨울철 어두운 산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것처럼 안내를 하는데 물론 가장 잘 볼 수 있는 조건이긴 하지만 트론헤임 정도 지역의 여름철에 그냥 도로변 휴게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도 운이 좋게 9월에 어렵지 않게 두 번이나 보았고 로포텐에서 현지 오로라 사진작가에게 물어보니 9월에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노르웨이가 먹고 살기가 힘든 저소득 국가였다면 아름답지만 농사를 짓기에는 힘들 피오르드의 가파른 산들이 오히려 살아가는데 재앙이 되었겠지만, 산업이 발달하고 북해의 석유가 개발되면서 세계에서도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가 된 노르웨이의 자연은 그야말로 먹고살 걱정이 없는 사람들이 누리는 최고의 호사가 되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3.세계에서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영국 사람들이 손을 떨고 갔다는 노르웨이의 물가에도 헤쳐나갈 구멍은 있었습니다. 실제로 식당에 적힌 일반적 음식의 가격이 보통 2~5만원 정도였고 햄버거 하나 사먹으려다 140크로네(19250원) 가격을 보고 그냥 포기하고 마트에서 빵을 사서 먹고 말았는데 의외로 대형마트에서 파는 빵이나 육류, 치즈, 생선통조림, 커피 등은 한국보다 더 저렴합니다. 유럽에서 빵은 주식이기에 한국의 빵처럼 달거나 부드럽지 않고 섬유질이 많이 포함된 상당히 질기고 단단한 통밀빵 위주이기에 밥 대신 먹어도 위에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생선은 비싸지만 육류는 한국에 비하여 더 저렴한 것 같고 특히 신선한 양고기는 1kg에 70~100크로네 정도라 저렴하고 아주 맛있어서 많이 구워 먹었습니다. 또 노르웨이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서 고등어 통조림을 사서 빵에 얹어 먹었는데 맛도 좋고 영양도 좋습니다. 커피는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20크로네 정도면 먹을 수 있고 질도 우수합니다. 원두를 갈아놓은 드립커피는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것 같고 세계 모든 커피가 다 있어 골라먹기 좋구요. 우리나라보다 1.6배 정도 비싼 자동차 기름 값은 어쩔 수가 없어 여행경비의 절반 정도가 유류비가 차지 하지만 식비는 특별히 더 들어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러시아에 비하면 훨씬 비싸지만요…
핀란드의 물가는 노르웨이보다 좀 많이 저렴한 것 같았고, 스웨덴은 조금 저렴한 것 같았고 덴마크는 거의 노르웨이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4.차량여행자에게 항상 숙제가 되는 도로 사정, 차박지, 화장실, 물구하기, 샤워 문제는 러시아에 비하여 북유럽이 오히려 더 편리했습니다. 먼저 도로 사정에 대하여 말씀드리면, 러시아에서 많이 괴롭히던 움푹 파인 도로를 모스크바 인근부터 걱정하지 안하셔도 됩니다. 에스토니아의 도로도 괜찮은 편이었고 핀란드로 넘어 오면 도로 포장상태는 아주 좋아집니다. 다만 노르웨이 산악지대는 지형상 좁은 도로도 많고 터널이 엄청 많으며(우리도 6개의 해저터널, 24.5km의 세계 최장 터널과 셀 수도 없는 터널을 지나왔습니다) 좁고 어두운 곳이 많아 좀 조심해야 합니다. 또 노르웨이는 피오르드 때문에 바다가 내륙 깊숙이 들어와 자연히 페리를 타고 건너야 하는 곳도 종종 만납니다. 교통벌칙금도 쎕니다. 노르웨이 속도위반 벌칙금이 60만원이라고 여행안내서에서 보았습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가까이 오면 산악지역이 없어지고 도로도 곧고 넓어지며 이후 스웨덴이나 덴마크는 평원지대라 도로가 아주 좋습니다. 선진국이라 그런지 자동차보다 사람이 우선이어서 사람이 길을 건너려고 서 있으면 차량은 아예 정차를 하며 기다려줍니다. 양보 운전 등 운전 매너도 좋아서 운전하기 편합니다. 러시아와는 완전히 딴판입니다.
차박지와 주차에 대하여 말씀드리면, 핀란드와 노르웨이는 도로변 경치가 좋은 곳에 군데군데 휴게소가 있는데 그냥 주차지와 테이블 벤치 정도만 있는 곳도 있지만 화장실까지 갖춘 곳이 많습니다. 화장실에는 대부분 더운 물이 나오고 화장지는 100% 구비되어 있고 깨끗합니다. 이동 중 차박지로서 아주 좋습니다. 도심에서는 파크 포 나잇(park4night) 앱에서 찾아보면 약간 변두리에 무료 주차 및 화장실을 갖춘 좋은 차박지가 제법 많이 있고 급하면 대형마트를 찾아가 차박 하시면 됩니다. 1~3시간 제한 프리파킹이라는 메시지가 붙어 있지만 그냥 주차하고 차박해도 아무도 간섭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우리는 100% 차박으로 다녔지만 한번도 차박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주차도 도심을 제외하면 아주 자유롭지만 도심에서는 전부 유료주차입니다. 좀 작은 도시는 무료주차장을 찾기가 쉽지만 큰 도시에서는 중심가에 무료주차 하기는 힘듭니다. 좋은 방법은 주택지를 찾아 현지인들의 주택지 길거리에 비슷하게 주차하거나 체육시설, 운동장 인근에 빈틈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장 보편적으로는 마트나 쇼핑몰에 주차하고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시내를 투어하는 방법이 있고 아예 도심 인근의 캠핑장에 들어가 주차하고 시내투어를 하면 편하겠죠. 우리는 트론헤임 시내에 3시간 제한 유료주차장에 주차했다가 시내 구경을 하다 2시간 후에 돌아와 보니 8만원 정도의 불법주차 딱지가 붙어있었습니다. 러시아에서도 한번 혼났는데 또 방심을 해서 이런 일이 생겼네요. 파킹센터를 물어물어 찾아가서 외국인이라 노르웨이 언어를 모르고 3시간 프리파킹인줄 알았다고 사정하니 딱지를 취소시켜 주어서 좋은 경험으로 끝났습니다. 핀란드 수도인 헬싱키에서도 두 곳 밖에 없다는 무료주차장에서 이틀을 지내면서 걸어서 시내투어를 잘 했고, 노르웨이 수도인 오슬로에서도 parking4night 앱에서 시내에 무료주차장을 찾아 주차하고 이틀 동안 시내버스 두 정거장 타고 시내 중심가로 들어가서 시내 투어를 잘 했습니다.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에서는 무료주차장이 시내와 너무 멀어서 시청사 뒤편 해안의 유료주차장에 주차하고 시내투어를 했습니다. 그리고 덴마크 수도인 코펜하겐에서는 시내 입구에 무료주차장을 찾아 주차하고 전철과 버스를 이용하여 이틀 동안 시내를 투어 했습니다. 대체로 수도 같은 큰 도시를 제외하고는 무료 차박지를 찾기가 쉬웠습니다.
물구하기에 대하여 말씀드리면, 아주 쉽게 물을 구할 수 있습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수돗물이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여 그냥 마셔도 아무 문제없습니다. 트레킹 중에는 빙하가 녹은 물을 모두 받아 마십니다. 실제 우리도 식수를 사지 않고 그냥 수돗물을 받아서 먹었습니다. 도로변에 무료로 캠핑카 오물을 버리는 시설이 있다는 표지판이 나타나는데 오물도 버리지만 물도 보충할 수 있고 화장실이나 수도꼭지가 있는 곳이 많아 언제든지 물은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북유럽 국가도 물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화장실 문제는 앞에 말씀 드린 것처럼 길가 휴게소를 이용하면 좋고 도심이라면 카페나 대형 쇼핑몰 같은 곳을 급하면 호텔 같은 곳에 들어가서 사용하면 됩니다. 가끔 도심 상가 화장실이 유료라서 그냥 나온 적이 있습니다. 선진국이라 하나같이 화장실이 깨끗하고 편합니다.
샤워 문제에 대하여 말씀드리면 결론적으로 러시아보다 더 쉬워졌습니다. 유료 샤워는 비쌉니다. 핀란드에서는 사우나가 좋아서 유료로 두 번 이용하였고(작은 호텔 전용사우나실 15유로) 노르웨이로 와서는 대부분 화장실의 더운 물을 물통에 받아서 조금 한적한 곳에서 샤워텐트를 치고 해결했습니다. 어떤 동네에서는 우리 같은 여행자를 위해 공공 화장실에 따뜻한 물이 나오는 샤워시설까지 갖추어 잘 이용했는데 자율적으로 10크로네를 넣도록 되어 있었습니다.(복 받을 사람들…나도 담에 정착하면 집 옆에 무료 화장실과 샤워실을 만들어 가난한 여행자들에게 봉사하고 싶네요…) 스웨덴으로 넘어오니 도로변 휴게소 화장실에 따뜻한 물이 안 나오는 곳이 많아 샤워를 못하다가 스톡홀름 중앙역 지하에서 여행객을 위해 설치해 놓은 샤워실을 40크로네 주고 사용했고 헬싱보리의 차박지에서 화장실의 따뜻한 물로 무료샤워를 잘 했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주로 코펜하겐 투어를 하느라 샤워를 못 하다가 독일에 넘어오자마자 휴게소에서 유료샤워(2.6유로)를 했습니다.
5.최고의 복지국가들답게 북유럽에서 자연이용은 시민의 권리로 거의 제한 사항이 없습니다. 핀란드와 노르웨이에서는 버섯이나 열매 등의 채취는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경치가 좋은 공원지역에는 고기를 구워먹거나 캠프파이어를 할 수 있도록 시설을 해 두었고 심지어 낚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작은 오두막이나 그릴 시설을 해두어 무료로 사용하도록 안내까지 하고 있습니다. 핀란드의 어느 주차장에서 우리 카페 회원인 젊은청춘님을 우연히 만나 채취한 버섯을 얻어서 반찬으로 잘 먹은 적도 있습니다. 버섯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지천으로 늘려있는 노다지를 만날 것 입니다. 노르웨이에서 낚싯대를 사서 고등어 회를 먹거나 대구를 많이 잡아 염장을 해서 가지고 다니며 먹었다는 한국 렉스턴 커플을 만나 실제로 대구를 구워 파티를 했고 우리도 산에 늘려있는 블루베리를 3시간 만에 5kg 정도 따서 효소도 담고 일주일 정도 과일 대신 실컷 먹었습니다. 풍광이 좋은 노르웨이 산중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캠프파이어를 한 일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6.주유소에서 주유하는 방법이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데 현지에서 금방 적응할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러시아에서는 미리 사무실에 가서 몇 번 주유구, 디젤 등 기름종류를 말하고 넣을 금액을 결제하고 주유구에 와서 주유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모스크바에서부터는 넣고나서 결재하는 방식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철저히 돈부터 먼저 받았습니다. 북유럽은 카드로만 주유가 가능하고 주유를 도와주는 사람도 없이 혼자서 해야 합니다. 핀란드에서는 카드를 넣은 다음 핀번호를 입력하고 펌퍼(주유구번호)를 선택하고 넣을 금액을 입력하고 넣으면 되었고, 노르웨이에서는 카드를 넣은 다음 핀번호를 입력하고 펌퍼를 선택하여 기름을 넣으면 1500크로네가 빠져나갔다가 3일 뒤 나머지 금액을 되돌려주는 방식입니다. 물론 현지인은 그 자리에서 바로 계산이 되는데 외국인에게는 이상한 방식을 적용하네요. 스웨덴도 비슷합니다. 카드를 넣고 핀번호를 입력하고 카드를 뺀 후 주유를 한 후 다시 카드를 넣으면 영수증이 나옵니다. 잘 모를 때는 현지인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하거나 도움을 청하면 친절하게 가르쳐 줍니다.
7.노르웨이를 자동차로 여행하려면 또 하나의 절차가 있습니다. 유료도로나 유료터널을 지날 때 차량번호판을 인식하여 자동으로 요금이 부과되어 후에 청구되는데 미리 인터넷으로 등록하지 않으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고 불리한 대우를 받기 때문에 www.autopass.no에 등록해야 합니다. 인터넷으로 접속하여 차량번호와 차량종류, 신용카드, 영문자동차등록증 파일을 첨부하여 등록합니다. 좀 어려운데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상세한 요령을 알 수 있고 익스플로러 대신에 크롬을 쓰시면 자동번역이 되기 때문에 좀 더 쉽습니다. 스웨덴에서도 스톡홀름 들어갈 때 유료도로 표시가 있었고 자동으로 인식하여 납부하는 방식 같았는데 미리 등록한 바가 없어서 어찌될 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집으로 청구서가 날아올 것 같은 느낌입니다.
8.핀란드에 들어서면 길에 캠핑카가 많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노르웨이로 올라오면 길에 다니는 차 3대 중에 1대 꼴로 캠핑카가 흔해집니다. 다니는 캠핑카뿐만 아니라 집에 세워둔 캠핑카도 많이 보이고 노르웨이 차량만 아니고 독일, 핀란드, 스웨덴,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 차량들이 많이 보입니다. 우리는 성수기를 지나서 노르웨이에 들어갔는데도 주로 은퇴한 유럽의 노인 부부가 타고 있는 캠핑카를 수도 없이 보았습니다. 또 바이커 여행자도 많습니다. 하루에 열 명 이상 만났습니다. 자전거 여행자도 가끔씩 만났구요. 노르웨이에는 일하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고 여행자만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경관이 뛰어난 곳에 캠핑장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전기를 충전한다고 에스토니아 캠핑장에서 하루를 보냈고 계속 차박으로만 여행을 해서 북유럽의 캠핑장에 대하여는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대략 5만원 가까운 요금으로 전기와 샤워, 세탁 등을 이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캠핑 천국입니다. 노르웨이 가정에서는 거의 기본적으로 캠핑카와 보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9.모두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실텐데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서 길찾아 다니기, 여행준비에 대하여 안내 말씀을 드려봅니다. 저는 우리 카페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GPS를 기본적으로 활용하여 길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가민 몬테라를 관리자님을 통해 구입하여 필수적인 gpx자료를 다운 받거나 만들어 넣고 제가 다니고 싶은 곳을 웨이포인트로 거의 모두 저장해서 자료화 했습니다.(출발 전에 좀 미비했지만 제가 만든 유럽 나라별 웨이포인트 자료를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저는 gpx트랙을 사용하기보다는 바로 그날 가고 싶은 곳의 웨이포인트를 선택한 네비게이션으로 찾아다녔고 구글맵을 활용하여 확인겸 비교하면서 보다 나은 길을 택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길찾기 어플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사용한 적은 없이 몬테라와 구글맵이 서로 보완하기도 하고 하나에 에러가 생기면 다른 하나가 대신하기도 하면서 아무 문제없이 잘 다니고 있습니다.
여행준비에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부분은 역사나 예술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것(아는 만큼 보인다니까요)과 내가 어디를 갈 것이고 어떤 경로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고 자료화하는 것입니다. 구글맵과 구글어스를 잘 활용하면 좋습니다. 제 경우를 말씀드리면, 여행서적이나 인터넷상의 여행안내 사이트, 블로그, 방송 등에서 가고 싶은 곳을 찾으면 바로 구글맵에서 찾아 확인해보고 방문 결정이 되면 별표로 장소를 저장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복사하여 구글어스에서 찾아서 나라별 폴더에 알기 쉽게 한글로 설명도 간단히 기록하여 웨이포인트로 저장합니다. 이런 작업들이 모이면 나만의 소중한 여행자료가 되어 여행계획을 세우기가 좋습니다. 이제 지도상에서 표시한 여행지를 효율적으로 이어주기만 하면 여행 루트가 되겠죠. 계절이나 거리를 감안하여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면 되고 베이스캠프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구글어스에서 작업한 웨이포인트를 파일로 저장하여 GPS에 담거나 트랙파일을 만들어 담으면 나중에 GPS에서 쉽게 찾아서 갈 수가 있습니다. 또 구글맵에 표시된 내장소는 외국에서 검색할 때마다 별표시 등으로 모두 나타나 같이 나타나는 현위치 표시와 함께 길찾기 버튼만 누르면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로, 걸어서 등 모두 상세하게 안내해주므로 정말 편리합니다. 외국에서 굳이 잘 안되는 언어로 길을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시 어디로 걸어가서 몇 번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 지나 어디서 내려서 어디로 걸어가라고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한 번이라도 사용해 보신 분들은 구글의 위력에 감동 받습니다.
참고로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을 여분으로 가지고 와서 유심을 장착하여 사용하면 들고 다니면서 구글맵 등을 사용하다 분실해도 낭패를 보지 않고 원래 사용하던 휴대폰은 깊이 잘 보관하다 필요할 때만 핫스팟을 활용하여 사용하면 문제가 없겠죠.
10.북유럽 여행에는 계절을 잘 선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겨울이 되어 동토가 되면 여행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고, 너무 늦게 들어가서 추위를 만나면 여행에서 활동이 제한되고 힘들어 집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6월 중순~8월 중순이 자동차 여행에서는 가장 따뜻해서 좋을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계절이라 성수기가 되어서 좀 복잡하고 비싸고 주차도 힘들어 질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8월 초순~9월 말까지가 오히려 좋은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10월에 접어들면 급격히 날씨가 추워지므로 더 늦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 같구요.
두서없이 이것저것 말씀을 드린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물가 때문에 북유럽 여행을 꺼려하는 분들이 많은데, 자기 차로 차박하며 여행하는 분들에게는 별로 해당되지 않습니다. 다른 유럽국가와 별 차이없는 경비로 여행할 수 있고 오히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들이 많고 편리합니다. 물론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의 기름값은 경유 1L당 13~17크로네로 우리나라보다 1.6배 정도 비싸고 스웨덴도 비슷합니다. 핀란드는 그것보다 조금 싸고요. 그리고 대중교통 요금이나 페리 비용도 좀 비싸지만 그렇게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식사비나 숙박비가 비싼데 차박으로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크게 상관이 없으니 무서워할 것이 없죠. 우리도 노르웨이에 들어갈 때 물가를 걱정하여 러시아에서 치즈와 소시지를, 에스토니아에서 라면과 사과를 잔뜩 사서 가기도 했는데 막상 노르웨이에 가보니 좀 과한 걱정이었습니다.
그래도 남아있을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더 시원하게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아직 한 번도 숙소를 사용하지 않고 캠핑장만 한번 이용한 우리는 좀 극단적인 경우가 되겠지만, 북유럽 전체로는 두 사람이 쓴 모든 비용이 하루당 107000원 정도였는데 노르웨이에서만은 82000원 정도로 최고 물가의 나라에서 아주 선방을 한 것 같습니다. 낭비만 하지 않는다면 하루 2인 10만원이면 여행할 수 있고 경비가 적게 들어가면 장기여행, 생활여행이 가능하겠죠?
북으로 가는 길…노르웨이 가보시면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실천하지 않는 꿈은 몽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