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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남 13주차(덕천 주유소 ~ 원전고개)
2004년 8월 1일(일요일)
날씨 : 맑음
(가화강의 발원지 수문)
*덕천 주유소 - 183봉(10:05 - 11:58)
평소 이 시간대면 한산했던 남강 휴게소가 짧은 반바지, 티샤스에 선글라스 차림의 피서객들로 인해서 분빈다. 사천 고속도로 나들목을 내려 가화강의 발원지 수문을 지나고 지난 차주에 가로 질렀던 유수 터널을 지나서 들머리인 덕천주유소에 당도하니 10:00시가 다 되어간다.
냉방차량을 내려서니 벌써 대지는 폭염에 달아 찜통으로 변해있다.
덕천 고개 절개지의 시멘트 수로를 따라 오르며 오늘도 폭염과의 싸움을 시작한다(10:05). 작은 밤송이 가시들이 연한 갈색을 띠기 시작한다. 수로를 따르던 등로가 오른쪽 숲 속으로 난 잡목으로 희미하게 연결되나 선두가 지나치자 뒤따르던 학순이 형님이 표지기 들을 발견하고는 되돌린다. 되돌아서며 뒤를 보니 진양호 자락과 연평마을이 보인다.
잡목사이로 등로가 서서히 경사를 더하자 왼쪽으로 살짝 휘어지며 완만하게 내려가다 작은 소나무 그늘에서 서서 잠시 쉬며 앞서 되돌렸던 후미를 기다린다. 왼쪽으로는 진주시 내동면 이고 오른쪽으로는 사천시 곤명면 이다.
학순이 형님은 썬 크림을 얼굴에 발랐는데 너무 많이 발랐는지 흐물흐물 흘러내린다. 그 모습이 우스웠는지 현자 아줌마가 놀린다.
“아저씨는 늙어서 피부가 호흡을 하지 못하여 크림이 서며 들지를 못하고 흘러내리는가 봐요”
“뭐요! 늙었다니..... 그렇게 가슴에 상처 주는 심한 말을? 내 이다음에 상처받은 마음을 사이트에 글로 올리리라”
‘푸하하.... 그 말이 명답이 구마 그 정도로 상처까지 받아 사이트에 글까지 올려요!’
키 작은 소나무 사이를 지나자 잡목사이의 녹음 속으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매미가 때로 울어 제친다. 그의 사이렌 수준이다. 내 작은 키로 손을 뻗어 가까이 다가가지만 매미가 날지를 않는다. 그들 곤충도 무더위에 지쳤나 보다. 경전선으로 기차 달리는 소리도 들린다.
이수형님은 오늘도 하산주 메뉴 선정에 고심이 많았나 보다. 하기는 식당을 찾아 곧바로 사서 먹는 메뉴도 갈등을 느끼지 않는가? 여간 마음의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며 하소연을 한다. 선정하여 시장을 봐서 현지 즉석요리까지.
“형님! 아무려면 어때요 먹는 분위기로는 그 어떤 음식으로도 우리들 산악회의 산해진미를 따라 오겠읍니까?”
오르막을 마저 올라서 등성이에 올라 그늘에 앉아 쉰다(235봉 10:45). 오늘은 그래도 그늘에 들어서면 시원한 바람이 약간이지만 불어준다.
‘산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
그새 회장님과 학순이 형님은 도라지를 발견하고는 캔다.
등로의 방향은 남진이다.
남쪽으로 시야가 확 트이는 등성이에 올라서니 능선 아래로는 공원묘지를 만들려고 산을 파헤쳐 큰 돌로 계단식으로 벽을 만들어 조경을 해 두었다. 멀리 가화강의 굽어가는 줄기가 가물가물 보인다.
널따란 황토 길을 따라 굽이를 돌아 서니 바위위에 십자가 조형물이 있는 나동 공원묘지다(11:11). 아마 천주교의 신도들의 공원묘지 인가보다. 하얀 석고의 마리아상도 보인다.
(공원묘지 도로가에서: 산호를 닮은 꽃)
공원묘지를 따르던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잡풀 사이의 소로를 따라 40번 철탑을 지나 내려서니 2차선 아스팔트 1001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선들재다(11:30). 오른쪽으로 곤명면임을 알리는 도로 표지판이 있다. 이제부터 마루금은 사천시 곤명면과 곤양면을 양쪽에 두고 그 경계를 따라 진행 방향은 남서진 이다.
서서히 경사를 더하여 41번 철탑을 지나 휴식을 한다(11:38).
다시 한 고비를 소화하고 215봉에 올라다 내려서며 오른쪽을 조망하니 나무 가지들 사이로 진양호의 한 자락 위를 지나가는 만지교가 눈에 들어온다(11:51). 조금 전 가로 질렀던 선들재의 1001번 도로가 2번국도로 접속하기 위하여 지나가는 다리이다.
서서히 땀내음도 고약해 지며 지쳐온다. 오늘은 그래도 살랑살랑 바람이라도 불어 주지만 햇볕에 나서면 따갑다. 손목의 온도계로 계측을 하니 34.1도다. 이런 날씨에 산행은 우리처럼 계획 하에 진행하는 기획 산행이 아니라면 나서고 싶지 않은 날이다. 185봉을 앞두고 또 무덤을 만나 소나무가 만들어 놓은 그늘에 앉아 점심을 먹기로 한다(11:58).
*185봉 - 원전고개(12:57 - 17:03)
점심을 먹고는 달콤하게 오수라도 즐기고 싶지만 이런저런 애기들로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살며시 혼자 빠져나와 으슥한 곳을 찾아내 정말로 ‘거풍’의 맛을 본다. 아! 시원하다. 이맛을 몰랐다니! 이런! 고추잠자리에게 들켰다. 요놈이! 휴 다행이다. 나뭇가지에 앉아 졸고 있구마. 사진기를 덜어대도 모르고 있다니. 또 대장은 채근이다. “대장 오늘 같은 날은 30분 정도 연장하면 어디 덧나나?” “아따 형님은! 우리는 내일을 생각해야 안 되나, 오늘은 갈 길이 멀다 아이가” “응? 내일?...... 그래 맞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은 일찍 마쳐야지”
185봉에 올라서니 오른쪽에는 밤나무 단지고 그 아래로는 시내가 말라있는 실개천에 몇 두렁의 논도 보이고 농가도 몇 채 보인다.
내리막을 내려서는데 왼쪽으로 작은 저수지가 보이며 새파랗게 벼가 자라는 논도 보인다. 마저 내려서니 시멘트로 포장된 소로를 가로 질러 지나간다(13:08).
잡초를 지나고 오르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나 싶은데 전나무하며 측백이(요번에 울릉도 봉래폭포 삼림욕장에서 알게 된 사실은 삼나무로 명기되어 있었음) 빽빽하게 하늘을 가리고 곧게 자라고 있다.
함안 조씨 묘를 지나서 등성이에 올라서 평탄하게 잠시 진행하니 감나무도 아니고 내 키 만큼한 나무가 가지런히 정열 하여 자라고 있고 주홍색의 스레트 지붕으로 된 감나무 과수원의 독가가 있다(13:18).
농번기에만 사람이 사는지 최근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마당의 수도꼭지를 틀어니 물이 시원하게 콸콸 나와 머리를 박고 물을 끼 얹져 소금기라도 가시게 빨아본다.
마당을 지나 오른쪽으로 억새밭으로 등성이를 올랐다 왼쪽으로 휘어지니 알 수 없는 나무로 조림은 하였으나 잡초만 무성한 그늘 한점 없는 밭을 지나 245봉에 이르니 왼쪽 남동쪽으로 가화강 하류가 사천만과 만나는 곳에 남해고속도로의 가화천교가 길게 보이고 그 너머로 사천 시내의 아파트단지도 시원하게 보인다(13:28).
등로는 급한 내리막인데 회장님과 학순이 형님이 또 도라지를 캐고 있다. 그냥 지나쳐 내려오니 선두 그룹이 경주 김씨 묘 옆에서 쉬고 있다(13:30). 여성 대원들에게 주먹만한 자두 한 알 얻어먹는다. 달고 맛있다.
금년 여름 과일은 일조량이 풍부하여 당도가 그만 인갑다.
내일부터의 지리산 종주를 위해 최대한 힘을 비축하기위해 배낭의 무게를 줄이고자 오이 한조각도 챙기지 않았다.
휴식 시간이 평소보다 조금 길어진다. 잠시 급하게 내려섰다가 완만하게 205봉에 올라서 왼쪽으로 휘어지며 내려서니 2차선 아스팔트 도로가 지나가는 탁밭골재다(13:54).
도로를 가로 질러 농로를 따라 오르니 오른쪽에 스레트 지붕의 우사가 있고 농가는 보이지 않는다.
감나무 단지의 감이 햇볕을 받은 쪽에는 주홍색으로 탔다.
감나무 과수원이 끝나고 오른쪽으로 경사를 더하며 잡목사이를 지나 245봉에 올랐다 왼쪽으로 휘어지니 완만한 산 사면에 묘목 밭 인데 몇 그루의 애기단풍만 알겠고 생소한 나무 들이다.
묘목 밭을 경계로 경운기가 다닐 수 있는 농로를 따라 곧장 등로가 이어 지더니 밭이 끝날 쯤에 한 체의 조립식 가옥에 젊은 부부와 또래의 한 남자가 집안일을 하고 있다.
농가를 지나 잠시 내리막을 내려서니 측백과 전나무가 터널을 만들어 놓았는데 응달에 시원한 골짝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오른쪽 등로옆에 절구통이 버려져 있는데 아래 몸통이 없는 절구통이다.
나무 터널을 지나고 오른쪽에 기도원 가건물이 있는 내리막에서 선두가 길이 이상하다며 쉬고 있고 광율이가 그 길을 따라 내려갔다 오지만 표지기들이 없다며 돌아온다(14:25).
철수가 왔던 길로 다시 가서 기도원을 살피고 돌아와 다시 찾은 등로를 안내 한다.
기도원 입구의 시멘트 화장실 앞으로 난 소로를 따라야 했다. 소로를 오르니 철쭉 군락이 있는 야산 길이다. 잠시 오르막인가 싶은데 잠시 내려서다 급하게 오르막이다. 페이스는 점점 떨어진다. 녹음의 그늘도 없는 길이다. 햇볕이 살을 찌르는 듯 하다.
223.2봉이다(14:51). '곤양 25 1991재설' 삼각점이 있다.현재 기온은 35.1도다.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완만하게 내리막이다.
이제부터 이곳 223.2봉을 정점으로하여 등로의 방향은 지리산을 향하여 북서진이다.
등로는 뚜렷하고 크게 오르내리 막도 심하지 않지만 이러한 등로는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경남도민일보'의 표지기가 반갑다.
235봉에 올랐다 내려서니 왼쪽으로 녹음의 나무 가지 사이로 잠시 햇살이 펴진 논이 보인다(15:23). 눈을 시원하게 한다.
다시 오르막을 오르는데 석등과 상석의 규모 등을 보아하니 행세깨나 한 집안의 묘소 같으나 여러 기의 봉분은 잡초 속에 황폐하여 눈살이 찌푸려진다.
250봉에 올랐다 다시 급한 오르막을 오르는데 성터의 잔해를 가로 지르며 오르니 등로는 275봉을 우회하며 평탄하다.
가선대부 공탁공의 묘소 앞에서 휴식을 한다(15:37). 조금 전 지나오면서 봤던 가화천교와 남해의 연육교문제로 갑론을박이다. 여기서 어떻게 남해가 보이냐며 우기던 내가, 지도를 자세히 펼쳐보자 남해와 사천이 내 상상과는 달리 무척 가까이 있었다. 씨우기에 내가 졌다.
평탄하게 진행하던 등로가 성터의 잔해를 가로 지르며 내려간다(16:02).
바다가 가까운 이곳도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여 작은 봉오리들을 연결하여 성을 만들었나 보다. 오른쪽에 철탑을 끼고 왼쪽으로 휘어지며 내려간다.
남쪽으로 다시 남해섬과 사천을 연결하는 연육교의 빨강색 교량이 아스라이 잡힌다. 사진을 촬영해 보지만 나올지 모르겠다.
다시 철탑이 나오고 자갈길 임도다. 임도를 따르다 상석만 있는 무덤 2기를 지나 285봉에 올랐다(16:17) 내려서니 다시 오른쪽에 시멘트 임도가 나란히 한다.
작은 소나무들이 빽빽하다. 작은 봉우리를 지나니 이제는 철쭉 군락지다. 평탄하던 등로의 앞이 환해지면서 광장 같은 잔디밭에 헬기장이다(16:51). 헬기장을 내려서 임도를 가로질러 내려서니 밤나무 단지에 단장된 무덤이 몇 기 있다.
이제 인가도 보인다. 마을에 들어서니 노인네 몇 분이 그늘에 앉아 쉬고 계신다. 마을 끝에는 2번 국도 직로공사중인 연두색철구조물 다리가 보인다. 낮선 방문객이 달갑지 않는지 짖어대는 작은 개들을 뒤로하고 마을 옆 남새밭을 지나는 경전선을 가로질러 2번국도 원전고개에 당도한다(17:02). 차들이 씽씽 달리고 철 구조물 다리 그늘아래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우리도 다리 그늘아래서 더위에 좋다는 닭백숙의 하산주를 준비 하는 동안 애마를 타고 왼쪽으로 2~3분 국도를 따라 가니 곤명면 소재지다.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주유소 화장실에 들려 잠시들 땀을 씻을 동안 동주 형님이 작은 연쇄점에 들려 오늘은 모두들 더위에 고생했다며 시원하게 냉장된 캔 맥주 1박스를 산다.
돌아오니 백숙은 다 익었지만 먼저 캔 맥주 부터 1통 따서 한입에 부어 버린다.
“그래 이 맛이야!”
*현재까지 총 도상거리 : 185.7km
첫댓글 종주기를 아무도 안반나??? 평까가 업노??? 차기자가 이더분대 글선다꼬 얼마나 고생핸는데 마리다... 참 깰바따.. (게으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