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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아파트 공급이 집중되면서 주택건설업체들이 투기수요를 부추기는 방법으로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 사진은 최근 수성구에 공개된 한 아파트의 견본주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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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과 달리 올해 대구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11월과 12월에 집중되면서 주택건설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상당수 주택건설업체들이 수요자들의 투기수요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8·31 부동산종합대책'으로 대구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으며, 11~12월에 집중적으로 공급된 아파트물량이 과잉공급의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만으로는 분양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주택건설업체들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금전적인 이익만 쫓는 주택건설업체들이 '분양가 고공행진'을 일삼는 한편, 8·31 대책의 영향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투기수요가 걷히고 있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역행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법=최근 아파트를 공급한 몇몇 주택건설업체들이 사용하는 전형적인 방법은 투기과열지구인 대구지역에서 분양권 전매가 허용되는 분양계약 체결 이후 1년까지 계약자의 부담을 최소화시켜 주는 것이다. 자금 부담없이 1년만 버티면 프리미엄을 받고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다는 투기심리를 자극하는 수법이다.
또한 8·31 대책 발표에 하루 앞서 나온 금감원의 '2단계 주택담보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방안'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을 주선하는 것도 투기수요를 부추기는 한 요인이다. 2단계 주택담보대출 제한조치는 지난 7월부터 주택투기지역내 주택담보대출이 1인 1건으로 제한된 데 이어, 9월 5일부터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추가 대출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주택건설업체들은 이 조치에서 제외된 제2금융권을 활용한 추가 대출을 알선해 주택담보대출을 분양금액의 60%까지 가능하게 하고 있다.
#사례=수성구 범어동에 공급되는 '범어역 우방유쉘'의 경우 계약금 2회차부터 대출이 가능한 점을 포함해 분양금액의 6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과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마케팅전략을 수립했다. (주)우방은 신협을 통해 기존에 아파트 중도금 대출이있는 계약자에 대해서는 연리 6%대에 분양금액의 60%까지 추가 중도금 대출을 알선하고, 기존 대출이 없는 경우는 연리 4.9%인 제1금융권 대출 40%에다 제2금융권의 추가 대출 20%를 알선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마케팅 전략은 분양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만 있으면, 분양계약을 체결한 뒤 2006년 1월에 납입해야 할 계약금 2회차부터 융자를 받기 시작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지는 2007년 12월을 넘어선 2008년 6월 중도금 5회차까지 계약자가 내 돈 없이도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공급된 '성서 우방유쉘'에서 선보인 이 전략은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를 끌어들여 높은 계약률을 달성한 것으로 자체평가된 뒤 '범어역 우방유쉘'에도 적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방 이외에도 최근 수성구 신매동에 공급된 '시지 효성백년가약'도 이같은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평균 4.36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또한 월드건설(주), (주)신일,두산산업개발(주) 등 상당수 주택건설업체들이 이를 도입하는 추세다.
#문제점=그러나 이같은 방법은 실수요자의 부담을 늘리는 것이며, 분양권 전매가 이뤄지지 않으면 계약자가 자신의 자금조달 능력을 초과하는 무리수를 두는 꼴이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분양가 고공행진에 기대했던 분양권 프리미엄이 형성되지 않을 경우에는 제2금융권의 부실채권이 누적되는 악영향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중도금 이자 후불제 또는 중도금 무이자제는 주택건설업체들이 이미 높은 이율을 적용해 분양가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제2금융권의 이율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에 대해 우방 관계자는 "실수요자만으로는 분양시장이 형성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가수요를 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계약금 정도만 마련한 투자자도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