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맹 산하 철도, 지하철, 항공 등 운수관련 노조 대표자들이 철도·인천·부산지하철 노조탄압 중단과 건교부 장관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공연맹 이승원 위원장과 철도, 부산지하철, 서울지하철, 대한항공조종사, 아시아나항공 등 12개 운수관련 노조 대표자들은 18일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참여정부는 철도, 지하철 노동자들이 왜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선 도외시 한 채 '불법 파업 필법 원칙'만을 내세워 노동자들에 대한 무차별 탄압과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노정합의 파기, 열차안전 위협, 공권력 투입의 책임을 지고 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철도 상황= 천환규 위원장 등 14명이 구속됐고 조합원을 포함해 1,030명이 고소 고발됐으며 9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이 추진되고 있다. 철도청은 또 노조 간부 및 조합원 600여명을 직위해제했으나 19일 인력운영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295명을 복직조치한다고 밝혔다. 18일엔 징계대상자 8,648명중 40명에 대한 2차 징계위원회를 열어 18명 파면, 7명 해임, 15명 정직 조치, 해고자도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노조는 철도청이 스스로 보복성 짙은 대량징계를 감당하지 못해 하계수송 대책차원에서 복직을 시키면서도 조합원들에게 반성과 각서를 강요하는 것은 노조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평조합원에 대한 대대적인 징계도 문제지만 파업 이전인 지난달 16일 육아휴직에 들어간 한 조합원이 중징계 대상에 오르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것. 또 투쟁에 적극적이던 일부 사무소에선 조합원에 대한 '근무지 이전설'도 나오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노조는 "지난 94년 파업과 2000년 공투본 투쟁 과정에서 조합활동 관련자들이 비연고지로 전출, 가족과 헤어진 직원이 자살하는 일도 발생한 적이 있다"며 "일부 사무소 조합원들이 근무지 이전 압력을 제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철도청 한 관계자는 "아는 바 없다"며 일축했다.
철도청은 지난 18일 계약직 기관사 및 차량검수원 200명을 채용하기 위한 면담을 진행했다. 공공연맹 김재길 운수분과위원장은 "철도청이 노조의 어려운 처지를 틈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을 대거 채용해 열차운행에 투입하려는 위험천만한 일을 벌이고 있다"며 "7명의 계약직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은 신태인 열차사고를 떠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철도청의 계약직 채용은 또 지난 4월20일 체결한 '비정규직 최소화를 위해 공동노력'한다는 단협을 위반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인천, 부산지하철= 인천지하철노조에선 정현목 위원장 등 3명이 구속됐고 9명이 직위해제 됐으며 파업에 참가한 평조합원 140여명이 감사실 조사를 받은 상태다. 노조는 "조합원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한다"는 합의사항을 공사가 위반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감사실 출석 조합원 조사내용 녹취 문제로 노사 갈등이 증폭된 상태. 이와 함께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공사 내 컴퓨터에서 노조 홈페이지 접속이 차단, 노조가 16일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천지하철 경영정보팀 한 관계자는 "내부 컴퓨터 점검으로 일시적 장애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공단으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한 노조간부 10명이 16일 직위해제 통보를 받은 상태다. 노조는 "노조법상 합법적인 절차를 밝은 파업인데도 위원장 등 2명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노조를 깨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 11일부터 부산 민주공원에서 무기한 농성 중이다. 노조는 부산지노위 행정지도 결정 뒤 파업에 들어가 합법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공공연맹 방침= 공공연맹은 이번 사안에 대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연맹은 18일부터 전국 철도 및 지하철 역사, 국민건강보험 사무소, 한국통신 전화국 등에 노조 탄압 사실을 알리는 대자보를 부착하고 22일 을지로 훈련원공원에서 '노정합의 파기 건교부장관 퇴진 및 노조탄압 중단과 원상회복'을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인천지하철노조는 28일부터 내달 2일까지 '노조탄압 규탄' 인천지하철공사 앞 집회를 매일 진행할 예정이며 29일엔 궤도연대 차원에서 규탄집회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