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체위성 심계항진
체위를 좌측으로 하고 누우면 심장의 박동을 느낀다고 하는 예가 이에 해당된다. 빈맥이나 부정맥이 없지만 좌측으로 누우면 심장이 박동할 때 흉벽을 치면서 흉벽에 박동이 전달되기 때문에 나오는 증상이다. 이런 환자에서는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하고 병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면 문제가 해결 된다. 대개 마르고 감정이 예민한 경우에 잘 나온다. 똑바로 누우면 증상이 소실된다. 수면장애가 나타날 정도면 신경안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2. 동성빈맥에 의한 심계항진
동성빈맥에 의한 심계항진은 주로 정신적인 흥분, 공포감, 그리고 과격한 육체적 활동 중에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에는 유발 요인을 제거하면 증상이 소실된다. 이런 증상은 교감신경계의 활성화에 따른 것으로 일종의 생리적인 현상이어서 약물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감성적이고 예민하여 심계항진을 심하게 느끼거나 유발요인을 제거한 후에도 나오고 가벼운 활동으로도 증상이 나타나서 괴로움을 호소하면 베타 차단제를 일정기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사회적 활동으로 심계항진을 호소하는 것을 간혹 볼 수 있다. 중요한 면접이나 대중 앞에 나서서 발표 할 때 심계항진이 발생하여 긴장감이 고조되고 손에 땀이 나서 난처해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사전에 베타차단제를 투여하면 효과적이다.
젊은 사람에서 빈맥과 심계항진은 갑상선기능항진에 의한 것이 많고 단순히 심계항진 만으로 갑상선질환을 처음 발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심계항진은 베타차단제를 사용하면 신속하게 증상이 호전 되거나 소실된다. 근본적인 치료는 물론 갑상선질환을 치료하는 것이다.
3. 조기수축(premature contraction)에 의한 심계항진
(1) 심실 조기수축(Ventricular Premature Contraction, PVC)
PVC는 심계항진의 가장 흔한 원인 중의 하나이다. 정상인에서도 잘 나타나고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도 흔하다. 건강한 사람에서 PVC로 가슴이 뭉클하고 맥이 건너뛰면 불길한 생각과 불안감을 호소한다.
PVC에 의한 심계항진의 증상은 비교적 특징적이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가슴이 뭉클한 느낌이 든다.", "맥이 건너뛴다."고 하고 때로는 "기침"을 동반한다. 심전도로 간단히 진단할 수 있지만 PVC의 출현 양상과 심장에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지를 알기 위해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PVC에 의한 심계항진의 치료는 증상의 정도나 기질적인 심장병, 또는 구조적인 심장의 이상 유무를 먼저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정상인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PVC는 치료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심계항진의 증상으로 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대증요법 차원의 치료가 필요하다. 우선 유발요인(과로, 스트레스, 수면부족, 과도한 흡연, caffeine 음료의 과용 등)을 제거하면 대개 증상이 호전되거나 소실된다. 그러나 이 같은 요인을 제거하기 어렵거나 이를 제거해도 PVC가 지속되고 증상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면 약물(베타 차단제나 신경안정제)을 사용한다. 이런 약물 치료가 PVC를 제거하는 것은 아니지만 증상을 제거하여 일상생활을 편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근본적으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어렵고 증상이 지속되면 제한적으로 항부정맥제(flecainide, propafenone, amiodarone, 베타차단제 등)를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다.
심장에 기질적인 질환이 있거나 PVC가 빈발하는 경우에는 항부정맥제를 사용하지만 약물치료가 불가능하거나 효과가 없으면 카테타를 이용한 고주파 절제술로 PVC를 제거할수 있다. 심근경색증, 심부전 같은 심장질환이 있을 때에는 심계항진의 증상보다 치사성 부정맥을 유발하거나 심장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어서 항부정맥제를 사용하여 치료한다. 이런 항부정맥제는 PVC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지만 proarrhythmic effect 때문에 장기간 사용에 제한을 받는다.
최근 기질적인 심장병이 없는 환자에서 빈번한 PVC의 출현(20%이상)은 심계항진은 물론 심근 수축력을 약화 시키고 좌심실을 확장시켜 심근증으로 진행하는 소견을 보이고 PVC를 제거하면 좌심실의 기능이 회복되는 것이 보고되면서 빈발하는 PVC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PVC가 빈발하면 증상의 완화 차원을 넘어서 이를 제거하는 하는 것이 심장기능보호의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다.
(2) 심방기외수축(Atrial Premature Contraction, APC)
대개 APC는 심계항진을 잘 일으키지 않는다. 대부분의 APC에 의한 심계항진의 증상은 APC가 다발성이거나 비지속성 심방성 빈맥의 형태로 출현할 때이다. 비지속성 심방성빈맥이 증상을 나타내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환자를 안심시키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만 비지속성 심방성 빈맥이 자주 나타나고 증상을 계속 호소하면 칼슘차단제인 verapamil이나 베타차단제를 사용 할 수 있다.
(3) 심방세동에 의한 심계항진과 치료
심방세동은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이나 고령에서 자주 보는 부정맥이다. 심방세동이 발작적으로 나올 때 심계항진을 잘 느끼지만 심방세동이 만성이 되면 오히려 심계항진의 증상은 감소한다. 그러나 만성심방세동에서도 맥박이 빨라지거나 빈맥-서맥이 반복되는 경우에 심계항진의 증상이 잘 나타난다. 심방세동에 의한 심계항진은 주로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가슴이 답답하면서 호흡곤란이 잘 동반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심방세동에서 맥박은 조율이나 강도가 모두 불규칙하고 결맥(pulse deficit)이 나타난다.
심방세동에 의한 심계항진의 치료를 하기에 앞서 심초음파 검사와 갑상선 기능검사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과음하는 사람, 60세 이상의 고령, 판막질환이나 고혈압 같은 질환이 원인이 되므로 동반질환의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방세동은 기립상태, 운동이나 정신적인 긴장으로 맥박이 증가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해지는 증상이 심해진다. 따라서 과도한 운동이나 정신적인 긴장을 피하고 또한 금주가 필수적이다.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박수를 조절하여 심부전이나 심계항진을 완화하는 치료에 더해서 전신색전(뇌경색 등)의 예방을 위한 항응고 요법을 시행한다. 또한 제세동의 목적으로 약물이나 전기 충격요법, 고주파 도자 절제술을 한다.
심방세동 환자에서 디곡신, 베타차단제, 칼슘차단제인 diltiazem과 verapamil 등을 사용하여 심박수를 줄여주면(rate control) 심계항진은 거의 소실된다.
Digoxin은 혈압이나 천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심박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사용된다. Digoxin은 안정 상태에서는 맥박수를 조절하는 효과가 있지만 활동 중에는 이런 효과가 없다.
베타차단제는 확실하게 심박수를 감소시키지만 기관지 천식이나 혈압이 낮으면 사용하기 어렵다. 베타차단제를 사용할 때에는 소량으로 시작하면서 반응을 보아야 한다. 심한 서맥이 나타나면서 실신을 일으키는 예가 있기 때문이다.
칼슘차단제인 verapamil과 diltiazem은 심방세동의 발작이나 심한 빈맥이 있는 경우 정맥 주사가 가능하고 경구투여로도 효과적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심방세동을 제거하는 것이다. 제세동요법은 약물요법(flecainide, propafenone, amiodarone), 전기적 제세동요법(DC shock), 고주파 도자 절제술(catheter ablation), 수술적 방법(MAZE수술)이 있다. WPW증후군(Wolff Parkinson White)이 있을 때 심방세동이 발작하면 부전도로(accessory pathway)를 통한 심방세동이 심실에 전달되어 매우 빠른 빈맥(분당 280-300회)이 발생하여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전기적 제세동을 하고 전기적 제세동 후에는 도자절제술로 부전도를 절제해야 한다. 수술적 제세동요법인 MAZE수술은 개흉적 심장수술에 병행하며 제세동에 효과적이다.
4. 발작성 빈맥
발작성 빈맥은 심계항진이 뚜렷하고 빈맥의 시작과 끝이 분명하다. 빈맥이 발작적으로 생기는 것이 특징이며 발작은 수분에서 수 시간 또는 하루 종일 지속하기도 한다. 발작성 빈맥은 심방에서 발생하는 "상심실성 빈맥"과 심실에서 발생하는 '심실성 빈맥이 있다.
1)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은 주로 방실결절의 이상(AV nodal re-entry)이나 조기흥분증후군(W-P-W 증후군 등) 에서 부전도로를 통하여 빈맥을 유발된다. 그러나 심방내의 동방결절(SA node)에서 자동성 빈맥이 발작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발작성상심실성빈맥은 거의 심장 전도계에 이상이 있기 때문에 소아나 건강하고 젊은 연령층에서 흔하다. 빈맥은 갑자기 시작하고 갑자기 끝나는 소위 "발작적"인 것이 특징이어서 증상의 발현양상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빈맥이 속될 때에는 가슴이 "방맹이질"을 하면서 "옷이 들썩거리는" 심계항진과 더불어 무기력증, 호흡곤란, 흉통, 현기증 등이 종종 동반된다. 이런 발작을 자주 경험하는 환자는 심호흡 또는 기침을 반복하면 증상이 소실되는 것을 스스로 경험적으로 알고 있어서 이런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일단 빈맥이 발생하면 먼저 누워서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벽에 양다리를 천장을 향해 올린다. 그리고 Valsalva 동작에 해당하는 방법을 시도한다. 실제로 환자가 이 방법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누운 자세에서 심호흡을 하거나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용을 쓰는" 행위를 반복하도록 한다. 풍선을 불어서 바람을 채우는 식으로 입을 다물고 바람을 불어내는 행동이 Valsalva 동작에 가깝다. 기침을 반복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안구나 경동맥 마사지는 환자가 스스로 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부작용(망막박리, 실신)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법을 시도해서 빈맥이 없어지지 않으면 약물치료나 전기충격요법이 필요하다. 발작이 지속되면 verapamil이나 adenosine의 정맥주사하면 효과적으로 빈맥을 제거 할 수 있지만 재발이 문제가 된다. 발작이 자주 나오거나 오래 지속되고 증상이 심하면 항부정맥제를 사용할 수 있다. 상심실성 빈맥의 예방을 위해서 verapamil, propafenone, flecainide 중에서 선택하여 경구투여하면 효과적이지만 장기간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어렵고 완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전기생리학적 검사 후에 도자절제술이 추천된다. 이 방법은 AV node reentry나 accessory pathway에 의한 발작성 빈맥을 완치시킬 수 있다.
2)심실성 빈맥의 치료
심실성 빈맥은 심장병이 있는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하며 심실세동을 유발하여 급사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일차 의료기관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부정맥이다.
심실빈맥이 발생하면 심계항진과 함께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경우가 적지 않아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심근경색증이나 심근증에서 흔히 동반되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기능의 악화는 물론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심실빈맥은 심전도에서 넓은 QRS-파가 나타나므로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넓은 QRS-파를 보이는(aberrant conduction) 상심실성빈맥과 혼동이 오지만 환자를 보면서 이를 구별하는 것은 가능하다.
약물요법으로 발작적인 심실빈맥을 치료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약물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장기간의 약물요법은 확실한 적응이 되고 효과가 담보되지 않으면 고주파 도자절제술로 빈맥발생부위 주위를 소작하는 방법이 추천된다. 최근 이 방법은 성공률도 좋아서 적응이 되는 예에서 사용하여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