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⑴ㄱ. 풋콩: 풋- + 콩(‘풋-’은 ‘처음 나온’, 또는 ‘덜 익은’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ㄴ. 해콩: 해- + 콩(‘해-’는 ‘그해에 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
이러한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풋콩’에는 ‘처음 나온’, 또는 ‘덜 익은’의 뜻을 지닌 접두사 ‘풋-’이 쓰인 반면, ‘해콩’에는 ‘그해에 난’이라는 뜻을 지닌 접두사 ‘해-’가 쓰인 것이 특징입니다. 두 접두사는 이와 같은 의미 차이 외에도 형태 변화에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풋-’은 ‘풋감, 풋고추, 풋과일, 풋김치, 풋사과, 풋배’ 등의 사례에서처럼 언제나 ‘풋-’의 형태로 실현되는 반면, ‘해-’의 경우는 ‘해-/햇-’ 으로 교체되는 것이 그것이지요. 다음을 보기로 하시지요.
형태 |
용례 |
해- |
해쑥, 해차, 해콩, 해팥 등. |
햇- |
햇감자, 햇과일, 햇나물, 햇마늘, 햇사과 등. |
여기에서 보듯이, 접두사 ‘해-’는 ‘쑥’이나 ‘차’, ‘콩’, ‘팥’의 경우처럼 첫 소리가 된소리나 거센소리인 명사 앞에서 쓰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만일 다음과 같이 ‘햇쑥, 햇차, 햇콩, 햇팥’처럼 ‘햇-’을 쓰게 되면 오류라고 할 수 있지요.
⑵ㄱ. 봄철의 향긋함을 그대로 살려주기 위해 도다리가 다 익었을 때 햇쑥을 넣고 살짝 익히면 시원하고 담백한 도다리쑥국을 완성할 수 있다. ㄴ. 겨우내 솜털에 싸여 있던 차나무의 잎이 뾰죽이 새순을 내밀면 사람들은 햇차라 부르며 채취하여 덖고 말리고를 반복하여 차를 만들어 낸다. ㄷ. 햇콩은 바로 조리하면 되지만 묵은 콩은 하룻밤 정도 물에 불려서 사용하는 게 좋다. ㄹ. 팥밥을 지을 때는, 햇팥은 쌀에 섞어서 그대로 지어도 되지만 묵은 팥은 단단하므로 쪼개거나 삶아서 짓는다. |
편리함으로 말하자면 떡집에 주문해서 가져오는 방법도 있겠지만, 휘영청 밝은 달빛 아래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송편을 빚는 일처럼 즐거운 일을 없을 것입니다. 어느 깊은 산골에서라면 산노루의 울음소리도 들려올 법한 일이니 이번 추석에는 ‘해콩’인 ‘풋콩’을 소로 넣은 송편을 빚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