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돌이나 철수처럼 친근한 이름의 연기파배우 김갑수(39). 외모도 성격도 수더분한 그는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로 손꼽힌다. 경윤교 졸업후 극단 현대극장에 입단, 연기를 시작한 지 올해로 20년째. 그간 연극 「길 떠나는 가족」으로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 영화 「태백산맥」으로 대종상 남우주연상, 드라마 「역사는 흐른다」로 백상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요즘 그의 출연작은 이명세 감독의 「지독한 사랑」(제작 시네2000)과 KBS 1TV 대하드라마 「찬란한 여명」. 서울내기인 그는 지난 겨울부터 올봄까지 부산에서 살다시피 했다. 「지독한 사랑」과 「찬란한 여명」의 촬영 때문. 공교롭게 두 작품의 주요 배경이 부산이었던 것이다.
『영화 「지독한 사랑」은 불륜이지만 진정한, 지독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작품이죠. 강수연씨와 공연했어요. 드라마 「찬란한 여명」은 구한말 한반도의 흥망성쇠를 그린 역사물이에요. 이정길 정보석 하희라 이민우씨 등 많은 연기자가 출연하고 있어요』
김갑수는 「지독한 사랑」에선 사랑에 빠진 대학교수로, 「찬란한 여명」에선 구국의 집념을 불사르는 개혁파 동인스님으로 등장한다. 「지독한…」은 「태백산맥」 「금홍아 금홍아」에 이어 3번째 영화. 「찬란한…」은 「만해 한용운」 「아일랜드」에 이어 3번째 삭발출연작이다.
『가정을 등진채 사랑을 불사르는 영훈과 개인의 영달보다 나라를 위하는 동인스님. 완전히 다른 인물이죠. 한쪽은 지극히 이기적인 현대인으로 욕정을 불태우고, 다른 한쪽은 이타적이며 조선시대 인물로 금욕생활을 하는 스님이라는 점 등 닮은 데가 없어요. 그래서 힘들었고 그런만큼 재미있고 보람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왕성한 체력과 활동력. 그는 요즘 이상우 감독의 코미디영화 「똑바로 살아라」(제작 동아수출공사)에 출연하고 있다. 타락한 세무공무원 역을 맡아 오지명 명계남 박중훈 등과 공연중이다. 「찬란한…」에는 이번 주말까지 출연한다. 그러나 이어 연극 「님의 침묵」에 만해스님으로 출연한다. 「님의 침묵」과 영화 「똑바로 살아라」. 그는 또 이중생활(삭발과 가발)로 분주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