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을 오면서 꼭 해보고 싶던 것 중 하나가 미욱씨와 '이자카야'에서 생맥주 한 잔 하는 거였다.
호텔 도착 후 대충 짐정리를 끝내니 오순이한테 연락이 온다.
"밖에 나가서 한 잔 해야지"
"누구 누구 가는데"
"어! 일단 너한테 연락하고, 다들 연락하려구"
"알았어 10분후에 1층 휴게실에서 보자"
휴게실로 가니 간단히 한 잔 하자는 것이 다들 나왔다.
속으로 '이 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가지, 들어갈때나 있나' 내심 걱정이지만 표시를 낼 수도 없구.
일단 나간다.
나가자마자 의견분분.
조금 걷더니 불쑥 마트 구경하자며 앞에 보이는 마트로 들어간다.
미욱씨와 다른 친구들은 마트로 들어가고 나는 주변에 이자카야가 있나 찾아본다.
육교가 있는 사거리라 그런지 보이지 않는다
다시 마트로 돌아와 5분정도 지나니 미욱씨가 마트에서 나오려면 한참 걸릴거 같다며 그냥 둘이 가잖다.
사거리 반대쪽으로 와 신호등을 건너 쭉 가 본다.
조그만 사거리에서 오른쪽을 보니 이자카야가 보인다.
아담하고 조용해 보인다. 분위기도 괜찮고.
종업원 "난 메이사마데스까?(몇 분이세요?)"
"후타리(2명)데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손으로 쓴 메뉴판이라 눈에 안들어온다.
"마즈, 나마비루 니하이 구다사이(우선, 생맥주 2잔 주세요)"
맥주가 나올동안 메뉴판을 다시 본다
역시 무슨 말이지 모르겠다.
메뉴판을 보면서 멘붕에 빠져 있을 때 맥주가 나와 인증샷을.
메뉴를 봐도 모르겠기에 안주를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뭐라구...어쩌구..." 너무 빨라 무슨말인지 모르겠다.
"스이마셍가, 유꾸리 하나시테 구다사이마센까" (미안하지만, 천천히 말씀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역시 "어쩌구....아따따까이(따뜻한)...쯔메타이(차가운)...카라이(맵게....."
"아따따까이데스"
종업원의 손가락이 메뉴판 아래쪽을 가르킨다.
몇 가지 안주 메뉴가 보인다.
음~~ '牛'자가 보이길래 '이 안주가 소고기를 어떻게 해서 따뜻하게 나오는 요리구나' 싶어
"고래!", "춋또 카라쿠테 구다사이"
"하이"
맥주를 몇 모금 마시니 주문한 안주가 나온다.
미욱씨가 하나를 먹더니 "어. 버섯이 들어있네"
나도 먹어 본다. '음, 버섯이 아닌거 같은데...이거 소 위(胃)다. 헐~~~'
냄새가 좀 나도 약간 맵고 피망에 토마토도 있어서 먹을 만은 했다.
미욱씨는 식기전에 빨리 먹으란다.
가이드가 이자카야 들어갈때 안주가 그림으로 되어 있는 데를 가라고 했었는데...
내부 모습
내부 모습
옆 테이블의 메뉴판도 보인다.
화장실에 가보니 변기 닦는 티슈 아래 포스트 잍이 붙어 있다. "자유롭게 사용하세요"
자기 것이 아니면 손도 안대나 보다.
계산 1,490엔 (맥주 2잔 900엔(450엔*2잔) + 안주 480엔 + 세금 110엔(8%))을 하고 나왔다.
나올 때 기억하기 위해 "레시토(영수증)" 했더니
종업원이 영수증을 버리려고 했다가 달라는 말에 깜짝 놀라 "스이마셍" 하면서 주더라.
기분이 좋았다.
호텔로 들어왔다.
맥주 한잔에 얼굴이 홍당무가 됐다.
엘리테이터 안에서도ㅎㅎ
목표 중 하나를 했다.
어쨌든 이자카야 가서 맥주에 안주를 시켜 가볍게 한 잔 했으니 말이다.
나의 어리숙한 일본어가 그래도 먹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