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中隨筆(1)
관악 서설
눈이 내린다
관악 산상에 눈이 내린다
연주대 뾰쪽탑 삼막사 팔봉에도
눈이 내린다
천상 신선이 일필휘지 붓을 들어
산수화를 그린다
순백 화선지에 다람쥐 발자국
봄을 기다리는 나목의 의연함
사시사철 꽃이더냐 인동초도 피었다
목화 핀 쭉정이 혼자보기 아까워라
오르고 내리는 길 인생길 점점이
은백색 나그네 관악을 오른다
눈이 내린다
향그러운 관악에 하얀 눈이 내린다
돌고 도는 인생길에 하얀 눈이 내린다.
2010.12. 자작시중에서
지척 관악을 오르면 해발 623m 연주대위로 푸른하늘은 물결처럼 흐르고 푸른숲 기묘한 바위는 열녀암,목탁바위,얼굴바위...태국기 휘날리는 깃대봉, 국기봉...산사의 염불소리 연주암,관음사,자운암이 거기있고 이마에 흐르는 땀 깔딱 숨이 찬 깔딱고개 삼막사에 국수 한그릇도 행복한 허기를 채워주고, 갓모습 정상에 관이 향그러운 화강암 수직절리 거기가 정상이다. 푸르른 봄 사이로 쩔쭉꽃 흐드러지면 이내 여름은 성큼 짙은 실록으로 찾아오고 기묘한 바위 계곡사이로 비온뒤 계곡물이 차다. 정상부터 붉은 단풍이 타는듯 하산을하고 잔설이 분분한 겨울 설산은 또 어떠한가. 품에 있으되 소중한지 모르고 아낄줄 모르는 무지는 산을 오르고 사랑하는 자격 없으리라 자위하며 모든이들이 아끼고 사랑하리라 확신하며 시간 나는대로 오르는 관악을 중심으로 "산중수필" 연재하리라 약속하며 그 첫회를 시작한다.
신 만고강산 (관악강산)
만고강산 유람할제 관악산이 어드메뇨
스틱 짚고 모자쓰고 터덜터덜 걸어갈제
인산인해 산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푸른깃발 산악회는 옹기종기 모여있고
김밥 한 줄 탁배기 한 병 얼음 물도 부자련가
만개한 철죽무리 울긋불긋 불타는데
사당전철 모인 님들 허겁지겁 달려오고
과천에서 힘들어 벌써부터 땀흐른다
안양길 바위많아 다리아퍼 힘들구나
저만치 벗님네야 신발끈 메고 같이가자
철없는 단풍잎은 필 때부터 홍조 띄고
기린초 넓은잎이 합죽선인양 뽐내구나
둘레길로 방향잡고 온 산하를 굽어보니
진달레 영산홍이 무리지어 춤을추고
푸른 숲 물결처럼 굽어굽이 넘실넘실
저멀리 연주대는 아스라이 그림같고
국기봉 펄렁이는 칼바위도 그림같아
흐르는 땀 물 한모금 어화 친구 쉬며 가세
숨이 깔딱 깔딱고개 마당바위 쉬어간다
구비구비 팔봉돌아 난곡에는 아카시아
엿먹어라 삼막사에 할머니도 나와있네
인생사 덧없는데 바삐 간들 일찍 하직
꿈같은 일장춘몽 생사가 찰나인데
쉬엄쉬엄 유유작작 휘적휘적 쉬며 가세
마당바위 퍼질러 앉아 커피 한잔 주고 받고
짙은 녹음 시원한 바람 눈까지도 시원한데
시시각각 변화무쌍 이런 재미 산을 찾네
저만치 이쁜 여인 메이커 옷에 금 귀걸이
입술에 뺑기바르고 분 바른 얼굴 땀좀 보소
속기 가득 나그네는 춘정으로 가슴 뛴다
거친 숨 몰아 쉬니 허기로 뱃가죽 홀쭉
묘지옆에 자리 피고 점심이나 들고 가세
김밥 한 줄 막걸리 한 통 이만하면 그만이지
컵 라면 단 무지도 오늘따라 맛 나구나
아쉽고 섭섭해도 술 한통으로 마감하고
하늘보며 낮잠 한숨 몽유도원이 따로없다
눈 시리게 푸른 하늘 파도같은 푸른 숲
꽃 향기 새소리와 바람까지 향기롭다
담배 생각 억누르고 건들건들 하산하세
눈에 익은 풀 한포기 울퉁불퉁 고갯길
돌돌돌 계곡물이 노래하며 똘르르르
통사모 반주에 맞춰 합창하듯 흥겨웁다
눈발처럼 꽃잎봐라 호수공원 그림같고
평상에 앉은 노인 벗꽃동산 한가롭고
시계탑 앞 정류장도 쉬엄쉬엄 걸어간다.
2011. 5 포토에세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