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에게 교회는 인생의 전부다. 교인 한 영혼 한 영혼이 때론 생명보다 귀하게 느껴진다. 내 자식이 아플 때 보다 성도 자식이 아프면 먼저 달려가는 것이 목회자다. 고 옥한흠 목사님께서 지나칠 정도로 성도를 사랑한 나머지 가족을 혹사 시킨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하셨는데, 과연 옥한흠 목사님처럼 가정을 희생하며 성도를 사랑하였는지, 아니면 아내와 자식에게 인정받는 자로 살아 왔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한 주간 진행된 특별새벽기도회는 그런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방황하는 자식을 바라보며 가슴을 치며 아파하는 성도의 기도가 내 아픔처럼 느껴졌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속상했을까?” 또한 한 동안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성도로 인해 마음 아파하며, 혹시나 부족한 목사로 인해 힘들어 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교인들로 인해 상처 받아 아파하는 것은 아닌지..... 기도하게 되었다.
목사가 성도를 향한 마음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 믿는다. 그 만큼 영혼이 소중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랑이 진실하려면 목회자 가정에게도 동일해야 될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참 할 말이 없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의 찌질한 모습과 이기심과 연약함을 알고 있는 아내와 자식들이다. 그들에게 존경받지 못하면 거짓이다.
교인들을 위한 헌신과 희생만큼 아내와 자녀를 위한 희생과 헌신이 필요함을 느낀다. 그래서 바울은 디모데에게 사역의 균형을 요구했는지 모른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고 헌신해야 함을 느낀다. 이것이 성도를 향한 사랑의 출발이라 믿는다.
예수께서 갈릴리호수가에서 돗단배를 강대상 삼아 “들을 귀 있는 자들은 들어라”하신 말씀처럼, 내 귀가 열렸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주님의 음성부터, 가장 가까운 사람과 사랑하는 성도들의 소중한 음성을 듣는 그런 목회자가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