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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일까? 첫째. ‘악마의 53계단’이다. 고작 테이블이 3개밖에 없는 작디작은 식당을 가기 위해 무려 53개의 계단을 올라가야만 한다. 요즘처럼 2층만 돼도 엘리베이트를 찾기 바쁜 때 53개의 계단은 정말 악마의 계단이다. 둘째, 아이스크림튀김이다. 아이스크림을 튀겼다고? 어떻게 아이스크림을 튀길 수 있다는 거지? 아이스크림이 무슨 돈가스란 말인가? 셋째, 독특한 이름을 가진 다양한 돈가스의 종류다. 흰구름신돈갓, 고추신돈갓, 깻잎신돈갓이 있고 심지어는 정체불명의 배윤정돈갓이라는 것도 있다. 넷째, 셀프 설거지제가 있다. 음식을 먹고 나서 손님이 직접 설거지를 하면 한 사람당 1000원씩 돌려준다는 거다. 최근에 아예 악마의 53계단 청소하기도 만들었다고 한다. 다섯째,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에까지 다양한 언론매체에 나온 집이라는 것이다. 여섯째, 이렇게 가고 싶게 만드는 집인데 예약을 해야만 갈 수 있다. 전화 예약은 안 되고 홈페이지에 들어와 인터넷 예약을 해야 하는데, 하루에 단 세 타임 오후 3시30분, 6시, 8시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신돈갓에는 이렇게 까다롭고 독특한 절차에 걸맞은 특별한 요리들이 준비되어 있다. 세미코스를 주문해보자. 1999년 신돈갓 최초의 작품이라는 흰구름신돈갓부터 시작해서 튀김옷 안에 깻잎으로 감싼 소스가 들어 있는 깻잎신돈갓, 고추와 돈가스가 만난 고추신돈갓, 그리고 나오자마자 바로 집어먹어야 하는 아이스크림튀김이 나온다. 1인분에 25000원짜리 풀코스는 세미코스에 두부스테이크와 배윤정돈갓이 추가된다.
왜 이렇게 되어 있는지는 딱 한 번만 경험해 보면 알 수 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는 것은 2시간 정도 걸리는, 요리사와 손님이 함께 만들어내는 일종의 문화이기 대문이다.
조선닷컴 블로그에는 신돈갓 주인장님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있다.
☞ 블로그 구경가기 blog.chosun.com/shindongod
* 전화 : 없음 (www.shindongod.com)
* 메뉴 : 세미코스 19000원 / 풀코스 25000원 / 프리미엄코스 50000원 * 시간 : 15:30~17:30, 18:00~20:00, 20:00~22:00 . 월요일휴무 * 주차불가 / 카드불가 * 주소 :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
(김영주 프로필 - MBC '찾아라! 맛있는 TV' 방송작가.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방송작가가 된 지 올해 12년째다. )
(김영주 글 '어디 싸고 맛있는 집 없을까?' 일부 - 자료제공 넥서스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