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에 '한 마음'을 쳐 넣으면 온갖 기관과 단체, 병원, 학교 명칭이 쏟아져나온다. 우리나라는 일제나 다름없는 유신집단체제 교육을 받은 지 30년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도 이런 단어가 숭고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난 한 마음이란 없다고 본다. 열 명이면 열 마음이어야 하고, 백 명이면 백 마음이어야 한다.
하나가 될 것을 요구하는 것은 파시스트나 나치 혹은 일본제국주의자, 유신지도자가 요구하는 것이다. 지도자 한 사람의 명령이나 생각에 동조하라는 요구다.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모두 한 마음이라서 살아남은 게 아니라 변화해서 살아남은 존재들이다. 한 마음으로 환경, 시대 불문 자기들만의 원칙을 지켰던 존재들은 대개 멸종되었다. 앞에서 예로 든 파시스트, 나치, 일본제국주의자, 유신지도자 모두 사라졌고, 인류역사를 더럽힌 자들이다.
요즈음 부쩍 한 마음이 돼야 한다, 일치단결해야 한다, 일사불란(一絲不亂, 실 가닥이 아무리 많아도 한 올 흩어지지 않고 똑고르게 있다)해야 한다는 말이 자주 들려온다.
아니다. 다양(실가닥이 이리저리 다르게 뻗어야 한다)해야 한다.
그것이 비록 안보를 말하는 것이라도, 북핵을 막는 다양한 방법이 있어야 하고, 미국을 보는 다양한 시선이 있어야 하고, 중국을 보는 다양한 시선이 있어야 한다.
황윤길 정사가 "일본은 전쟁 준비를 하고 있고, 반드시 쳐들어온다"고 말했지만 일치단결, 일사불란 좋아하는 집권세력은 "쥐새끼 같이 생긴 풍신수길 따위는 우리나라에 쳐들어올 위인이 못된다."는 김성일 부사의 말을 믿기로 동인들이 당론을 통일하고, 이어 집권력을 이용해 국론을 통일해버렸다. 믿음이란 진실 앞에서는 티끌만한 힘도 못되는 허약한 그림자다.
오늘날 우리나라 집권세력은, 북핵에 대응하는 방법이 오직 사드 뿐이고, 오직 미국에 의지하는 것뿐이라는 넋두리를 청와대와 새누리가, 털도 안난 조류새끼들이 입 벌리듯 오직 딱딱 재잘거리고 있다. 국방장관이 이미 사드로는 수도권을 막지 못한다고 했지만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사드는 미국 무기이지 우리 무기가 아니라고 해도 사드를 하느님 믿듯, 부처님 믿듯 그렇게 철썩같이 믿는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 육이오전쟁을 당해보고도 이따위 종질에 열중하는 민족은 더 크게 혼나도 억울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은 사드를 놓지 못하게만 물고늘어진다. 있지도 않은 전자파 타령하고, 중국 북한 눈치 보며 막지 못해 식은땀 흘린다.
자기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다양한 생각을 갖자. 절대로 한마음 따위는 갖지 말자. 그 한마음이 자기 마음이어야지 남의 마음이라면 절대 붙지 말자. 믿음 따위는 갖지 말자. 확신을 갖자.
- 일사불란하면 생기는 일
1.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시 현수교는 1940년에 완공되었다.
다리 설계자 레온 모이쉐프(Leon Moisseiff 1872년 11월 10일) 0855
그러나 이 다리는 개통 넉 달만인 11월 7일 오전 11시, 시간당 75.6Km의 바람을 맞고 피로파괴되었다.
모이쉐프는 다리 건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리를 매우 얇게 지었다. 강도는 충분했다.하지만 강풍이 두드리는 진동수를 다리는 다 흡수하지 못했다. 다리의 진동수가 매우 낮기 때문에 타코마 다리는 강풍의 진동을 감쇠하지 못했다. 결국 이 진동이 축적되어 다리가 무러지고 말았다. 깃발이 펄럭이고, 비행기의 좌우 날개가 흔들리는 것도 플러터(Flutter ; 피로파괴) 현상이다.
이 플러터 현상은 가솔린 엔진에서도 일어난다. 피스톤링의 진동에너지가 누적되면 엔진이 떨릴다.
일부에서 공진(공명) 현상으로 다리가 무너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당시 타코마 다리의 진동수와 바람의 진동수는 달랐다. 바람의 진동수가 더 커서, 다리는 이 진동을 감쇠시키지 못하고, 계속 이 진동이 쌓여 마침내 피로파괴가 일어난 것이다. 다만 공진(공명)으로 다리가 무너진 사례도 있다.
* 동영상이 보이지 않으면 아래 URL을 누르시오.
https://youtu.be/k8sesNBMSm0
2. 영국군 74명이 브로턴 현수교를 건너면서 발을 맞춰 행군했다. 그러자 다리가 무너졌다.
3. 호이겐스 진자
호이겐스는 네덜란드 출신의 천문학자로 토성의 고리와 위성을 관측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656년 추로 움직이는 시계를 처음 개발했다.
1665년 호이겐스는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하나의 시계에 나란히 매달린 두 개의 추가 처음에 어떻게 움직였든지 상관없이 끝내는 같은 박자로 움직이게 되는 '동조'(同調, synchronization) 현상을 소개했다. 신기한 것은 두 개의 추가 움직이는 방향이 거울에 비춘 것처럼 정반대라는 점이었다. 중간에 한 추를 정지시킨 다음 다시 움직이거나 아니면 두 추를 같은 방향에서 출발시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미국 조지아공대 커트 위젠필드, 마이클 슈와츠 교수팀은 라틴어 원본에 기초해 호이겐스의 시계를 복제해낸 다음, 레이저로 시계의 운동을 정밀하게 관측했다. 결과는 호이겐스가 관찰한 그대로였다.
호이겐스는 당시 이 현상을 한 추의 흔들림이 두 추를 지지하고 있는 시계 몸통의 진동을 통해 다른 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호이겐스의 추측은 거의 정확했다. 두 개의 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시계에 진동이 발생해 바닥과의 마찰로 의해 에너지가 소모된다. 반면 정반대 방향으로 두 추가 움직이면 진동이 상쇄돼 에너지가 보존된다. 그러므로 두 추의 공조는 시계의 진동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것. 뉴턴의 고전 역학이 등장하기 전에 호이겐스는 이미 실제 적용사례를 찾아낸 셈이다.
한편 실험 결과 호이겐스가 관찰하지 못한 새로운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 시계가 아주 무거우면 진동이 아예 일어나지 않아 동조도 없었다. 반면 너무 가벼워도 추의 움직임이 멈춰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연구팀은 "호이겐스가 만든 시계는 추와 전체 무게의 비가 동조 현상을 가져오는데 아주 적당했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 방식으로, 같은 판 위에 수십 개의 메트로놈을 놓으면 모두가 다 동기화된다.
호이겐스의 추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동기화되는데 이 메트로놈들은 한 방향으로 동기화된다. 그것은 메트로놈에 추가 각각 달려 있어 여기서 각각의 진동수를 맞춰주기 때문이다.
* 동영상이 보이지 않으면 아래 URL을 누르시오.
https://youtu.be/Dtcv5cZcjLE
4. 템즈강의 밀레니엄 다리
영국은 2000년을 기념하여 템즈강에 690톤의 강철로 기념 다리를 놓았다. 보도만 가능한 다리다.
하지만 2000년 6월 10일 개통되자마자 320미터의 이 다리는 매우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좌우 20센티미터까지 벌어지면서 사람들은 펭귄처럼 걸었다. 1초에 두 번 발을 딛는 2Hz가 되었다. 그러면서 다리도 이에 반응해 똑같이 움직였다. 그럴수록 진동 에너지가 축적되면서 점점 더 다리가 흔들렸다.
이에 런던시는 다리를 폐쇄시키고 과학자들을 동원, 문제의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을 동원하여 진동 실험을 진행했다. 156명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다리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즉 690톤의 다리 중량이 아직은 감쇠시킬만한 진동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실험 참여자가 166명이 되자 다리가 진동하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개관일처럼 엄청난 진동이 일어났다. 그제야 과학자들은 다리의 결합강도를 조절하여, 동기화가 덜 되도록 고쳐 문제를 해결했다.
이 글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는 우리들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뭔가에 동기화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너무나 많으며, 생명과 무생물을 가리지 않고 이 우주 어디서나 일어난다. 우주의 법칙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를 묶어놓은 족쇄다. 우리들 심장이 이미 그런 식으로 동기화되고 있으며, 1400억 개의 두뇌 신경세포도 그렇다. 동시에 민주당은 민주당원을 동기화시키려고 고유진동을 주고, 국힘은 국힘당원을 동기화시키기 위해 고유진동을 준다. 사이비교주들이 광신도들을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특정 진동으로 동기화시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어떤 대상과 동기화될 것인지 생각해 보지도 못하고, 따져 보기도 전에 이미 동기화당하고 있는 일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그러고서 <나>를 주장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거대한 우주의 힘 <동기화> 앞에서 인류는 거대한 강을 흘러가는 물 한 방울에 불과하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이렇게 작은 자아나마 그 실체를 똑바로 봐야 한다. 그래야만 자기를 찾을 수 있다. 동기화를 때려부수지 않고는 자유의지란 없는 것이고, 동기화의 페이스메이커가 될 수 있을 때 우리는 붓다와 같은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일사불란하지 말자. 또 일사불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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