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증시에서 대신증권과 교보증권의 M&A설(設)을 이용한 데이트레이딩 작전이 벌어졌다. 좀 오래됐지만 데이트레이딩 작전이 어떤식으로 이뤄지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라서 돌아볼 만하다.
6월 10일 개장 직후 증시에서 '롯데그룹이 대신증권을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개인 데이트레이더들이 퍼뜨린 소문인데, '전날 롯데그룹이 코스모투자자문을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왔고, 코스모투자자문의 최대주주는 스팍스그룹이며, 스팍스그룹은 대신증권 지분을 2%가량 갖고 있고, 롯데그룹과 손잡고 대신증권을 인수하리라'는 얘기였다.
루머가 돌기 시작하자 대신증권 주가는 아침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한때 9% 이상 올랐다. 하지만 대신증권과 롯데그룹은 일제히 '사실 무근'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후 대신증권 주가는 하락 반전해 전일(종가 2만300원) 대비 550원(2.71%) 오른 2만8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9% 이상 급등하던 오름세가 3% 미만으로 줄어든것이다. 이날 대신증권 주식거래량은 연간 최대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교보증권 종목을 놓고도 개인 트레이더가 대담한 작전을 폈다.
증시 개장 직후 '교보생명이 긴급 이사회를 열어 유진그룹으로 교보증권을 넘기는 안건을 논의한다'는 루머가 퍼졌다. 심지어 '유진그룹측이 교보증권을 주당 3만2000원에 가져간다. 교보생명 회장의 결재만 남았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소문이 퍼지면서 교보증권 종목은 대량 거래가 이뤄져 한때 5%가량 올랐다. 그러나 당일 교보생명은 이사회 개최 계획이 없었다. 교보증권은 정규시장 마감 뒤 이사회를 열기는 했으나 임기를 마친 사외이사 선임 건을 다뤘을 뿐이다. M&A 관련 회의는 교보생명에도 교보증권에도 없었다.
루머가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자 교보증권 주가는 급전직하 추락해 전일 대비 1400원(6.51%) 내린 2만100원으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