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 박일규朴日圭, 믿는 이 유스또.
길을 가는 사람
여기 길을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떠나 온 고향의 그리움을 가슴에 가득 안고
아득한 산길을 뚜벅뚜벅 걷는 길손.
돌부리, 비바람, 사이사이 비치는 햇살, 그윽한 숲의 향기.
산허리에 걸친 구름도 이젠 한걸음 한걸음 다 벗어났는가,
비 멎은 뒤 처음 보듯 새로워만 보이는 이름 모를 들꽃들.
정녕 맑고 새로운 것은 보는 저 눈입니다. 마음입니다.
길손의 이 꾸밈없는 눈길을 빌어 그저 발걸음만 옮기던 道伴도 문득 눈을 뜹니다.
가슴을 열고 새 하늘 새 땅을 봅니다.
道人이 따로 없습니다.
한뉘 다하도록 오롯한 믿음으로 길을 가는 사람, 열어 주는 그 사람이, 바로 道人입니다.
그 이름 朴日圭, 믿는 이 유스또.
장 익 주교
(위 글은 박일규 유스토님의 시집,'봄 볕 고이는 뜰'에 써 주신 추천사 글.
장익 주교님은 당신 싸인에도 인색하신 분인데....)
박일규 유스토 시인은,1933년 전라북도 정읍 학동에서 태어나 전주농업학교, 전북대 상대를 거쳐 <어린이 신보>사 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6·25 사변 때 사업에 투신하여 한국중앙기계 대표, 내쇼날 합성대표, 한국후지기계주식회사 회장 등을 지냈다.
한편 청년기부터 다듬어온 시력詩力으로 중년에 미당 서정주 선생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을 통해 시단에 데뷔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하느님과 성모님의 현존을 체험하면서 매일 새벽 미사와 성체조배를 빠뜨리지 않는다.
한줄 추가: 개인적 소견으로 성서백주간을 장익 주교님께 소개하신 공을 지대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