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바르게 하기』 곽재구의 「사평역에서」, 지도 / 황봉학 시인

[황봉학]

『시낭송 바르게 하기』

곽재구의 「사평역에서」, 지도 / 황봉학 시인

- <가장 최근에 개정된 원문>  

사평역에서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출처 창비시선 40. 개정판 34쇄 발행 / 2018년 8월 1일

<참고용>

沙平驛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출처 : 시집 『사평역에서』 (창작과비평사, 1983. 05)

<참고용> 

沙平驛에서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待合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琉璃窓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속에 던져주었다

內面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靑色의 손바닥을 불빛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歸鄕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 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和音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雪原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呼名하며 나는

한 줌 톱밥의 불꽃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 원문 출처 : 책『戰後 新春文藝 당선시집(하)』 조태일 김흥규 편

(실천문학사, 1982. 10. 15)

 <참고용>   

사평역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 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나는

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출처 : 책 『교과서 시 정본 해설』 이숭원 지음 (Human ＆ Books, 2008)

<참고용>    

사평역에서 / 곽재구 <맞춤법에 맞추어 수정한 예>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대기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함박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수수꽃다리) 눈시린(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모두)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약(쓴 약) 같은 입술담배(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모두)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낯섦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강의 노트]

  시낭송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이 뭘까?

  시는 절제 되고 함축된 언어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편의 시는 한 권의 소설과도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사평역에서’도 ‘사평역’이라는 소설로 각색되어 나왔다.

  즉 소설 한 편이 시 한 편으로 함축되기도 한다.

  그래서 시낭송의 기본은 첫 번째가 발음이다.

1. 정확한 발음이 정확한 전달력을 가진다.

  명료하고 정확하게 낱말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해 발음하여야 한다.

  ‘고저장단’을 시의 기교로 알고 시낭송의 기본으로 별도로 구분하는 경우가 있는데 ‘고저’는 기교에서 다루어야 할 부분이고 ‘장단’은 발음에서 다루어야 한다. 단어의 ‘단음과 장음’을 정확하게 구분하여 발음하여야 한다. (문장을 ‘고음과 저음’ ‘강음과 약음’ ‘점층법’이나 ‘완급’으로 시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것과는 구분하여야 한다.)

- 우리말에 ‘고음과 저음’은 사라지고 없다. ‘장음과 단음’만 구별 된다.

2. 자연스러운 낭송이 되어야 한다.

  시를 신파적이거나 웅변조나 동화구연처럼 낭송하여서는 안 된다. 시는 전달력이 생명이므로 감정 과잉으로 시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리듬을 깨거나 의미 전달에 실패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3. 고저완급 조절로 시의 분위기를 표현해 주어야 한다.

  시마다 분위기와 이미지가 있다. ‘고음과 저음’ ‘강음과 약음’을 구분하고 천천히 설명하듯 낭송을 하거나 빠른 템포로 긴장감을 나타내 주기도 하여야 한다. 아울러 쉬어 주고 끊어 주기를 잘 조절하여 행과 연을 구분하고 시가 가지고 있는 ‘여백’의 여유로움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이제는 시낭송을 바르게 정착시켜야 할 때]

누가 시낭송을 함부로 하는가?

누가 시낭송을 함부로 지도하는가?

누가 시낭송 심사를 함부로 하는가?

누가 시낭송 대회의 심사위원을 함부로 선정하는가?

[이 과제는 시낭송계에  몸담은 분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시급한 일이다.]

[시낭송가를 위한 새로운 시도]

  현재 낭송을 하는 분 중에 ‘○○○ 시, ○○○ 낭송’ 이렇게 낭송자의 이름을 알리는 경우가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낭송자의 이름을 알려주게 되면 그만큼 책임감도 느끼게 되고 자부심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태껏 낭송은 시인의 시를 즐겨 낭송하는 것이 전부였다면 이제는 낭송자도 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히 이름을 알릴 때가 되었다.

[이 시의 원문과 다른 오류를 먼저 살펴보면]

깊숙이 → 깊숙히(×). ‘깊숙이’가 바른말이다.

'-하다'가 붙은 어근에 '-히'나 '-이'가 붙어서 부사가 되거나, 부사에 '-이'가 붙어서 뜻을 더할 때 그 어근이나 부사의 원형을 밝혀 적는다.

(1) '-하다'가 붙는 어근에 '-히'나 '-이'가 붙는 예

(예) 급히 꾸준히 어렴풋이 깨끗이

[붙임] '-하다'가 붙지 않을 때는 소리가 나는 대로 적는다.

(예) 갑자기 반드시 일찍이

(2) 부사에 '-이'가 붙어서 역시 부사가 될 때

(예) 곰곰이 더욱이 생긋이

[이 시의 띄어쓰기가 최근 개정된 원문과 다른 이유]

  발표 당시와 시대가 달라서이다. (1981년 당선, 1983년 시집 발표, 2018년 8월 1일 개정판 발간. 현재는 2019년)

눈시린→눈 시린, 쓴약→쓴 약, 한줌→한 줌, 밤열차→밤 열차. 로 고치는 것이 옳지만 시인이 붙여 발표한 것은 붙여서 낭송하여도 무방하다.

  ‘밤열차’는 곽재구 시인이 필자에게 개인적으로 붙여서 낭송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이 시의 발음을 잘못하는 예는]

곽재구 → 곽재구(○), 각재구

그믐 → 그믐(○), 그뭄

깊숙이 → 깁쑤기(○), 깁쑤키, 깁수끼

몇은 → 며츤(○), 며슨

한 두릅, 한 두름 → 한 두릅(○), 한 두름(○), (2018년 8월 1일 개정판에서 ‘두릅=두름’으로 수정되었음)

앓은 → 아른(○), 알흔, 알은

[표준발음법 12항]

제12항 받침 "ㅎ"의 발음은 다음과 같다.

1. "ㅎ(ㄶ, ㅀ)" 뒤에 "ㄱ, ㄷ, ㅈ"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뒤 음절 첫소리와 합쳐서 [ㅋ, ㅌ, ㅊ]으로 발음한다.

놓고[노코] 좋던[조ː턴] 쌓지[싸치] 많고[만ː코] 않던[안턴] 닳지[달치]

[붙임 1] 받침 "ㄱ(ㄺ), ㄷ, ㅂ(ㄼ), ㅈ(ㄵ)"이 뒤 음절 첫소리 "ㅎ"과 결합되는 경우에도, 역시 두 소리를 합쳐서 [ㅋ, ㅌ, ㅍ, ㅊ]으로 발음한다.

각하[가카] 먹히다[머키다] 밝히다[발키다] 맏형[마텽] 좁히다[조피다] 넓히다[널피다] 꽂히다[꼬치다] 앉히다[안치다]

[붙임 2] 규정에 따라 "ㄷ"으로 발음되는 "ㅅ, ㅈ, ㅊ, ㅌ"의 경우에는 이에 준한다.

옷 한 벌[오탄벌] 낮 한때[나탄때] 꽃 한 송이[꼬탄송이] 숱하다[수타다]

2. "ㅎ(ㄶ, ㅀ)" 뒤에 "ㅅ"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ㅅ"을 [ㅆ]으로 발음한다.

닿소 [다쏘] 많소[만ː쏘] 싫소[실쏘]

3. "ㅎ" 뒤에 "ㄴ"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ㄴ]으로 발음한다.

놓는[논는] 쌓네[싼네]

[붙임] "ㄶ, ㅀ"뒤에 "ㄴ"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ㅎ"을 발음하지 않는다.

않네[안네] 않는[안는] 뚫네[뚤네→뚤레] 뚫는[뚤는→뚤른]

* "뚫네[뚤네→뚤레], 뚫는[뚤는→뚤른]"에 대해서는 제20항 참조.

4. "ㅎ(ㄶ, ㅀ)" 뒤에 모음으로 시작된 어미나 접미사가 결합되는 경우에는, "ㅎ"을 발음하지 않는다.

낳은[나은] 놓아[노아] 쌓이다[싸이다] 많아[마ː나] 않은[아는] 닳아[다라] 싫어도[시러도]

눈꽃은 → 눈꼬츤(○), 눈꼬슨

몇 잎의 → 면 니픠. 면 니페(연결음으로 발음 때) 또는 멷 이페(멷 이픠)(○), 멷이베

톱밥난로 → 톱빰날로(○), 토빱날로, 톱빱날로

  ‘톱빰날로‘ : 이 발음에 목숨을 걸어라. 인터넷의 낭송을 다 듣고 낭송 교육자들의 강의를 살펴봐도 ’톱빱날로‘는 있어도 ‘톱빰날로‘는 없었다. 이것이 우리나라 시낭송의 현주소다. 이 강의를 듣는 당신이 유일하게 제대로 발음하는 시낭송가가 될 것이다.

표준 발음법

제18항 받침 "ㄱ(ㄲ, ㅋ, ㄳ, ㄺ), ㄷ(ㅅ, ㅆ,d ㅈ, ㅊ, ㅌ, ㅎ), ㅂ(ㅍ, ㄼ, ㄿ, ㅄ)"은 "ㄴ, ㅁ" 앞에서 [ㅇ, ㄴ, ㅁ]으로 발음한다.

먹는[멍는] 국물[궁물] 깎는[깡는] 키읔만[키응만] 몫몫이[몽목씨] 긁는[긍는] 흙만[흥만] 닫는[단는] 짓는[진ː는] 옷맵시[온맵씨] 있는[인는] 맞는[만는] 젖멍울[전멍울] 쫓는[쫀는] 꽃망울[꼰망울] 붙는[분는] 놓는[논는] 잡는[잠는] 밥물[밤물] 앞마당[암마당] 밟는[밤ː는] 읊는[음는] 없는[엄ː는] 값매다[감매다]

[붙임] 두 단어를 이어서 한 마디로 발음하는 경우에도 이와 같다.

책 넣는다[챙넌는다] 흙 말리다[흥말리다] 옷 맞추다[온맏추다] 밥 먹는다[밤멍는다] 값 매기다[감매기다]

제23항 받침 "ㄱ(ㄲ, ㅋ, ㄳ, ㄺ), ㄷ(ㅅ, ㅆ, ㅈ, ㅊ, ㅌ), ㅂ(ㅍ, ㄼ, ㄿ, ㅄ)" 뒤에 연결되는 "ㄱ, ㄷ, ㅂ,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

국밥[국빱] 깎다[깍따] 넋받이[넉빠지] 삯돈[삭똔] 닭장[닥짱] 칡범[칙뻠] 뻗대다[뻗때다] 옷고름[옫꼬름] 있던[읻떤] 꽂고[꼳꼬] 꽃다발[꼳따발] 낯설다[낟썰다] 밭갈이[받까리] 솥전[솓쩐] 곱돌[곱똘] 덮개[덥깨] 옆집[엽찝] 넓죽하다[넙쭈카다] 읊조리다[읍쪼리다]

값지다[갑찌다]

난로-날로

제20항 "ㄴ"은 "ㄹ"의 앞이나 뒤에서 [ㄹ]로 발음한다.

(1) 난로[날ː로] 신라[실라] 천리[철리] 광한루[광ː할루] 대관령[대ː괄령]

(2) 칼날[칼랄] 물난리[물랄리] 줄넘기[줄럼끼] 할는지[할른지]

[붙임] 첫소리 "ㄴ"이 "ㅀ", "ㄾ"뒤에 연결되는 경우에도 이에 준한다.

닳는[달른] 뚫는[뚤른] 핥네[할레]

다만, 다음과 같은 단어들은 "ㄹ"을 [ㄴ]으로 발음한다.

의견란[의ː견난] 임진란[임ː진난] 생산량[생산냥] 결단력[결딴녁] 공권력[공꿘녁] 동원령[동ː원녕] 상견례[상견녜] 횡단로[횡단노] 이원론[이ː원논] 입원료[이붠뇨] 구근류[구근뉴]

[원시에 충실한 띄어 읽기]

사평역에서 → 사평역에서(○), 사평 역에서

톱밥난로 → 톱밥난로(○), 톱밥 난로

던져주었다 → 던져주었다(○), 던져 주었다

쓴 약 → 쓴 약(○), 쓴약

밤열차 → 밤열차(○), 밤 열차 (시인이 붙여 읽기를 원한다.)

입술담배 → 입술담배(○), 입술 담배

 원문이 문법이나 표준어, 띄어쓰기 등이 틀린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가?

 문장이나 단어가 시의 전달이나 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때는 원문대로 한다.

[발음 주의할 단어들]

밤새 - 밤새(밤쌔)

쿨럭이고 - 쿨러기고

않았다 - 아낟따 (된소리)

밖에는 - 바께는(13항)

톱밥난로가 - 톱빰날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 지펴지고 이썯따

한줌의 톱밥을 - 한 주메(주믜) 톱빠블

불빛속에 - 불삗소게

던져주었다 - 던저주얻따

할 말들은 가득해도 - 할 말드른 가드캐도

청색의 손바닥을 - 청새게(청새긔) 손빠다글

불빛속에 적셔두고 - 불삗소게 적쎠두고

하지 않았다 - 하지 아낟따

한 두릅의 굴비 - 한 두르베 굴비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 만지작꺼리며 귀향하는 기부느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 침무캐야 한다는 거슬

입술담배 - 입쑬담배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 눈꼬체(눈꼬츼)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 낟써름도 뼈아픔도 다 서뤄닌데

단풍잎 - 단풍닙

몇 잎의 - 면 니페(면 니픠),

표준 발음법 제29항 합성어 및 파생어에서, 앞 단어나 접두사의 끝이 자음이고 뒤 단어나 접미사의 첫 음절이 "이, 야, 여, 요, 유"인 경우에는, "ㄴ"소리를 첨가하여 [니, 냐, 녀, 뇨, 뉴]로 발음한다.

솜-­이불[솜ː니불] 홑­-이불[혼니불] 막-일[망닐] 맨­-입[맨닙] 꽃­-잎[꼰닙]

그리웠던 - 그리웓떤

[이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

  이 시는 곽재구 시인이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품이다. 그 후 1983년 5월 1일 창작과 비평사에서 『사평역에서』라는 제호로 시집이 출판되고 이어 임철우 소설가를 통하여 『사평역』이라는 제목의 소설이 쓰인다. 소설에는 역장, 대학생, 청년, 중년 사내, 농부, 춘심이, 서울 여자, 행상꾼 아낙네들, 미친 여자 등이 등장한다.

  곽재구의 '사평역에서'라는 시에서 나오는 사평역은 가상의 역이다. 시 「사평역에서」는 1981년에 나왔으며 서울 지하철 9호선의 사평역은 2009년에 개통했으므로 둘 사이에 전혀 관련이 없다. 또한 시에서 나오는 사평역의 한자 역명은 砂가 아니라 沙를 쓴다.

  곽재구 시인이 필자에게 직접 들려준 ‘사평역에서’의 모티브는 이렇다.

  ‘사평역에서’의 모델이 된 역은 ‘남광주역’이다. 도심 철도 이전 계획에 따라 철거된 이 역은 내가 ‘사평역에서’를 쓰던 1970년대 중반 비둘기호가 정차하는 광주 외곽의 조그만 간이역이었다.

  인터넷에는 ‘ 사평역에서’의 모델 역이 ‘남평역’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전라선의 작은 역인 남평역은 근대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문화유산 지정 팻말과 나란히 ‘사평역에서’ 배경역의 팻말도 붙어 있다. 이렇게 된 데에 약간의 내력이 있다. 90년대 중반쯤 티브이 문학관이라는 프로에서 ‘사평역’ 에서를 촬영한 적이 있는데 그때 실제 모델로 촬영한 역이 남평역이었다. 프로그램 욕심이 많았던 담당 피디는 실제 톱밥난로까지 만들어 가지고 와 불을 피우며 촬영을 했고 소품들은 역에 기증을 했다. 그랬으니 그때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은 남평역을 사평역의 모델 역으로 충분히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남평역’은 ‘사평역에서’의 촬영지인 셈이다.)

  시인이 들려준 이야기 중에서 처음 이 작품을 쓸 때(21세)는 제목이 ‘남광주역에서’였다고 한다. 그 후 ‘사평’이라는 지명이 좋아 ‘사평역’으로 고치고 처음 신춘문예 응모에서는 낙선하고 작품을 쓴 후 5년이 흐른 다음 다시 응모한 것이 당선되었다고 한다.

  이 시의 분위기는 1980년대의 사회적 암울함을 ‘사평역’이라는 가상의 장소를 통하여 그림을 그리듯이 보여 주고 있다. 삶의 현장에서 지친 사람들이 사평역에 모여 막차를 기다리는 모습에서 우리는 그 당시의 삶의 현장을 읽을 수 있다. 역 안에서의 암울한 분위기와는 대조되게 창밖의 풍경은 사뭇 지친 역 안의 사람들을 위로해 주고 있다.

  또한 따뜻하게 지펴진 톱밥난로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고 있다.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라는 문장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는 침묵으로 모든 할 말들을 대신해야 하는 암울한 시기임을 ‘모두들’의 막차를 기다리는 모습에서 느낄 수 있다.

  낭송도 그런 분위기를 잘 표현해 주어야 한다.

  이 시는 연이 나누어져 있지 않다. 인터넷이나 개인 강의 교재에 연을 구분해 싣고 있는데 잘못된 일이다.

  그래서 낭송가는 작곡가의 입장에서 연과 행을 잘 나누어 낭송하여 시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노력하여야 한다.

  특별한 기교를 부리려 하지 말고 발음에 주의하고 담담한 이야기 형태(음,吟)로 낭송하였으면 좋겠다.

  신파조로 낭송하는 분이 있는데, 시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

이 시에서 아주 특별한 단어 하나가 있다.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그래’라는 이 말은 화자의 ‘독백’ 또는 위의 내용을 다시 ‘강조’ 내지는 ‘확인’하는 영탄조의 단어다. 이 단어는 ‘토음’으로 낭송하면 훨씬 전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낭송의 경우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를 ‘쓴 약 같은 입술 / 담배 연기 속에서’로 낭송을 하는 바람에 시의 분위기를 망치는 것을 보았다.

시에서 띄어 읽기는 발음만큼이나 중요하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단어가 있다.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에 나오는 ‘수수꽃’이다. 수능 강의를 하는 강사나 선생님들의 강의를 많이 들어 보았는데 모두 곡식인 ‘수수’의 꽃으로 설명을 하고 있었다. 인터넷에도 마찬가지로 수수의 사진을 올려놓고 ‘수수꽃’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시에 나오는 ‘수수꽃’은 ‘수수꽃다리’를 지칭한다.

  ‘수수꽃다리’는 ‘라일락’의 순우리말이다. 종도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수수꽃다리’와 ‘라일락’이 구별된다. 시어 중에서 ‘흰 보라’에 주목하면 금방 ‘수수꽃다리’임을 알 수 있다.

  시를 쓰신 곽재구 시인도 그렇게 설명하고 있다.

[낭송할 시가 정하여지면]

1. 시의 핵심어(주제, 목적어)를 찾아라.

- 주어와 목적어는 강조하고 띄어 읽어야 한다.

2. 음보율(보폭)을 정하라.

- 막차는 / 좀처럼 / 오지 / 않았다. (3 3 2 3)

- 막차는 / 좀처럼 / 오지 않았다. (3 3 5)

- 막차는 / 좀처럼 오지 않았다. (3 8)

- 막차는 좀처럼 / 오지 않았다. (6 5)=(×).바람직하지 않다.(주어는 띄어 읽어야 한다)

3. 고저를 정한다.

-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3. 3. 3. 2)

4. 완급을 정한다.

(시낭송에서 ‘고저장단’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 ‘고저완급’이 어울린다.

5. 독(讀), 음(吟), 창(昌). 분위기를 정한다.

- 시의 분위기에 따라 독(讀)책을 읽듯, 음(吟)이야기하듯, 창(昌)노래하듯이,를 정한다.

[기본적인 송시음표]

호흡하며 띄어 읽기 - /, //, ///

호흡 쉬고 끊어 읽기 - ⌵, ⌵⌵, ⌵⌵⌵

연 처리 - ▶

고저와 점층법 - 1, 2, 3, 4

강약 - ▲, ▽

끝부분 올리기 - ↗

끝부분 내리기 - ↘

[황봉학 시인의 특별한 시낭송 지도법]

한 편의 시를,

1. 최대한 느리게 호흡을 끌고 가도록 연속 연습을 시킨다.

2. 최대한 빠르게 호흡을 조절하며 연속 연습을 시킨다.

3. 점점 빠르게 속도를 내어 낭송하도록 연습을 시킨다.

(빠르게 연습을 하는 동안에도 발음과 고저를 지키도록 한다)

4. ‘느리게’와 ‘빠르게’를 혼합하여 연습을 시킨다.

(‘행’ 별로 또는 ‘연’ 별로 나누어 훈련한다)

5. 낭송자가 시의 내용을 충분히 파악한 후, 단어 또는 행과 연별로 편안하게 낭송할 수 있는 완급을 정한다.

<황봉학 시인, 시낭송 교육자>

[윤경숙]

와~
감동입니다
역시 전문가십니다
황봉학 시인 선생님의
바른 낭송기법은 시낭송 론을 말씀하시는군요
고맙습니다
잘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환한미소]

선생님 감사합니다~~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잘 참고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행복찾기]

멋들어지게 갈아 입었던 단풍은 하나 하나 벗어 던지고 내실을 다지려고 땅속으로 깊이 물을 내립니다.
오늘에서야 한줄 한줄 자세하게 읽어 봅니다
감탄입니다.
이제는 낭송을 공부하면서 신중하게 신중하게 해야 되겠습니다.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기길...

[해랑]

세밀하게 짚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시의 뜻을 알고 낭송 기법을 잘 익힌 다음
낭송을 해야겠습니다.

[무지]

시낭송의 기본을 배웁니다.
훌륭한 강의 감사합니다.

[시유심 최재용]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