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달력을 넘길 무렵의 어느 날.
오랜만에 마음의 여유로움을 맛보는 중년이라는 이름표를 단 동창생들의 봄바람은 서서히 일렁거리고 있었다.
청자 빛 하늘나라 속으로 들어가 살고 싶었으나 스튜어디스의 상냥한 미소와 사탕 한 알 입에 넣고 나니 어느 새 제주도에 도착. 공항 대합실 안에는 벌써부터 꽃들이 되어 움직이는 것인가.
봄의 향연에 밀려 시간이 아까워짐은 왜일까?
늙은 야생마들은 허우적대던 삶 속에서 과거로 시간을 되돌려 보기라도 할 듯이 활기 넘친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미니버스는 친구들 십여 명을 싣고 가이드의 계획에 맞춰 牛島(소가 누워 있는 모양)로 향하여 여정의 첫 보따리를 풀어 가고 있었다.
가이드가 일러주는 구수한 제주도 토속 말을 상기시키는 중에도 근 방 눈에 띄는 검은 화석들의 담장들이 환영에 화답을 하는 듯이 질서 정연하게 검은 줄을 그어 놓은듯 인상 깊었다. 모두가 피곤함을 벗어던지며 그렇게 제주도의 첫날밤은 무르익어만 갔다.
다음 날 차려진 아침 식탁은 우리들만의 행복이었다. 순간 여왕 부럽지 않았다.
오전 관광을 위해 꽃단장 분단장에 부산을 떠는 여인네들 모습이 내가 봐도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아침 햇살 화창한 제주의 봄은 우리를 위해서 비춰지는 것 같아 더욱 고개가 으쓱해졌다.
첫 번째 관광지는 한림 공원이었다. 예전에 여미지를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느꼈던 인위적인 느낌과는 판이하게 다른 무언가가 와 닿았다.
무엇보다도 수많은 분재들에게 눈길이 자주 갔다. 적게는 30 년에서 부터 300년까지의 나이를 먹은 할아버지 분재들 보니 고개가 절로 숙여 졌다. 해송, 은행, 소사, 어름 모과, 등 우리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끊이질 않았다.
여기저기서 흔적을 남기느라고 카메라 프래쉬 소리가 분주했다. ‘아, 이게 얼마만의 일인가!’
"아이구 좋아라!, 우리 이런 시간 또 올까?”
한림공원에서는 오직 우리들만의 세상뿐이었다.
우리는 다시 소인국 테마 파크(세계 이름 난 건축물들이 20~30분의 1로 축소 해 놓은 조감도들로 이루어 테마파크)로 발걸음을 옮겼다.
세계 각 지역의 유명한 건물들로 이루어진 그 곳을 거닐다 보니 걸리버의 여행기를 연상케 했다. 한참을 세계 일주에 빠져 있다가 오후에는 서귀포 쪽 중문 관광단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곳은 천지연 폭포를 중심하여 해안으로 널려 있는 작은 섬(외돌괴해안경승지,숲섬,문섬,새섬, 범섬 등)들이 다양하게 펼쳐진 자연경관과 온화한 남국적인 기후로 인하여 천혜의 관광지의 명소가 어쩜 제주도의 대표적인 수식어가 되는지도 모른다.
우린 피곤함을 애써 감추며 숙소에 들어서자 카운터에서 피로함을 깨끗이 씻어줄 선물이 준비하고 있었다.
제주도의 관광을 더욱 즐겁게 보내라는 뜻으로 순천에서 동창생(김)이 전한 ‘한라봉’을 받고 보니 관광의 기쁨은 배가 되었다. 밤 새 상큼한 맛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꽃은 우리의 둘째 밤을 하얗게 장식했다.
다음 날이 관광은 "신비의 섬" 이라는 수식어를 어울리게 하는 제주도 관광이었다. 먼저는 "주상절리"가 많은 곳이었다.
주상절리 생성 과정은 용암이 식을 때는 수축하여 절리가 발생하는데 유동성이 큰 현무암질 용암류가 식을 때는 절리가 규칙적으로 발달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런 점들을 잇는 선의 중앙에서는 양쪽으로 직각 방향의 틈이 벌어진다고 학자들의 말을 했다
는 이곳은 정말 자연의 신비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
여기저기서 울리는 환호성은 더욱더 우리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것이다.
“오; 하느님이시여! 이토록 오묘하십니까?”
절벽으로 이어 병풍처럼 둘러진 웅장한 바위기둥이며, 물속으로 들어 갈듯한 덩어리들로 구성 된 육각형의 바위들의 합창이야말로 자연은 인간에게 순응의 법칙을 직감 할 수가 있었다.
그 곳 또한 s b s 드라마( 올인) 촬영지 셋트 장과 컨벤션이 있는 곳이었다. 컨벤션 센터는 드라마 속에도 자주 보이며 각 나라 유명 인사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곳이라고 해서 자주 눈길이 갔다. 그리고 ‘올인’ 촬영지에 직접 와서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드디어 제주도와 공항의 이별 시간은 다가오고 있는 것인가!
오전 중으로 가야 하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제주도를 상징 하리마큼 유명한 유채 꽃밭이었다.
비취색의 드넓은 수평선 위에 노란 꽃무리가 지금도 눈 속에서 한들거리는 것이다.
우리 일행은 목장을 찾아 사전에 약속했던 ‘애마부인 콘테스트’를 열었고,
드디어 뽑힌 두 친구(정숙, 민숙)들은 ‘조깐주’(조 껍질로 빚은 술)와 낙지볶음을 곁들여 한턱을 내니 그 맛이야말로 꿀맛이 따로 없었다.
포만감에 행복한 시간 속에서 다시 향토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민속 마을을 갔다.
그 마을 부녀부장 겸 면사무소 공무원인 상냥한 여인이 우리를 안내하는 것이 여간 인상 깊은 게 아니었다.
“족 끝에 보질보질 옵소 예” 내 곁에 빨리빨리 오라는 뜻이라고 했다 .
구수한 사투리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친구들은 하루라도 더 그 곳에 있고 싶다며 태풍이라도 불었으면 하고 야단이 아니었다.
“어멍들;바람이 단단히 들었수다래”
이틀 동안에 제주도 방언이 입안에서 맴도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움 일이었다.
국내에서의 해외관광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 제주도가 너무나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날들이었다. 우리 모두가 외국여행을 선호할 것이 아니라 매년 한 번씩 이곳을 들려 우리의 역사와 현재를 알리는 자랑스런 애국자가 되어봄직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도 여고동창 몇이서 제주도 계를 붓고 있는데 결혼들이 늦은탓에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일년 이년 미루고 있답니다. 제주도의 멋과 우정에 취해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군요? 아직 제주도를 가보지 못해 저에게는 환상의 섬이랍니다. 이리도 복잡다난한 일상을 접고 저에게도 언제나 그런날이 오려는지...
첫댓글 글을 읽으며 제주도 여행갔던 일이 생각나네요. 푸른 바다와 노오란 감귤의 그맛! 쭈욱 뻗은 도로와 들녘. 잠시 추억에 젖어 보았네요 . 잘 감상하고 가네요. 건강하세요.
저희도 여고동창 몇이서 제주도 계를 붓고 있는데 결혼들이 늦은탓에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일년 이년 미루고 있답니다. 제주도의 멋과 우정에 취해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군요? 아직 제주도를 가보지 못해 저에게는 환상의 섬이랍니다. 이리도 복잡다난한 일상을 접고 저에게도 언제나 그런날이 오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