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의 법칙에 의해서 수요곡선이 우하향한다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러면 그 배후에 어떤 원리가 작용하기에 수요곡선이 우하향 할까? 이것은 어떤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면 왜 사람들이 그 재화의 구입량을 줄이고,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면 왜 구입량을 늘리게 되는 가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예1)에서 재화에 대한 소비를 늘림으로써 그 재화에 대한 한계효용이 체감하는 것을 설명하고, 예2)에서는 그러한 원리 때문에 그 재화의 수요곡선이 우하향함을 설명하기로 한다.
예1) 사람들은 왜 콜라를 소비할까? 그것은 콜라 소비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만족감(효용)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일정기간 동안에 콜라의 소비량을 증가시키면 이 효용은 어떻게 변할까? 여기서 우리가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콜라의 소비량을 한 단위씩 증가시킬 때 그 각각의 한 단위로부터 추가적으로 얻는 효용(한계효용)이 어떻게 변할까 하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더운 여름날 농구경기를 하고 난 후에 실제로 콜라를 마셨을 때를 생각해 보라. 병 단위로 콜라를 마셨을 때 각 병의 소비로부터 얻은 만족(한계효용)이 어떠하였는가? 아마 첫 번째 병을 따서 마셨을 때의 만족감이 가장 컸을 것이고, 두 병·세 병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만족감이 감소하였을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정도 마시고 난 후에는 즐거움이나 만족감을 거의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콜라 각 병의 물리적 양과 질은 동일하지만 소비자가 이로부터 얻는 한계효용은 결코 동일하지 않으며 소비량이 증가함에 따라 감소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콜라 소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재화가 예외 없이 소비량이 증가하면 한계효용이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이를 경제학에서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라고 한다.
예2) 재화의 한계효용은 화폐가치로 환산해 나타낼 수 있을까? 효용을 어떤 객관적 수치로 나타내는 것이가능하냐 하는 점은 경제학의 오래된 논쟁점 중의 하나이다. 위의 기본개념에서 설명하였듯이 효용은 기수적 효용과 서수적 효용으로 나타낼 수 있다. 실제로 사람들은 어떤 재화를 구입할 때 그 재화에서 얻게 될 효용을 은연중에 화폐가치로 평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콜라 한 병이 1000원이라고 해보자. 이때 콜라를 사려고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콜라 한 병으로부터 얻는 만족(한계효용)의 화폐가치를 1000원 이상으로 평가한 사람일 것이다. 반대로 사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콜라 한 병에서 얻게 될 만족(한계효용)의 화폐가치가 1000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것이다.
이제 한 주일 동안의 콜라 소비량의 한계효용을 화폐단위로 표시해 보자. 예컨대, 갑이라는 학생이 첫 번째 병의 소비에서 얻는 효용에 대해서는 4000원, 두 번째 병은 3000원, 세 번째 병은 2000원, 네 번째 병은 1000원으로 평가한다고 하자. 이렇게 각 병의 소비에서 얻는 효용에 대해 점점 낮게 평가한다는 것은 한계효용이 체감하기 때문이다.
만일 콜라의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가정하면, 갑은 각 병의 구입에 대하여 얼마의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을까? 첫 번째 병에 대해서는 4000원을 지불할 용의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소비에서 얻는 효용의 가치를 4000원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동일한 이유로 두 번째 병은 3000원, 세 번째 병은 2000원, 네 번째 병은 1000원을 지불할 용의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콜라 한 병의 가격이 4000원이라고 하면 갑은 한 병만을 구입하게 될 것이고, 가격이 3000원으로 하락하면 2병, 2000원으로 하락하면 3병, 1000원으로 하락하면 4병을 구입하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4000원일 때 2병을 구입하면 두 번째 병의 소비로부터 얻는 효용은 3000원의 가치밖에 안 되므로 1000원 만큼의 손해가 생긴다. 따라서 가격이 3000원으로 하락하지 않는 한 갑은 2병을 구입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가격이 하락해야만 구입량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재화의 소비로부터 얻는 한계효용이 체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격이 상승하면 구입량이 줄어들게 되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 원리이다.
인간은 합리적이므로 어떤 재화를 구입할 때 그로부터 얻게 될 효용이나 편익이 구입비용보다 커야만 구입한다. 재화의 구입량을 증가시키면 그로부터 얻게 될 한계효용이 감소하는데,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구입량을 늘리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수요곡선이 우하향하는 것(가격이 하락해야만 수요량이 증가하고,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량이 감소하는 것)은 그 밑바닥에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