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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만땅 웃음가득 윤가네 가족까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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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예고편 스크랩 작전 - 오랜만에 만나는 경쾌한 리듬의 잘빠진 한국영화.
미숙이 추천 0 조회 19 09.04.05 05:2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특정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파는 행위를 통해서 시세를 조작하고, 주가를 부풀린 후 대량 매도를 통해 엄청난 시세차익을 챙기는 세력, 그들을 작전세력이라 하는데, 그들은 법으로 금지된 조작된 정보를 흘려서 일반인들을 현혹하고 주식의 실제가치 보다 훨씬 부풀려진 가격으로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정상적인 경제 행위를 방해한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이라는 합법적인 노름판에서 살아남는 법은? 작전에 걸리지 않거나 작전에 성공하거나. 물론 투자를 투자로 보지 않고 투기로 여기는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솔깃할만한 이야기다. 하지만, 투기가 아닌 진정한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작전이란 결국 욕심을 주체하지 못하는 눈먼 투기꾼들에게나 통하는 것이며, 가격 보다 가치를 보고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무의미한 농간일 뿐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투자자라면 가격이라는 현재 보다는 가치라는 미래를 보고 선택을 할 것이기에.

  

오랜만에 만나는 기분좋은 이 영화, <작전>은 최동훈 감독의 <타짜>와 아주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영화다. '주식' 의 '주' 자도 모르고 손댄 주식 때문에 깡통차고 한강 다리까지 갔을 정도로 절망에 빠졌다가 주식 단타매매의 고수로 거듭나는 주인공이나 <타짜>에서의 아귀(김윤석役)와 비견될만한 매력적인 악당, 전직 조폭이지만 주식으로 성공하고자 DGS 홀딩스를 설립한 황종구(박희순役)의 존재. 그리고, 엄청난 액수의 판돈.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판돈이 화투판 대신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걸려있다는 점. 그래서 <작전>은 화투의 밑장을 빼거나 탄을 써서 돈을 따는 대신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작전을 통해서 돈을 챙긴다. 물론 <타짜>가 '화투치면 패가망신합니다.' 라고 우리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착한 영화가 아니듯 이 영화 역시 '함부로 주식하면 깡통차고 목매달기 딱 좋습니다.' 라고 입바른 소리하는 영화가 아니다. 그저 주식시장이라는 합법적인 노름판에 걸려있는 엄청난 액수의 판돈을 둘러싸고 서로 차지하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듯 뒤엉키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며 한바탕 웃고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오락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주인공이 두둑한 배짱과 비상한 머리로 최후에 웃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즐거운 법이다.

  

이 영화가 매력적일 수 있는 것은 지금껏 본격적으로 다뤄진 적이 없는 소재에서 느껴지는 신선함-비록 주식시장을 노름판으로 삼는 주식 투기꾼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타짜>의 굴레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듯 보이지만-과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의 흐름도 물론 큰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흥을 돋구는 캐릭터들의 매력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조폭에서 경제사범으로 전업한 황종구라는 인물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그 점에 있어서 황종구 역할을 맡은 박희순으라는 배우를 칭찬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겠는데, 이 배우의 연기가 대단한건 아주 자연스럽게 잔인하고도 비열한 인물을 소화하면서도 도저히 그 인물을 미워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그가 만들어 내는 특유의 유머 감각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그가 비슷한 선상에 놓여있는 듯한 느낌의 배우들인 송강호나 김윤석과 구별되는 그만의 특징일 것이다. 송강호나 김윤석 못지 않게 박희순도 매우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표현한다. 하지만, 그들과는 다르게 어딘가 인위적인 냄새가 풍긴다. 그점은 <세븐 데이즈>와 티비 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를 거쳐 이번 <작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특히 황종구가 즐겨쓰는 몇몇 대사들을 거의 유행어 수준으로 만들어낸 그의 능력은 꽤나 대단하다. 황종구가 습관처럼 내뱉는 "오케이, 거기까지." 가 전혀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일부러 만들어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잘맞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황종구 외에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의외의 웃음을 선사하는 외자회사의 브로커 브라이언 최(김준성役)나 DGS 홀딩스의 조폭들-특히 단순무식한 이대리와 순박하고 어눌한 인상의 막내-과 같은 주변 인물들을 극과 잘 어울리게 구축해낼 수 있었던 점이 이 영화의 오락적인 측면을 강화시킬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경쾌하고 유쾌한 느낌의 <작전>은 아무도 시도한 적이 없기에 자칫 힘들었을 수도 있는 소재를 신인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경쾌한 리듬의 매력적인 오락물을 선보인 이호재 감독과 작품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매력을 한껏 뿜어낼 줄 아는 배우 박희순의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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