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밀레니엄이 시작된 이래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올려주고 있는 팀을 꼽으라면 팬들은 어떤 팀을 언급할까? 역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는 제국 뉴욕 양키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애너하임 애인절스, 플로리다 말린스가 가장 먼저 언급이 될 수 있겠고, 영건 센세이션을 일으킨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영원한 우승 후보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양키스의 백년 라이벌 보스턴 레드 삭스, 배리 본즈의 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또한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이 팀들은 2000년 이후로 볼 때 메이저리그 팬들을 즐겁게 만든 주체 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팬들이 쉽게 잊을 수도 있는 이 팀을 쉽게 빼놓고 뉴 밀레니엄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시애틀 매리너스 말이다.
시애틀은 2001년 아메리칸리그 역사상 최다 승 타이 기록인 116승을 거두면서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것을 비롯해, 4년 동안 393승을 거두며 메이저리그 어떤 팀들보다도 많은 승수를 기록했다. (2위는 392승의 오클랜드, 3위는 386승의 양키스, 4위는 385승의 애틀란타, 5위는 382승의 샌프란시스코) 에드가 마르티네즈, 존 올러루드, 브렛 분, 이치로 스즈키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도 대거 보유하고 있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단장-감독 콤비라 평가 받았던 팻 길릭과 루 피넬라 콤비 또한 2002년까지 이 팀에 있었으니… 아마 시애틀 만큼 화려하게 지난 4년을 풍미한 팀도 찾기 힘들 것이다. 아, 4년 동안 404패를 기록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필적할 수 있는 상대겠구나…
어찌 되었든 시애틀은 표면상 이렇게 화려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월드시리즈 우승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을 정도로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리고 지난 2년은 똑같이 93승을 거두었음에도 같은 조의 애너하임, 그리고 와일드카드를 다퉜던 보스턴에 밀려서 플레이오프 조차 나가지도 못했을 정도. 지난 4년 동안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던 팀이 2년이나 가을의 축제에 참가하지 못했다니…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겠지만, 아마 후반기 체력 저하와 큰 경기에 약한 선발 투수진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러나 팻 길릭의 뒤를 이어 받은 빌 바바시 단장은 오프 시즌 타력 보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인 투자를 했다. 조금은 이해가 안 되는 선수 영입을 통해서 팬들과 전문가들의 질타를 듣기도 했는데, 확실히 이전 팻 길릭-루 피넬라 황금 투톱과 비교해 볼 때 지금의 빌 바바시-밥 멜빈 콤비는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 두 사람이 만들어낸 합작품은 과연 2004 시즌에도 이전 만큼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Pitcher
Starter
나이
경기
선발
이닝
승
패
탈삼진
방어율
WHIP
1. 프레디 가르시아
27
33
33
201.1
12
14
144
4.51
1.33
2. 제이미 모여
41
33
33
215.0
21
7
129
3.27
1.23
3. 조엘 피네이로
25
32
32
211.2
16
11
151
3.78
1.27
4. 라이언 프랭클린
30
32
32
212.0
11
13
99
3.57
1.23
5. 길 메쉬
25
32
32
186.1
15
13
130
4.59
1.34
Reliever
나이
경기
이닝
승
패
세이브
홀드
탈삼진
방어율
WHIP
(마무리) 에디 구아르다도
33
66
65.1
3
5
41
0
60
2.89
0.98
시게토시 하세가와
35
63
73.0
2
4
16
12
32
1.48
1.10
라파엘 소리아노
24
40
53.0
3
0
1
0
68
1.53
0.79
훌리오 마테오
26
50
85.2
4
0
1
2
71
3.15
0.96
론 빌론
34
19
106.2
6
6
0
0
91
4,13
1.30
케빈 자비스
34
16
92.0
4
8
0
0
49
5.87
1.58
Strong Point
2001년 116승을 거둘 당시 그들은 아메리칸리그 팀이라는 불리한 요건에도 불구하고 3.54의 팀 방어율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랭킹 1위를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도 탄탄한 투수진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4위, 아메리칸리그 팀으로는 오클랜드에 이어서 2위를 차지하며 그 능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그리고 올 시즌에도 역시 시애틀의 이런 자랑거리는 계속해서 유지될 전망이다.
먼저 선발진은 작년과 똑같이 유지되면서 위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나이가 들면서 계속해서 성장세를 타고 있는 41살의 노장 제이미 모여는, 올 시즌에도 성장세는 잇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 수준을 유지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여는 지난 시즌 커리어 최다인 21승과 커리어 최저인 3.27의 방어율을 마크했는데, 전반기 방어율 3.02, 후반기 방어율 3.59로 그다지 크게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지 않았을 정도로 뛰어난 몸 상태를 자랑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했던 9월 달에는 5선발 37이닝을 투구하며 1번의 완투를 포함해 4승 1패 방어율 1.70의 대단한 성적을 올려줬었다. 그렇기에 올 시즌에도 역시 그의 나이를 거론하며 성적 저하를 예상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공인을 받으며 3년간 145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선물 받은 조엘 피네이로는, 올 시즌도 메이저리그 최고의 3선발로서 대단한 활약을 보여줄 예정이고, 지난 시즌 풀 타임 선발로서는 첫 시즌이었음에도 기대 이상의 투구를 보인 프랭클린 또한 강력한 중위 선발을 형성할 예정이다. 프랭클린은 이미 2002 시즌에도 12번의 선발 등판 때 3.91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 받았었다. 그리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복귀 시즌을 멋지게 장식해낸 길 메쉬 또한 메이저리그 최강 수준의 5선발로서 손색이 없는 상황이다. 중 하위 선발진의 튼튼함은 역시 시애틀의 최고 자랑거리이다.
불펜 또한 가즈히로 사사키, 아서 로즈가 나갔음에도 강력함이 계속 유지된다. 일단 미네소타에서 영입한 ‘everyday closer’ 에디 구아르다도는 지난 2년 동안 누구보다 대단한 마무리쇼를 펼쳐왔기에 항상 불안했던 사사키보다 몇 수 위의 선수로 평가되고, 또 지난 시즌 사사키의 빈 자리를 메워 마무리로 활약한 시게토시 하세가와 또한 셋업맨으로서는 메이저리그 최강 수준을 자랑하기 탄탄함을 더해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힐 정도의 유망주인 라파엘 소리아노는 또 어떤가? 지난 시즌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팬들에 알려냈고, 훌리오 마테오 또한 소리아노와 같이 2년차로서 대단한 활약을 펼치며 팀에 확실한 도움을 줬었다. 두 선수 다 지난 시즌 WHIP가 0점 대 였을 정도로 멋진 투구를 선보였었다.
FA 시장에서 영입한 론 빌론도 활용도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빌론은 지난 시즌 휴스턴에서 선발로 활약하며 상당히 좋은 성적을 올려줬었는데, 올 시즌에도 지난 시즌 같은 활약을 보여줄 지 조금은 의심스러운 프랭클린과 메쉬의 뒤를 받치는 백업 선발로서는 활용도가 그만인 선수이다. 또 중간 계투 경험도 워낙 많은 선수이기에 시즌 도중에는 롱 릴리프로 허리를 담당할 수도 있는 상황. 시애틀은 이런 멤버를 또 하나(샌디에고 파드리스에서 영입한 케빈 자비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시애틀의 투수진에는 구멍이 없어 보인다.
Weak Point
이렇게 탄탄한 시애틀 투수진의 유일한 문제는 에이스 프레디 가르시아다. 올 오프 시즌 팀과 연장 계약 논의를 결국 마무리 짓지 못하고 2003년과 같은 1년간 687만 5천 달러에 계약을 맺었을 정도로 이제 팀 내 인지도가 줄어든 가르시아는, 과연 에이스로서 적합한지가 의문스러울 정도로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아직 27살로 적은 나이이기 때문에 그렇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2001년 238.3이닝을 통해 18승 방어율 3.05를 기록하며 사이영상 후보로 선정될 정도 위력은 지난 2년 동안 전혀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4.39, 4.52로 방어율이 계속 떨어지며 불안감만 가중시키고 있다. 바바시 단장도 계속해서 그의 트레이드를 두고 여러 팀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르시아가 불안하다는 것은 그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위치가 에이스인 만큼 로테이션에 미치는 파급효과 또한 상당히 크다. 모여와 피네이로는 어떻게 꾸준함을 보여줄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지만, 4선발과 5선발을 맡고 있는 프랭클린과 메쉬는 지난 시즌 워낙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던 만큼 올 시즌도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게다가 메쉬는 2001년과 2002년 전체를 결장했던 만큼 여전히 부상에 대한 의혹이 깨끗하게 씻어지지는 않는 상황.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면 이전과 같은 에이스 부재 속에 급작스러운 로테이션의 무너짐은 뻔하게 눈에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올 시즌 시애틀 투수진의 키 포인트는 프레디 가르시아인 셈이다.
Batter
Batter
나이
경기
타수
타율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
도루
1. RF 이치로 스즈키
30
159
679
0.312
13
62
0.352
0.436
0.788
34
2. SS 리치 오릴리아
32
129
505
0.277
13
58
0.325
0.410
0.735
2
3. 2B 브렛 분
34
159
622
0.294
35
117
0.366
0.535
0.902
16
4. DH 에드가 마르티네즈
41
145
497
0.294
24
98
0.406
0.489
0.895
0
5. 1B 존 올러루드
32
152
539
0.269
10
83
0.372
0.390
0.761
0
6. LF 라울 이바네즈
31
157
608
0.294
18
90
0.345
0.454
0.799
8
7. CF 랜디 윈
29
157
600
0.295
11
75
0.346
0.425
0.771
23
8. 3B 스캇 스피지오
31
158
521
0.265
16
83
0.328
0.453
0.779
6
9. C 벤 데이비스
26
80
246
0.236
6
42
0.284
0.382
0.666
0
Strong Point
바바시 단장이 이번 오프 시즌을 통해 가장 신경을 써서 보완한 쪽이 타력이기에 역시 타선의 힘은 작년보다 더 있어 보인다. 역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먹튀 제프 써릴로의 심각한 부진 탓에 큰 고민거리였던 3루 자리가 스캇 스피지오로 해결되었다는 것. 스피지오는 메이저리그 경력 8년을 오클랜드와 애너하임 이렇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만 뛰어왔기에 시애틀에는 이래저래 보탬이 많이 되는 선수인데, 지난 시즌에는 커리어 최다인 83타점을 기록하는 등 매년 꾸준하게 2할 중 후반대의 타율에 15홈런 70타점 정도는 해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데이빗 벨과 써릴로의 타격 부진 탓에 고생을 많이 했던 시애틀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뿐만 아니라 외야 자리에서 라울 이바네즈의 재영입 또한 눈에 들어온다. 시애틀 시절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가 캔사스 시티에서 성숙된 기량을 보인 뒤 금의환향한 그는, 올 시즌 주전 외야수를 맡음과 동시에 클린업 트리오를 받쳐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정교함을 갖춤과 동시에 팀 배팅을 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지녔기에, 지난 몇 년간 마이크 캐머론의 무식한 스윙에 질린 시애틀 팬이 있다면 아마 상당히 반가워 할 지도 모르겠다. 유격수 자리에서는 카를로스 기엔의 자리를 대체할 리치 오릴리아가 타격 쪽에서는 기엔 이상의 수치를 올려줄 가능성이 높고, 분-마르티네즈-올러루드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 또한 여전히 건재할 것이기에 타선은 상당히 탄탄해 보인다. 특히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고전했던 올러루드가 정상 복귀를 하기 때문에 팀에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역시 무엇보다 시애틀의 큰 자랑거리는 이치로 스즈키. 메이저리그 최고의 리드 오프로서 얄미울 정도로 센스 있는 타격과 주루 플레이를 만들어 내는 그는, 지난 3년간 시애틀이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 팀으로 자리 매김 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선수이다. 팀이 아직 3년차 밖에 되지 않은 선수에게 4년간 4400만 달러의 거액 계약을 안겨준 것도 이런 설명할 수 없는 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도 그는 그라운드를 공수 양면에서 뒤흔들며 팬들에게는 즐거움을, 팀에는 좋은 성적을 선사할 것이다.
Weak Point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이치로의 체력 문제이다. 시애틀은 이치로가 입단한 뒤 지난 3년 동안 후반기 그의 체력 저하에 의한 성적 저하가 시작될 때 팀 성적이 크게 곤두박질 치는 것을 경험했는데, 당연한 것이 이치로는 첫 타자로서 일단 살아나간 뒤 그라운드를 온통 뒤흔들려 후속 타자들이 혼란스러운 투수를 쉽게 승부할 수 있도록, 그리고 수비에서는 3년 연속 골드 글러브 수상자답게 엄청난 수비 능력을 자랑하며 팀 분위기 상승을 주도하는 선수이니 말이다. 그가 체력적으로 162경기를 모두 소화하는데 부담을 느껴 체력이 크게 떨어질 경우 자연히 최대 장기인 스피드가 떨어져 공수 양면에서 제 모습이 나오지 못하는 만큼, 올 시즌 역시 이치로가 얼마만큼 후반기에 버텨주느냐가 타력에 있어서는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다.
그리고 바바시 단장이 영입한 세 선수 스캇 스피지오와 라울 이바네즈, 리치 오릴리아가 만들어낼 수비의 구멍 또한 정말 큰 문제디. 스피지오는 비록 3루를 볼 수 있는 존재인 것은 사실이지만 원래 1루 자리가 주요 포지션이었던 만큼 풀 타임 3루 수비는 상당히 불안하고, 이바네즈 또한 뛰어난 수비를 자랑하지 않은 선수이기에 문제가 된다. 오릴리아 역시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상을 자주 당하고 그에 의해 스피드의 저하, 어깨의 약화, 수비 범위의 급격한 축소 등을 경험하기 있기 때문에 디트로이트로 떠나 보낸 카를로스 기엔을 그립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팀이 자랑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수비수 마이크 캐머론이 뉴욕 메츠로 이적을 했는데, 단순히 그의 공백이 문제일 뿐만 아니라 중견수에 익숙하지 못한 랜디 윈, 또 그가 커버해주지 못할 좌익수 이바네즈는 시즌 내내 수비 문제를 일으키리라 보인다. 즉 우측에 있는 1루 올러루드와 2루 분, 우익수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자랑하겠지만, 좌측에 있는 유격수와 3루수, 좌익수 수비가 모두 불안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공격력도 저 세 선수가 두드러지게 팀에 플러스 요인을 줄 지는 미지수이다. 스피지오야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도 있겠지만, 오릴리아의 경우는 이제 부상 때문에 풀 타임 출장 조차가 의심스러운 선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게다가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잘 나갈 때에는 배리 본즈 이펙트를 받았었는데, 시애틀에서는 그것도 없을 뿐더러 상당히 큰 세이프코 필드를 홈 구장으로 쓰는 만큼 오히려 더 크게 부진할 수도 있어 보인다. 아무리 생각해도 315만 달러를 들여 오릴리아를 영입하고 240만 달러의 기엔을 팔 필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바네즈도 타자들에게 상당히 유리한 캔사스 시티의 로열스 스타디움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던 선수다. 세이프코 필드에서는 크게 고전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애틀은 아마도 아무리 삼진을 많이 당했어도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랭킹 뒤에서 2등인 팀에서 홈런 20여개 정도를 5년 동안 꼬박꼬박 때려준 캐머론의 한 방을 그리워하게 될 지도 모른다.
Mariners’ 2004 Season Outlook
빌 바바시 단장에게 현재 쏟아지고 있는 비난은 어떻게 본다면 당연한 것이다. 그는 명 단장 팻 길릭의 뒤를 이어 받은 뒤 지난 몇 년간 팀에 큰 일을 해줬던 카를로스 기엔과 마크 맥클레모어, 아서 로즈, 마이크 캐머론 중 하나도 잡지 않은 채 모두 내보내 버렸으며, 그와 비교해서 절대 낫다고 할 수 없는, 오히려 떨어져 보이는 리치 오릴리아, 스캇 스피지오, 라울 이바네즈를 영입했으니 말이다. 특히 워낙 중견수 쪽이 넓은 세이프코 필드의 특성을 완벽히 커버해주던 최고의 수비수 캐머론은 정말 그리울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오히려 타력보다는 투수력과 수비력이었는데, 바바시는 오히려 투수력과 수비력은 보강에 소홀히 하고 타력 증강에만 신경을 썼다. 오히려 이들에게는 후반기까지 확실하게 팀 로테이션의 맨 윗 자리를 담당해 줄 수 있는, 플레이오프에서 확실하게 버텨 줄 수 있는 에이스가 필요했다. 가르시아는 넌 텐더 FA로 풀거나 트레이드로 다른 팀에 넘기고, 바톨로 콜론 같은 에이스 영입에 신경을 썼다면 예전과 같은 문제는 반복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전반적으로 본다면 그들의 전력은 올 시즌도 탄탄하고 상당히 강한 편이다. 그렇기에 지구 우승은 물론 플레이오프 진출도 노릴 수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여러 면에서 입증되지 않은 불안 요소가 많다. 가장 신경에 거슬리는 것은 팻 길릭-루 피넬라 황금 투톱이 빌 바바시-밥 멜빈으로 바뀌었다는 것. 결국 길릭과 피넬라가 돈 문제로 갈라서게 되는 아픈 상황(물론 정확히 말하자면 피넬라와 돈을 덜 쓰려는 구단주와의 싸움이겠지만)이 현실화 되었지만, 실력 만큼은 메이저리그 최고였으니 말이다. 새롭게 짜여진 투톱이 2004 시즌을 향해 던진 출사표는 이전에 비해 볼 때 조금은 불만족스러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