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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천닉네임: 정치학도512
나이: 22
소속: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온건훌리건이며 서열론보다는 정치,종교,사학,또는 인물에 대한 객관적 평가,페미니즘에 관
한 논리적이면서도 편파성 같은게 훌리건으로서 심하지 않으며 몇몇 훌리들 (거의 모든 훌
리들) 에게서 문필적 우월성 및 강훌의 매너와 언제나 중립에 서는 자세를 모범적으로 보여
주면서 추앙을 받는 강훌중 손꼽히도록 훌륭한 훌리라 할 수가 있겠다.
이 훌리건 '정치학도512'를 내가 주목하는 이유는 글 잘 쓰는 훌리는 많았었지만 논객으로서
자격이 타당한 사람이 그다지 없었다는게 논거다.
나같은 입 하나만 산 훌리와 다르단 것이다.
ㅡ.ㅡ;
개인적으로 안면이 없어서 인물 됨됨이가 내가 생각하는대로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사람이
올렸던 그간의 일필휘지가 돋보인 글들에 관해서 흠모를 표한다.
골든이 비웃음 반,공신력 반으로 '훌천판 라크리'라고 칭해진데에 반해서 정치학도512는
차후에 정치부 기자도 꿈꾸는 인물답게도 언제나 사회전면적 문제에 대해서 다각적 관점을
끊이지않는 시각을 유지해온것에 가끔은 오르비 라크리하고도 대등비교가 되기도 했었다.
물론 나와는 정치학도512님의 경우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삼국지' '정치' '모차르트'에 관해
글들을 올렸을때는 꽤 공통점 있다고 생각한적도 때론 있었다.
이것은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정치학도512님 같은 사람은 만나보면은 생각하는것만큼
그다지 지루하지않을거 같다는 것이 내 지론이란다.
음... 그리고 정치학도512님 카투사 붙으셨다는데 잘 되시길 빌구요.
오래껏 훌천에 남아주세요.
글두 앞으로 많이 보고 싶군요.
나가시더라도 글 삭제치 마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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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번호:10970 글쓴이: 정치학도512
조회:69 날짜:2003/11/19 23:52
.. 유신론이냐 무신론이냐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이, 적어도 인간사회의 토론만으로는 명쾌한 해답을 도출하기 어려운 성격의 문제인 것 같다. 그렇기에 인류사상 상이한 종교관으로 인한 갈등(규모가 클 경우 전쟁)이 상존해왔고,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석학이나 철학자들이 저마다 종교에 대하여 탐구하며 나름의 해답을 도출하려 했다만, 오늘날까지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게 아닐까?
물론, 신은 존재하거나 혹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 외의 참신한 논리도 접해본 적이 있다. 서강대학교 오강남 교수는 저서 '예수는 없다'에서 우리는 문자해독중심의 기독교 맹신과 실증주의를 버리고 오히려 예수의 위대한 행적과 사랑의 복음이 오늘날에 주는 함의에 주목해야 한다고 논한다. 그는 예수의 신성을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 애매한 입장에 서 있어 열성 기독교인들의 비판을 사기도 했다.
그의 논리는 이거다. "절대자가 존재한다면, 그는 시공간의 틀에 구속되어 우리에 인식되는 존재로 전락해 절대자가 아니게 된다. 즉, 절대자는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리이다.
나의 경우는 일단 '절대적인 존재(신)'이나 실존(섭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현재 채택하고 있지만, 나의 지식과 의견으로 유신론자들을 모두 설득할 자신은 결코 없다. 내가 그들보다 더 깨어 있고, 더 많이 안다고 볼 수도 없겠지. 다만, 유신론자나 특정 종교인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유신론으로 돌아서지 않았고, 아직도 무신론의 길을 가고 있다.
그 어떤 뛰어난 논증과 달변으로도 명쾌히 설명되지 않았던, 그리고 앞으로도 쉽게 그 결론을 도출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되는 난제 '신의 존재 유무'에 대한 입장 차이는 일단 인정해야 할 것이다.
다만, 역사상 있어왔던 상이한 종교관들의 대립 격화의 우는 피해가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역사상 신에 대한 제반의 비전을 제시하며 특정 종교관을 보급한 이들(예를 들면 예수, 석가, 마호메트, 아우구스티누스 등등)이 존재한다만, 이들이 자신들을, 혹은 자신들이 제시한 영적,종교적 비전을 후대인들이 숭배하는 차원을 넘어 배타적으로 고집하기를 희망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물론 이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풍부한 자료가 다소 부족해 이들의 업적과 생각을 후대에 100% 객관적으로 고증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과연 예수는 수차례에 걸쳐 일어난 십자군 전쟁이나, 부시행정부의 대이라크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석가는 수많은 중국의 황제들이 '황제부처'임을 자처하거나, 지방 토호세력을 억누르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불교를 강제로 민중에 보급한 중국과 한국의 권력층의 행태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사람들이 자신을 믿고 우러르니 기뻐하며 히죽였으리라 보는가? 결코 그렇지 않으리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역사상 유구한 역사와 권위를 가진 주요 종교의 창시자들이나 관련 이론가들 혹은 성직자들의 대부분은, 보다 행복한 삶에 대한 희구와 아울러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항상 엿보인다. 제사장의 횡포, 유대인의 고통 등이 모세와 예수를 낳았고, 불합리한 카스트제도로 고통받는 수드라와 파리아(이들은 수드라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아 거리에서 맞아 죽어도 사람들이 매장해주지도 않았다 한다)의 고통과 보다 나은 삶에 대한 기대가 석가에 대한 신봉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
태초에 아름답고 선한 의도로 시작된 종교도, 후대에 이르러 권력의 정당화와 공고화 내지는 이해관계를 교묘히 감추는 명분으로 전락한 바가 많았다.
종교를 믿는 이들은 적어도 자신들이 믿는 종교적 주체와 교리의 참 뜻을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예수를 믿는 개신교도들의 입장에서 '나 이외의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교리에 입각해 여타교도들을 개신교로 이끌어 '구원'하고자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고...후대에 제사상도 차려주지 않아 귀신이 되어 떠돌거나, 혹은 '음기'가 가득한 여자가 제사를 주관해 귀신에 좋지 못할 것을 두려워해 득남에 열올리는 유교 담지자들도...이해는 해 주어야 하겠지..
다만, 해답을 도출하기 힘든 '신의 존재 유무'에 대한 논의는 계속하더라도, 이 논의 자체가 건전한 형이상학적 논의의 차원을 벗어나 감정적으로 치닫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앞에 어떤 훌리가 크리스찬들의 10일조 헌금이라든지, 자본주의 예속 등등을 비판한 것 같은데...실제 사회학적으로도 종교인들의 자본주의로의 예속과 영합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큰 불상 세우기 운동'이라든지 '경매에 가깝게 천박하게 이루어지는 일부 교회의 헌금 문제' '큰 교회 짓기' 등등 자본주의와 자기과시에 의해 종교의 진리 궁구가 아닌 자기과시와 타교비방으로 종교가 얼룩져 있다고 본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사망해 '국장'을 치를 경우 불교, 개신교, 천주교 순인가로 해서 3중 종교제의를 치르고는 한다. 한국종교의 문제 중 하나로 '짬뽕 종교'가 거론되고는 하지. 교회나 절에 가서 기도하고 집에 올 때 부적하나 사들고 오고, 시간 남으면 점쟁이에게도 들르는 게 한국 종교의 현주소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자체가 어떤 사람에게 '이러이러하니 기독교나 불교는 믿지 않아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비판의 대상은 '불교 믿는 자'나 '기독교 믿는 자'들의 비뚤어진 믿음과 어이없는 행태이지, 이런 측면에서 기독교나 천주교, 불교 교리에 대한 자체비판이 이루어진다면 이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내가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는 어떠한 종교도 나에게 '이것이 진리다' 라는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데다, 나름대로 종교철학적 고민을 해 본 결과 신은 없다는 개인적인 판단이 섰기 때문이지, 기독교나 불교 등 특정 종교가 돈 먹고 못된 짓해서는 아니었다. 이런 면에서 Golden이 '예수를 믿으나 크리스찬은 믿지 않는다'는 말이 적실성을 가지는지도 모를 일이다.
암튼, 그런 얘기고~ 훌천에서 대학서열에 대한 난상토론 외에도 종교와 같은 형이상학적 문제에 대하여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지게 된 것을 일단은 환영하고 기쁘게 생각한다. 모두들 나름대로 고민하고 또 대화하면서 각자의 건전한 종교관을 수립하길 바란다.
순결의식에 대한 고찰
번호:4533 글쓴이: 정치학도512
조회:159 날짜:2003/10/13 15:21
.. 순결...참 좋은 말이네...그런데 과연 이 단어가 성경험이 없는 여성(남성도 포함해서) 을 표현하는 단어로 적절할까? 순수하고 깨끗하다...음.
성행위 경험이 없는 남녀가 순수하고 깨끗하다고 구별지어 말하는 것은 성행위 경험이 있는 남녀를 불순하고 더럽게 보는 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럼 결혼한 남성과 여성은 불순한가?
만일 순결이 이러한 의도로 쓰여진 용어가 아니라면 결론은 간단하다. 성행위가 뭔지 알지도 못하는 꼬마애들에게조차 괜찮은 뉘앙스를 주는 용어 '순결'......
사회의 여성을(요즘엔 남성에도 순결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의 역사적으로 순결은 여성에 강조되어 왔다) '결혼'이라는 제도로 합법적 부부로 인정받기 전까지 아름다운 용어로 추켜줌으로써, 결혼 이전에 성적으로 일탈하지 않게 하려는 지배이데올로기인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이런 구시대적 이념과 제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초중고등학생에게 이유없이 순결을 강요하고 이를 다양한 영상물과 권위있는 학자까지 동원해가며 가르치고 주입한다.
아까 답글에도 달았는데 , 모든 조직, 특히 국가에 있어 가장 최핵심은 폭력이다.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이 되었든,자연상태가 되었든 간에
사람들은 선천적 능력과 세, 운이 저마다 다르고, 이처럼 권력과 자원이 한 쪽으로 집중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투쟁이나 타협의 과정을 거쳐 국가가 탄생한다. 총체적 종합적 능력의 차이에 의해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생겨나지. 실제 군주란 존재가 계약론에 입각해 만들어진다는 설도, 군주에 가까운 세력자가 있을 때 성립하고 타협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저건 부수적인 소리고.
흑진주야~ 순결하게 살고 싶으면 그렇게 살아라.니가 믿는 기독교도 아마 순결을 덕목으로 가르칠 테고, 너 자신의 철학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근데, 널 보고 있으면 왠지...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중산층 여성의 예비역을 보는 것 같구나...마치 우리 엄마처럼 말이지...ㅡㅡ
이화여대 나와서 서울대나 의치한의대 나온 소위 그냥 잘 나가는 엘리트 남성과 혼인하게 되고, 아주 극단적인 사람들은 순결을 두툼한 월급봉투가져오는 남성의 노동과 교환한다고도 본다지만 그렇게까지 보고 싶진 않다만....
이 담에 쇼핑도 하고, 전화도 하고, 아줌마가 되어 수다도 떨겠지...
니가 좋아하는 까르띠에, 루이비똥도 쓰고 말야...
교사가 된다면 나름대로 수입도 생기겠지.....
그리고 20년 후, 니 자식을 또 사회에 길들여진 명문대생으로 만들기 위해 학원, 과외 실어날라야겠지....
뭐, 이런 사람들은 상당히 보편적으로 다수 존재하고 있으니, 내 할말은 없다..
근데 흑진주 너는 '한국에서 이대생으로 사는 것은, 기독교 정신으로 세상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했다...내가 너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니 인생은 내가위에 적은 데서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다...니 인생의 목표도 교사 아니냐...
과연 그것이 세상에 도전하는 일인가? 세상에 도전한다는 말을 함부로 쓰지 않기를 바란다.
넌 오히려 사회에서 인정해주는 이화여자대학교 학생이고, 사회에서 안정적인 직업인 교사를 희망하며, 사회에서 안정되고 어느 정도 쳐주는 평생직장을 가진 남자친구(혹은 남편)를 사귀려 하고, 힘의 논리에 의해 생겨나 그 자체가 하나의 권력사인 종교(너의 경우 개신교) 를 신봉하며
사회의 이모저모에, 너가 부인할지언정, 알게모르게 길들여져 사회의 가장 보편적인 코스를 밟고 있다.
그리고
넌 아마 반박하겠지?그 보편적인 게 나쁜 거냐고, 인간이 사회에 길들여지지 않고 살 수 있냐고...
맞는 말이다. 사회에 길들여지지 않은 사람에게 힘과 능력, 리더쉽이 있다면 새로운 시대적 패러다임을 창출해 내는 것이고,이는 다시 정교한 권력과 제도로 고착되어 또 그 제도에 길들여지는 다수의 사람이 생긴다.
즉 '영웅은 창조하고, 범인은 종속된다' 나는 영웅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조조나 줄리어스 시저, 진시황, 아리스토텔레스,한비자 정도? 물론 이 사람들도 나름대로 사회화 과정을 거쳐 길들여졌던 시절이 있었고 말야..<----이건 주된 내용이 아니고
사회의 제도를 거부하고 길들여지지 않은 사람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갈 힘과 능력이 없을 경우 ---> 사회적 편견과 제재 속에 제도로서 처벌받을 수도 있지..
보편적인 것은 나쁜게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인 사회화의 길, 제도속에 사는 길을 거부하라고 하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보편적인 인생을 살게됨을 인정하겠다면, 왠만한 의견은 서로 존중하고 이해해 줘야지
바흐>>>>>>>>>>>>>>>>>>>>>>>메탈리카 라며 대중음악과 예술을 저질시하고 이해해주지도 않고(예술과 미학의 입장에서 바흐의 것이 더 고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가 바흐만 듣고 어떻게 살겠냐...)
나이트 가는 사람 경멸한다고 했지?(인간은 원래 성적인 동물이고, 남성의 본능은 속된 말로 씨를 뿌리면 새로운 여성을 찾아 떠나는 것이라고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밝혔다...) 사람이 제멋대로 본능대로만 살 수도 없지만, 성적인 순결을 특정한 종교와 법, 제도의 눈으로 강요하고 안 지키는 사람을 일방적으로 매도할 시대는 아니지 않니?
뭐, 니가 순결하게 살고, 순결한 남성을 만나 살고, 의치대한의대생 사귀고, 바흐 음악 듣고, 명작 도서 읽고 사는게 잘못되었다는게 아니야
어쩌면 너야말로 사회가 가장 원하는 스타일의 life style일지도 몰라
근데, 난 그렇게 살고 싶지가 않네...
나뿐이 아니겠지
너와 같은 삶을 살려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남을 조금도 이해하지 않고
이교도 불쌍하다. 사탄이다
순결해야 한다. 나이트가면 경멸하고, 성경험있으면 불순하다
메탈리카 따위 저질음악과 바흐를 비교하냐
고전 원서를 읽어야 한다
내 글에 교회얘기가안나올수 없다
는 식의글을 올리니 한때 많은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했던 거 아닐까?
그런 삶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고, 이를 공공연히 글로 드러내고 감정적으로 표출해 너와 다른 세계관,가치관을 가지고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을 경멸해버렸기 때문이야...
아무튼 이만 쓸련다
레포트를 쓰기 위해 '아마데우스'를 다시 봤는데...
번호:5759 글쓴이: 정치학도512
조회:46 날짜:2003/10/24 02:30
.. 정말 모차르트는 '천재'다....
하늘의 개념이나 종교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천재'란 개념은 조심스레 경건한 마음으로 접근해야 함을 느끼게 된다. 제발 어디가서 '나 아이큐 150이다' '나 명문대생이다' 등의 말로 천재를 자임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 역시 당찮은 자신감으로 스스로를 '천재'라 생각하며 중고교 시절을 보냈다.
천재란 보통 사람이 하는 일을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사람도, 보통사람보다 다각도로 조명하는 사람도 아닌 것 같다...
학계에서 밝히기로 모든 아이들은 '시냅스'(뇌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무엇이라 하더군) 가 풍부하고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성장하면서 시냅스가 단순해 진다고 한다. 시냅스가 많고 다채로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교통으로 비유하자면 '도로가 많아서 어느 한 곳이 정체되어도 다른 곳으로 용이하게 갈 수 있음'과 마찬가지로, 고도의 정신작용을 빠르게, 정확하게 함을 뜻한다...얼마전까지 이에 관련한 논문을 읽고 천재의 한 정의로서 나름대로 인정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천재는 지금 헤아리기로는...아이큐 높은 사람도, 사회적 성취가 높고 빼어난 사람도, 시냅스가 풍부한 사람도 아니다..
천재에 대한 과학적, 이성적 접근은 '아마데우스'에서 적어도 나에게 있어 회의적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사실, 살리에리만한 음악가도 드물다. 황제 앞에서 공연하여 '당대 최고의 작곡가'로 칭송받으며 표창까지 받았고, 음악인의 엘리트코스를 밟으며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러나 그는 천재가 아니다.
천재란, 남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그것도 아주 즐겁고 쉽게 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모차르트의 음악, 그것은 하나의 전율, 아니 살리에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의 음성'이다.
왜 신(하늘)은 방탕하고 음악에 대한 경건한 이해도 없고, 신에 헌신적이지도 않았던 모차르트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주고, 나아가 인류사상 최고로까지 꼽히는 천재성을 안겨준 것일까?
항상 경건하게 신에게 기도하고, 음악에 헌신하며, 평생 작곡하기만을 사랑해온 살리에리에게는 왜 신이 그의 목소리를 낼 영광을 주지 않은 것일까?
아직까지도 '신'의 존재에 대해 부정적인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모차르트와 같은 존재를 보면, 그리고 재능이 그 사람의 선악, 삶의 철학, 노력 등 인간이 생각하는 논리와 전혀 다르게 부여됨을 보면 대략 신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아주 잠시 해본다.
모차르트가 아닌 살리에리에게 천재성을 , '신의 목소리'를 부여하였다면 그 신의 섭리는 우리모두가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일 만한 정도이나
그것을 살리에리가 아닌 모차르트에게 주었다는 점에서, 신의 섭리는 이해하기 힘들면서도 절로 인간을 '신 앞에 경건하게 하는' 위대한 것이 되고 만다....
'진인사 대천명' 고등학교 때 배운 말인데, 오늘 평생 6번째로 아마데우스를 보면서(머리에 개똥철학이 자리잡은 후로는 처음인 듯하다) 그 교과서적이고 무조건 기말고사 준비하느라 외웠던 말조차 새롭게 다가오네.
인류사상 모차르트보다 뛰어난 인물이 있었을 수도 있다. 인류사상 모차르트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 걸물이 아마도 있었을 것이며, 비단 모차르트만이 수천년 인류사의 유일한 천재는 아니었다고 봐야겠지.
그러나, 오늘 모차르트는 적어도 '인류사상 가장 전율스러운 천재'였으며 '신의 화신'일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잠자리에 들련다.
내가 살리에리였다면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그저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가 아닌 절망과 증오까지 느꼈던 살리에리가 영화 마지막에 말한다.
'나는 보통 사람의 챔피언이고, 수호신이오' 라고...
모차르트: 살리에리 = 신:인간 이라면 너무 오버하는 공식이 될 터이지만
대략 인류사가 신과 인간의 싸움일 수도 있는 것이며
대저 '순자'를 읽으면 '人定勝天'한다는 말도 있었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를 죽였다. 아니 죽이려 했고, 결과적으로 모차르트는 죽었다. (영화에서는 살리에리가 죽였다는 말은 전혀 없다. 나 또한 살리에리가 죽였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간' 살리에리가 '신' 모차르트를 죽이고자 했고 결과적으로 모차르트는 죽었다)
인간이 신을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러나 또한 신이 마음을 먹으면 인간을 꺾을 수 있음을 영화 초반부에 느꼈다.. 살리에리가 '내가 모차르트를 죽였다'라 말하면서 자살을 기도할 때 모차르트의 음악이 배경으로 흘러나온다. 얼마나 절묘한 영화감독의 아이디어인가!
내가 제딴에 주목한 것은 영화 종반부에 병석에 누운 모차르트가 '살리에리'에게 부탁해 자신이 다음날 밤까지 완성해야만 하는 음악을 부르는데로 받아써 주기를 바라고 살리에리가 이에 응해 함께 작업하는 장면이다.
니체는 신이 죽었다고 했는데, 신은 죽어야 하는 존재인가?
과연 신의 존재를 갈음할 수 있는 초인이 이 세상에 있을까?
쓸데없는 말이 길어졌는데, 대략 아마데우스 보기를 추천하며
다시 한번 아마데우스를 지금보다 더 늙어서 보고 싶다.
'아마데우스'는 '신의 사랑'이란 뜻이라고 한다. 신은 누구를 사랑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