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산>
<황룡사>
언 제 : 2011년 02월 02일(화) 날 씨 : 맑음(포근) 어데에 : 강원도 원주의 미륵산 누구와 : 마누라 산행시간 : 3시간(경천묘~황산사터~미륵마애불~미륵봉~미륵산정상~경천묘) (등산로안내) 구정명절 연휴를 맞이하여 아내와 함께 미륵산을 찾아간다. 몇 년전 여름 홀로산행을 한 후 겨울철 미륵산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예전에는 황룔사에사 신선봉을 거쳐 미륵봉으로 올랐으나, 오늘은 곧장 경천묘를 찾아간다. 유난히도 기승을 부리던 추위도 2월로 접어들며 많이 누그러 들었다. 경순왕을 모신 경천묘는 굳게 닫혀 있다. '안내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로 전화를 달라'는 문구만 대문앞에 걸려 있고, 한옆에 자리한 거북우물만이 쉼없이 샘물을 내뿜고 있다. 미륵산 아래 쓸쓸히 자리하고 있는 경천묘는 신라의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이 신라가 쇠약해진 틈에 후삼국이 형성되고 고려의 왕건이 세를 키워가자 백성의 안위를 위하여 전쟁을 하지 않고 고려에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한 뒤 전국의 명산(名山)을 두루 다니다가 용화산(미륵산)에 올라 수려한 경관에 반해 그 정상에 미륵불상(彌勒佛像)을 조성하고 그 아래 학수사(鶴樹寺)와 고자암(高自庵)이란 절을 짓고 말년에 의탁하였던 곳이다.
신분제도가 엄격하였던 신라때, 항상 신분에 눌려 궁핍하고 힘들게 살아온 평민들이 구원을 기다리며, 기도하고 희망을 기다리는 구원의 상징인 미륵불이 산의 정상 아래 자리하고, 지금의 지명 또한 귀한 분이 다녀가신 곳이라 하여 귀래(貴來)면으로 남게 되었다. 평화적 정권이양을 반대한 왕자 마의태자와 경천왕의 공주였던 덕주공주의 애환이 담긴 월악산 하늘재 아래 자리한 미륵사지와 함께 신라 마지막 왕가의 비운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부도>
경천묘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길로 접어든다. 포근하고 화창한 날씨가 산행을 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다. 미륵산은 크지 않은 산으로 느긋하고 여유롭게 걷는다. 갈참나무가 우거진 산은 여기저기 바위돌이 흩어져 있다. 20분쯤 오르면 항산사터가 나온다. 예전에는 꽤나 규모 있는 절이 었으나 지금은 3층석탑과 부도만이 남아 있고 조립식 암자가 하나 자리잡고 있다. <황산사터>
<3층석탑>
황산사터에 오르자 흰 고양이 한마리가 졸졸 ?아 다닌다. 먹을 것을 달라는 눈치로 등산객들을 따라 다니며, 꽤나 먹이를 얻어 먹어 본 것 같다. 뛰따르던 부부산객의 말로는 이녀석이 눈치가 9단으로 먹이를 얻어먹고 나거나 먹이가 없는 사람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며, 배신자란다. 간식으로 가져온 고기만두를 한개 꺼내주니 느긋하게 식사를 즐긴다.
황산사터를 지나면 암릉산행이 시작된다. 밧줄이 달려 있는 바위산은 미륵봉 정상까지 이어진다. 중간에 커다란 암벽에 음각으로 새겨놓은 미륵마애좌불상이 있고 아래로 불전함이 있다. 미륵마애좌불상으로 오르는 길은 누군가 눈을 쓸어 놓았다. 주위를 살펴보니, 바위 아래로 텐트가 쳐저있다. 미륵불에 기도하러 올라온 분 같은데 텐트에 기거하며 눈을 쓸어 놓은 것 같다. 약간의 시주를 하고 예를 올린뒤 산행을 계속한다.
미륵산은 원주시 남쪽, 충주시 소태면과 경계를 맞댄 귀래면의 미륵산(689m)은 기암 괴봉과 노송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산이다. 미륵산은 정상에 거대한 미륵마애좌불상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석처럼 멋드러진 암봉이 12개나 치솟아 독특한 산세를 나타내며 바위틈을 비집고 붙어있는 노송이 그 절묘함을 더한다. 겨울철에는 노송과 암벽에 피어 있는 설화가 일품이다. 산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부드러운 능선길과 아기자기한 암릉길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산행의 정취와 묘미를 느끼게 한다.
<미륵마애좌불상>
마애좌불상을 떠나면 밧줄에 의지하여 길게 암봉을 올라야 한다. 이 구간은 위험하기도 하지만 미륵산 산행의 백미라고도 할 수 있다. 미륵봉 정상을 못미쳐 산부인과 바위가 나온다. 한 사람이 겨우 빠져나올 만치 비좁은 굴을 버벅대며 기어 나와야 한다. 그래서 산모의 출산처럼 고통스럽게 빠져 나와야 한다고 해서 산부인과 바위라 부른다. <산부인과바위>
산부인과바위를 지나 밧줄을 잡고 오르면 미륵봉 정상에 오르게 된다. 미륵봉은 두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모습은 흡사 원주 감악산의 정상의 일출봉, 월출봉 두개의 암봉을 연상케 한다. 암봉에는 분재 같이 멋지게 자란 노송들이 어우러져 좋은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미륵봉정상>
<십자봉, 치마바위로 향하는 남릉>
미륵봉 정상에서 북동쪽을 보면 백운산과 치악산맥이 보이며 동으로는 십자봉이, 남서쪽 멀리로는 남한강 물줄기가 보인다. 남으로 신선봉으로 향하는 능선이 울툴불퉁 늘어서 있고 북으로 미륵산 정상이 지척으로 가까이 보인다. 참으로 시원한 조망이 일품이다. <미륵봉정상2>
<미륵산정상>
그런데 황산사터에서 만두 한 개 빼앗아 먹은 흰고양이가 암봉으로 이루어진 미륵봉 정상까지 ?아 왔다. 암봉을 타고 올라와 먹을 것을 달라고 ?아 다닌다. 이곳에서 간식으로 싸온 야채만두는 내가 먹고 고기만두는 고양이 차지가 되어 버렸다. 미륵봉을 내려와 미륵산 정상으로 향한다. 이곳은 눈이 쌓여 있고 사람의 발자욱이 거의 없다. 미륵봉에 비하여 미륵산 정상은 별로 볼품이 없기 때문에 산객들의 발길이 뜸한 것 같다. 버벅대며 눈길을 내려와 암릉구간을 지나 10여분이면 미륵산 정상에 오르게 된다. 미륵산 정상은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고 한옆으로 정상표지석이 서 있다.
미륵산 능선은 아기자기한 암릉으로 이어진다. 암릉마다 분재와 같이 아름다운 노송들이 속세의 때가 묻지 않은 그대로다. 그래서 이 작은 산인 미륵산은 충분히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가 있는 산이다. 소나무 사이로 십자봉 줄기가 눈에 들어오고 30 여평 넓이 헬기장인 689m봉에서 조망은 기대 이상으로 장쾌하고 막힘이 없다. 북동쪽으로는 원주로 이어지는 19번 국도 상의 작은양안치와 큰양안치가 실낱처럼 내려다보인다. 큰양안치에서 시계바늘 방향으로는 백운산 정상과 멀리 치악산맥이 하늘금을 이룬다. <미륵산정상, 뒤로 보이는 것이 미륵봉>
동으로는 귀래면 운계리의 거대한 분지 위로 십자봉과 삼봉산 줄기가시원스레 시야에 와 닿는다. 남동으로는 귀래면소재지 운남리가 샅샅이 내려다보이고, 남으로는 689m봉 남릉상의 마애불이 있는 미륵봉이 마주보인다. 미륵봉에서 오른쪽으로는 충주시의 국망봉과 보련산 줄기가 아련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북서쪽으로는 봉림산과 현계산 줄기 뒤로 문막 들판지대가 아련하게 전개된다. 정북으로는 명봉산과 덕가산 줄기가 보인다. 산상으로 불어 오는 바람은 온유하다. 모처럼 겨울산행에서 부드럽고 온유한 바람을 맞아 보는 것 같다. 이 부드럽고 온유한 바람이 산상의 눈까지도 녹여 척척하게 만든다. 잠시 조망을 즐기고는 하산을 한다. 하산은 동쪽 계곡을 택한다. 미륵산 정상에서 북릉을 타다가 희미한 동쪽 등산로를 따라가면 계곡으로 내려 앉는다. 이 길이 주차지까지 가장 가까운 길이기 때문이다. 산객들이 별로 찾지 않는 동쪽 계곡은 꽁꽁 얼어 붙어 있고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서 또 다른 운치를 느낄 수가 있다. 계곡의 끝으로 도로가 나오고 이 산골에 꽤나 규모가 있고 노송이 조화를 이룬 저택이 눈에 들어 온다. 강아지 두어마리가 악을 쓰고 짖어대는데 중년 여성이 창문을 열고 강아지를 부르나, 말을 듣지 않는다. 이 집이 인기 여가수 장윤정씨의 집이다. 윤정씨 열심히 하여 성공한 모습이 보기 좋은데,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하여 앞날에 무궁한 영광을 기원합니다.
<장윤정씨 집> Last Exit To Brooklyn - .. - A Love Idea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
출처: 산행유정(山行有情) 원문보기 글쓴이: 바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