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사기新註史記》일곱 번째 이야기
사마천이 《사기》를 기전체紀傳體로 서술한 까닭은?
사마천은 기전체紀傳體라는 역사 서술 체제를 만들었습니다. 황제들의 사적史籍인 〈본기本紀〉, 각종 통계자료 및 연표年表인 〈표表〉, 여러 전문 분야에 대해 정리 서술한 〈서書〉, 제후들의 사적인 〈세가世家〉, 신하들의 사적인 〈열전列傳〉 으로 구성된 사서史書 입니다.
사마천은 왜 기전체라는 형식을 만들었을까요? 사마천 이전에도 공자孔子가 쓴 편년체編年體 《춘추春秋》나 좌구명左丘明 이 쓴 국별체國別體 《국어國語》 같은 역사서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편년체는 연대순으로 서술하는 사서이고, 국별체는 《삼국지三國志》처럼 여러 나라의 역사를 병렬식으로 서술하는 사서입니다. 그때까지 대부분의 역사서는 이 두 형식 중의 하나였습니다.
사마천은 편년체나 국별체로는 자신이 나타내려는 뜻을 제대로 드러낼 수 없다고 판단하고 기전체라는 새로운 사서史書 형식을 만들었습니다. 기전체는 황제들의 사적史籍인 〈본기本紀〉가 중심인 사서입니다. 물론 편년체나 국별체 사서들도 황제의 사적이 중심인 것은 맞지만 기전체 사서와는 체제가 다릅니다. 기전체 사서는 황제의 사적인 〈본기〉가 〈표〉・〈서〉・〈세가〉・〈열전〉의 내용까지 규정짓는 사서입니다. 황제의 사적이 중심 기둥이 되어 우산을 펼치면 그 우산 아래 세가・열전・지・표 등이 종적, 횡적 연결관계를 갖고 움직이는 체제인데, 그 정점에는 항상 〈본기〉가 있습니다.
사마천이 기전체 사서史書를 고안한 이유는 중국사의 시조부터 시작하는 계통을 세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마천이 한漢나라뿐만 아니라 상고사上古史까지 쓴 이유는 바로 중국사의 계통을 세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기》는 중국 최초의 중국민족사, 즉 중국한족사中國漢族史인 것입니다. 이것이 한漢나라의 역사만으로 《한서漢書》를 쓴 반고班固와 다른 점입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는 한漢나라의 역사서가 아니라 천하가 어떻게 시작해서 한漢나라까지 왔는지 서술한 일종의 천하사天下史입니다. 이런 역사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천하의 시조가 누구인가, 즉 천하의 첫 제왕이 누구 인가, 중국사의 시조가 누구인가 하는 점입니다. 바로 이 점에서 《사기》는 그때까지 나온 여느 역사서와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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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덕분에 편히 고대사 공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