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 개악입법 저지,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 쟁취를 위한 민주노총 순환파업 사흘째인 12일, 공공연맹의 총회투쟁이 전개되었다.
연맹은 오후 2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약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수도권 총파업 사전집회를 열고 종로1가 국세청 앞까지 가두행진을 한 뒤 본대회를 개최했다. 전국 8개 지역에서 동시에 개최된 공공연맹의 총회투쟁은 전국 3천5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총회투쟁에서 연맹은 민주노총의 4대요구와 함께 △비정규직 철폐 △사회공공성 강화 △산별노조 건설을 기치로 내걸었다. 오후2시20분 “공공노동자 총단결로 비정규악법 철폐하자”라는 구호와 함께 시작된 사전집회는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 정종우 위원장의 투쟁사로 5분만에 정리, 가두행진으로 이어졌다. 노무현정부에 의한 비정규직양산과 속박을 상징하는 퍼포먼스 행렬을 앞세워 시작된 가두행진에서는 정부의 비정규개악입법의 악영향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조들의 연설이 줄을 이었다.
류재운 전국문화예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하반기에 특수고용과 관련된 입법을 검토하겠다는 이목희 의원의 법안을 보니 기대할게 없다”면서 정부여당과 국회를 강력히 비판했다. 김미경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서울경기지부장은 “학교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노동자가 비정규직이며, 26개 직종 10만명에 이른다”면서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학교가 비정규직만 채용하고, 사용자가 아니라고 발뺌하는 학교와 정부를 보면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암담하다”고 성토했다. 이동우 시설관리노조 서울본부 교선부장은 “국회의 비정규직개악법안에조차 간접고용 관련 문제는 언급도 되지 않았다”며 원청사용자성 인정과 파견법철폐를 강력히 주장했다. 김태진 전국과학기술노조 산업기술평가원지부 조합원에 이어 정금자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간병인 분회장은 “국민들의 자식들 모두를 노예화하려는 정부에 맞서 국민들이 총궐기해서 비정규직개악법안을 막아내자”라고 해 집회참가자들과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3시 30분부터 이성우 공공연맹 사무처장의 사회로 국세청 앞 본집회가 진행되었다.
김은정 철도노조 부산 KTX지부 대의원의 투쟁사에 이어 KTX파업투쟁 과정에서 결성된 몸짓패 K투의 공연이 집회 참가자들의 폭발적인 호응 속에 치러졌으며, 정부산하기관으로서는 드물게 단협조차 체결하지 못한 채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정미 전국연구전문노동조합 조세연구원 지부장의 투쟁사가 이어졌다.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개혁의 껍데기 노무현, 민생의 껍데기 국회, 경제의 껍데기 자본, 모든 껍데기들을 몰아내야 한다. 하지만 우리들조차 1,500만 노동자의 껍데기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4월의 정세는 우리에게 최선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걸고 싸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설사 파업은 못할지라도 투쟁을 준비하고 현장을 조직하는 노력마저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노동의 껍데기일 뿐이다. 껍데기들을 쓸어버리고 비정규악법 철폐투쟁에 떨쳐 일어서자. 오늘은 우리 투쟁의 시작일 뿐이다”라며 모든 조합원이 총파업 대열에 합류할 것을 호소했다. 또, “민주노총 80만 조합원이 비정규직이었다면 날치기를 지켜보지도 않았을 것이고 국회가 날치기하는 날 현장에서 일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라며 다음 투쟁에 더 많은 조합원과 더 많은 공공노동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장을 조직하자고 역설했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 또한 “비정규직 철폐투쟁에서 로드맵 분쇄투쟁까지 우리의 투쟁은 멀고 험하다”며 더 큰 투쟁을 준비할 것을 집회 참가자들에게 요구했다. 한미 FTA가 사회공공성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쟁사에 나선 김동중 전국사회보험노조 위원장은 의료의 공공성을 위해 힘차게 투쟁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총회투쟁 본대회는 몸짓패 “선언”의 공연을 끝으로 4시 30분경 마무리 되었다.
이날 집회는 참가자들로부터 “새로운 집회 방식이 낯설기는 했지만 집중성이 높았고 간결했다”, “투쟁하는 현장간부들의 연설을 많이 들을 수 있어 생동감이 넘쳤다”는 등 틀에 박힌 집회문화에서 벗어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