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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紺嶽山 675m)
파주시 적성/양주시 남면/연천군 전곡읍
임꺽정봉
감악산(紺嶽山 675m)은 경기5악(京幾五嶽)에 드는 산이다.
가평의 화악산, 포천의 운악산, 개성의 송악산, 과천의 관악산과 더불어
'경기5악'의 하나로 꼽히는 명산이다.
같은 이름인 강원도 원주의 감악산(886m)과 함께
'거룩한 산' '큰 산'이란 뜻의 이 산은
아기자기한 암릉이 있고 암벽, 계곡,
겨울철에는 빙벽을 즐길 수 있는 폭포까지 있어 사철 등산객을 부른다.
파주벌판
설마교 건너 범륜사까지 길 따라 오르다 보면 10 여대의 차를 세울만한 공터가 나온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비탈길을 내려가면 은계폭포가 있다.
운계폭포라 부르기도 하는 이 폭포는 경사도 85도 정도에 높이 50m쯤 된다.
얼음만 잘 언다면 초보자들의 빙폭등반 훈련장으로 훌륭한 곳이다.
다만 이곳이 영험한 기운이 있다는 소문에 무속인들이 자주 들락거려
좀 지저분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흠이다.
은계폭포
도로를 내느라 파헤친 작은 언덕을 넘으면 범륜사(梵輪寺)가 나온다.
신라의 의상대사가 개창했다고 전해지는 이 절은 원래는 운계사(雲溪寺)가 있던 자리에 세워졌다.
태고종 소속인 이 사찰은 20 여 년 동안 중창을 거듭하여 제법 큰 사찰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법당 앞의 샘은 물맛이 좋다. 수통에 물을 채우고 온통 돌을 깔아놓은 듯한 숲길을 따라
10여분 오르면 화전 터다. 감악산에는 관북지방에서 한양으로 보내는 봉물을 약탈했다는
임꺽정의 산채가 있었다는데 바로 이곳이 산채자리였을 법하다.
물이 있고 채마를 심어먹을 수 있는 밭이 있고 산으로 둘러 쌓인 이곳은 진입로에 폭포가 있어
아무나 접근하기 어렵다.
화전 터 바로 위가 '만남의 숲'이다. 숯가마 터가 곳곳에 남아있는 골 안에는
낙엽송을 조림하여 산림욕하기 좋게 가꿨다. 파주시에서 잘 정비하여 나무로 안락의자를 만들어
쉬기 좋게 해놓고 '만남의 숲'이라 이름 붙여 놓았다.
정상은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실개천을 건너 임꺽정봉으로 오른다.
20분 정도 오르면 전망이 아주 좋은 암릉길이다. 암릉으로 가도 재미있고 우회로가 나있어
돌아도 길은 능선으로 이어진다. 곳곳에 소나무가 운치를 더하는 암릉을 오르내리다 보면
임꺽정봉이다.
동으로 남으로 깍아지른 절벽을 이룬 이 봉에서의 조망은 가히 일품이다.
동두천 시가지가 발아래 보이고 불곡산과 멀리 도봉산도 건너다 보인다.
서쪽으로 지나온 암릉 뒤로 파주 벌판이 펼쳐진다.
임꺽정굴
임꺽정봉 밑은 임꺽정굴이다.
설악산 금강굴의 축소판으로 암봉 상단에 있는 이 굴은 입구를 정비하고
밧줄을 매놓아 들어가 볼 수 있다. 금강굴은 철 계단을 올라야 볼 수 있지만
이곳은 굵은 로프를 타고 내려가야 한다. 3m 정도 아래 공터는
텐트 한 동 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다시 7 미터 아래 더 넓은 공간이 있다.
동쪽 절벽은 사람은커녕 동물도 접근하기 쉽지 않을 듯 하다. 안으로
시커먼 암굴이 있는데 사람이 서서 들락거릴 수 있을 정도이고 길이는 10 미터
정도이다. 넓이와 높이를 알 수 없다던 굴에 들어가 보니 소문과 달리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바닥이 잘 정돈되어 있고 촛불을 켠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최근에도 누군가 기도 굴로 이용한 듯 하다.
임꺽정봉에서 북으로 내려가면 안부가 나온다. 이곳에서 골짜기로 가면
만남의 숲이다. 정상은 멀지 않다. 고릴라바위를 지나면 바로 정상이다.
감악산고비가 있는 정상
감악산 고비와 국군 초소가 이웃한
정상에 정상비가 삼각형으로 위치하고 헬기장을 겸한 넓은 공간이다.
감악산이 군사통제에서 벗어난 때가 1988년, 15년 전 만해도 군사시설과
군인들만이 주둔했던 곳이다. 아직도 북사면으로는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성모마리아 상이 자리한 그 뒤로 전곡시가지가 보이고, 동으로 마차산 넘어
소요산이 지척이다. 서북으로 한탄강과 임진강이 굽이굽이 돌아나가는
저 건너로
개성의 송악산이
가물거린다.
대한의 반쪽이 아스라이 보이는 듯 하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는 고로 높지 않지만 높아 보이는 산이 감악산이다.
하산은 까치봉 쪽으로 한다.
국군초소를 오른쪽으로 끼고 내려가는 길은 넓고 좋다.
10분 정도 내려가면 '설귀암장'이 있는 암봉에 서게 된다.
암봉 남면 수직벽에 15개의 한 핏치 짜리 코스가 있고 바로 아래 샘까지 있어
이른 봄에 바위꾼들 몸풀기 좋은 곳이다.
까치봉 능선의 분재소나무
다시 10분 여 내려가면 전망 좋은 암봉이다.
소나무를 분재하듯 가꿔놓아 보기도 좋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오르고 돌아온 임꺽정봉과 감악산 정상이 눈앞에 원을 그리며 펼쳐진다.
임진강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흐르고 있다.
소나무가 군락으로 자리한 까치봉에서 왼쪽으로 '만남의 숲' 까지
급경사 길을 내려가면 오름길에 보았던 묵밭에 닿게 된다.
2 시간이면 돌 수 있는 감악산을 원형으로 산행하는 꿈의 코스인 것이다.
다시 범륜사 까지 숲속의 돌밭길을 10분 정도 내려가,
도로를 따라 가면 설마교에서 산행은 끝난다.
이름도 재미있는 설마교,
감악산을 금강산의 한 자락으로 알았다구요. 설마 !
<길잡이>
설마교-(20분)-범륜사-(20분)-만남의 숲-(50분)-임꺽정봉-(10분)-정상-(30분)-까치봉-(10분)-만남의 숲
설마교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어디로 돌든 세 시간이면 가능하다.
만남의 숲에서 임꺽정봉을 거쳐 정상까지 두 시간이면 충분하고,
하산은 설귀암장이 있는 골짜기로 내려가도 되고,
까치봉을 거쳐 만남의 숲으로 내려가도 좋다.
임꺽정봉 부근은 위험한 곳에 밧줄을 매놓아 등산객을 돕는다.
임꺽정굴 입구에 굵은 삼줄을 매달아 놨는데 조심해야 한다.
잘못하면 손등을 암각에 끼일 수 있게 매놓았다. 가져간 밧줄을 이용해
내려가 보는 것도 좋겠으나 올라오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조심 할 일이다.
감악산 남쪽의 신암저수지가 있는 부두골에서 오르는 길도 있다.
유료 낚시터로 운영되는 저수지 위에 절과 무당집이 있고 그림 같은 별장이
두 채 있다. 별장에서 임꺽정봉으로 바로 오를 수 있는데 중간에
'얼굴바위 보는 곳'이란 휴식처에서 임꺽정봉을 보며 얼굴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까치봉에서 객현리 '산촌체험마을'로 내려갈 수도 있으나 차량편이 불편할 것이다.
객현리 중턱에 충혼사라는 절 겸 사당이 있는데 이곳은 한국전쟁 때 희생된 이 지방
청년들의 넋을 기리는 곳이다.
<먹을 데와 잘 데>
'은계폭포산장'은 설마교 아래 은계폭포 입구에 자리한 산오리 토종닭 매운탕
전문점이다. 단체행사를 치룰 수 있도록 시설이 돼있고 전망좋은 라이브카페도 있다.
(주인 최영희 031-959-4388)
'월송산장'은 75000평에 조성중인 테마공원이다.
설마교에서 적성쪽으로 500미터 아래에 있다.
주차장, 식당, 기도원, 운동장, 연못(낚시)이 있고
텐트촌과 환상의 방갈로가 있는 콘도형 민박이 가능하다.
주인은 문인으로 지인들이 많이 찾는다. 아직은 조성중이라 어수선하긴 해도
하루를 자연 속에서 즐기기는 아쉬움이 없다. 2006년에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감악산으로 바로 오를 수도 있다.
(주인 최월송 031-959-8243)
월송산장
영국군 전적비 있는 곳에 유원지가 있어 가족이 휴식하기에 좋다.
적성까지 도로변에 음식점과 민박집이 많다.
설마리 감악산 일원은 자연발생유원지로 지정되어 어른1000원, 어린이 5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볼거리>
범륜사(梵輪寺)는 감악산에 있던 감악사(紺嶽寺), 범륜사, 운계사(雲溪寺), 운림사(雲林寺) 중에
운계사가 있던 자리에 개창되었다고 전하는데 신라의 의상대사가 세웠다 한다.
태고종 소속의 이 절은 최근에 중창을 거듭해 사찰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법당 앞에 샘이 있고 수각을 세웠으니 수각을 세운 뒷 얘기가 있다.
'1993년 가을 새끼를 밴 염소 암컷 세 마리와 수컷 한 마리가 나타나 수일간 배회하니
고시준비학생 십 여 명이 우리를 짓고 사육하였다. 일 년 오 개월만에 무려 38 마리가 되었다.
신암리 사는 목축업하는 이가 일금 삼 백만 원을 시주하며 인수해 사육하겠다고 가져간
인연의 꽃으로 수각을 건립하였다'는 것이다.
은계(銀鷄)폭포는 운계(雲溪)폭포, 또는 비룡(飛龍)폭포라고도 한다.
은빛 나는 닭이 살았다해서 은계폭포라 했고 비룡부대에서 주둔하고 관리했다해서
비룡폭포라고도 했다.
3단 폭포로 2단은 35 미터, 3단은 초보자들의 프런트포인팅 연습장으로 좋다.
총 길이는 50 미터이다.
감악산 고비(古碑)는 '빗돌대왕비' '비뜰대왕비'등으로 불려왔는데
높이170cm, 폭70~79cm, 두께19cm이다.
글씨는 알아볼 수 없다. 신라 진흥왕순수비라는 학설이 있고,
당나라 장군 설인귀(薛仁貴)가 적성 출신이어서 그의 고향 땅 제일 높은 곳에
비석을 세우고 봄과 가을에 제향한다는 구전도 있다.
영국군 전적비는 1951년 4월 22일부터 25일까지 설마리 계곡에서 북한군과 교전 중에
전사한 영국군 글로스터셔 연대의 제1대대와 제170경 박격포대 장병을 기념하는
전적비이다.
<교통>
의정부에서 적성행 버스가 있다. 범륜사 입구 하차. 40분 소요.
불광동에서 적성행 버스는 1 시간 소요. 적성에서 의정부행 버스 이용.
승용차로는 동두천에서 ㅇㅇ번 도로로 상수삼거리,
상수삼거리에서 323번 도로로 어룡고개 넘어 설마교까지 가면 된다.
적성에서 37번 도로를 타고 파주를 거쳐 자유로로 달리면 훌륭한
드라이브 코스가 될 것이다. 적성에서 반대로 37번을 타고
전곡으로 돌아 동두천을 거쳐 의정부로 달려도 좋겠으나
아무래도 길이 혼잡할 것이다. 주말에는 더욱 더할 것이고.
만남의 숲 흔들의자
oh, o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