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8차(천치재 → 치재산 → 용추봉 → 오정자재)
2005년 12월 4일 (일요일) 눈
▶ 개요
-. 03:55 울산 남외동 동천체육관 주차장 출발
-. 07:25 오정자재 도착
-. 08:50 천치재 도착
-. 08:55 천치재 출발
-. 09:52 임도 안부(이정표)
-. 10:24 치재산(591m)
-. 10:42 임도(이정표)
-. 11:27 용추봉(560m) : 중식
-. 11:51 중식 후 출발
-. 12:17 임도
-. 13:40 오정자재(금일 정맥 도상거리 : 9.9km)
-. 14:05 순창읍
-. 16:00 거창 구구식당 식사
-. 16:40 거창 출발
-. 19:30 울산 도착
▶현재까지 호남정맥 종주 총 도상 거리 : 130.km(사람과 산 종주 지도집 참조)
▶산행기
-. 03:55 울산 남외동 동천체육관 주차장 출발
-. 07:25 오정자재 도착
-. 08:50 천치재 도착
새벽의 찬 기운이 어시시하다. 오늘부터 자가 운전으로 바꾸고는 첫 운행이라 꼭두새벽으로 출발 스케줄을 만들었다. 24시 김밥가게에서 아침 요기를 사서 동천체육관 주차장에 도착하니 대학생들이 서너 명 나와 있다. 스키장을 가려나 보다. 삼래아우를 기다리는 동안 수준점을 발견하여 손목고도계를 세팅한다. 회장님도 조금 일찍 도착하여 예정보다 조금 빨리 출발을 한다. 철수와 김 선생을 합류 시키고 남해 고속도로를 씽씽 달린다. 삼래의 운전 실력이 여간 아니다. 진주에서 대진 고속도로를 타고 함양에서 다시 88고속도를 접속하여 지리산 휴게소에 도착하니 눈이 제법 쌓여있다(06:05). 오댕국물에 김밥으로 아침 요기를 한다. 도로에도 점 점 쌓여있는 눈이 많다. 순창 나들목을 내려서 오정자재에 당도하니 예정했던 시간보다 매우 이르다(07:25). 이곳은 밤새 내린 눈으로 온 천지가 하얗다. 8시 20분 순창 터미널 출발의 시외버스를 이용하여 천치재로 이동할 계획으로 초점을 맞추었던 관계로 버스가 도착을 할 때가지 삼래아우의 집사람이 마련해준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버스에 오르니 승객은 아저씨 한분만 계시고 한산하다. 이른 아침 눈 덮인 고갯마루에서 차에 오르자 기사분도 놀라는 눈치다. 잠시 만에 천치재에 내려서니 눈이 발목까지 빠진다(08:50).
-. 08:55 천치재 출발
-. 09:52 임도 안부(이정표)
(오늘의 들머리 천치재)
(눈길 임도를 따라서)
(임도 안부의 이정표)
스페치를 착용할 가 하다가 현재는 눈이 내리고 있지를 않으므로 가볍게 생각하고는 그대로 출발이다. 임도를 따르다 왼쪽으로 묘지위로 올라서 올 첫눈을 밟으며 본격 산행이다. 미끄러운 오르막을 얌전하게 지나서 다시 임도를 만난다. 잠시 후 왼쪽으로 다시 산길로 올라야 하나 눈 덮인 오르막을 오르니 임도를 따르기로 하고 그대로 진행이다. 차단기가 내려진 산불감시초소를 지나고 오른쪽으로 가마골 야영장이 내려다보인다. 생각 보다는 임도가 멀게만 느껴진다. 몇 구비를 돌아서야 안부에 당도하니 이정표가 있다(09:52). 왼쪽으로 ‘제1등산로’ ‘용추사’ 오른쪽이면 ‘제2등산로’ ‘가마골 야영장(답동)’임을 알려준다.
-. 10:24 치재산(591m)
(치재산을 향하며 산죽길)
(치재산 정상에서)
등로는 얌전하게 큰 부침이 없이 오르내린다. 방향은 동진에 가깝고 왼쪽은 전북 순창군 쌍치면이고 오른쪽은 전남 담양군 용면이다. 산죽길도 지나고 얌전하던 등로가 잠시 솟구치더니 치재산 정상이다(10:24 591m). 좁은 정상에 이정표가 있고 흐린 날씨 임에도 건너 쪽 추월산 정상과 수리봉의 능선들이 또렷이 눈에 덜어온다. 참나무에 매달린‘김정길’님의 1,500산 표지기가 새삼 반갑다.
-. 10:42 임도(이정표)
(치재산을 내려서며 용추봉을 바라보고)
(피잿골 임도 이정표)
왼쪽으로 살짝 휘어지며 가파르게 고도를 낮춘다. 낙엽위의 눈이 더욱 미끄럽다. 기어이 엉덩방아를 찧고 내려서서 임도를 만나 몇 발짝 만에 다시 임도 삼거리 이다(10:42). 오른쪽은 피젯골이고 왼쪽이면 쌍치면 피치마을로 가는 길이다. 피젯골 입구에 이정표가 ‘제3등산로’ ‘용추사’ ‘치재산 정상(제1 등산로)’ ‘답동 야영장’을 안내한다.
-. 11:27 용추봉(560m) : 중식
-. 11:51 중식 후 출발
(용추봉 오름길 벌목지대)
(용추봉 정상비와 함께)
(용추봉에서 바라 본 추월산 능선)
임도를 가로 지르고 잠시 너덜지대를 지나 산죽이 잠시이고 벌목지대를 지나며 추월산을 시원하게 조망하며 걷는다. 작은 봉우리 하나 넘고 왼쪽으로 휘어지며 또다시 가파른 내리막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산죽사이로 손목고도 560봉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내려가니 오른쪽으로 용추골과 작은 저수지가 눈에 덜어온다. 짧은 오르막을 올라서면 평평한 헬기장인 용추봉이다(11:27 560m). 왼쪽으로 밤재를 지나는 21번 국도가 눈에 덜어오고 여기서도 추월산의 하늘선이 시원하게 보인다. ‘전북 산사랑회’의 스테인리스 이정표는 오정자재 까지 4.4km임을 알려준다. 정상을 내려서서 점심을 먹는다. 춥지만 그래도 식사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가마골 전설
옛날 담양 고을에 어떤 부사가 부임하였다. 그는 풍류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가마골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고 하여 이곳 경치를 구경하고자 관속들에게 예고령을 내리고 그날밤 잠을 자는데 꿈에 백발선인이 나타나 내일은 내가 승천하는 날이니 오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사라졌다.
그러나 부사는 신령의 말을 저버리고 이튿날 예정대로 가마골로 행차했다. 어느 못에 이르러 그 비경에 감탄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 못의 물이 부글부글 소용돌이 치고 주위에는 짙은 안개가 피어오르더니 황룡이 하늘로 솟아 올랐다. 그러나 황룡은 다오르지못하고 그 부근 계곡으로 떨어져 피를 토하며 죽었다. 이를 본 부사도 기절하여 회생하지 못하고 죽었다.
그 뒤 사람들은 용이 솟은 못을 "용소"라고 하고 용이 피를 토하고 죽은 계곡을 "피잿골", 그리고 그 일대 계곡을 그릇을 굽는 가마터가 많다고 하여 "가마곡"이라 불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가마곡"이 "가마골" 로 변하여 불려졌다고 전해온다.
▷가마골과 소설 '남부군' 현장
6.25 격전지 중에서도 가장 치열하고 처참했던 곳 중 하나가 가마골이다. 1950년 가을 국군의 반격으로 후퇴하던 전남ㆍ북 주둔 북한군 유격대 패잔병들이 이곳에 집결하여 은거하면서 약 5년 동안 유격전을 펼쳤다. 당시 유격대들은 이곳 가마골에 노령지구사령부(사령관 김병억, 장성 북하면 출신)를 세우고 3개 병단이 주둔하면서 낮이면 곳곳에 숨어 있다가 밤이면 민가로 내려와 살인, 약탈, 방화를 일삼았고, 전투가 장기화됨에 따라 병기시설인 탄약제조창과 군사학교, 인민학교, 정치보위학교 및 정미소까지 설치해 놓고 끈질긴 저항을 계속하다가 육군 8사단, 11사단과 전남도경 합동작전에 의해 1천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1955년 3월 완전히 섬멸되었다.
지금은 관광지로 개발되어 그날의 흔적을 찾아 보기 어려우나 가끔 탄피, 수류탄, 무기 제조에 쓰인 야철 , 화덕등이 발견되어 그 날의 참화를 말하여 주고 있고, 당시 사령관이 은거했던 것으로 전해지는 사령관 계곡을 등산로를 따라가면 찾을 수 있다.
- 담양군 사이트에서 -
-. 12:17 임도
(용추봉에서 내려다 본 밤재와 21번 국도)
찬 기운에 오래는 앉아 있지 못하고 후식도 후딱 먹고는 곧장 출발이다(11:51). 용추봉을 내려서면서부터 등로는 다시 남진이고, 왼쪽은 구림면으로 바뀐다. 하늘은 점점 어두워진다. 다행히 바람은 없어 진행을 하는 데는 큰 어려움은 없지만 손가락 끝이 무척 시리다. 푸른 잎들을 돌려보낸 앙상한 가지들 사이로 조망을 시원스레 할 수 있는 겨울 산행은 이런 맛이 있어 좋다. 앞선 일행의 뒷모습을 한 컷하고는 잠시 내려서다 말고 다시 뒤 돌아 간다. 손목에 걸쳤다고 생각한 스틱이 없다. 사진 촬영을 위해 장갑을 벗다 놓쳤나 보다. 언제나 후미에서 걷다보니 일행의 앞모습은 촬영을 못한다. 점심을 먹느라 얼었던 몸이 다시 풀릴 즈음에 산죽 이 잠시 이더니 가지런한 무덤을 내려서면 좁은 임도를 가로 지른다(12:17).
-. 13:40 오정자재(금일 정맥 도상거리 : 9.9km)
(월정리 골짜기의 산수화)
(추월산과 담양댐 자락)
(눈내리는 방화로)
(방화로 너덜지대를 지나며)
(지나 온 방화로)
(다음 구간 강천산을 바라보고)
(792번 지방도로와 오정자재 넘어 전남쪽)
(오정자재에 있는 가마골 안내도)
(오정자재 : 아침 도착하여)
다시 큰 부침 없는 오르막이지만 여기서 부터는 잡목의 방해가 심하다. 서서히 올라서 508.4봉에 서지만 지도상에 있는 삼각점은 찾지를 못하겠다. 잡목들 위로 온 천지 눈으로 덮여있어 분간을 어렵게 한다. 다시 봉우리 하나 넘고 내려서니 암릉지대다. 눈이 살짝 덥혀있고 오른쪽으로는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험로이다. 엉덩이를 이용하여 간신히 내려선다. 특히 겨울에는 안전로프가 필요한 구간 같다. 왼쪽 월정리 계곡으로는 소나무의 푸르름을 간간이 비추이는 눈 덮인 산야와 쪽빛의 작은 저수지는 한 폭의 산수화이고, 오른쪽으로는 잿빛의 하늘아래 담양댐 자락과 추월산 주봉이 가물가물 잡힌다. 다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다음 코스인 강천산을 바라보며 한 고개 넘으니 바리캉 방화로가 시원하게 나타난다. 너덜지대를 이룬 방화로를 따라 작은 봉우리를 넘고 오른쪽으로 아침에 지나간 792번 지방도로를 내려다보고 잠시 만에 철사가닥 울타리를 만나고 밤나무 단지, 철탑을 지나 왼쪽으로 휘어지면 계속 철사가닥 울타리 이고 그 너머에는 염소 방목장이다. 방목장 울타리를 따르다 오른쪽 임도로 내려서면 오정자재 이다(13:40). 21번 국도와 29번 국도를 연결하는 792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얕은 고갯마루이다. 내장산 구간부터 지금까지 이 길로 나들고 하였다.
‘이 정자’ ‘김 정자’ ‘박 정자’도 없고 ‘오 정자’도 없는 밋밋한 고갯마루 이지만 전남과 전북을 가르는 도계이다.
-. 14:03 순창읍
-. 16:00 거창 구구식당 식사
-. 16:40 거창 출발
-. 19:30 울산 도착
순창읍 목욕탕을 나서니 하늘은 더욱 어두워지고 눈발이 굵어진다. 고추장 단지에 있다는 한식뷔페에서 요기를 할까 하다가 눈이 많이 내리면 돌아가는 길에 문제가 있을 듯 하여 일정을 조정하여 서둘러 빠져 나가기로 한다. 역시 전라도를 넘어서니 다시 날씨는 평온을 찾고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 대한민국 국토도 대단히 넓다. 이후 저녁 뉴스를 통해서 오늘 우리가 산행한 구간에 폭설로 인한 엄청난 재해가 있었음을 알았다. 차량 공수에, 오가며 손수 운전에, 삼래의 희생으로 생각했던 이상으로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보니 남은 구간도 다시 의욕을 갖게 한 하루였다. 비록 산 구신들에게는 짧은 구간 이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