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22일 오후
누군가가 마당에서 계세요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나가보니
윗집 새댁이다
우리집 택배하고 같이 와서 받았어요
고마워요 하고 받았는데
강연숙 올케언니에 이름이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뭉클해지고 또 눈물이 핑돌았다
왜 또 이런것을 보내
해마다 오는 것이지만
작년하고 올해는 다르다
오늘이 친정엄마 제사날이기도 하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당연한 것처럼 해마다 갔다 먹은 고추 마늘 언니가 힘들게
농사 짓은 것들
오빠가 있을 때와 없을때에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아픈 것들이기에
늘 올케언니한테 미안하고 더없이 고맙다
내가 가지 않으면
이렇게 택배로 모든것이 온다
그래서 가고 싶지 않았도 언니에 마음을 알기에 가려고 한다
열어보니
날씨가 더운 만큼 과일이 물려있었다
아까운것 보다 속이 상했다
멍하니 보고 있는 나를 보시고는
내마음을 아시고
어머님이 얼른 손질을 해서 냉장고 넣어야 겠다시면서 손질을 하셨다
바로 전화를 했다
언니야 뭐할라고 또 자두 보내노
아가씨 지금 받았나
응
우짜노
다 상해겠다
20일날 부쳐는데 바로 들어간다고 해서
아니야 몇개만 그렇게 많이 안 상해서
힘들게 해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해잖아
상구 삼촌하고는 다 어제 받았더구만
아가씨만 왜 오늘갔노 하다
여기가 촌이라서 그래
언니야 올해 자두는 좀 많이 따나
응
비오는데도 따서 좀 많이....
너무 힘들게 이제 농사 많이 짓지마
아가씨 오빠 있을때보다 반도 안 한다
그러니까
걱정말고 오늘 무슨 날인줄 알제
응
엄마제사
전에 처럼 제사를 지내야 전부다 모이는데
내가 서운하다
언니야
괜찮아 지금까지 언니 우리집에 시집와서 너무 많이 잘 했어
엄마도 이해하실거야
가족들이 다 원해서 결정해서니까
마음에 두지말고
언니가 생각나면 술 한병들고 산소에다 술한잔 올려
이것도 안해도 되 언니야
지금까지 잊지않고 정성껏 30년 넘는 세월 제사상 차려드렸는데
아버지 제사때 함께 오시기로 했잖아
그래도 내마음이 아직은 그러네
고마워 언니야
아프지 말아야해
아가씨나 지발 몸 챙겨라
아프면 나만 서럽더라
맞아 그쟈
놀로도 다니고 새벽에 오후 늦게 들에나가
고추는 언제따
어제 처물따다
벌써 고추가 익어서 여기는 안 익었는데
조금 따서
고추 딸때 아이들하고 한번 갈께
그래 아가씨
얼른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라 자두
알았어
맛있다 올해 자두도
또 전화할께 조심해 언니..
이렇게 언니에 목소리는 엄마같다
나하고 두살밖에 나지 않은 올케언니지만
마음이 넉넉하고
큰마음으로 우리집에 왔다
난 올케언니를 보고 올때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 있다
내가 며느리로써
올케로써
어머님께 시댁식구들
시누이 시동생한테
우리 올케언니에 반에 반도 못 따라가는 마음때문에
전에는 가끔씩 힘들어했다
가슴 졸이면 일하고
사람속에서 아파하면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 따라간 세월도 있었다
늘 잘하는 며느리 올케 형수 형님 아내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저만치 보내고 나니
내가 이렇게 좋고 가벼워지는 것을....
지금은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억지로 되지 않는 마음을 잡지 않고 놓아버린다
그저 자연스럽게 상대성에 원리를 생각하면서
내가 해야하는 일
내가 할수 있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기로 마음을 다 잡는다~~지금도...
잘 할려고 한만큼 힘이 들었고
나 스스로 잘했다고 인정해버리고
내 마음 알아주지 않는다고
나 스스로 마음에 상처를 받아서 아파한 시간도 있었다
알맞게
천천히
조금은 느리게
보통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몰랐던 그것이다
지금은 조금은 달리진 삶을 산다고 말할수 있다
비우는 연습도
내려놓는 연습을 꾸준히 배우고 공부했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인생공부를 결혼 19년만에 다시 시작했다
안 될것 같았던 마음이
알게 모르게 변화를 시작한 결과다
지금은
사람들과 마주하면서
가끔씩은 재미있는 것들을 깨닫기 시작한다
내생활에 활기를 조금씩 얻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방법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만나는 사람들,
만나는 장소
누구를 만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나
말과 태도가 달라지는 나
어떤날은 나이보다 훨씬 어른이 되어있는 나
어떤 날은
동심속 아이로 돌아가 있는 나를 보고
나 혼자서 웃는다
날씨같은 내 삶속에서
쏟아지는 사랑을 하고
좋아서
가벼워 좋아한다
어찌 그냥 얻어진 것이겠는가
우리 올케언니에 엄마같은 마음이 늘 아가씨하고 불러준
엄마같은 가슴을 가진 올케언니가 내곁에 늘 있어서인데 ......
그 뿐이겠는가
내겐
나를 편안하게 하는 사람
나에 모든것을
그대로 받아주는 친정식구들
엄마같은 올케언니
언제나 내 편인것같은 편한 가족
두다리 쭉 펴고 울었다
그런 나에게 토닥 토닥이면 아가씨 집에 와라 힘들면 한 올케언니
겁한 성격에 소리쳐도 토닥거려준 내가 자란 고향땅
그렇게 나를 그대로 사랑해주는 가족이 있는 창녕
다른 마음으로
다른 생각을 할때도
친정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엄마같은 사랑이 있는곳
아무리 넘어려고 있는 힘을 다해서 넘어도
넘고나서 돌아보면
다른 시선이
다른 말들이 들려와 힘이 들었든
세월을 버티게 해준 큰오빠 올케언니가 가슴 아리도록 보고 싶은 날이다
첫댓글 과일 따서 보내준다는 정성 ^^^ 많고 적음을 떠나서 가족애를 느끼게 합니다~~자두 먹고싶당^^
식장산에 다녀오셔나요
여기는 부산 앞바다...
판암동 시장으로 달려 가보시오 ㅎㅎㅎㅎ 휴가 언제인지????
딸아이가 직장 다니니까 생각지도 않는 휴가가 생겼습니다
엄마 이모보고싶제
응했더니
가자 이모보려 가자
생각해보고
보고싶은 사람보는데 무슨생각을 해
가자 하더군요
그래서 따라서 부산까지 왔습니다
이렿게 편한 곳이 친정인가 봅니다
늦게 까지 이야기하고 아침 열한시에 일어나서 자전거 운동 조금하고 땀 한번 흘리고 또 이런 저런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이종 오빠하고 해운대로 사람구경 나갔음당
두분 샘 휴가 잘보내세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