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민준 8단(왼쪽)이 19세 동갑내기 자오천위 6단을 꺾고 첫 세계 8강에 올랐다. 이날 5판에서 격돌한 한중전에서 한국 기사가 유일하게 이긴 판이었다.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16강전
중국에 1승4패, 일본ㆍ대만 전원 탈락
11대 16으로 출발해 32강전이 끝난 후 7대 6으로 역전됐고 16강전이 끝난 후 3대 5로 다시 뒤집혔다. 제23회 LG배 본선의 라운드별 한ㆍ중 병력수 구도이다.
30일 경기도 광주의 곤지암리조트 특설대회장에서 열린 16강전에는 한국 기사 7명이 출전해 3명이 승리했다. 랭킹 1위 박정환 9단이 일본의 복병 시바노 도라마루 7단을 잠재운 것을 비롯해 12위 신민준 8단이 중국의 동갑내기 자오천위 6단을, 15위 강동윤 9단이 일본의 차세대 기수 이치리키 료 8단을 꺾었다.
▲ 세계 최강 박정환 9단(왼쪽)이 복병 시바노 도라마루 7단을 3시간 35분, 173수 만의 불계승으로 완파하고 8강 대진표에 맨 먼저 이름을 올렸다.
박정환은 현역 세계챔프들이 줄줄이 탈락한 가운데 16강부터 유일한 메이저 타이틀 홀더로 남아 순항을 이어갔다. 신민준은 자신의 세계대회 최고 성적을 경신해 나가고 있으며, 최근 침체된 모습이었던 강동윤 9단은 20회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랭킹 2위 신진서 9단은 펑리야오 6단에게 덜미를 잡혔다. 중국랭킹 22위 펑리야오는 지난해 연말 신오배 세계바둑오픈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32강전에서 맹활약했던 '황소 친구' 박영훈ㆍ원성진 9단도 각각 중국의 판팅위 9단과 양딩신 6단에게 8강 티켓을 내주었다. 이원영 7단도 강호 스웨 9단을 넘지 못했다.
32강전에서 한국이 7승4패로 우세했던 한중전 스코어는 16강전에서 1승4패로 바뀌었다. 중국은 세계챔프 5명이 32강에서 탈락했으나 두터운 층으로 전세를 바꿔놓았다. 장웨이제 9단은 대만의 유일한 출전자 천치루이 5단을 따돌렸다.
한국 3명, 중국 5명의 8강 구도는 전기 대비 한국은 같고 중국이 1명 늘어난 결과이다. 8강전은 11월 12일 열린다. 장소는 미정. 다시 추첨으로 정한 대진은 박정환-판팅위, 신민준-펑리야오, 강동윤-양딩신, 스웨-장웨이제. 상대전적에서 박정환은 판팅위와 5승5패를 기록 중이며 강동윤과 신민준은 각각 4승2패, 1승으로 앞서 있다.
▲ 강동윤 9단(오른쪽)은 한국에서 바둑을 배우기도 했던 일본의 이치리키 료 8단에게 불계승했다.
8강전 승자는 11월 13일에 준결승전에 나서며, 이어 내년 2월에 속행되는 결승3번기로 23번째 LG배의 주인공을 가린다. 전 대국의 제한시간은 3시간, 초읽기는 40초 5회. 도중 점심 휴식시간은 없다.
제23회 LG배의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1억원. 이 밖에 32강 패자 400만원, 16강 패자 700만원, 8강 패자 1400만원, 4강 패자 2600만원을 지급한다. 그동안 나라별 우승 횟수는 한국 9회, 중국 10회, 일본 2회, 대만 1회.
▲ 16강전 8판의 대국이 일제히 열리고 있는 경기도 광주의 곤지암리조트에 마련된 특설대회장의 모습. 한국 7명, 중국 6명, 일본 2명, 대만 1명이 출전했다.
▲ 세계 7대 메이저 챔프 가운데 16강부터 유일하게 살아남은 박정환 9단. 19회 LG배 우승자이다.
▲ LG배 본선에 와일드카드로 첫 출전한 신민준 8단. 자신의 세계대회 최고 성적을 경신해 나가고 있다.
▲ 20회 대회 우승자 강동윤 9단. 최근의 부진을 털어냈다.
▲ 17회 대회 우승자인 중국랭킹 4위 스웨 9단. 이원영 7단에게 불계승했다.
▲ 박영훈 9단을 제치고 LG배에선 19회 대회에 이어 두 번째 8강에 오른 판팅위 9단.
▲ 대만의 천치루이 5단을 139수 만에 제압한 장웨이제 9단은 16회 대회 우승자이다.
▲ 원성진 9단과의 파워 대결에서 승리한 양딩신 6단. 첫 본선이었던 전기에 이어 2연속 8강에 올랐다.
▲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끈한 기풍의 중국랭킹 22위 펑리야오 6단. 한국 2위 신진서 9단의 공격을 방어해 냈다.
▲ 8강에 오른 기사들이 대국 상대와 악수하며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강동윤-양딩신, 박정환-판팅위, 스웨-장웨이제, 펑리야오-신민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