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글 옮기기 Project
우리집 가정부 조안의 이야기
필리핀 마닐라 가정부(아떼) 이야기
얼마전 새로 이사온 집의 아떼 조안이라는 친구입니다.. .
가정부나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사람들을 이곳에서는 아떼라고 부릅니다.
조안의 고향은 마스바티라는 곳으로 마닐라에서 하루가 걸리는 곳이라고 합니다.
고향으로 가는 하루라는 시간은 마닐라에 온 도시 노동자들에게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입니다.
열악한 교통상황과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이기 때문에 차량과 배로 이동하는 시간이 기본 24시간에
어떤 곳은 이, 삼일 걸리는 곳도 있습니다.
조안의 나이는 18살입니다.
우리 나이로 하면 이제 막 20살을 넘은 나이입니다.
아직은 많이 어린 나이이며 다가올 인생에 대한 기대감에 많이 즐거울 나이입니다.
이 아이는 매우 밝은 아이입니다.
가끔 몰래 숨어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릅니다.
그러다 들키면 부끄러운지 얼굴을 가리고 자기방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ㅋ
사진을 찍자고 하니 재밌는 표정도 지어주는군요 ..
필리핀은 만 18세부터 성인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그래서 조안은 우리 집의 가정부가 자기 인생에서 첫 직장이 되는 것입니다.
조안의 급여는 한 달에 6000페소 우리 돈 15만 원입니다.
그리고 별도 밥값으로 2000페소 우리 돈 5만 원을 별도로 줍니다.
밥값의 목적은 주인과 별개로 가정부는 별도로 식사를 해결하라는 의미이더군요 ..
그러나 천진난만한 조안은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 쌀을 매일매일 축내고 있습니다.. ㅋ
조안은 브로커를 통해 소개받았습니다.
역시 필리핀 브로커는 믿을게 못 되나 봅니다.
우리에게 조안은 고등학교를 나왔고 영어를 할 줄 안다고 하였는데 ..
이런.... !
영어는 거의 기초 수준입니다.
필리핀에서는 고등학교 정도만 나와도 영어를 웬만큼 합니다.
아마도 조안은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한 게 아닐까란 의심이 듭니다... ㅋ
참고로 가정부를 소개받는 비용은 이렇습니다.
소개해준 브로커 비용이 3000페소입니다.
그리고 가정부가 시골에서 오는데 드는 비용 3000페소를 먼저 주어야 한다고 하는군요
그 비용은 한달에 1000페소씩 3개월에 걸쳐 급여에서 공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정부의 밥값은 선불로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2000페소를 선불로 주어 초기 비용은 총 8000페소가 들었습니다. .
조안의 형제는 여자 다섯에 남자 네명의 9남매입니다.
아버지는 농부이며 어머니는 동생들이 어려 일을 못하고 가사에 전념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가정에서 돈을 버는 사람은 아버지와 본인 그리고 언니 한명 정도라고 합니다.
나머지 형제들은 아직 고향에 남아 있으며 직업을 못 구했다고 합니다.
조안의 가족은 세명이 돈을 벌어 11명의 대가족을 먹여 살리는 전형적인 필리핀 시골 가정의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필리핀 시골의 가정들이 이와 유사합니다.
며칠 전 창가에서 우두커니 서있는 조안을 발견합니다.
왜 표정이 그러냐고 물어봅니다.
2주간의 태풍으로 아버지가 일을 전혀 하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고 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가불을 해주기로 합니다.
일단 3천 페소를 달라고 하는군요..
3천 페소면 가족들이 당분간은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3천 페소는 우리 돈 75000원입니다.
조안의 하루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 거실과 화장실 등을 청소하고
주인이 밖으로 나가면 방을 청소합니다.
원래는 음식도 하여야 하는데 아직 한국 음식은 말할 것도 없고 주방일 또한 서툽니다.
어쩔 수 없는 20살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 ㅋ
그래도 식사 후 설거지나 빨래는 잘하는 편입니다.
남자 둘이 살다 보니 할 일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할 일이 없을 때는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가지고 높니다.
그러다 혼자 웃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가끔은 친구하고 수다를 떨기도 합니다.
하루 종일 심심하지 않니라고 물어보니
지금 생활이 너무 재미있다고 합니다.... ㅋ
순박하고 아직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이 아이가 우리와 얼마 동안 함께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고단한 마닐라를 살아가면서
세상을 알고 남자를 만나고 가정을 꾸리면서 세상의 고단함을 알아가겠지요...
이것도 인연이라고 하면
이 아이가 성장하고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함께 하는 동안 아이의 착한 심성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
첫댓글 조안.. 밝고 참하게 보이네요
글속에 부모 마음이 느껴집니다
조안은 행복하겠네요.. 좋은 주인을 만나서.. 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래도 굿굿하게 일하고 항상 웃을수있다는게 참 부럽네요 ㅎㅎ 좋은 아떼 좋은 주인을 만나서인가봅니다
넘 착해보이는 군요
좋은일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천진해보이는게좋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