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남해안에 갈치가 접근하면 방파제마다 밤낚시로 갈치를 낚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갈치를 낚는 방법 중에서 가장 간단한 것이 바로 루어낚시이다. 길이가 긴 민낚싯대나 찌낚시용 릴대에 케미컬라이트를 장치하고 갈치를 낚는 모습보다도 오히려 루어 낚싯대를 한 손에 들고 갈치를 간단하게 낚아드는 모습이 일반적인 풍경으로 바뀌어 버렸다.
(1) 루어낚시 장비와 채비, 포인트
〈갈치 루어낚시 채비〉
① 낚싯대
갈치 루어 낚싯대로는 어떻게든 루어를 충분히 캐스팅할 수 있는 릴대라면 무엇을 사용해도 좋다. 길이 6.6~7피트, 강도는 미디엄라이트(ML)가 기준. 8피트 전후의 연질 농어 루어 낚싯대, 에깅 낚싯대도 사용 가능하다. 낚시하는 장소가 수면에서 높은 경우라면 긴 낚싯대가 조금 더 편리할 것이다.
② 릴
널리 사용할 수 있는 소형 스피닝 릴을 준비한다. 같은 크기의 소형 스피닝 릴 중에도 스풀의 권사량에 따라 얕은 스풀과 일반 스풀이 부착된 모델이 있다. PE 라인을 원줄로 사용한다면 스풀이 얕은 형태를 선택해도 좋다.
③ 낚싯줄
나일론 8파운드가 기준이다. PE 소재의 낚싯줄이라면 0.8호로 충분하다. 낚시가 주로 야간에 행해지는 관계로 형광처리가 되어 눈에 잘 띄는 줄이 유리하다. 어떤 소재의 원줄을 사용하든 갈치의 날카로운 이빨에 잘리는 것을 대비해 짧게 쇼크리더를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쇼크리더는 4~5호(20파운드) 정도의 나일론이나 플로로카본, 길이는 30~100㎝ 정도면 충분하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와이어나 케블라 줄을 10~20㎝ 정도 이어 달아도 좋다.
④ 루어
지그헤드에 웜을 장치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다. 무게는 2~10g(1/16~3/8온스)을 기준으로 하고 조류와 수심에 따라 무게를 가감한다. 웜의 선택은 길이 2~3인치를 주로 사용한다. 꼬리의 형태는 일반적인 컬리 테일이나 섀드 테일이 좋고 색상은 야광 또는 각종 형광색, 흰색, 검은색이 있으면 된다.
갈치 전용으로 만들어진 지그헤드와 웜도 있다. 갈치의 길게 찢어진 입 구조에 맞도록 바늘 끝이 아래로 향하게 만들어진 것과 트레블 훅이 따로 부착되도록 만들어진 것 등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웜 이외에도 미노우나 소형 지그를 사용해도 좋다.
⑤ 루어낚시 포인트
갈치는 주요 먹이인 멸치나 기타 작은 물고기 무리를 따라 움직이는 특성이 있으므로 이러한 작은 물고기들이 많이 회유하는 장소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먹잇감이 되는 작은 물고기 떼가 출현하는 항만 · 방파제 · 제방 · 갯바위 주변이 바로 그 대상지이다.
이런 장소는 보통 조류 소통이 좋고 수심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곳이다. 그밖에 필요한 조건은 낚시하는 장소가 외해와 인접해 가까운 거리에 수심이 아주 깊은 장소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갈치는 하루 동안에 낮에는 깊은 곳, 밤에는 얕은 곳을 왕복하는 습성이 있으므로 주변에 깊은 곳이 없다면 낚시 포인트가 형성되기 어렵다.
(2) 갈치 루어낚시 이렇게!
〈갈치 루어낚시 개관〉
① 원하는 곳으로 캐스팅 했다면 루어를 아주 느리고 단순하게 감아 들인다. 복잡한 액션을 가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갈치의 포식 속도는 빠르지 않기 때문에 루어의 현란한 액션보다는 공격의 타이밍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② 갈치의 유영 수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빨리 찾는다. 루어가 가라앉는 속도를 고려해 표층부터 차례로 갈치의 유영층을 찾아가며 릴링을 한다.
③ 갈치의 입질은 약하긴 해도 긴 몸통에서 우러나는 저항으로 쉽게 감지된다. 갈치의 입질이 느껴지면 낚싯대를 순간적으로 들어 챔질을 한다. 입이 길게 찢어진 갈치는 생각보다 챔질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④ 챔질이 잘 되었다면 낚싯대의 각도를 유지한 채 릴링만으로 감아올린다. 릴을 감는 속도를 달리하거나 낚싯대를 움직이면 오히려 떨어지기 쉬우므로 주의한다.
⑤ 수면으로 올라온 갈치는 단숨에 들어 올린다. 날카로운 이빨에 주의하며 플라이어를 이용해 바늘을 뺀다.
Info 갈치는 같은 곳에서 낚인다?
갈치 무리의 회유는 시간 · 먹이 · 산란 등에 좌우된다. 낮에는 깊은 곳에 있다가 밤에는 얕은 곳으로 나와 사냥을 한다. 멸치와 같은 먹잇감을 따라 다닌다. 또한 생리적인 작용으로 이동을 한다. 그런데 그 코스가 매년 그렇게 다르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즉 낚이는 장소와 낚이지 않는 장소가 구분되어 있으므로 매년 잘 낚이는 포인트가 있는가 하면 낚이지 않다가 갑자기 낚이는 낚시터는 드물다.
(3) 갈치 루어낚시, 핵심 체크 포인트
▶ 갈치는 야간에 수면 가까이 나타나므로 주로 밤낚시로 즐긴다. 낚시터는 대부분의 경우 방파제이므로 발판이 위험한 곳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 밤낚시라고 해서 밤중 내내 낚이는 것은 아니다. 입질이 가장 좋은 시간대는 일몰 후 2~3시간, 일출 전 2~3시간이 가장 유력하다.
▶ 갈치는 특별히 물때를 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때보다는 시간대가 더 중요한 요소이다.
▶ 갈치는 먹잇감의 이동을 따라 움직인다. 처음 찾는 낚시터에서는 작은 물고기들이 많이 회유하는 장소를 탐색하는 것이 관건이다.
▶ 잔챙이 갈치만 올라오는 경우는 그 수심층보다 아래쪽에 보다 큰 갈치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으므로 입질이 끊긴다거나 갈치 어군이 흩어졌다고 판단되면 한 단계 큰 루어를 더 깊은 수심으로 내려 보낼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