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만 뜨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논술·토론·철학 교육 바람 덕분에, 어린이 전문 출판과 독서교육 프로그램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전문적인 독서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유아들까지 책을 읽고 난 후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상황. 수업 스타일 또한 독서지도사의 1 : 1 맞춤 수업에서부터 학습지, 학원, 어린이 서점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독서가 다른 어떤 교육보다 중요하고, 그림 그리기, 감상문 쓰기, 토론하기 등 다양한 독서 활동이 아이들의 이해력과 표현력을 길러줄 수 있다는 데는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독서교육의 위상이 갑자기 급부상한 탓에, 이름만 거창하고 알맹이는 없는 프로그램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아이의 발달 단계에도 맞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오히려 책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는 것은 아닌지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독서 프로그램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독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독서 프로그램은 책을 잘 읽기 위한 방법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책을 좋아하고 잘 읽는 아이는 굳이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내용을 잘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줄 안다. 꾸준한 독서 습관이 바탕이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글 솜씨가 생기고, 발표력과 대화 능력도 길러진다. 요즘 유행하는 값비싼 독서 프로그램이 과연 내 아이의 발달과 특성에 맞는지, 진정한 독서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인지 세심하게 체크해보자. |
Case 1 어린이 서점의 독서 프로그램
|
여섯 살 우민이는 매주 화요일 유치원을 마치고 나면, 엄마 손을 붙잡고 어린이 서점 ‘이솝’에 들른다. 1시간 정도 엄마와 함께 서점에서 책을 읽고 나면, 드디어 기다리던 수업 시간. 예쁜 미피반 선생님이 읽어주는 책은, 엄마가 읽어줄 때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멋진 그림을 그리는 순서. 오늘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우리 아빠’를 그렸다. 선생님은 우민이와 함께 아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우민이의 생각과 말을 모두 그림 옆에 적어주었다. 매주 이렇게 선생님이 읽어주는 책을 듣고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은 차곡차곡 우민이의 작품 파일에 모아져 있다.
어린이 전문 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지역별로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어린이 서점이 생겨나고 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엄마와 함께 책을 읽고, 사고 싶은 책을 고르거나 빌린다. 최근에는 각 서점별로 아이들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대개 교사가 3~4명 정도의 아이들을 모아놓고 책을 읽어준 다음 미술 활동, 연극, 토론 등을 하는 형태이다. 초등학생 이후에는 일기 쓰기, 독후감, 보고서 등의 다양한 글쓰기가 함께 진행된다.
어린이 서점의 경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할 수 있고 소규모의 수업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훨씬 부담 없고 효율적인 수업이 될 수 있다. 특히 유아들의 경우, 딱딱한 학습지나 학원보다는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스토리텔링 위주의 수업을 받을 수 있어 좋다.
독서 프로그램이 있는 어린이 서점 6 이솝 어린이 서점 중계동 은행 사거리에 위치한 이솝 어린이 서점은 13년이나 된 곳. 1백여 평 규모의 서점에는 유아부터 초등학생들까지를 위한 각종 그림책, 동화책, 영어동화책 등이 있다. 관련 학과를 전공한 교사가 직접 독서 지도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은 4~5세부터 초등학생까지 연령별로 반을 구성하며, 언어교실·독서논술교실·일기쓰기교실·통합교과형 글쓰기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문의 02·951-2040
이야기도둑 아이북랜드가 강남·분당 지역에 개관한 어린이 전용 독서 문화 공간.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곳에서는 독서 전문 가이던스가 상주하면서 아이들을 1 : 1로 관리한다. 나이 별로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을 듣고, 책을 읽고 난 후의 토론, 읽은 책에 대한 독서 이력까지 관리를 받을 수 있다. 그 외에도 독서논술, 역사, 체험학습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문의 분당점(031·702-1991), 강남점(02·3451-1992)
꼬마루소 회원제로 운영되는 어린이 전문 서점 꼬마루소는 지역별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한글동화, 전집, 위인전, 단행본, 영어동화 등이 구비되어 있어 월회비 1만원에 주당 5권씩 월 20권을 대여해서 볼 수 있고, 매장에서는 언제든지 무료로 책을 읽을 수 있다. 각 지사별로 사회교실, 독서논술 등 모둠 수업을 진행한다. 문의 02·2644-4561
초록공간 강남구 대치동 은마 사거리에 위치한 어린이 서점. 가입비와 이용료를 내면 책을 대여해서 볼 수 있고, 별도의 이용료를 내면 각종 비디오와 CD, 영어 그림책을 수시로 대여할 수 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독서 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문의 02·554-9973
까치와 호랑이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타워상가 2층에 위치한 어린이 서점. 규모는 작지만, 인근에서는 꽤 알려진 곳이다.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와 추천도서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주인이 직접 연령별로 팀을 나눠 1주일에 2회씩 아이들의 독서 지도를 해준다. 문의 02·3493-3103 |
Case 2 독서지도사의 홈스쿨
|
일곱 살 재원이는 매주 수요일이면 같은 아파트에 사는 독서지도사의 집으로 향한다. 매주 1시간씩 친구들과 함께 북메이킹 수업을 받기 위해서이다. 엄마는 우연한 기회에 독서지도사의 소그룹 독후 활동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선생님과 의논 끝에 ‘북메이킹’수업을 받아보기로 했다.
글쓰기에 서툰 아이들도 그림과 간단한 글로 책을 만드는 활동에는 열중하며, 작업 후에도 무척 자랑스러워한다. 재원이는 그동안 자기책·엄마책·아빠책 등 가족의 특성을 표현하는 가족책, 사계절의 특성을 표현해보는 계절책, 공연을 보고 난 후 느낀 점을 표현하는 공연책 등을 만들었다.
앞으로는 북메이킹 수업 외에도 독서논술 수업, NIE 수업 등을 받아볼 계획이다. 최근 독서지도사의 수가 급증하면서, 독서지도사의 집에서 홈스쿨 수업을 하거나 1 : 1 방문 수업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크게 늘고 있다. 독서지도사는 아이 한 명 또는 소그룹의 아이들을 모아 연령과 수준, 흥미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수업을 진행한다.
대개 유아기에는 북메이킹·스토리텔링·미술 활동과 연계한 수업을 진행하고, 초등학교 이후에는 본격적인 독서논술 수업이나 토론 수업, NIE(신문 활용법) 수업을 진행한다. 독서지도사의 홈스쿨에 참여할 경우, 아이의 특성에 맞는 맞춤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과, 수업 이외에도 아이가 읽어야 할 책 목록을 정하거나 체계적으로 관리를 하는 등 독서 지도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
독서지도사가 가르쳐준 연령별 독서교육 노하우 4~5세_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할 기회를 제공하라 4~5세가 되면 어휘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에 말하기와 언어놀이(Language Play)를 즐기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다양한 책을 엄마가 읽어주면서 아이의 어휘력을 키워주는 것이 좋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저절로 어휘력과 표현력이 길러지게 된다. 책의 종류는 아이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활동화와 상상력을 키워주는 창작동화, 단순한 전래동화를 읽어준다. 글자 없는 그림책을 보여주어 아이가 직접 이야기를 이끌어내도록 하는 것도 좋다. 그림을 보면서 내용을 자신이 직접 상상하여 말로 표현하다 보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또 이 시기는 글자를 익히는 때이므로 활자가 들어간 책을 보여주어도 좋지만, 활자가 중심이 되는 책이 아닌 그림이 중심이 되는 책을 고른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동물, 차, 집 등의 그림이 있는 책을 보여준 후 현실에서 그 물건을 찾아보도록 하면 효과적이다.
6~7세_엄마가 직접 읽어주면서 독서에 대한 흥미를 키워라 낱말의 수를 넓히고 풍부한 상상력을 기르며 적절한 감정 표현 능력을 키우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종합적 사고를 갖게 되며, 책을 많이 읽음으로써 말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때는 많은 아이들이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되지만, 아이 혼자 책을 읽게 놓아두면 책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다. 글자를 읽는 데만 몰입하여 책의 내용에서 얻을 수 있는 풍부한 상상력이나 시각적인 이미지를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가 글을 읽을 수 있어도 처음 대하는 책은 엄마가 직접 읽어주고, 그 후에 스스로 읽어보게 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흥미로운 그림책은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어달라고 조르기도 하는데, 가급적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좋다. 좋아하는 책을 반복해 읽으면서, 책 읽는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유아의 생활과 밀접한 책, 선악을 구별시킬 수 있는 ‘옛이야기 그림동화’류가 좋으며, 올바른 생활습관을 주제로 한 ‘ 창작그림동화 ’ 등이 적합하다.
초등 1~2학년_읽기와 쓰기에 대한 강요는 금물, 차근차근 진행할 것 대부분의 1~2학년은 갑자기 독서나 글쓰기를 강요 받게 된다. 유아기에는 아이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고 무심코 지켜보던 부모들도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강박증이 생겨 아이를 다그치게 된다. 이런 강요 때문에 아이들은 책 읽는 즐거움과 글쓰기의 재미를 터득할 시기를 놓치고 만다. 많은 아이들이 책읽기와 글쓰기가 지긋지긋한 숙제라고 부정적인 기억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4가지 언어 영역 중에서 밖으로 보여지는 말하기와 쓰기의 표현 언어보다는 바탕을 다지는 듣기와 읽기의 이해 언어가 더 중요하다. 꾸준한 독서와 많은 대화를 통해 이해하는 언어가 발달하면 자유로운 생각과 경험이 쌓여 저절로 표현 언어 능력이 자라게 된다. 1~2학년은 탄탄한 구성과 문화적 표현력이 돋보이는 그림책은 물론, 이야기책을 부분 발췌하여 활자 위주의 두꺼운 책에 관심과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글자를 잘 안다고 해서 글자가 많은 동화책을 읽게 하거나 혼자 읽게 하는 건 좋지 않다. 처음에는 엄마와 아이가 한 페이지씩 교대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엄마의 읽는 소리를 듣고 아이가 정확한 발음, 읽기, 속도, 숨 쉬는 곳 등 읽기의 기본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감상을 그림일기로 쓰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이야기책을 읽은 후 자신의 말로 누군가에게 전달해보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녹음기를 이용해 녹음을 한 후 다시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듣는 것도 무척 흥미롭다. 스피드 퀴즈, 끝말 잇기, 일정한 낱말로 끝나는 말 찾기, 스무고개 등 다양한 언어놀이도 효과적이다. |
Case 3 학원 및 방문학습 독서 프로그램
|
초등학교 2학년 은수는 작년부터 1주일에 한 번씩 독서토론 수업을 받고 있다. 같은 반 친구들 3명과 함께 그룹을 짰는데, 선생님이 교재를 가지고 직접 찾아오신다. 수업은 각자의 집에서 돌아가며 하고 있다. 정해진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토론 수업, 교재를 통해 다양한 글들을 써보는 글쓰기 수업 등 체계적으로 짜여진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이 진행된다. 은수는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하면서, 발표력과 독서 능력이 많이 향상되었다. 또 매주 정해진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좋은 책을 꾸준히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초등학교 이상의 아이들에게 가장 일반적인 독서논술 수업은 학원이나 방문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수업은 3~5명의 그룹을 형성해 진행한다. 독서논술 수업의 경우 남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거나, 친구들과의 토론, 설득 등의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혼자서 하는 수업보다는 비슷한 수준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학원이나 방문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는, 프로그램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짜여져 있는지 확인해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문제 풀이식이나 천편일률적인 글쓰기 기술을 습득하는 식은 아닌지 꼼꼼히 체크한다. 오히려 아이들의 창의적인 사고나 자유로운 작문 능력을 저해하는 주먹구구식 프로그램도 많기 때문이다.
학원 및 방문학습 프로그램 4 한우리독서논술클럽 한우리독서논술클럽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단계별 토털 독서논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유아에서 초등학생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생각하는 나무’,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소크라테스 1, 2, 3’, 고등학생을 위한 ‘논술 스펙트럼’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수업은 전문화된 독서지도사의 리드로 5명 이내의 소그룹 토론식 학습으로 진행되며, 한우리만의 체계적인 독서 지도 원리인 듣기 능력, 읽기 능력, 말하기 능력, 쓰기 능력 및 생각하기 능력이 하나로 통합될 수 있도록 한다. 문의 02·363-6999
주니어플라톤 한솔교육의 독서·토론식 초등논술 프로그램으로 2001년 출시 이후 6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주니어플라톤 수업은 4~5명의 또래가 모여 선생님과 함께 진행하는 모둠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매주 지정된 책(리딩북) 한 권을 읽고 수업하는 학생들이 주1회 30분에서 80분가량 토론에 참여해 선생님의 해석적 질문을 토대로 그룹 토론과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며 사고력, 표현력, 리더십을 기르게 된다. 취학 준비 아동을 위한 베이스캠프(6~7세)와 초등학생을 위한 캠프1(1학년)부터 캠프6(6학년)까지 총 7단계로 구성된다. 문의 1588-1185
대교 솔루니 (주)대교의 ‘솔루니 독서포럼’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책읽기와 더불어 글쓰기, 토론, 공동창작 활동을 함께 하는 참여형 입체 학습이다. 매주 학습한 결과를 포트폴리오 평가를 통해 작품집을 만들고 교사는 작품집을 통해 정확한 학습 진단을 내리고 체계적인 수업을 진행한다. 매월 읽기 도서 3권, 독서 활동책 3권, 글쓰기 활동책 1권, 학부모 가이드북 1권이 제공된다. 학습은 주2회 80∼1백 분 수업으로, 소그룹(4∼6명) 형태의 홈스쿨로 진행된다. 문의 080-222-0909
바칼로레아 독서논술교실 천재교육의 ‘바칼로레아 독서논술교실’은 읽기 전략을 통한 독서 교육이다. 초등학교 1∼6학년을 대상으로 주1회 90∼1백20분간 테마 별 선정된 필독서(월 2권) 및 교과 내용과 연계되는 읽기 자료로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은 책을 효과적으로 읽고 이해하며 기억할 수 있는 읽기 훈련 과정,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워주는 토론 과정, 생각을 정리해 쓸 수 있는 논술 과정의 3단계로 진행된다. 문의 1577-1929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