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애플, 삼성전자, 샤오미 등 강력한 경쟁업체들이 웨어러블 시장에 진출하며 매출과 점유율, 주가가 동시에 떨어지는 시련을 겪는다. 2015년 4월 애플이 경쟁제품 '애플워치'를 내놓으면서 핏빗이 과연 버텨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제임스 박은 "시장이 커졌다. 이건 '나 아니면 네'가 사는 그런 게임이 아니다"고 하면서 "소비자들마다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애플과 충분히 공생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2017년 핏빗은 스마트워치 기업인 패블 등을 인수하며 재도약을 시도했는데 2017년 8월말 스마트워치인 '핏빗 아이오닉'을 출시하면서 제임스 박은 "우리는 가입자가 5000만 명을 넘고 8200만 시간에 달하는 심장박동 수 등 세계 최대 건강관리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만든 스마트워치는 강력한 건강관리 플랫폼이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제임스 박을 위협하는 건 따로 있었다. 중국 기업 샤오미(小米)다. 샤오미는 가격은 확 낮추고 품질은 결코 뒤지지 않는 '미 밴드(Mi Band)'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었다. 미 밴드가 15달러인 반면, 핏빗의 가장 싼 제품은 100달러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5년 1분기 핏빗은 1140만개를 팔아 웨어러블 업계 점유율 34.2%를 기록했다. 샤오미는 24.6%로 출시 1년 만에 '넘버 투'가 되었다. 그러나 제임스 박은 샤오미에 우위를 유지할 거라 장담하고 있다. 그는 "샤오미처럼 비용을 낮추면 진짜 훌륭한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 우린 R&D 투자를 매년 두 배씩 늘려왔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2017년까지 전체 제조사 중 웨어러블 출하량 1위는 핏빗이었고 출하량도 계속 증가해 온 게 사실이다. 핏빗이 웨어러블 선두 업체라는 건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주가가 하락한 건 핏빗의 장기적인 전망을 좋게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7년 4월 한 때 핏빗의 주가가 5달러 선까지 내려간 적도 있었다. 무엇이 원인일까?
핏빗의 장기적 전략은 많은 종류의 웨어러블 기기를 판매하고 기기들을 통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핏빗만의 생태계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기적 전략도 단기적 목표를 달성해 가면서 장기적 목표를 해야 하는데 핏빗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데 있다. 핏빗은 출하량은 늘었다. 허지만 점유율은 하락했다. 샤오미 등 중국 업체가 더 저렴한 피트니스 트래거를 내놓기 시작했고, 피트니스 트래거보다 복잡한 기능의 스마트워치는 생태계와 디자인이 중요한 역할이었다. 즉 핏빗은 가격을 내세우지도 그렇다고 애플, 삼성 등 업체와 비교하여 나은 생태계를 하지도, 하이브리드 스마트워치를 생산하는 기존 시계 제조사들처럼 고유한 디자인 속성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어중간한 포지셔닝인 셈이다. 그러나 핏빗은 계속 성장할 수 있게 한 것은 '적정한 가격에서 믿을 수 있는 품질'과 '피트니스 기술'이었고 오히려 어중간한 포지셔닝이 저렴한 제품에 신뢰하지 못하면서 너무 비싸거나 복잡한 제품은 원하지 않은 많은 소비자의 선택이 되었다. 역설적으로 물론 어중간하지 않았다면 회사가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포지셔닝이 핏빗이 주장하는 장기적인 전략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핏빗이 시장초기부터 생태계에 중점을 두고, 생태계를 토대로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고 해보자. 아마 순이익이 낮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생태계로 활성화한 서비스 사업이 하드웨어라는 매개체의 판매량을 보장할 테니, 당장 이익이 낮더라도 꾸준히 증가한 출하량이 중요한 지표가 되어 장기적인 계획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웨어러블 시장에서 애플 워치와 갤럭시 기어 시리즈가 이미 핏빗을 추월했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그만큼 정확한 시기와 제품, 적정 가격 등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기 힘들어진 것이다. 제임스 박은 피트니스에 집중한 웨어러블에 대한 믿음이 옳은 것이 되려면 우선 가격 경쟁 탓으로 점유율이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현재 사업만으로 플랫폼이 커질 수 있다는 그러니까 애플, 삼성, 나이키보다 경쟁력 있는 플랫폼일 수 있다는 걸 확고히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켜봐 온 바로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고 핏빗은 당장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해야 한다. 그게 우선 되어야 장기적인 피트니스 플랫폼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핏빗에 다시 열광하게 하려면 웨어러블의 패러다임을 다시 한 번 바꿀 혁신이 필요한데 제임스 박이 이 숙제를 잘 풀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가 서른 한 두 살 나이 때 그 당시는 만보계를 차고 다니던 시절이었는데 웨어러블 기기를 생각했다는 게 정말 가상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는 그 당시에 핼스기기가 2000억 달러 이상의 큰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예상을 했으니 요즈음 우리 젊은이들이 롤 모델로 삼을 만 하다고 본다. 제임스 박은 현재 봉착하고 있는 난관을 뚫고 나가기 위해 제2의 창업을 통해 혁신을 만들어 가서 명실 공히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