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마술'하면 무엇을 떠올리시는지. 모자에서 나타나는 비둘기? 하늘을 날아다니는 탁자? 분리된 상자에서 따로 노는 미인의 머리와 다리? 우리가 TV 마술쇼에서 흔히 보아왔던 장면들이다. 하지만 이것들이 마술의 모든 것은 아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마술은 성경의 내용을 주제로 하는, 전도사 출신 마술사의 ‘가스펠 매직’이다.
가스펠매직은 마술사 함현진 씨가 새롭게 창안한 영역이다. 예를 들어 구약의 야곱이 꿈에서 본 사다리 이야기를 신문지 마술을 통해 연출하거나, 정상적인 트럼프 카드를 모조리 예수님 그림 카드로 바꿔버리는 식이다. ‘죄’라고 쓰인 명함을 ‘지옥’으로, ‘예수님’이라고 쓰인 명함을 ‘천국’으로 둔갑시키면 마술을 보는 아이들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주술 행위 또는 악한 힘을 빌어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교회에 다니는 분들 중 많은 수가 마술하면 몹쓸 것이라 여기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이들도 함현진마술사의 가스펠 매직 무대 앞에선 고개를 끄덕인다. 재미면 재미, 복음이면 복음,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마술사의 손놀림과 몸짓에 감탄하고 감동한다.
함현진 씨는 안양대 목회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M.Div.과정 중 교회 주일학교 전도사 사역을 하다가 아주 우연한 기회에 마술을 접했다. 광고지를 무심코 펼쳐들었는데 하필이면 마술 학원 광고가 눈에 확 띈 것. 설마 했지만 호기심에 이끌려 학원을 찾은 현진 씨는 이내 마술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주일학교에서 인형극과 레크레이션을 하던 터라 도움이 될까 해서 시작한 마술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고 그는 전도‘사’에서 마술‘사’가 됐다.
그는 다양한 공연으로 사람들을 만난다. 수천명이 모인 행사에서는 화려한 조명과 도구, 무대 매너와 카리스마로 관객을 휘어잡고, 교회의 직장인 대상 사역인 런치 정오 무대에서는 4~50명의 관객 앞에서도 열과 성을 다한다.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 자녀들의 방과 후 학교에서는 흔쾌히 아이들의 친구로서 마술을 보여주고 또 가르친다. ‘가스펠 매직’ 무대에서는 과거의 전도사 시절로 돌아간 듯한 설교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마술에 대한 현진 씨의 관점은 확고하다. 속임수, 술수가 아닌 연출이고 퍼포먼스. 사람들이 보기 원하는 것을 현실 속에서 보여주는, 일종의 행위예술이라는 것이다. 그의 마음이 담긴 가스펠매직(복음마술) 또한, 그의 신앙의 고백이자 복음을 전하기 위한 도구로써 사용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인생 가운데에는 마술보다 신비롭고 알 수 없는 일이 훨씬 많지 않은가!
촬영을 하면서 이것 저것 소소한 마술을 배웠다.
손 안에 쥔 손수건이 없어지고, 종이컵에 따른 물이 사라지고,
상대편이 뽑은 카드를 제일 밑에 놓았는데 제일 위로 올라가고...
모를 땐 감탄했는데, 알고 나니 마술사의 손길의 비밀이 보이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 뿐, 진정한 필살기의 비밀은 알려주지 않았다.
특히, 막힌 링이 자유자재로 연결됐다 풀렸다 하는 마술은 진짜 궁금했다.
호기심에 찬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는 나에게 돌아온 한 마디.
“ 무덤까지 가면 알려드릴게요.”
끙, 물어본 내가 바보지...
<블로그다큐 예수와사람들> 제 19화 가스펠 매직쇼
방송 : 11/23(월) 오후 1시 40분 - 1부, 11/24(화) 오후 1시 40분 - 2부
재방 : 11/25(수) 밤 11시 -1 부, 11/26(목) 밤 11시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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