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2차 백두대간 구간종주 산행 시작 후 동문들이 발표하는 산행사진 상에서 인물사진과 경치사진을 모두 포함하여 가장 많이 나타나는 나무는 어떤 나무인가?
이 질문에 대해 ‘신갈나무’ 라고 바르게 대답할 수 있는 분이라면, 나무에 대해서 관심과 상식이 아주 많은 분이다. ‘참나무’라고 대답하신 분도 합격점을 받으실 수 있는 분이다.
그러나 참나무라는 특정의 종은 없다. 참나무과 에 참나무속이 있을 뿐이다.
참나무는 우리말에서 진짜 나무다운 나무라는 뜻인데, 참나무속을 나타내는 Latin어 Quercus도 원래는 켈트어로서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나무중의 나무라고 말하는 참나무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리를 하고 가야 한다.
참나무과는 세계에 나무가 있는 곳 어디에나 나타나고, 우리나라에는 4속 15종이 자라는데 속명만 나열해 보면 너도밤나무속, 밤나무속, 모밀잣밤나무속 그리고 참나무속이 있다.
너도밤나무는 울릉도에서만, 모밀잣밤나무속에 속하는 모밀잣밤나무와 구실잣밤나무는 남부 일부도서와 제주도에서만 자라고 있으니 이들은 백두대간 상에서는 볼 수 없다.
약밤나무는 평양근처에서 자라는 것이니 당분간은 보기 힘들겠고, 밤나무는 우리나라 중부 지방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참나무속 안에도 11종의 나무가 있고, 사철 푸른 잎을 가지는 상록 활엽교목이 5종이고 그리고 낙엽 활엽 교목이 6종이나, 상록 활엽 교목 5종은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도서에 나타나니 백두대간에서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니기에, 이번 이야기에서는 제외한다.
참나무속 6종의 나무를 잎이 생긴 모양대로 다시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밤나무잎과 비슷한 폭이 좁은 잎을 가진 나무 :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잎과 같이 폭이 넓은 잎을 가진나무 : 졸참나무, 갈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참나무 6종을 구별하는 방법을 이야기하자면 속은 다르지만 밤나무속 밤나무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
밤나무속
밤나무 : ( Castanea crenata )
밤나무는 비교적 알아보기가 쉽다.
6월 중순이면 비릿한 밤꽃향기( 남성의 정액 냄새 )를 풍기면서 밤나무 위에 서리가 내리듯이 피어나고, 그 후에는 어김없이 밤송이가 열리기 때문이다.
6 월 이전이라도 밤나무 밑에 가보면 작년에 수확을 하느라 까버린 밤송이들이 남아있게 마련이다.
낙엽 소교목으로 높이는 10 m 이내, 토인들의 카누와 같은 모양의 잎( 타원상 피침형 ) 이 달리는데 가장자리에 침 같은 톱니가 있다. 이 톱니에도 엽록소가 있어 녹색으로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참나무속
상수리나무 : ( Quercus acutissima )
밤나무와 같은 피침형의 잎이 달리지만, 잎의 가장자리에 있는 침 같은 톱니에 엽록소가 없어 회갈색이다. 잎 뒷면은 연한 녹색이고 껍질은 세로로 가라지지만 코르크층이 별로 발달하지 않고 있다. 참나무에 열리는 도토리 중에 가장 크고 색이 고운 동그란 열매를 갖고 있어, 다른 참나무의 열매는 도토리라고 하고 이 나무의 열매는 별도로 상수리라고도 한다.
상수리나무라는 이름은 선조가 임진왜란 때 피난 가서 수라상에 이 열매로 만든 묵을 노상 잡수셔서 상수라라고 했는데 후에 상수리로 되었다고 한다. 보통 마을 인근의 높지않은 야산에 많이 나타난다. 높이 30m 까지 자란다.
굴참나무 : ( Quercus variabilis )
상수리나무와 비슷한 형태의 잎이 달리지만, 잎 뒷면이 회백색으로 잔털이 빽빽하게 달려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줄기의 껍질에 두꺼운 코르크층이 발달한다는 것이다. 이 껍질로 지붕을 이은 집을 굴피집이라고 한다.
굴참나무라는 말은 껍질에 굴( 골의 경기도 사투리 )이 깊게 파이는 참나무라는 뜻이다. 굴참나무도 마을 인근의 야산에 많이 나타난다. 높이 25m 까지 자란다.
졸참나무 : ( Quercus serrata )
이 나무에서부터 일반적으로 계란을 거꾸로 놓은 형태의 넓은 잎이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넓은 잎을 가지는 참나무 중에서 가장 작은 잎을 가지고 있어 졸참나무로 불린다. 가장자리에는 침형 톱니가 있고 잎 뒷면에 털이 있다.
산지의 비옥한 골짜기 쪽에 많이 자란다.
잎이 작아 이름이 졸참나무이지만 크기는 다른 참나무처럼 지름 1m, 높이 25m 까지 크게 자란다.
갈참나무 : (Quercus aliena )
해발 50m에서 1000m까지에 나타난다. 지름 1m에 높이는 20m 정도 까지 자란다. 졸참나무 잎과 비슷하지만, 가장자리의 톱니가 날카롭지 않고 물결 무늬가 된 잎이 특징이다. 상수리나무에서 갈참나무까지는 줄기와 잎의 몸체 사이에 잎자루가 있다. 갈색으로 단풍이 든 잎이 가을에 가장 늦게까지 나무에 달려있다.
졸참나무처럼 비옥하고 습기가 많은 골짜기 쪽에 자리 잡는다.
신갈나무 : ( Quercus mongolica )
지름 1m, 높이 30m까지 크게 자란다. 다른 참나무에 좋은 자리를 다 빼앗기고 산 능선 쪽으로 나타난다.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될 나무이다.
잎 모양은 갈참나무와 비슷하지만 잎자루가 없어졌다. 잎 뒷면에 털도 없다.
신갈나무라는 이름은 예전에 이 넓은 잎을 짚신에 깔창 대신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떡갈나무 : ( Quercus dentata )
해발 800m 이하의 전국 산지에서 나타나지만, 유명한 이름과는 달리 참나무중 가장 흔하지 않은 나무이다. 잎은 잎자루도 없고 가장자리의 톱니도 물결무늬로 부드러운 신갈나무의 잎과 비슷하지만 보통 더 크고, 두꺼우며 , 잎 뒷면에 회색의 털들이 빽빽히 나있다. 참나무 종류 중에는 그 중 작다.
떡갈나무의 잎은 떡을 싸서 보관하기에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잎 뒷면에 있는 짧은 털들이 떡이 서로 달라붙지 못하도록 하고, 잎에 사는 미생물이 살균 작용도 한다고 한다.
짧고, 요령있게 구별방법을 설명하려고 했는 데 오히려 복잡해진 느낌이다.
한번에 6가지 참나무 종류를 다 알려고 하기 보다 하나씩, 하나씩 찾아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구분이 될 수도 있다.
우선은 능선 상에 나타나는 신갈나무의 특징부터 확실히 하고, 떡갈나무와
의 구별 법을 배우고 하는 식으로……
이왕에 나무를 공부한다고 한다면, 적어도 소나무와 참나무의 가족 구별 방법은 알아야 될 것 같아 적어본다.
-19회 박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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