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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9일 퇴근하여 집에오니 마누라“왈”
“저녁에 사천에서 매제가 올라 온다는데 아마 퇴근하고 출발하면 새벽 1시쯤 도착할 것 같아” 하길래
그러면 도착하기전에 한숨 자둬야지 모레가 대회인데 오늘밤에 푹~ 자둬야 하는데.....
좋은 컨디션을 위해서는 금요일 밤의 숙면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아무래도 대회 전날밤은 긴장이 되어 숙면을 취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덟시반에 일찍이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잠도 들기전에 초인종이 울린다.
문을 열어보니 여동생과 매제, 조카까지 들이 닦친다.
“아니 어케 벌써 왔어.” 하고 물었더니
“오늘 하루 제꼈어요. 장모님 생신인데 일찍 와야죠!
동생도 문닫고 일찍 오라고 했어요”. 한다
속으로 “이러면 안되는데 이거 큰일 났구먼”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있으니 송도에서 횟집하는 막내여동생과 매제가 들이 닦친다.
양손에는 비닐봉지가 가득이다.
상을펴고 꺼내는데 전복회, 산낙지, 광어, 도다리, 우럭, 멍개, 해삼....이거 횟집이 따로없다.
거기에다 사천 매제가 올라 오면서 굴, 문어(산채로 아이스박스에 담아옴)까지
또 내가 어머님 생신이라 영산포에서 택배로 주문한 홍어회에다 각종 과일까지
상을보니 즉석에서 폈는데도 진수가 성찬이다.
대회전까지는 탄수화물만 먹어야 하기 때문에 참아야 하는데....
모처럼 만난 매제들인데 차마 못먹겠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잠을 잘 수도 없고....... 참으로 난감하다.
“나 모레 마라톤 뛰어야 하니까 일찍 자야돼 그러니까 대충먹고 일찍자자”고 했더니
매제왈 “아따 형님 연세에 무슨 마라톤 입니까? 금메달 딸 것도 아니면서 그냥 건강삼아 즐기면서 대충 뛰면되지” 하면서
도대체 잠 잘 생각이 없다. 하기야 "모처럼 형제간에 만났으니 잘 턱이 없지
자자고 하는 내가 미친놈이다."
함께 어울려 먹다보니 회 맛이 쥑인다.
그동안 대회준비 한다고 먹을 것 줄이고 먹고 싶은것도 참아가며 탄수화물만 먹다가
홍어회 삼합에다.산낙지,문어까지 먹다보니 입맛이 땡긴다.
“형님! 전복을 먹어야 힘을쓰지” 하길래 “아니야 지금은 먹으면 안돼” 했더니
매제왈 “아니 형님은 그것도 모르요 아글씨 여름에 시골에서 쟁기질 할때 소가 지치면
산 낙지 한 마리 풀에다 감아서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고 하쟌아요“ 하면서
“산낙지 먹고 마라톤 해봐요! 그러면 힘 하나도 안들텐께 ”하면서 계속 권한다.
"에라이 ~~이왕 망가진 것 배 터~지게 묵어 불자 !"하고 실컷 먹었다.
평소 술도 좋아하지 않은 녀석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주거니 받거니 끝낼 생각이 없다.
하지만 대회를 위해 준비한 나의 노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매제들에게 화를 낼 수도 없고
그래~ 어짜피 잠자기는 글럿는데 ....하고 놀다보니 새벽 두시반이다.
“나 아침에 종합운동장에 동우회 텐트치러 가기로 약속 했으니 이제는 자야되~”
하고 안방에 혼자 들어가서 누웠다.
이번에는 나름대로 신경써서 체중도 줄이고 무리하지 않고
마지막 1달은 훈련 프로그램 대로 열심히 준비했는데 ...
공교롭게도 대회 하루전이 어머님 생신이라 어쩔 수가 없다.
새벽 네시반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저울에 올라서니....... 57킬로...어이쿠..
분명 어제 저녁에 저울에서 본 숫자는 52.5킬로 였는데...... 어이가 없다.
새벽 두시반까지 먹었지만 그렇다고 4.5킬로가 늘다니......으흐흐
이번에는 약한 무릎에 부담을 덜어 볼려고 독한 맘먹고
대회를 2주 남겨놓고 3일을 금식하며 물만먹고 하루 10킬로씩 뛰어
57킬로의 몸무게를 53킬로 지 4킬로를 줄이고 ....
다시 1주일을 남기고 식이요법을 실시하여
월, 화, 수 삼일동안 계란흰자, 두부, 닭가슴살, 수입소고기 안심, 장어를
소금간도 하지 않고 당근과 과일, 양배추로 퍽퍽한 입을 달래며... 또 2킬로를 줄여
목요일 아침 굴죽을 먹고 저울에 올라서니 51킬로...
이제는 됐다싶어 남은 삼일동안 탄수화물(밥, 빵, 짜장면, 감자, 바나나)만 섭취하여 3킬로만 불려서
광화문에서 출발전에 54킬로에 맞추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기록 포기다. "
생각 하고 인천대공원에 나가니 고문님과 회장님 오규복님 김영훈님이 텐트를 치러 나와있다.
종합운동장에 도착하니 작년에 텐트쳤던 자리에 벌써 다른팀이 텐트를 치고 있다.
우리도 일찍 왔는데 참 부지런들 하다.
바로 앞쪽에다 텐트를 치고 돌아와 함께 아침을 먹고 집에 오니 오전 11시...
잠을 설쳐서 낮에 한숨을 자야 하는데 옆에서 떠들어대니 잘 수가없다.
그래서 자는 것 포기하고 놀다가
김현상집사님에게 전화를 해서 등에달고 뛸 문안(좋은세상 좋은 현상)을 준비 했냐고 물었더니
지금 바빠서 사무실에 없으니 만들어 놓을테니 4시쯤 와서 찾아가란다.
그래서 4시에가서 받아보니 “가볍고 부드럽게 땀에 젖어도 찢어지지 않도록 한지에 만들라”고 했는데
문방구에서 A4용지에 양면을 코팅하여 뻣뻣하게 만들어 놓았다.
아차 ! 이렇게 뻣뻣하면 달릴때 불편할 것 같은데.......
이럴줄 알았으면 내가 직접 만들걸~~
하지만 괜찮다. 날씨도 춥고 바람도세게 분다는데 잘 됐지~머! 바람도 막아주고...
집안 형제들과 오후5시에 저녁을 먹기로 예약해 놓은 가미원에서 저녁을 먹고,
바로 헤어지면 집에와서 일찍 잘려고 했는데...
식당에서 해어지지 않고 모두 집으로 다시 들어와 놀다가
밤 11시에야 헤어졌다.
잠자리에 드니 너무 피곤하여 곧바로 골아 떨어진다.
보통 대회전날에는 긴장이 되어 잠을 설치게 되는데....
오히려 잘 된지도 모르겠다.
좋은 컨디션을 위해서는 출발 6시간 전에 일어나서 몸을 움직여 주어야 하는데...
출발시간이 광화문에서 8시니까 2시에 일어나야 한다.
눈을 떠보니 2시 반이다.
일어나 거실에서 체조를 하는데 눈이 다시 감긴다.
에라 모르겠다... 조금만 더 자자 하고 다시 자리에 누워 잠깐 졸다보니 4시다.
일어나 가볍게 샤워를 하고 출발 3시간전인 5시에 미역국에 밥을 말아 적당히 먹었다.
저울에 올라서니 55.5킬로 이정도면 됐다.
지금까지 참가한 어느대회때 보다 가볍다.
보통 몸무게를 1킬로 줄이면 3분정도의 기록이 단축된다는데.....
다만 한가지 걱정은...
수요일 저녁에 그동안 부족한 장거리 훈련을 보완하기 위해 (후반에 허벅지가 굳을까봐)
응급처방으로 화장실에서 거울보고 스쿼트를 900개 해서 허벅지에 마지막 자극을 주고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맨소래담으로 후끈거리는 무릎에 떡칠을 하여 풀었으나
지금까지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이 방법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나 자신도 의문이다.
3일 이라는 휴식기간이 있었으나 고질병인 오른쪽의 약한 무릎이 자꾸 탈골 될려고 통증이 심하여
심상치가 않다.
출발전 까지만 버텨주면 되는데......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아 뛰는 도중에는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기 때문에 빠지는 일이 없다.
그래서 금요일 토요일 이틀 동안 무릎 보호대를 차고 빠지지 않도록 묶어 놓았다.
백운역에서 5시40분 첫차에 몸을 싣으니 울 남동 회원님들이 반긴다.
평소 말이 많은 내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마누라는 내가 떠드는 소리가 싫어 옆에 있지 않고 조금 떨어져 재발 좀 조용히 하라고 눈치를 준다.
하지만 입이 근질거려 닫아지질 않는다....
나중에 회원님중에 한분이 농담으로 “전동차에서 떠들지 않고 힘을 아꼈으면 아마 썹쓰리 했을텐데 아침에 전동차에서
떠들며서 힘을 다빼버려 썹쓰리를 못했단다“....ㅋㅋㅋ
작년에 동마때는 마누라와 함께 에너지 보급계획을 세워 양동작전을 펼쳐...
광화문에서부터 종합운동장까지 마누라가 도우미로 나서 옷가지를 챙기고 파워젤과 바나나 쵸코파이 등을
배낭에 매고 나는 지상으로 뛰고 마누라는 전동차타고 뛰면서 도킹 장소 마다
늦지 않게 나를 만날려고 지하철역 계단을 뛰면서 오르내리느라 다리가 퉁퉁 부어 었는데...
그 고생한 보람도 없이 내가 30킬로도 못가서 일찌감치 퍼져서 민망하기 그지없었는데....
올해는 그런 쪽팔린 모습 보이기 싫어 종합운동장으로 바로 가라고 했는데....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가 않는지 또 따라 나선다.
그래서 올해는 광화문에서 출발하면 바로 동대문역에서 내려 청계천쪽 통과할 때 한번 만나고 기다리다가
다시 종로쪽에서 내려오면 1호선 동대문역 6번출구에서 만나고 통과하면 바로 종합운동장으로 가라고 했다.
그런데 광화문에 도착해보니 속이 거북할까봐 출발전에 먹을려고 준비한 정로환을 집에두고 온 것을 알았다.
“이런 정신머리~ ”주변에 약국에서 살려고 약국을 찾아보니 주일 아침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연 약국이 없다.
이리저리 헤매다 포기하고 광화문우체국에서 옷을 갈아입고 회원님들과 함께 출발장소로 이동
이번에는 김선곤님과 하프까지라도 동반주를 하고 싶어는데 ...
많은 인파속에서 잠깐 한눈(치어리더구경)을 파는사이 놓쳐 버렸다.
이리 저리 헤매면서 찾는데 보이지가 않아 찾는 것을 포기하고 보니
마누라도 보이질 않는다.
이크~ 이거 큰일났네!
날씨가 추워 겉옷을 벗지 않고 입고 있다 마누라에게 출발전에 맡길려고 했는데...
단벌 신사가 옷을 버리고 갈수도 없고 마누라는 나를 찾느라 정신이 없을텐데....
수많은 인파속에서 작은키를 늘려가며 목을빼고 마누라를 찾아 헤매는데
완전히 부모잃은 미아신세다.
다행이 하나님이 보우아사 출발전에 가까스로 나를 찾는 마누라를 만나 허겁지겁 옷을 벗어 맡기고
A그룹 맨앞 출발 대기선까지 용감하게 눈치보지 않고 뚫고 나갔다.
사회자 배동성씨의 힘찬 구령에 따라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총소리에 맞춰
드디어! 출발!
썰물처럼 광화문을 빠져 나가는데 이런~
팔목에 찬 초시계가 움직이지 않는다.
장갑을 끼고 시계를 눌렀는데 힘이 약했나보다
100미터쯤 지나서 시계를 다시 누르고 확인하니 숫자가 돌아간다.
이번에는 초반 5킬로까지는 절대로 오버하지 않는다고 속으로 다짐하면서 MP3 레시바를 귀에꼽고
신나는 찬송가 반주에 맞추어 가볍게 나아간다...
주를앙모하는자 올라가~~ 올라가~~ 독수리같이~
주~~~앙모하는자 주~~~앙모하는자.....................
주위에서 응원하는 시민들을 보니 절로 궁둥이가 들썩 거린다.
을지로를 지나 청계천을 뛰는데 아랫도리가 갑갑하다.
날씨가 춥다고 위에는 긴팔에 또 팔토시를 끼고 아랫도리는 긴타이즈 위에 팬티를 입었더니.
땀이나기 시작하자. 너무 갑갑하다.
이럴줄 알았으면 팬티를 속에다 입는건데......
마땅히 타이즈를 벗고 다시 팬티를 입을데가 없다.
7킬로쯤가니 길가에 임시로 세워둔 간이 화장실이 보인다.
잽싸게 문을 열고 뛰어 들어가니 이런 안에서 한분이 볼일을 보고 있다.
미안하다는 말도 못하고 스프링처럼 튕겨나와 옆칸을 여니 비어있다.
그래서 팬티를 벗고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운동화도 벗지 않고 타이즈를 까뒤집어 벗어 재꼈다.
비좁은 간이 화장실이라 앉을데도 없고해서 한발을 들고 운동화위로 타이즈를 잡아 빼는데
이런~~
꽉 쬬인 타이즈가 운동화에 걸려 늘어지기만 하고 빠지질 않는다.
한참을(1분30초쯤)씨름하다
타이즈를 벗고 팬티를 입고 나오니~~
같이 왔던 3시간 페이스 메이커는 보이지도 않고 3시간 10분 페이스 메이커가 지나간다.
벗은 타이즈가 아까워 버릴 수는 없고 조금만 더가면 마누라를 만나니 그때 줄려고 벗은 타이즈를 목에 걸치고
양 손목에 감아보니 감촉도 좋고 팔을 받쳐주니 아주 편안하다.
크~ 이렇케 뛰면 팔은 아프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드디어 나를 기다리는 마누라가 보인다.
갑자기 힘이 솟아오른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척 보면 척이다.
먼~데서 나의 달리는 자세만 봐도 그날의 컨디션을 안다.
그래서 구부러진 허리를 고추세우고 엉덩이 집어넣고
사뿐~사뿐~ 가볍게~ 힘빼고~ 자연스럽게~ 여유있는 모습으로
마누라 앞으로 날아간다.
목에두른 타이즈와 머리에 뒤집어쓴 비프를 던져주고
대신 가벼운 머리띠와 자유시간(쵸코렛)1개를 받아 주머니에 넣고
물한병을 받아 두어모금 마시고 길옆 쓰레기통을 향하여 던지니 멋지게 골~인이다.
햐~ 이거봐라!
꽤 ~먼거리에서 던졌는데 멋지게 골인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
종로를 지나 동대문을 향하니 가슴이 탁~트인다.
을지로와 청계천은 도로가 비좁아 서로 부대끼면서 달려야하는데
넓은 종로 통으로 나오니 이제야 달리는 것 같다.
길옆에 사물놀이패의 꽹과리 소리에 저절로 흥이 난다.
그래서 길옆으로 바짝 다가가 뛰면서 응원 나와 박수치는
여학생들과 손바닥을 마주치며 멋~지게 솟아오르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나와 손바닥을 맞춘 학생들이 펄~펄~ 뛰면서 좋아한다.
그래! 이맛 이야! 너만 기분 좋은게 아니야 ! 달리는 나는 기분이 더 좋다....ㅋㅋㅋ
15킬로를 지나면서 쵸코렛을 입에 물고 에너지를 충전한다.
전에는 파워젤을 먹었는데....
너무 달아 맞지 않는것 같아 이번에는 쵸코렛(자유시간)으로 과감히 바꿨다.
총무님이 아침에 지급한 파워젤은 일찌감치 마누라 배낭에 맡긴체...
앞을보니 흥인지문이 보인다.
19킬로지점
마누라와 2차접선 장소인 동대문역 6번출구가보인다.
벌써부터 나를 발견하고 계주달리기때 바통을 받을려고 기다리는 선수처럼 길옆에 서서 나를 기다린다.
이때쯤이면 멀리서도 나의 몸 상태를 알아보는데 처음부터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아서 인지 달리는 내가 너무 편안하다.
나를 바라보는 마누라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다 ~필요없으니 쵸코렛 한개만!” 하고 외쳤더니
쵸코렛을 세워 400미터 계주 바통터치 할때 바통처럼 채가기 좋게 건네준다.
다른때 같으면 신답역, 군자역, 잠실역등 아직도 도킹장소가 많이 남아있는데~~ 오늘은 다르다.
지쳐서 꺼이~꺼이~ 달리는 모습을 보이기가 싫어 바로 종합운동장으로 가라고 했다.
신답 지하차도를 지나면서 힘차게 함성을 질러본다.
“이거이 무신소리냐”고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지하터널을 지나면서 소리를 지르면 소리가 크게 울려 퍼져 에코~우가 발생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25킬로를 지나니
오른발 엄지발가락에 물집이 잡힌다.
아니! 벌써 이러면 안되는데....
그러더니 오른쪽 종아리도 뻑쩍지근 해지기 시작한다.
이거봐라~ 아직은 안되는데~
아무래도 수요일 저녁에 화장실에서 스콰트를 900개 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한강변 조깅코스에서 달릴때는 도로가 평탄하여 괜찮은데
이 동마코스는 차가 다니는 도로에 물이차지 않도록
가운데를 높게하고 길가쪽으로 비스듬하게 경사를 주어 오래 달리다 보면 길가쪽으로 몸의중심이 쏠려
우측 다리에 부하가 먼저 걸린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평탄한 도로 중앙으로 달리려고 하지만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에 잘 되지가 않는다.
또 2년전에 바다 마라톤때 경련으로 떨어진 왼쪽 엉덩이 근육이 약하기 때문에 달리다보면
습관적으로 몸의중심이 오른발에 실린다.
그래서 약한 왼쪽 발보다 오른쪽발이 오히려 먼저 뭉친다.
설상가상으로 잘나오던 MP3마져 고장이다.
뛰면서 흔들려 주머니속에서 짹이 빠진 모양이다.
MP3를 고치려고 달리면서 꺼내어 만지면서 달리는데 마음대로 잘 되지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속도를 줄여 뛰면서 MP3를 고쳐 볼륨을 최대로 높였다.
신나는 찬송가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음악소리가 커지니 저절로 힘이난다.
그래 이거야! 아무생각없이 음악에 취해가는거야!
마누라에게 받아든 쵸코렛을 씹으며 다시 에너지를 보급한다.
아직은 배가 고프지 않지만 후반을 위해~~
미리미리 먹어둔다.
다른때 같으면 벌써 지쳐서 허기가질 시간인데... 오늘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참! 별일이다.!
식이요법 탓일까?
하지만 혹시 모를 후반을 위해 30킬로 지점을 통과하며 주최측에서 준비한 바나나 한개와 쵸코파이 한개를
집어들었다.
다른 때에는 마누라로부터 계속해서 에너지 보급을 받았지만...
오늘은 홀로서기다.
이제 앞에는 마의 35킬로지점! 잠실대교다.
그런데 생각보다 지치지 않고 허벅지도 무겁지 않고 종아리도 견딜만하다.
그래! 이거야! 수요일밤의 스콰트!!! 그거이 정답 이었어!!!
반신반의하며 근육이 뭉쳐 역효과가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부족한 장거리 훈련의 임기응변으로
허벅지에 가한 마지막 자극
"수요일밤에 한 비장의 카드 900개의 무리한 스콰트! "
이제 그 효과를 보는가 보다 하는 생각이 미치자
후반의 체력저하와 허벅지 경련을 염려했던 걱정이 사라지고
갑자기 자신감이 넘쳐나서 손에 힘을 불끈 쥐었더니
손에 있던 껍질벗긴 알맹이 쵸코파이가 바스러진다.
이런~
혹시 모를 후반의 에너지 보급을 위해 손에쥐고 뛰던 쵸코파이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바스러진 쵸코파이를 과감히 버리고
잠실대교에 올라서니 울 남동동우회 회원님들이 보인다.
회장님에게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사진을 찍는 이만희님을 향해
두주먹을 불끈 들어 올려 건재를 과시하며 멋~진 포~즈로 힘차게 날아간다.
남은거리 7킬로...
"이제부터는 스퍼트다.! "
가슴에 새겨넣은 십자가 때문일까?
도대체 마의35킬로가 어디로 갔나?
이럴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썹스리에 도전하는건데 하는 건방진 생각이든다.
저 멀리 앞쪽에 3시간 10분 페메의 모습이 보인다.
그래! 너 잘 만났다! 너부터 잡아버린다.
100여미터 앞서가던 페메를 단숨에 따라잡았다.
이제 부터는 거칠 것이 없다.
메인 스타디움 골인 때까지 “이 프리카를 추월하는자 한 사람도 용서치 않겠다”를 속으로 외치며
40킬로 지점을 통과~~
멀리 종합운동장이 보인다.
마지막 스퍼트를 가하는데 뭉친 종아리 때문에 생각 만큼 속도가 붙지 않는다.
썹쓰리는 놓쳐지만 3시간 10분 페메를 제꼈으니
“오늘은 싱글이다”.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기분좋게 가는데~~~
이런 갑자기 3시간10분 페메가 나를 앞질러 날아간다.
아니 이럴수가~~ 저속도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페메가 시간 분배를 잘못해서 막판에 시간을 맞출려고 날아가는 것 같다.
아니 초반에는 시계가 속을 썩이더니 .......
이제는 페메까지............ 초반에 조금 땡겼다가 막판에 여유있게 끌어주면 안되나....
나! 원 !참! 여유있게 싱글인줄 알았는데...............ㅋㅋㅋ
페메까지 도와주지 안는구먼! 하는 생각이 든다.
페메가 그럴리가 없지만 느려진 내 속도는 보이지 않고
괜히 페메탓을 하고있는 자신을 발견하자 웃음이 절로 난다.
메인스타디움을 향해 토끼굴의 내리막을 힘차게 뛰어가니
"꿈에도 그리던 종합운동장 메인스타디움"
빨간색 우레탄 트랙이 나를 반긴다.
신바람이난다.
지치지도 않았다.
봉주처럼 멋지게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
피니쉬 라인이 보인다.~~~
카메라를 향해 두손을 번~쩍 치~켜들고 멋지게 포~옴 을잡고!!!
골~~~인!!!!!!!!!!!!!!!!!!!!!
주위를 둘러보니 벌써 마누라는 나를 알아보고 웃으면서 반긴다.
"수고 했어요!! "
라고 말하는 마누라 앞에 어린아이 처럼 자랑스럽게 웃으면서 다가간다....ㅋㅋㅋㅋㅋ
지금까지 지~루한 글을 읽으며~~~
광화문에서 출발하여 종합운동장까지 42.195킬로를 숨가쁘게 나와함께 완주하신 여러분의 인내심에 경의를 표하며
"하나님의 큰! 축복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 여러분을 사랑하는 프리카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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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35킬로지점 (잠실대교) 하지만 오늘은 여유가 만만이다.
어제 가슴에 새겨넣은 십자가 때문일까? (사진에 찍힌 십자가가 유난히 빛난다.)
마지막 직선주로~~
피니쉬 라인을 눈앞에두고 카메라를 향해 두손을 번~쩍 들었다.
첫댓글 꼼꼼히 읽었습니다..
역시 잘뛰는분은 후기부터가 달라...ㅎㅎ구간구간 설명을 해주시니
달리시는 모습이 상상이 가요^^
식이요법과 꾸준히 훈련한 결과가 나타난듯해요.
편하게 뛰셨다니 담엔 못이룬 썹3달성도 하실꺼에요~~~
완주후 전혀 안지쳐보이고 다시 뛰러나가도 될것처럼 너무 컨디션 좋아보이던데...ㅎㅎ
암튼 좋은기록 완주 축하드립니다~~프라카님 홧팅요^^
수기게시판으로 옮겼군요.ㅎㅎ댓글달고 클릭하니 존재하지않는개시물이라 그래서 깜놀 ㅎ
워낙 글 쓰는 속도가 느려서 독수리타법이라 개고생 했습니다.
그래도 써놓으면 한분이라도 웃어줄것 같아 염치불구 하고.....ㅎㅎㅎ
감동적인 후기 잘 읽었습니다. 프리카님의 마라톤은 한마디로 가족 드라마입니다. 홀로 뛴 것이 아니라 가족과 신의 사랑과 보살핌으로 달린 것 입니다. 늘 성실한 가장으로서 일에 충실하고 사랑 받기위해 몸 관리를 철저히 하셨기에 감동을 주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낸 것 입니다. 일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라톤은 아무나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프리카님의 마라톤을 존경합니다. 정말로 부럽고 닮고 싶은 프리카님의 마라톤은 멋집니다.
뛰기전에 출사표를 써서 웬만하면 참을려고 했는데 홍보부장님이 궁금해 하는것같아 마음이 약해서~~~
정말 재밌고도 유익하고 또 감동과 사랑이 있는 프리카님의 멋진 후기 따봉 따 따봉!!!!!*^^* 앞에선 버섯돌이가 후기를 올려 재미와 감동을 가득 선사하여 웃고 울게 만들더니 다시 프리카님이..... 역시 너무 너무 멋진,사랑속의 남동, 남동입니다 !!!!!ㅋㅋㅋ
울 회장님과 사모님의 열열한 자봉 덕분에 선수들이 사기충천 했어요.!!!!!!!!!!!
즐런하시고 재밋는 후기 글 올리시고 대단합니다요..언제 시간 함 내주시죠 제가 막걸리 한번 대접하겠습니다 송도 회집에가서.ㅎㅎㅎㅎ
울 동생횟집(옥련동)은 배달전문이라 앉을 자리가 없어요....ㅎㅎㅎ
잘봤습니다..고생많으셨구요 .(써브-3를위해 열심히 준비했는데 전날 그런아품이..ㅎㅎ)
포도님 우리B조 1등한거 맞죠?
감동적입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진정한 마라토너 프리카님이 한없이 부럽군요... 사전 준비도 없이 남따라 달리는 나의 모습이 부끄럽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값진 기록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도전님 존경합니다 .늘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시는 모습 존경합니다.
지루한 글 읽어 주시고 축하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마라톤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하는데 수기를 읽어보니 그럴만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멋진완주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울 남동식구와 함께한 즐거운 대회여서 힘들지 않고 즐겁게 즐기면서 뛸 수가 있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함께 해주신 우리남동동우회 회원 여러분과 피치못할 사정으로 대회장에 오지는 못 했지만,
우리를 뜨겁게 응원해 주신 최상연님을 비롯한 함께하지 못한 울 남동 식구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감동적인 프라카님의 후기 진지하고 리얼하게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부럽고요... 나도 다시 풀코스 뛸 수 있을까?? 헛욕심 한번 부려보네요.... 정말 좋은 성적으로 멋지게 완주하심을 축하드리고요... 프리카님 존경합니다.....^^
선수들을 위해 추운 날씨에도 열심히 응원하고 격려해주신 자봉님들의 덕분입니다.
따뜻한 울 남동 가족과 함께해서 즐런할 수 있어 행복 했습니다. 격려해 주시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