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 로만 폴란스키 감독 나스타샤 킨스키 주연
수요일날 친구들과 시네큐브에서 테스를 봤다. 중학교 시절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최고의 소설로 자리잡고 있었고 언제나 테스라는 여자는 내 안에서 살고 있었다.
여중생이 테스 책을 들고 셀레었던 밤들이 아스라히 기억에 있었는데 11월 20일 다시 개봉된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예매를 했다.
불멸의 고전, 대문화 토마스 하디의 원작 소설 <테스>를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1979년에 만든 영화인데 우리나라에는 1981년에 개봉했었다. 다시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최대한 화질을 구현해서 33년만에 재개봉 된 영화이다. 영화는 3시간 동안이나 상영했는데 그렇게 많이 어색하지는 않았다.
놀라운 기술이다. 다만, 음악이... 옛날 촌스러운 영화임을 계속 상기하게 만든다.
테스는 순수한 여인이다. 어려운 집안 살림 때문에 부유한 더버빌에 하녀로 보내지고 그녀에게 반한 주인 아들 알렉에게 강제로 순결을 빼앗기고 원치 않는 관계에 빠지면서 아이까지 낳게 된다. 아이는 죽고 테스는 그를 피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새로 일하게 된 농장에서 젖소 우유를 짜는 일을 맡아서 하다가 목사 아들 엔젤과 운명적인 사랑을 나눈다.
테스는 자신의 과거를 말하려고 몇 번의 기회를 보지만 결국 말하지 못하고 결혼식을 하게 된다. 신혼여행 후 신혼집 보금자리로 돌아와 사랑의 눈빛을 마주보며 테스는 다시 남편에게 자신의 과거를 용서받고자 말을 하려고 하는데 남편이 먼저 자신에게 다른 여자를 잠깐 만난 적이 있었다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한다. 테스는 이해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털어 놓는다.
테스도 남편을 이해했으니 엔젤도 자신을 이해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남편은 싸늘하게 냉담해져 버린다. 자신이 사랑했던 테스가 이제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남편은 테스를 친정으로 보내고 자신도 외국으로 떠난다. 여자의 몸으로 돈 한 푼 없이 테스는 여기저기 다니며 밤새도록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남편을 그리워하면서 말이다.
과거의 실수가 용서받지 못하고 저항할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고 마는 한 여인의 삶 앞에 관객은 연민이 들 수 밖에는 없다. 귀족사회에서 한 여인이 홀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움이 있는지 시대적 모순을 읽을 수 있었다. 인간의 사랑이 얼마나 모순된 것인지 지금의 우리네 모습과 똑같다.
우리는 과연 사랑이라는 것을 하고 있기는 한 걸까?
종이 한 장의 두께도 아닌 것들을 사랑이라고 잡고 있는 위태로운 제도 앞에 테스의 순수한 모습이 고귀해 보일 수 밖에 없다.
문학은 현실과 다르고 소설같은 인간들로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이 읽히는 이유는 순수한 영혼을 갈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포토일기 1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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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의 고단한 삶....
용기있었던 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