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북한산 등반기 !
나는 통렬히 반성한다!.
그것도 진정으로, 아주 깊이있게 자신을 비판하면서 반성한다.
나의 전생에 대하여.......
아마도 나는 전생에서 양반이랍시구 비타리를 동자로 앞장세우고,
할배에게 무거운 봇짐을 지게하고 부려먹었는 갑다.
여기서 부려먹었다 함은 얘들 의사완 전혀 관계없이 심하게, 그것도 아주 심하게 시켜먹었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굳이 변명하자면 그 시대때는 엄연히 양반과 상놈의 신분관계가 있었던 것을 , 그것을 이제와 탓한들 그걸 어쩌랴 ?
3월 1일 !
본시 나의 계획은 3. 1이 공휴일이면서 목요일 ! 3. 2 하루만 휴가를 내면
4일이나 쉴 수 있는 황금의 연휴라, 오랜만에 남편 구실하고자 마눌에게
동해안 쭉 돌아 발길 닿는대로 단 둘이 오붓이 여행을 가자고 했다.
그런데 그전날 비티리를 만나면서 나의 지극히 가정적이고, 모범적이며 소박한 꿈! 더 나아가 나의 마뉼의 부푼 꿈은 박살난다.
“ (3/1 은) 연휴 시작날인데 그 차 막히는 길을 무슨 고생하려고 나서나 ? 내일 가볍게 산에나 갔다가 모레(3/2) 느긋하게 가는게 좋지!...”
나는 순간적으로 다소의 갈등 속에서 통박 굴려본다. 차 막히는거야 그러타치더라도 4일간의 경비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마뉼에게 멋지게 폼나게 말은 했다만 대가리 속에서 경비 계산을 때려봤을 때, 최소 1일 20만원은 족히 들어야 하겠다. 그런데 산에 가는거야 특별히 돈 들일 없으니 맨 입으로 하루는 때울 수 있겠다 싶으다.
“ 어 휴 ! ~ 산에 가는거 너무 힘들어!...”
“ 아냐 !. 딱 세시간 코- 스 !. 나도 오랜만에 가기 땜에 어려운 산은 힘들어.
점심도 싸 올 필요없이 내려와서 먹자구...“
“ 딱 세시간 ? ”
“ 그래 !.. 아마 넉넉잡구 세시간이면 충분히 내려올 수 있어..”
3. 1 아침 10시 가벼운 복장으로, 허리에 물한통 꿰차고 신발도 워킹화 신은 채, 백운대 산행은 시작 되었다.
출발하면서부터 바로 만나기 시작한 가파른 길에서 뭔가 불길한 조짐이 옅보이기 시작하면서 슬슬 후회가 되기 시작했지만 다행히도 일행 중 유일하게 할배만 빼고는 모두 허덕거린다. 특히 정말 오랜만에 산행이라는 비티리의 허우적을 보니 결코 무리하진 않을 듯 조금은 안심이 된다. 그러길 두어시간! 미끄러운 돌계단, 가파지른 암벽을 붙들고 땡기고 기어서 백운대에 도착 했다. 여기까지.....
점심도 안 가져갔기에 잠시 쉬고나서 하행 길에 접어들면서 나는 내가 왜 사나? 지금까지 56년여 동안 살아오면서 숱하게 겪었던 모든 고난과 고통이 이 한순간으로 집결하여 나를 괴롭히고 있다. 걸음 한걸음 한걸음이 십자가를 지고 가시밭길을 걸으신 예수님 그 고통보다 더하다.
이 넘들 분명히 길이라는데..
자고로 길이라 한다면, 그것도 아무리 험한길이라 해도 흙과 돌의 비중이50:50은 되어야하고, 경사각도가 30도를 넘어서서는 안되는 줄 알면서도,
지금 이 넘들이 길이라고 우기는 여기는 아직 얼음도 다 녹지않은 미끄러운 돌맹이가 95% 이상이구, 경사각도가 80도를 넘는다.
좋다. !. 꼭 사람이 안다니는, 아니 못 다닌다해도 하다못해 산토끼나 노루라도 다닐 수 있는 곳이래야 길이라고 하지. 내가 보기에는 아직 신비가 그대로 남아있는..그런 형상이다.
아 ! 오늘이 삼일절이구나 . 옛날 일정시대 때 만주 독립군 군자금 전달했을 때 쥐도 새도 모르게 다녀야 하는 때를 제외하고 네다리가 아닌 두다리로 걸어야하는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이 곳을 가려 하는가 ?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인다. 한참을 80도 가도로 내려왔음에도 아직도
첩첩이 산중이다. 조난신고라도 했으면 좋겠구만 전화기도 안터진다
( 참고로 내 전화는K.T ) 얼마를 더 가야하는가 ?
할배 말한다 “ 거의 다 왔어..한 20분만 가면돼 !.. ”
이런 닝기로 조~우또 !
내려오는데 만 4시간 넘게 걸렸다.
그래!.. 복수 !.. 그거 좋다. 맨 앞에 밝혔듯이 전생에 대한 복수라면....
그 복수를 이런 식으로 한다면 기꺼이 받아주마. 그러나 그러타 하더라도
복수는 나한테만 해야지 나의 전생에 대해, 즉, 지네들 부려먹었던 양반이였던 나에대해 전혀 알지도, 책임 질 수도 없는 내 마뉼까지 이 고통을 함께겪게 해야만 한단 말인가 ?
그 다음 날부터 알베긴 두 다리, 앉으면 일어날 수 없고, 일어나면 앉을 수없어 변기에 앉아 밑닦는거 조차 안돼 비데에 물만 하염없이 맞아야 했다.
다리로 버티기 어려워 부벼댔든 스칙땜에 어깨쭉지도 내게 아니다. 온몸이 만신창이다. 3.1절 날 일본 나까무라 경사에 잡혀서 치도곤 고문 당하고 버려진 몸뚱아리다.
덩달아 나의 전생에 대한 한많은 원망을 하머 늘어진 마뉼은 밥도 안챙겨준다. 아~ 나는 왜 사는가 ?
두다리 너무도 흐느적거려 다리 세우는데 좋다는 비 * * 라 한알 먹엇더니 쓸데없이 남아 있던
한다리만 뻐적히 선다. 이건 또 어찌하랴 ?
황금의 연휴고, 오랜만의 오붓한 여행이고 다 망치고, 여행에 쓸려고 꼬불쳐놨던 비상금 !. 에어파스에 맨소래담에, 사우나에 찜질방에, 끼니때마다 밥시켜 먹느라 다 날라갔다.
아 ! 난 왜사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