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전트립(단기선교)
I. 들어가면서
한국교회는 설립 초기부터 선교하는 교회로 시작했다. 이 땅에 선교의 씨앗을 뿌린 구츨라프(Karl Gutzlaff)나 토마스(Thomas Robert Jermain) 선교사는 짧은 기간 동안 복음을 전했지만, 그들의 영적인 영향력은 한국사회에 뿌리를 내려 이 땅에 첫 선교사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그리스도를 알고 영접한 그리스도인들이 존재해 있었다. 이처럼 세계열강을 향하여 굳게 닫혀있었던 이 땅에 뿌려진 단기선교의 충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 이후 한국교회의 성장과 선교에 대한 열정은 이 작은 나라에서 20,000명이 넘는 선교사를 파송하는 놀라운 결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분명히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매년 선교현장을 향해 떠나는 단기선교를 통한 선교의 관심이 선교동원에 커다란 역할을 감당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1980년대 초기 한국교회의 단기선교는 주로 파송교회 목회자들의 선교지 순방을 통한 목회적 차원에서 시작되었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점차 대학생 선교단체를 중심으로 서구 스타일의 단기선교 팀이 등장했다.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한 단기선교의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웬만한 지역교회 중 단기선교를 다녀오지 않은 교회가 없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들은 선교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허락하신 남다른 복의 기회라고 여겨진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맡기신 선교 사명을 앞으로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단기선교사역이 단기선교의 참여자와 보내는 교회, 그리고 선교현장과 선교사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사역이 되도록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II. 비전트립(단기선교)의 일반적 정의 및 배경
1. 정의
비전트립(단기선교)에 대한 몇 가지의 정의가 있다.
첫째, 연대기적인 정의로, 말 그대로 ‘단기’라는 단어를 시간적인 의미에서 바라보고 단기선교를 정의한 것이다. 이럴 때 직업적인 선교로서 ‘장기’ 사역 기간을 일반적으로 4년으로 잡는데, 단기는 2년이나 그 이하를 말한다.
둘째, 인식론적인 정의인데 ‘목적론적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를 기준으로 정의한 것이다. 대부분의 선교단체는 단기선교를 장기선교를 돕는 하나의 도구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것이 목적론적 정의다.
셋째, 존재론적 정의로, 밀함(Millham)은 “단기선교(사)는 전임 선교사역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목적으로 이루는 일에 한 발짝 내디딘 사람들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에 의하면 단기선교는 하나님의 나라 관점에서 이 일을 위해 존재하기 시작한 그리스도인의 사역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몇 가지로 정의할 수 있는 단기선교지만 결국 단기선교는 원래 비장기로 이루어지는 모든 형태의 선교를 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통상적으로 단기선교는 2년 이하 기간 선교사로 사역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선교현장에서 장기로 사역하는 선교사가 할 수 없는 의료, 컴퓨터, 농업기술 등의 특수 분야나 전문 분야의 선교사역을 돕기 위해 파견되는 선교사를 위해 사용된 용어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선교 정탐여행과 선교현지 답사와 같은 선교여행과 2~3주간의 단기간을 이용한 사역도 ‘단기선교’라고 부르고 있다. 이로 인한 사역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선교여행’의 의미를 포함하되 단순히 선교현장만 탐방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선교현장의 가능성과 필요를 보고 자신의 선교비전을 구체화하며, 단기간이지만 선교사를 도와 현장사역에 참여하는 모든 활동을 ‘비전트립’이라는 명칭으로 통일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여기서는 2~3주간의 초단기선교활동을 비전트립이라 부르기로 한다.
비전트립은 참여자 자신과 선교현장, 파송교회 모두에게 많은 유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동시에 제한과 단점도 가지고 있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준비된 비전트립은 선교현장에 많은 유익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훈련되지 않은 비전트립 팀의 사역은 오히려 선교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본인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파송하는 교회 역시 훈련되지 않은 비전트립 팀이 현장에서 잘못 배우고 관찰한 것을 그대로 교회에 전달함으로 교회적으로도 선교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비전트립의 중요성, 목적, 역할 그리고 효과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하고 있었다면,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욱 철저하게 준비한 후 더불어 잘 사역한다면 비전트립은 교회의 선교발전뿐 아니라 세계 복음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경에 기록된 선교가 타락한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계획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비전트립은 결코 인스턴트(instant)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 단기선교운동의 배경
현대적인 단기선교는 변화하는 사회와 기술적인 발전을 배경으로 등장했고, 21세기 선교의 중요한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주님의 교회가 전략적으로 선교적인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친히 사회와 환경을 조성하신 것이라고 확신한다.
1) 도시화 현상 - 산업혁명과 더불어 일어나기 시작한 도시화의 물결은 근대사회에 이르러 다양한 도시의 병폐들을 만들어 내었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탈 도시화(de-urbanization)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심각한 문제들을 토해내었다. 여기서 핵심적인 것은 사람들이 다양하게 모여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선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선교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도시화의 병폐들은 치유의 복음을 든 선교사들이 찾아가 막아내야 할 복음의 접촉점이 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2) 인터넷, 소셜미디어의 발달 - 날로 발전하는 첨단기술과 경제구조의 덕으로 현대사회는 세계의 급변하는 모습을 쉽게 알 수 있게 되었다. 특별히 또 다른 지구촌이라 불리는 인터넷의 발달과 SNS(Social Network Services) 등장은 본국이든 타국이든 복음을 전하는데 모두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3) 눈부신 항공 교통의 발달 - 100년 전만 해도 일반 대중들이 해외를 여행한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해외여행의 주 수송수단이 선박이나 육로였던 만큼 오랜 시간을 소요해야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쉽게 세계 곳곳을 다닐 수 없었다. 하지만, 초고속철도와 항공 등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세계는 그야말로 지구촌이 되어가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전 세계 어느 국가이든 30여 시간 내면 도달할 수 있으며, 60여 시간 안에 가지 못할 지역이 거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이러한 교통의 발달과 대중화는 ‘선교사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다.
4) 선교현장의 정부와 정치제도의 변화 -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단기선교의 가능성으로서 정부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게 되었다. 물론 10/40 Window 내의 많은 국가가 공식적인 비전트립(단기선교) 273선교사의 입국을 환영하고 있지 않지만, 다민족 국가의 정부가 막강한 정치권력을 이용하여 국가개발을 위해 도로를 확충하고, 각 민족이 사용하는 다중언어를 제한하고 공용어를 교육하는 정책은 단기사역자들에게는 큰 유익이 아닐 수 없다.
III. 비전트립의 다양성과 선교전략
비전트립은 특성상 짧은 기간 내에 어떤 사역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으나 결과가 미약하다고 중단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교회 안에서 비전트립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들에 의해 비전트립 자체가 평가절하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럴 때 교회의 지도자들은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단기선교 실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의 관점에서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비전트립에 참여하는 것이 성령께서 주실 결과를 기대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성취하기 위한 과정에 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이다.오늘날 교회에서 벌어지는 사역들에 대한 평가는 주로 결과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인가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있는 사역에 대해서는 교회가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을 보내면서도, 그렇지 못한 사역에 대해서는 기존에 후원하던 것까지 야멸차게 끊어버리는 일들이 있다. 이것은 그 자체로 복음적이지 않은 것이고, 선교적이지 못한 것이다. 복음은 나누는 사역에 참여하는 과정이 결과보다 더 우선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과정을 통해 결과로 주실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비전트립은 다양한 목적과 사역방법에 따라 세분될 필요가 있다. 같은 비전트립이지만 목적과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잣대를 가지고서는 이 모든 다양성을 이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 단회적 비전트립
단회적인 비전트립은 특별한 사역 목적을 세우지 않고 1~3주 정도 선교지를 방문하여 하나님께서 개인 혹은 교회를 향해 주시는 비전을 발견하는 프로그램이다. 선교현장의 필요에 따라 전문적인 사역은 아니지만 참가하는 팀원들의 사전준비와 교육을 통해 선교사를 도와 사역을 돕기도 한다. 단회적인 비전트립은 선교현장보다는 개인의 비전이나 교회의 선교비전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교회가 후원하는 선교사를 방문했을 경우 비전트립을 통해 선교사의 삶을 이해하고 선교274 세계선교의 길라잡이현장의 필요한 기도제목을 발견하고 돌아와서 함께 기도하는 ‘중보기도의 비전’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선교현장이 얼마나 많은 기도가 있어야 하는지는 선교의 역사는 물론이고, 현역 선교사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영적인 자원이다. 따라서 비전트립을 통해 선교지와 선교사를 위한 중보기도자가 된다는 것은 선교적인 관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미전도종족을 입양하기 전에도 비전트립을 통해 입양종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선교의 비전을 품을 수 있다. 물론 선교지 정탐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세워졌다면 그것은 단기사역으로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장기 선교사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단순한 선교훈련을 위해 선교지를 방문한다면 이것 역시 훈련을 통해 사역의 비전을 발견하는 비전트립으로 분류할 수 있다.
2. 전문인 비전트립
전문직종에 대한 지식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하나의 팀을 구성하고 선교현장을 방문하여 전문적인 사역을 통해 선교사역에 동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료 선교, 이·미용 선교, 어린이 사역자 선교 등등을 꼽아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여행의 범위를 넘어 전문인 단기선교라고 볼 수 있지만, 전문인 참여자의 휴가기간 등을 이용한 사역이라는 점에서 비전트립의 한 분야로 정의하기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유형의 비전트립을 ‘목적이 있는 휴가’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분명한 것은 전문직종의 그리스도인들이 선교현장의 선교사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도와 함께 사역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개발하고 확장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3. 반복적 비전트립을 통한 선교의 열매
개인 혹은 지역교회가 특정 선교지를 정해 매년 반복적으로 방문하여 선교하거나 선교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을 말한다. 반복적인 비전트립은 선교지에 지속적으로 비전트립 팀을 파송하여 중장기적인 선교전략의 수행이 가능하므로 일차적인 목적이 선교지 중심이 된다. 특별히 특정 전문직종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매년 한 지역 혹은 여러 선교지역을 돌며 전문사역을 통해 선교하거나 선교하는 일을 돕는 것이다. 전문인 비전트립의 경우 장기 선교사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전문적인 기술을 통해 선교현장의 사역을 도울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비전트립 팀이라 할지라도 어린이 사역 등과 같은 사역을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수행하면 이러한 활동을 통해 사역의 연결과 열매를 맺는 단계까지 이를 수 있다.
IV. 비전트립의 목적
비전트립에 참여하는 데는 다양한 목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목적과 동시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비전트립에 참여하게 된다면 엉뚱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비전트립은 성령께서 주실 결과를 기대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성취하기 위한 과정에 들어가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이루실 복음 확장의 결과를 기대하는 과정이다.
1. 선교적 사명고취
지역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의 명령을 실천하도록 이끌어 선교 중심적인 삶을 살게 하고 그들이 선교에 참여하도록 동원해야 할 책임이 있다. 비전트립을 통해 선교현장이 나에게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이 다녀온 선교현장을 위해 무엇을 계속해야 할지 실제적인 도움과 동참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다. 그 결과 장기선교를 후원하는 일에 더 열심을 내어 지역교회가 자연스럽게 선교를 지향하는 교회로 방향을 맞출 수 있다.
2. 복음 제시
선교현장에 가려는 그리스도인들은 세계를 품는 가슴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제시할 수 있는 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팀원들의 문화나 지역교회 혹은 개개인이 가진 경험을 전달하는 것보다 선교여행에서 내가 만나는 대상에게 구원의 소식을 전하는 복음 제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복음을 제시하는 우리도 자신의 복음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품을 수 있다.
3. 현지 선교사에 대한 격려와 도전
장기선교사는 사역현장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나, 대개 그들은 본국을 떠나 해외에서의 삶이 상당히 정착된 상태이며, 그들의 사역이 주로 타문화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려움과 긴장 속에서 사역을 감당해야 한다. 그들과 나누는 지역교회 소식은 큰 위로가 될 수 있고, 긴장을 이완시킴으로 사역을 향한 재출발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V. 비전트립의 장·단점
비전트립은 참여자들과 이들을 파송하는 교회, 그리고 선교현장과 선교사 모두에게 유익이 되어야 한다.
1. 유익한 점
1) 비전트립 참여자가 얻는 유익
➊ 개인의 신앙 성장에 좋은 기회가 된다.
➋ 기독교 공동체의 지체됨을 경험하고 팀원으로서의 지도력 개발을 경험할 수 있다.
➌ 선교에 대한 자신의 소명의식을 점검할 기회가 된다.
➍ 타문화권을 경험하고 다양한 외국인을 향한 사회적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➎ 현지 선교사들과의 교류가 가능하며 그들의 사역을 돌아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2) 파송교회가 얻는 유익
➊ 지역교회를 선교 중심적인 교회로 이끌 수 있도록 돕는다.
➋ 지역교회 내에 선교동원의 기회를 제공하고 선교열매를 얻을 수 있다.
➌ 지역교회에서 필요한 현지 선교정보를 얻을 수 있다.
➍ 비전트립 경험을 통해 장기선교 후보자를 발굴할 수 있다.
➎ 선교에 대한 이론과 실천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3) 선교지가 얻는 유익
➊ 현지인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얻게 된다.
➋ 10/40 Window와 같은 선교적인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접근이 용이하다.
➌ 현지 선교사의 사역을 단기간에 분야별로 도울 수 있다.
➍ 본국과의 정보교류가 가능하다.
4. 선교사가 얻는 유익
➊ 선교사가 본국의 교회와 성도들과 접촉 기회를 갖는다.
➋ 선교사가 필요를 제공할 기회가 된다.
➌ 선교사가 영적인 격려와 자극을 얻을 수 있다.
➍ 비전트립 이후 후속양육을 통해 사역결과를 얻을 수 있다.
➎ 비전트립 경험을 통해 장기선교 가능성을 경험한 헌신자가 장기선교사로 배출될 수 있다.
2. 고려할 점
비전트립은 위에서 열거한 유익뿐만 아니라 잘못 계획하고 진행할 때 발생 가능한 문제점이 많으나 부정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여 미연에 보완한다면 비전트립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➊ 비전트립 팀의 방문으로 인해 진행 중인 현지 선교사의 사역이 방해를 받거나 부담이 되지 않는가?
➋ 비전트립 팀을 위한 사역이 구체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을 경우, 사역에 대한 기대 효과가 떨어지고 선교사와 비전트립 팀 사이에 불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➌ 현지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선교에 임하는 경우 나타날 문제점은 무엇인가?
➍ 선교훈련이 되지 않는 자들이 참여할 경우 관광 차원의 비전트립이 될 가능성은 없는가?
➎ 투자하는 시간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가?
➏ 비전트립 팀에 대한 재정지원으로 인해 장기선교사에게 돌아갈 지원의 규모가 축소되지 않겠는가?
3. 피해야 할 비전트립의 모습
➊ 짧은 기간, 피상적인 경험이 선교현장의 전부인 양 과장된 보고
➋ 정보의 과장과 비약
➌ 현지인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의 마음을 갖기보다 의욕과 열정이 앞섬
➍ 전체 팀의 융화를 이루지 못하여 현지인들에게 실망을 안겨줌
➎ 비전트립에서 경험한 매일의 일상이 장기선교의 일상으로 오해함278 세계선교의 길라잡이
➏ 비전트립을 독단적으로 수행 시 선교현장 선교사들에게 막대한 피해와 위험을 야기하기도 함
VI. 비전트립의 실제
1. 비전트립을 위한 선교교육과 훈련
어떤 의미에서 비전트립을 떠나기 전에 어떤 것을 준비하고 훈련하였느냐에 따라 비전트립의 결과는 이미 예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비전트립을 시행하는 교회는 팀을 파송하기 전에 선교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비한 대응책과 선교현장에서 복음을 가진 자로서의 아름다운 그리스도인의 모범을 보여줄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비전트립에 참가하는 이들이 먼저 훈련학교 등록하여 사전교육을 받게 하는 교회가 많이 있는데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본다. 이러한 교육과 훈련을 위해 포함되어야 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복음제시 훈련
2) 경건시간과 기도모임을 통한 영성훈련
3) 파송 예정 나라에 대한 연구 발표
4) 선교지 문화교육5) 선교사의 역할과 협력방안
2. 선교현지에서의 비전트립 활동
비전트립 팀이 현지에 도착하면 팀원들은 현지 사정에 맞는 적절한 태도를 보이면서 생활해야 한다. 먼저 비전트립은 하나님의 사역임을 인식해야 한다. 비전트립은 여가를 위한 여행이 아니다. 따라서 가르치는 자세보다 배우는 겸손한 자세로 현지에 임해야 한다. 현지문화를 최대한 존중하며 선교지에서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많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현지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본국과 선교지의 상황을 비교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비전트립 기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기본적으로 포함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
1) 영적 모임
비전트립 팀은 선교현지에서 영적 사역을 목표로 활동하게 된다. 영적 충족을 위해 팀은 매일 큐티와 기도모임 등을 통하여 자신과 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또한 기간 중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 하루의 사역을 마감하고 평가회를 가진다. 이 시간에는 하루의 사역을 마감함과 동시에 다음날 사역을 사전에 점검하는 시간이다.
2) 사역기록
선교지에서 사역이 시작되면 기록도 함께해야 한다. 타문화권에서 다양한 것을 접하다 보면 나중에 생각날 것 같은 내용을 그냥 지나치기 쉽다. 비전트립의 과정을 점검하고 나중에 평가를 위해 기록 담당자는 그때마다 사역의 내용을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사역일지를 통해 비전트립의 진행 과정을 점검하고 사역평가의 근거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 사역팀을 위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3) 재정 기록
재정 기록을 위해 팀 회계를 선정하고 재정 지출 시 내용을 즉시 기록한다. 재정 지출의 정확성을 위해 일일 결산을 한다. 재정 상태를 팀에 일일 혹은 주간보고를 한다.
4) 현지 사역 도움과 지원
비전트립 팀은 선교지 탐방을 통하여 선교를 경험함과 동시에 선교사를 도와 사역을 진행할 수 있다. 어떤 사역을 진행해도 비전트립 팀은 복음에 초점을 맞추고 전략적으로 자립심을 키워줘야 한다.
비전트립 팀이 수행할 수 있는 사역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➊ 여름성경학교
먼저 팀은 사전에 준비된 현지 교사들을 프로그램에 맞추어 훈련시킨다. 실제 사역에서는 현지들이 주 교사가 되고 팀원들은 보조 교사로서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필요한 재정은 미리 예산안을 만들어 현지교회와 팀이 상호 간의 부담액을 결정한다. 아무리 현지 교회가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어도 상징적인 부담을 할 수 있도록 서로 협의한다. 통역은 자원봉사자를 활용할 것을 권한다.
➋ 건축사역
선교지에서 건축과 관련해서 팀원들은 현지사정을 바로 자신들이 사는 사회 환경과 비교280 세계선교의 길라잡이해서는 안 된다. 선교지에서는 선교지의 눈높이로 건축사역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 필요한 재정의 일부를 비전트립 팀이 부담하더라도 전체를 부담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외부의 도움에 의해 세워진 건축은 현지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주인의식을 갖기가 어렵다. 건축과 관련해서 필요를 돕되 현지인과 현지교회도 재정과 노동에 일정 부분을 참여케 함으로 주인의식을 높여야 한다.
➌ 의료사역
의료사역을 하기 위해서는 사역 예정국의 의료정책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경험에 의하면 의료사역은 현지 의사의 감독하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료행위 책임과 관련된 분쟁이 일어나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➍ 컴퓨터 및 기술교육
컴퓨터 혹은 다른 기술교육을 통해 선교사가 채울 수 없는 부분을 도울 수 있다. 팀은 기술 전수사역을 하면서 동시에 일정한 시간을 복음을 나누는 데 안배해야 한다.
➎ 신학생 및 현지 목회자 교육
선교현지에서 영적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은 현지 목회자 혹은 신학생들을 들 수 있다. 신학교육은 현지 지도자를 양성하면서 동시에 영적인 독립성을 키울 수 있다. 또한 양성된 현지 지도자들을 통해 교회가 세워지고 성장이 되도록 이끌 수 있다. 지도자 양성은 또 다른 지도자를 양성할 가능성을 갖는다. 이러한 사역은 아무래도 전문성을 가진 목회자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➏ 영어학교
선교지에 가면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다. 영어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현지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매일 예배시간에 복음을 제시하는 설교를 하고, 수업 마지막 2~3일 전부터 구원 초청을 한다.
3) 비전트립 팀이 주의할 점
선교지에서 비전트립 팀은 외부인으로서 늘 현지인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팀원들의 행동은 주목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➊ 지나친 행동의 자제
공공장소에서 팀원들은 지나치게 남의 눈에 띄는 행동은 삼간다. 공항에서 무리를 지어 큰 소리로 기도하거나 찬양하는 것은 남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➋ 현지인을 존중하는 태도
팀원들이 선교지에서 현지인들을 대할 때 어떤 태도를 갖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불교국비전트립(단기선교) 281가에서 불교를 비난하면서 복음을 전하게 되면 현지인들은 복음을 받기 이전에 먼저 자신들의 종교를 방어하려고 할 것이다. 팀원들은 현지문화를 존중해 주면서도 복음을 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➌ 적절한 접대
팀원들이 현지 선교사나 현지인들에게 접대할 때가 있다. 접대는 순수한 의미에서 접대가 되도록 해야 한다. 접대할 때는 단기팀 입장보다는 현지인들 입장에서 해야 한다. 별 의미 없이 한 접대가 상대방에게는 과시적으로 보여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다.
➍ 현지인 사역자들에 대한 말조심
팀원들은 그들과 사역을 하면서 말조심을 해야 한다. 상대가 우리의 언어표현을 정서적으로 이해하고 있기에 잘못된 표현으로 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무심코 한 말, 과시적인 표현, 비교하는 태도와 같은 것은 현지인들의 마음을 닫게 할 수 있다.
➎ 현지인에 대한 관계의 약속
현지인들과 팀원이 사역 이후에도 계속된 교류를 갖기 원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관계를 더 증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현지 선교사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팀원이 현지인과 개인적인 관계를 만들거나 어떤 약속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다. 팀원들이 현지인과 관계를 증진하고 약속하기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반드시 현지 선교사에게 그 내용을 알리고 그분의 허락을 받은 상태에서 또 그분의 감독하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➏ 현지인에 대한 개인적인 물품 제공
사역이 중반에 들어가면 팀원들과 현지인들 사이에 서로 마음이 통하게 된다. 대화도 자연스럽게 더 깊은 인간관계를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된다. 이럴 때 팀원 중에 개인적으로 현지인들에게 물건이나 현금을 주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것은 나눔과 돕는다는 차원에서 권장한 만한 일로 보이지만 결과는 예상과 전혀 다를 수 있다.
➐ 팀원의 개인행동
팀원 중에 선교현지에 하는 분이 있거나 사적인 일로 개인행동을 원하는 팀원이 있을 수 있다. 팀장은 팀 훈련을 통해 사역과 개인행동을 구분해야 함을 사전에 알린다. 개인행동은 팀 사기뿐만 아니라 비전트립에 대한 근본적인 참여 동기에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역 중에는 허락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개인행동이 필요한 경우에는 사역 시작 전이나 마친 이후로 조정하도록 권한다.
➑ 사역과 관광
비전트립은 엄밀한 의미에서 관광은 아니지만, 직간접적으로 여행의 요소가 있다. 만약 팀에서 사역일정 중에 관광을 넣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팀 내부의 합의가 있어야 한282 세계선교의 길라잡이다. 그리고 적어도 사역 지역에서는 관광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관광을 팀에서 합의한다면 사역을 먼저 끝낸 이후에 선교현지인들의 도움이 전혀 없는 제3의 장소를 관광하는 것을 권한다. 선교지에서 팀은 오직 사역에 초점을 맞춘다. 사역은 사역이고 관광은 관광일 뿐이다.
➒ 팀원들의 쇼핑
일반적으로 비전트립이 타문화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팀원들은 많은 구경거리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그중에 팀원들이 관심을 두는 것이 바로 쇼핑이다. 그러나 지나친 쇼핑은 팀 내부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 선교지에서의 쇼핑은 기념이 될 만한 최소한의 선물구매에 그치고, 쇼핑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쓰지 않는다.
VII. 비전트립을 다녀온 후에 할 일
무슨 일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시작이 중요하지만, 끝도 중요한 것은 두말할 것이 없다. 비전트립도 다르지 않다. 비전트립을 다녀온 참가자들의 마음엔 선교지에서 받은 은혜와 감동이 가득하다. 각 나라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보며 한껏 마음이 부풀어 오른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하나님이 보내시기만 한다면 전 세계 어디든 복음을 들고 달려나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런 생각과 마음이 평생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일이다.
하지만 금세 시들시들해지고 마는 것이 대부분의 모습이다. 선교지와 현실은 분명히 다르다. 바쁜 일상에 치이다 보면 비전트립의 은혜를 간직하고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비전트립 참가자들이 돌아와서 선교적 삶을 이어가지 못하는 데는 비전트립 이후 후속프로그램의 부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단기선교여행, 그 이후’라는 포럼에서 “선교여행 전에는 기도, 신앙, 지역연구, 언어, 사역 등 다양한 준비에 시간을 할애하지만, 사후에 목회적 돌봄과 지속적인 선교교육은 현저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도 후속 프로그램 부재 때문이다.
여름이나 겨울에 비전트립을 통해 얻게 된 은혜가 단지 1주 내지 2주 동안 받은 짧은 은혜로 그치지 않으려면 선교를 다녀온 후 삶의 모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교회 지도자들은 인식해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비전트립 준비 과정과 선교 기간에 쏟았던 열정만큼 이후 후속프로그램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조언한다.
비전트립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비전트립이 일회성 활동으로 그치고, 선교 이후의 삶이 이전과 달라지지 않는다면 단순한 해외 봉사활동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선교는 비전트립 시기에만 이뤄지는 것이 아닌 평생 이어져야 할 우리의 사명이다. 이것이 비전트립 이후에도 철저한 후속프로그램이 준비돼야 하는 가장 명백한 이유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해외선교팀에서는 네 가지 영역에서 사후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첫째, 다음 사역을 위한 정리와 결산,
둘째, 후원자들에게 보고와 감사,
셋째, 팀원들과의 후속모임,
넷째, 선교지와의 지속적인 소통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토대로 교회에서 필요한 단기선교 후속프로그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 다음 사역의 자산이 될 자료정리
정리선교를 잘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것은 비전트립을 다녀온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선교지에서 경험과 사역을 기록하고 정리한 자료는 다음에 이어질 선교를 위한 훌륭한 교재가 된다. 먼저 선교를 감당했던 팀이 자신들의 경험을 그다음 팀에게 풍성하게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선교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선교지의 사진과 영상, 기도제목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필수다. 그뿐만 아니라 자체 평가를 거쳐서 좋았던 점과 앞으로 보완할 점을 꼼꼼히 기록하는 것도 좋다.
2. 비전트립 보고예배
비전트립 팀원들 전체가 모여서 함께 정리한 자료들은 선교를 다녀온 이후 교회에서 드리는 보고 예배에서도 활용된다. 간혹 보고예배 없이 유인물로 대체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것은 비전트립을 감추어진 보화로 만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비전트립 팀은 교회로부터 반드시 보고예배 시간을 할애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보고예배는 비전트립 팀이 선교지에서 받은 은혜를 나누는 시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비전트립 팀이 준비단계에서부터 선교사역을 마치고 돌아오기까지 기도와 재정으로 함께해준 교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결국 보고예배는 직접 선교지에 다녀오지 못한 교인들에게 선교적 사명을 새롭게 일깨우고 도전하는 시간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보고예배와 아울러서 후원자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아야 한다. 공식적인 보고예배가 있긴 하지만 후원자 개개인에게 직접 선교지에서 받은 은혜와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비전트립 팀의 지도자는 팀원들에게 기도와 재정으로 동역한 후원자들에게 기도편지를 수기로 작성해서 감당했던 사역을 보고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감사 인사와 기도제목을 나누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3. 후속 모임 만들기
함께 선교를 다녀온 팀원들과 후속 모임을 만드는 것 또한 많은 전문가가 추천하는 좋은 방법이다. 청년목회자연합(Young2080) 고직한 대표는 “후속 미팅은 단기선교 이후 일상적 삶에서 선교사의 삶을 살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조언했다. 후속 모임이 선교현장의 감동을 지속적으로 삶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모임을 통해 선교 기간에 받은 은혜를 상기시킬 수 있고, 일상 속에서도 선교에 관한 관심을 놓지 않게 해주는 큰 유익이 있다.
모임에서는 선교에 함께 했던 팀이 모여 받은 은혜를 나누며 다녀온 선교지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꼭 갖도록 한다. 이때 팀원들이 함께 다음 선교를 준비하거나 선교 이해를 위한 교육에 참여한다면 중·장기적인 선교사역으로 발전해나갈 수도 있다. 미션파트너스의 한철호 선교사는 선교를 다녀와서도 선교와 이어진 삶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선교사는 “지속적으로 선교에 관여돼 있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방법으로든 선교와 접점을 갖는 활동을 이어가면서 크리스천의 사명이 선교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전트립 팀에서 선교 이후 선교 교육에 참여한다면 선교 철학과 역사에 집중해 선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넓히는 것이 좋다. 같은 지역에 지속적인 선교를 계획하고 있다면 언어 공부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논의한 바대로 비전트립은 사실 단편적인 선교다. 현장 가까이에서 선교에 대해 느낄 수 있지만, 짧은 기간이라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사후 교육은 선교 이후에도 일상에서 선교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교육과 다음 사역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4. 선교지와의 지속적인 소통
이것은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실제 비전트립을 다녀온 참가자들은 선교 이후에 현지 교회의 상황과 성장에 대해 알기 원하지만, 현지 선교사와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하기는 쉽지 않다. 특별히 선교지에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을 비롯해서 선교지에서 하나님의 선교가 어떻게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한 경우들이 왕왕 있다. 그래서 자신들도 선교지의 소식을 듣고, 자신들의 소식도 전하는 창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들을 말하는 참가자들이 많다. 이들이 이메일이나 SNS(Social Network Services) 등을 통해 선교지와 지속적인 소통이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기회들을 자주 얻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혹 선교사가 공적인 일이 아닌 사적인 일로 소통의 창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비전트립(단기선교) 285럴 때는 소통의 창구가 된 당사자 개인이 그 일을 감당하려고 하지 말고, 반드시 교회 지도자와 의논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일들이 자칫 선교사역 자체의 동력을 잃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VIII. 바람직한 비전트립의 방향
여기서는 현장의 선교사들은 어떤 비전트립 팀과 동역하기를 원하는가 하는 것이며, 바람직한 비전트립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장 선교사의 입장에서 비전트립 팀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선교사들의 생각을 통하여 선교사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고 좋은 사역을 위한 소통의 도구로 삼을 수 있다. 물론 선교현장들이 매우 다양함으로 획일적으로 제시하기 어려운 주제이지만, 그럼에도 몇 가지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선교사들은 팀의 사역이 자신의 사역에 도움이 되는 선교사역이 되기를 바 라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사역 범위를 벗어난 사역을 요구받을 때 매우 망설이게 된다. 즉 교회 개척을 하는 선교사에게 사회봉사 전문팀을 보내니 빈민 사역지로 안내해 달라든가 도시 선교를 하는 분에게 부족마을을 방문하게 도와달라는 등의 요구이다. 비전트립 팀이 목표로 하는 사역 성격에 맞는 선교사를 총회 세계선교부 등을 통해 소개를 받는다던가 아니면 팀이 도우려고 하는 선교사의 사역에 도움이 될 것들을 맞추어 준비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즉 맞춤형으로 선교현장과 사역에 다가서는 노력이 선교사와 비전트립 팀 간에 이루어져야 한다.
2. 선교사들은 비전트립 팀과의 관계가 지속성을 가지길 바란다.
어떤 팀들은 수많은 나라를 방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듯하다. 매번 이번에는 어느 나라로 갈까를 놓고 고민한다. 마치 많은 나라를 방문한 경험이 무슨 훈장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선교사들은 어느 사역으로 어느 지역과 연계성을 가지고 꾸준히 방문하는 그런 팀을 더 바라고 요청하게 된다. 어느 단기팀은 매년 한 선교사를 방문해서 한 부족마을을 전286 세계선교의 길라잡이도하고 함께 교회를 세워가는 것을 보았다. 한 번으로는 전혀 불가능해 보이던 사역이 매년 방학마다 방문하면서 5~6년 만에 결실하는 좋은 예도 있다.
3. 선교사들은 팀의 방문이 자신의 사역에 더 많은 후원자를 만나는 통로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모든 선교사역은 다 중요하다. 그렇지만 선교사들은 자신에게 오는 비전트립 팀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의 사역을 깊이 나누고 협력하는 후원자들을 얻으려는 마음이 있다. 그러므로 비전트립 팀원들이 해당 선교사의 사역을 함께 지려는 마음을 가지기를 원한다. 돌아가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자가 되어야 할 것이고, 한국에서 그 선교사의 좋은 홍보자가 되어서 선교사가 새로운 사람들이나 교회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홍보해주어야 한다. 현장에 선교사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소통의 장이기 때문이다.
4. 선교사들은 비전트립 팀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의 사역에 동참할 장·단기 사역자를 만나길 바란다.
단기선교 사역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전문적 기능을 가지고 선교사가 할 수 없는 음악, 컴퓨터, 영어, 의료 등의 사역을 맡아줄 사역자이고, 다른 하나는 전반적인 선교사의 일상업무를 도와줄 사역이다. 전자의 사역자도 중요하지만, 일상업무를 도와서 우체국에 다녀오고 은행에 다녀올 사람도 필요하다. 장기선교사가 그런 일상의 업무에서 자유로워지면 보다 전문적인 선교사역을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5. 선교사들은 비전트립 팀들이 열린 마음과 자세로 현장에 오기를 바란다.
선교현장은 불투명한 상황이 매일 같이 벌어진다. 수시로 바뀌는 현장의 소리와 환경에 적응하면서 우리의 목표를 이루어가야 하는 것이 선교이다. 비전트립 팀이 자신들의 의지와 일정을 고집할 때마다 선교사들은 낙심하게 된다. 억지로 환경을 만들어주느라 지치기도 한다. 그러므로 현장 선교사와 잘 협력하고 현장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자세가 요구된다.
5. 선교사들은 비전트립 팀의 관심이 선교사 가족에게도 있기를 바란다.
비전트립 팀원들이 선교사 가족의 신실한 친구이며 협력자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많은 경우 모든 관심의 초점은 선교지 사역과 안내를 맡은 선교사 한 분에게만 주어진다. 그러나 정작 선교사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선교지에 함께하는 가족의 문제이다. 그 가족들에게 관심을 주고 협력할 때 선교사는 자신의 사역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성공적인 사역을 수행하게 된다는 것이다.이와 같은 사항은 현장 선교사의 소박한 바람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선교사들의 바람은 이기적인 면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결국 선교현장에 끝까지 남아서 선교를 수행하는 것은 현장의 장기선교사이다. 비전트립 팀의 역할은 선교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사를 돕는 역할이라는 것을 고려해볼 때 생각해 보아야 할 여지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IX. 건강한 비전트립을 위한 제안
비전트립을 통해 참여자와 파송교회, 그리고 선교사가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제적인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비전트립에 참여하는 모든 참가자가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귀한 동역자가 될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1. 비전트립의 연속성과 열매 맺기
비전트립을 단기선교 여행의 차원에서만 마치지 말고 그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심화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러 나라를 다녀왔으며 몇 차례 비전트립을 가보았다는 것으로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 비전트립 횟수가 증가할수록 구체적인 헌신이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 교회는 비전트립 훈련생을 배출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통하여 선교를 열매를 맺어나가야 한다. 이러한 심화과정이 비전트립의 최종목적이 되어야 한다.
2.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목표는 순수해야 한다. 순수함을 위해서 필요 없는 것들을 가지치기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숨겨진 동기를 가지고 선교지를 방문하는 경우 계속된 갈등이 선교사와 방문자 사이에 발생하게 된다.
3.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비전트립이 되어야 한다.
두 민족 혹은 서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서로 주고받으며 나누고 배우는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현장이 선교의 현장이다. 모든 것을 우리와 현지인들 사이에서 일으키시는 하나님이시다. 사랑이 두 사람이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듯이 우리의 선교도 ‘나와 그’의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모든 프로그램을 서로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계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방적인 나눔과 가르침은 일시적이며 소모적으로 되기에 이 상호작용과 수용을 배려한 비전트립을 계획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예를 든다면 우리가 주로 많이 준비하는 워십과 드라마 등은 배우와 관객을 만들어주는 일방적인 관계의 주된 프로그램이다. 오히려 상호관계에 집중한다면 현지인들과 함께 어우러져서 관객도 배우도 없는 사물놀이 한마당이 더 상호작용을 이끌어주는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4. 선교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비전트립이 되어야 한다.
선교지에 방문한 사람들은 현장을 읽어야 하며 현장을 읽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기념사진 찍기 식의 선교는 한계가 있다. 선교는 개념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을 읽고 현장의 필요와 하나님이 제시하시는 비전을 따라서 현장으로 들어가는 비전트립을 계획할 때이다. 가능하면 최대한 현지 언어를 사용하여야 한다. 언어는 의사를 전달하는 가장 친근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언어의 장벽을 쉽게 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용어와 회화를 암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국어-현지어-현지어의 한국어 발음을 함께 적은 자료를 만들어서 활용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많은 경우 한국어-현지어 발음만을 표기한 책자를 가져옴으로써 상호 의사 전달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현지어들의 독특한 발음법을 우리가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현지어를 함께 적어 사용한다면 훨씬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것이다.
5. 비전트립을 통해 장기선교사가 겪는 선교경험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선교를 준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장기선교사들이 파송을 준비하고 선교지에 나가면서 겪는 모든 것을 경험하도록 이끄는 것이 좋다. 훈련과 준비, 자신에 대한 정리, 재정후원을 요청하는 것, 선교편지를 쓰는 것, 기도후원자들을 만드는 것, 사역을 준비하는 것, 기도모임을 가지는 것, 파송예배를 드리는 것, 돌아와 선교보고를 하는 것, 등등을 통해서 장기선교사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비전트립의 준비를 선교사 파송에 준해서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교 후원 편지도 작성하게 하고, 교회가 도와줄 예산과 자체적으로 후원을 받아 마련할 예산을 정해주고 때로는 1인당 받을 수 있는 후원금의 액수를 2~5만원으로 한정함으로써 자신이 모르는 분들께도 선교후원을 요청하게 만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교회와 부모님, 친인척들이 도와서 다녀오는 선교보다는 모르는 분들이 함께 참여해주는 선교적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기도의 후원자를 여러 명 만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선교현장에 와서도 짧은 기간이지만 선교기간 중간에 선교지 활동에 대한 선교편지를 후원자들에게 쓰는 것도 효과적이다. 돌아가서도 교회 예배에서 선교보고를 하는 것은 일상화되어 있지만, 개별적으로 소그룹들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후원자들을 모아놓고서 자신만의 선교보고를 모든 선교 참여자들이 하도록 준비시키고 기회를 주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선교사역에 대한 경험이 될 것이다.
6. 선교훈련과 준비에 투자해야 한다.
선교훈련과 준비에 전체의 1/3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 1/3은 현장에서 배우고 실습하고, 1/3은 돌아와서 보고와 지속적인 선교적 삶을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 교단의 선교대학 단계를 교회 내에 유치하여 시행하는 것도 바람직한 선교의 훈련과 준비가 될 수 있다. 그 나라에 대해서 배우고 선교사들의 책을 읽고, 선교 이론과 역사를 배우는 것도 필요하다. 선교현장에서는 준비하고 배운 만큼, 훈련한 만큼 보이고 경험하고 깨닫게 된다.
7. 선교지를 중심으로 하는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교회와 단체들을 넘어서서 선교는 네트워킹되어야 한다. 자신들의 경험과 자료를 공유하고 함께 특정 선교사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선교지별로 선교 네트워킹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계에 나간 모든 비전트립 팀들은 자신들의 노하우를 잘 요약하고 정리하여서 나눌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만들고 자료실을 운영하고 공동의 선교지에 관심 교회들과 정보를 공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선교지역별 다양한 네트워크의 모습이 온라인 모임과 함께 사람들의 연대와 만남을 통한 오프라인 모임으로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X. 나가는 말
21세기를 사는 지금, 한국교회 안에서 비전트립이 효과적인 선교사역으로 자리매김하였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오늘날의 정치, 경제, 문화적인 환경들을 살펴볼 때 비전트립이라는 도구는 하나님께서 마지막 시대에 마지막 과업을 완성하기 위해서 준비하신 도구라는 사실도 부인할 만한 어떠한 근거도 찾을 수 없다.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미 많은 지역교회와 선교단체에서 비전트립을 실시하고 있지만, 단편적인 선교지 방문이나 선교체험 프로그램 정도로 생각하고 엄청난 하나님의 재정과 시간을 사용해 버린다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복에 대한 올바른 자세일 수 없다. 하나님께서 지역교회에 부어주신 복을 보다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파송교회는 비전트립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믿음을 가져야 한다.이를 위해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하여 지원해야 할 것이며, 비전트립 사역자들을 발굴하고 훈련하는 일에도 투자해야 한다. 아울러서 구체적으로 비전트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교회적인 차원에서 도와주고, 현지 선교사들과 전문 선교단체와도 협력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선교단체의 경우에도 지역교회와 경쟁적인 차원에서 비전트립을 운영하지 말고 오히려 지역교회의 비전트립을 도와주는 것이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길이 될 것이다.또한, 파송한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장·단기 선교협력 프로젝트를 개발해서 지역교회가 효과적으로 비전트립에 동참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비전트립에 참가하는 그리스도인들 역시 단기선교를 단순한 해외여행이나 선교지 방문으로 생각하지 말고 세상을 구원하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발견하고 개인의 삶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체험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통해 전체 하나님의 나라를 함께 세워나가는 일을 해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비전트립(단기선교)
I. 들어가면서
한국교회는 설립 초기부터 선교하는 교회로 시작했다. 이 땅에 선교의 씨앗을 뿌린 구츨라프(Karl Gutzlaff)나 토마스(Thomas Robert Jermain) 선교사는 짧은 기간 동안 복음을 전했지만, 그들의 영적인 영향력은 한국사회에 뿌리를 내려 이 땅에 첫 선교사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그리스도를 알고 영접한 그리스도인들이 존재해 있었다. 이처럼 세계열강을 향하여 굳게 닫혀있었던 이 땅에 뿌려진 단기선교의 충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 이후 한국교회의 성장과 선교에 대한 열정은 이 작은 나라에서 20,000명이 넘는 선교사를 파송하는 놀라운 결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분명히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매년 선교현장을 향해 떠나는 단기선교를 통한 선교의 관심이 선교동원에 커다란 역할을 감당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1980년대 초기 한국교회의 단기선교는 주로 파송교회 목회자들의 선교지 순방을 통한 목회적 차원에서 시작되었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점차 대학생 선교단체를 중심으로 서구 스타일의 단기선교 팀이 등장했다.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한 단기선교의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웬만한 지역교회 중 단기선교를 다녀오지 않은 교회가 없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들은 선교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허락하신 남다른 복의 기회라고 여겨진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맡기신 선교 사명을 앞으로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단기선교사역이 단기선교의 참여자와 보내는 교회, 그리고 선교현장과 선교사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사역이 되도록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II. 비전트립(단기선교)의 일반적 정의 및 배경
1. 정의
비전트립(단기선교)에 대한 몇 가지의 정의가 있다.
첫째, 연대기적인 정의로, 말 그대로 ‘단기’라는 단어를 시간적인 의미에서 바라보고 단기선교를 정의한 것이다. 이럴 때 직업적인 선교로서 ‘장기’ 사역 기간을 일반적으로 4년으로 잡는데, 단기는 2년이나 그 이하를 말한다.
둘째, 인식론적인 정의인데 ‘목적론적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를 기준으로 정의한 것이다. 대부분의 선교단체는 단기선교를 장기선교를 돕는 하나의 도구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것이 목적론적 정의다.
셋째, 존재론적 정의로, 밀함(Millham)은 “단기선교(사)는 전임 선교사역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목적으로 이루는 일에 한 발짝 내디딘 사람들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에 의하면 단기선교는 하나님의 나라 관점에서 이 일을 위해 존재하기 시작한 그리스도인의 사역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몇 가지로 정의할 수 있는 단기선교지만 결국 단기선교는 원래 비장기로 이루어지는 모든 형태의 선교를 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통상적으로 단기선교는 2년 이하 기간 선교사로 사역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선교현장에서 장기로 사역하는 선교사가 할 수 없는 의료, 컴퓨터, 농업기술 등의 특수 분야나 전문 분야의 선교사역을 돕기 위해 파견되는 선교사를 위해 사용된 용어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선교 정탐여행과 선교현지 답사와 같은 선교여행과 2~3주간의 단기간을 이용한 사역도 ‘단기선교’라고 부르고 있다. 이로 인한 사역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선교여행’의 의미를 포함하되 단순히 선교현장만 탐방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선교현장의 가능성과 필요를 보고 자신의 선교비전을 구체화하며, 단기간이지만 선교사를 도와 현장사역에 참여하는 모든 활동을 ‘비전트립’이라는 명칭으로 통일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여기서는 2~3주간의 초단기선교활동을 비전트립이라 부르기로 한다.
비전트립은 참여자 자신과 선교현장, 파송교회 모두에게 많은 유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동시에 제한과 단점도 가지고 있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준비된 비전트립은 선교현장에 많은 유익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훈련되지 않은 비전트립 팀의 사역은 오히려 선교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본인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파송하는 교회 역시 훈련되지 않은 비전트립 팀이 현장에서 잘못 배우고 관찰한 것을 그대로 교회에 전달함으로 교회적으로도 선교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비전트립의 중요성, 목적, 역할 그리고 효과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하고 있었다면,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욱 철저하게 준비한 후 더불어 잘 사역한다면 비전트립은 교회의 선교발전뿐 아니라 세계 복음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경에 기록된 선교가 타락한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계획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비전트립은 결코 인스턴트(instant)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 단기선교운동의 배경
현대적인 단기선교는 변화하는 사회와 기술적인 발전을 배경으로 등장했고, 21세기 선교의 중요한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주님의 교회가 전략적으로 선교적인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친히 사회와 환경을 조성하신 것이라고 확신한다.
1) 도시화 현상 - 산업혁명과 더불어 일어나기 시작한 도시화의 물결은 근대사회에 이르러 다양한 도시의 병폐들을 만들어 내었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탈 도시화(de-urbanization)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심각한 문제들을 토해내었다. 여기서 핵심적인 것은 사람들이 다양하게 모여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선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선교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도시화의 병폐들은 치유의 복음을 든 선교사들이 찾아가 막아내야 할 복음의 접촉점이 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2) 인터넷, 소셜미디어의 발달 - 날로 발전하는 첨단기술과 경제구조의 덕으로 현대사회는 세계의 급변하는 모습을 쉽게 알 수 있게 되었다. 특별히 또 다른 지구촌이라 불리는 인터넷의 발달과 SNS(Social Network Services) 등장은 본국이든 타국이든 복음을 전하는데 모두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3) 눈부신 항공 교통의 발달 - 100년 전만 해도 일반 대중들이 해외를 여행한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해외여행의 주 수송수단이 선박이나 육로였던 만큼 오랜 시간을 소요해야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쉽게 세계 곳곳을 다닐 수 없었다. 하지만, 초고속철도와 항공 등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세계는 그야말로 지구촌이 되어가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전 세계 어느 국가이든 30여 시간 내면 도달할 수 있으며, 60여 시간 안에 가지 못할 지역이 거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이러한 교통의 발달과 대중화는 ‘선교사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다.
4) 선교현장의 정부와 정치제도의 변화 -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단기선교의 가능성으로서 정부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게 되었다. 물론 10/40 Window 내의 많은 국가가 공식적인 비전트립(단기선교) 273선교사의 입국을 환영하고 있지 않지만, 다민족 국가의 정부가 막강한 정치권력을 이용하여 국가개발을 위해 도로를 확충하고, 각 민족이 사용하는 다중언어를 제한하고 공용어를 교육하는 정책은 단기사역자들에게는 큰 유익이 아닐 수 없다.
III. 비전트립의 다양성과 선교전략
비전트립은 특성상 짧은 기간 내에 어떤 사역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으나 결과가 미약하다고 중단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교회 안에서 비전트립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들에 의해 비전트립 자체가 평가절하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럴 때 교회의 지도자들은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단기선교 실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의 관점에서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비전트립에 참여하는 것이 성령께서 주실 결과를 기대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성취하기 위한 과정에 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이다.오늘날 교회에서 벌어지는 사역들에 대한 평가는 주로 결과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인가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있는 사역에 대해서는 교회가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을 보내면서도, 그렇지 못한 사역에 대해서는 기존에 후원하던 것까지 야멸차게 끊어버리는 일들이 있다. 이것은 그 자체로 복음적이지 않은 것이고, 선교적이지 못한 것이다. 복음은 나누는 사역에 참여하는 과정이 결과보다 더 우선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과정을 통해 결과로 주실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비전트립은 다양한 목적과 사역방법에 따라 세분될 필요가 있다. 같은 비전트립이지만 목적과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잣대를 가지고서는 이 모든 다양성을 이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 단회적 비전트립
단회적인 비전트립은 특별한 사역 목적을 세우지 않고 1~3주 정도 선교지를 방문하여 하나님께서 개인 혹은 교회를 향해 주시는 비전을 발견하는 프로그램이다. 선교현장의 필요에 따라 전문적인 사역은 아니지만 참가하는 팀원들의 사전준비와 교육을 통해 선교사를 도와 사역을 돕기도 한다. 단회적인 비전트립은 선교현장보다는 개인의 비전이나 교회의 선교비전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교회가 후원하는 선교사를 방문했을 경우 비전트립을 통해 선교사의 삶을 이해하고 선교274 세계선교의 길라잡이현장의 필요한 기도제목을 발견하고 돌아와서 함께 기도하는 ‘중보기도의 비전’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선교현장이 얼마나 많은 기도가 있어야 하는지는 선교의 역사는 물론이고, 현역 선교사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영적인 자원이다. 따라서 비전트립을 통해 선교지와 선교사를 위한 중보기도자가 된다는 것은 선교적인 관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미전도종족을 입양하기 전에도 비전트립을 통해 입양종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선교의 비전을 품을 수 있다. 물론 선교지 정탐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세워졌다면 그것은 단기사역으로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장기 선교사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단순한 선교훈련을 위해 선교지를 방문한다면 이것 역시 훈련을 통해 사역의 비전을 발견하는 비전트립으로 분류할 수 있다.
2. 전문인 비전트립
전문직종에 대한 지식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하나의 팀을 구성하고 선교현장을 방문하여 전문적인 사역을 통해 선교사역에 동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료 선교, 이·미용 선교, 어린이 사역자 선교 등등을 꼽아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여행의 범위를 넘어 전문인 단기선교라고 볼 수 있지만, 전문인 참여자의 휴가기간 등을 이용한 사역이라는 점에서 비전트립의 한 분야로 정의하기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유형의 비전트립을 ‘목적이 있는 휴가’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분명한 것은 전문직종의 그리스도인들이 선교현장의 선교사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도와 함께 사역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개발하고 확장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3. 반복적 비전트립을 통한 선교의 열매
개인 혹은 지역교회가 특정 선교지를 정해 매년 반복적으로 방문하여 선교하거나 선교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을 말한다. 반복적인 비전트립은 선교지에 지속적으로 비전트립 팀을 파송하여 중장기적인 선교전략의 수행이 가능하므로 일차적인 목적이 선교지 중심이 된다. 특별히 특정 전문직종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매년 한 지역 혹은 여러 선교지역을 돌며 전문사역을 통해 선교하거나 선교하는 일을 돕는 것이다. 전문인 비전트립의 경우 장기 선교사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전문적인 기술을 통해 선교현장의 사역을 도울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비전트립 팀이라 할지라도 어린이 사역 등과 같은 사역을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수행하면 이러한 활동을 통해 사역의 연결과 열매를 맺는 단계까지 이를 수 있다.
IV. 비전트립의 목적
비전트립에 참여하는 데는 다양한 목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목적과 동시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비전트립에 참여하게 된다면 엉뚱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비전트립은 성령께서 주실 결과를 기대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성취하기 위한 과정에 들어가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이루실 복음 확장의 결과를 기대하는 과정이다.
1. 선교적 사명고취
지역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의 명령을 실천하도록 이끌어 선교 중심적인 삶을 살게 하고 그들이 선교에 참여하도록 동원해야 할 책임이 있다. 비전트립을 통해 선교현장이 나에게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이 다녀온 선교현장을 위해 무엇을 계속해야 할지 실제적인 도움과 동참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다. 그 결과 장기선교를 후원하는 일에 더 열심을 내어 지역교회가 자연스럽게 선교를 지향하는 교회로 방향을 맞출 수 있다.
2. 복음 제시
선교현장에 가려는 그리스도인들은 세계를 품는 가슴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제시할 수 있는 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팀원들의 문화나 지역교회 혹은 개개인이 가진 경험을 전달하는 것보다 선교여행에서 내가 만나는 대상에게 구원의 소식을 전하는 복음 제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복음을 제시하는 우리도 자신의 복음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품을 수 있다.
3. 현지 선교사에 대한 격려와 도전
장기선교사는 사역현장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나, 대개 그들은 본국을 떠나 해외에서의 삶이 상당히 정착된 상태이며, 그들의 사역이 주로 타문화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려움과 긴장 속에서 사역을 감당해야 한다. 그들과 나누는 지역교회 소식은 큰 위로가 될 수 있고, 긴장을 이완시킴으로 사역을 향한 재출발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V. 비전트립의 장·단점
비전트립은 참여자들과 이들을 파송하는 교회, 그리고 선교현장과 선교사 모두에게 유익이 되어야 한다.
1. 유익한 점
1) 비전트립 참여자가 얻는 유익
➊ 개인의 신앙 성장에 좋은 기회가 된다.
➋ 기독교 공동체의 지체됨을 경험하고 팀원으로서의 지도력 개발을 경험할 수 있다.
➌ 선교에 대한 자신의 소명의식을 점검할 기회가 된다.
➍ 타문화권을 경험하고 다양한 외국인을 향한 사회적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➎ 현지 선교사들과의 교류가 가능하며 그들의 사역을 돌아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2) 파송교회가 얻는 유익
➊ 지역교회를 선교 중심적인 교회로 이끌 수 있도록 돕는다.
➋ 지역교회 내에 선교동원의 기회를 제공하고 선교열매를 얻을 수 있다.
➌ 지역교회에서 필요한 현지 선교정보를 얻을 수 있다.
➍ 비전트립 경험을 통해 장기선교 후보자를 발굴할 수 있다.
➎ 선교에 대한 이론과 실천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3) 선교지가 얻는 유익
➊ 현지인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얻게 된다.
➋ 10/40 Window와 같은 선교적인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접근이 용이하다.
➌ 현지 선교사의 사역을 단기간에 분야별로 도울 수 있다.
➍ 본국과의 정보교류가 가능하다.
4. 선교사가 얻는 유익
➊ 선교사가 본국의 교회와 성도들과 접촉 기회를 갖는다.
➋ 선교사가 필요를 제공할 기회가 된다.
➌ 선교사가 영적인 격려와 자극을 얻을 수 있다.
➍ 비전트립 이후 후속양육을 통해 사역결과를 얻을 수 있다.
➎ 비전트립 경험을 통해 장기선교 가능성을 경험한 헌신자가 장기선교사로 배출될 수 있다.
2. 고려할 점
비전트립은 위에서 열거한 유익뿐만 아니라 잘못 계획하고 진행할 때 발생 가능한 문제점이 많으나 부정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여 미연에 보완한다면 비전트립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➊ 비전트립 팀의 방문으로 인해 진행 중인 현지 선교사의 사역이 방해를 받거나 부담이 되지 않는가?
➋ 비전트립 팀을 위한 사역이 구체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을 경우, 사역에 대한 기대 효과가 떨어지고 선교사와 비전트립 팀 사이에 불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➌ 현지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선교에 임하는 경우 나타날 문제점은 무엇인가?
➍ 선교훈련이 되지 않는 자들이 참여할 경우 관광 차원의 비전트립이 될 가능성은 없는가?
➎ 투자하는 시간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가?
➏ 비전트립 팀에 대한 재정지원으로 인해 장기선교사에게 돌아갈 지원의 규모가 축소되지 않겠는가?
3. 피해야 할 비전트립의 모습
➊ 짧은 기간, 피상적인 경험이 선교현장의 전부인 양 과장된 보고
➋ 정보의 과장과 비약
➌ 현지인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의 마음을 갖기보다 의욕과 열정이 앞섬
➍ 전체 팀의 융화를 이루지 못하여 현지인들에게 실망을 안겨줌
➎ 비전트립에서 경험한 매일의 일상이 장기선교의 일상으로 오해함278 세계선교의 길라잡이
➏ 비전트립을 독단적으로 수행 시 선교현장 선교사들에게 막대한 피해와 위험을 야기하기도 함
VI. 비전트립의 실제
1. 비전트립을 위한 선교교육과 훈련
어떤 의미에서 비전트립을 떠나기 전에 어떤 것을 준비하고 훈련하였느냐에 따라 비전트립의 결과는 이미 예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비전트립을 시행하는 교회는 팀을 파송하기 전에 선교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비한 대응책과 선교현장에서 복음을 가진 자로서의 아름다운 그리스도인의 모범을 보여줄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비전트립에 참가하는 이들이 먼저 훈련학교 등록하여 사전교육을 받게 하는 교회가 많이 있는데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본다. 이러한 교육과 훈련을 위해 포함되어야 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복음제시 훈련
2) 경건시간과 기도모임을 통한 영성훈련
3) 파송 예정 나라에 대한 연구 발표
4) 선교지 문화교육5) 선교사의 역할과 협력방안
2. 선교현지에서의 비전트립 활동
비전트립 팀이 현지에 도착하면 팀원들은 현지 사정에 맞는 적절한 태도를 보이면서 생활해야 한다. 먼저 비전트립은 하나님의 사역임을 인식해야 한다. 비전트립은 여가를 위한 여행이 아니다. 따라서 가르치는 자세보다 배우는 겸손한 자세로 현지에 임해야 한다. 현지문화를 최대한 존중하며 선교지에서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많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현지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본국과 선교지의 상황을 비교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비전트립 기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기본적으로 포함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
1) 영적 모임
비전트립 팀은 선교현지에서 영적 사역을 목표로 활동하게 된다. 영적 충족을 위해 팀은 매일 큐티와 기도모임 등을 통하여 자신과 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또한 기간 중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 하루의 사역을 마감하고 평가회를 가진다. 이 시간에는 하루의 사역을 마감함과 동시에 다음날 사역을 사전에 점검하는 시간이다.
2) 사역기록
선교지에서 사역이 시작되면 기록도 함께해야 한다. 타문화권에서 다양한 것을 접하다 보면 나중에 생각날 것 같은 내용을 그냥 지나치기 쉽다. 비전트립의 과정을 점검하고 나중에 평가를 위해 기록 담당자는 그때마다 사역의 내용을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사역일지를 통해 비전트립의 진행 과정을 점검하고 사역평가의 근거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 사역팀을 위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3) 재정 기록
재정 기록을 위해 팀 회계를 선정하고 재정 지출 시 내용을 즉시 기록한다. 재정 지출의 정확성을 위해 일일 결산을 한다. 재정 상태를 팀에 일일 혹은 주간보고를 한다.
4) 현지 사역 도움과 지원
비전트립 팀은 선교지 탐방을 통하여 선교를 경험함과 동시에 선교사를 도와 사역을 진행할 수 있다. 어떤 사역을 진행해도 비전트립 팀은 복음에 초점을 맞추고 전략적으로 자립심을 키워줘야 한다.
비전트립 팀이 수행할 수 있는 사역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➊ 여름성경학교
먼저 팀은 사전에 준비된 현지 교사들을 프로그램에 맞추어 훈련시킨다. 실제 사역에서는 현지들이 주 교사가 되고 팀원들은 보조 교사로서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필요한 재정은 미리 예산안을 만들어 현지교회와 팀이 상호 간의 부담액을 결정한다. 아무리 현지 교회가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어도 상징적인 부담을 할 수 있도록 서로 협의한다. 통역은 자원봉사자를 활용할 것을 권한다.
➋ 건축사역
선교지에서 건축과 관련해서 팀원들은 현지사정을 바로 자신들이 사는 사회 환경과 비교280 세계선교의 길라잡이해서는 안 된다. 선교지에서는 선교지의 눈높이로 건축사역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 필요한 재정의 일부를 비전트립 팀이 부담하더라도 전체를 부담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외부의 도움에 의해 세워진 건축은 현지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주인의식을 갖기가 어렵다. 건축과 관련해서 필요를 돕되 현지인과 현지교회도 재정과 노동에 일정 부분을 참여케 함으로 주인의식을 높여야 한다.
➌ 의료사역
의료사역을 하기 위해서는 사역 예정국의 의료정책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경험에 의하면 의료사역은 현지 의사의 감독하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료행위 책임과 관련된 분쟁이 일어나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➍ 컴퓨터 및 기술교육
컴퓨터 혹은 다른 기술교육을 통해 선교사가 채울 수 없는 부분을 도울 수 있다. 팀은 기술 전수사역을 하면서 동시에 일정한 시간을 복음을 나누는 데 안배해야 한다.
➎ 신학생 및 현지 목회자 교육
선교현지에서 영적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은 현지 목회자 혹은 신학생들을 들 수 있다. 신학교육은 현지 지도자를 양성하면서 동시에 영적인 독립성을 키울 수 있다. 또한 양성된 현지 지도자들을 통해 교회가 세워지고 성장이 되도록 이끌 수 있다. 지도자 양성은 또 다른 지도자를 양성할 가능성을 갖는다. 이러한 사역은 아무래도 전문성을 가진 목회자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➏ 영어학교
선교지에 가면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다. 영어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현지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매일 예배시간에 복음을 제시하는 설교를 하고, 수업 마지막 2~3일 전부터 구원 초청을 한다.
3) 비전트립 팀이 주의할 점
선교지에서 비전트립 팀은 외부인으로서 늘 현지인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팀원들의 행동은 주목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➊ 지나친 행동의 자제
공공장소에서 팀원들은 지나치게 남의 눈에 띄는 행동은 삼간다. 공항에서 무리를 지어 큰 소리로 기도하거나 찬양하는 것은 남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➋ 현지인을 존중하는 태도
팀원들이 선교지에서 현지인들을 대할 때 어떤 태도를 갖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불교국비전트립(단기선교) 281가에서 불교를 비난하면서 복음을 전하게 되면 현지인들은 복음을 받기 이전에 먼저 자신들의 종교를 방어하려고 할 것이다. 팀원들은 현지문화를 존중해 주면서도 복음을 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➌ 적절한 접대
팀원들이 현지 선교사나 현지인들에게 접대할 때가 있다. 접대는 순수한 의미에서 접대가 되도록 해야 한다. 접대할 때는 단기팀 입장보다는 현지인들 입장에서 해야 한다. 별 의미 없이 한 접대가 상대방에게는 과시적으로 보여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다.
➍ 현지인 사역자들에 대한 말조심
팀원들은 그들과 사역을 하면서 말조심을 해야 한다. 상대가 우리의 언어표현을 정서적으로 이해하고 있기에 잘못된 표현으로 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무심코 한 말, 과시적인 표현, 비교하는 태도와 같은 것은 현지인들의 마음을 닫게 할 수 있다.
➎ 현지인에 대한 관계의 약속
현지인들과 팀원이 사역 이후에도 계속된 교류를 갖기 원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관계를 더 증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현지 선교사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팀원이 현지인과 개인적인 관계를 만들거나 어떤 약속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다. 팀원들이 현지인과 관계를 증진하고 약속하기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반드시 현지 선교사에게 그 내용을 알리고 그분의 허락을 받은 상태에서 또 그분의 감독하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➏ 현지인에 대한 개인적인 물품 제공
사역이 중반에 들어가면 팀원들과 현지인들 사이에 서로 마음이 통하게 된다. 대화도 자연스럽게 더 깊은 인간관계를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된다. 이럴 때 팀원 중에 개인적으로 현지인들에게 물건이나 현금을 주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것은 나눔과 돕는다는 차원에서 권장한 만한 일로 보이지만 결과는 예상과 전혀 다를 수 있다.
➐ 팀원의 개인행동
팀원 중에 선교현지에 하는 분이 있거나 사적인 일로 개인행동을 원하는 팀원이 있을 수 있다. 팀장은 팀 훈련을 통해 사역과 개인행동을 구분해야 함을 사전에 알린다. 개인행동은 팀 사기뿐만 아니라 비전트립에 대한 근본적인 참여 동기에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역 중에는 허락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개인행동이 필요한 경우에는 사역 시작 전이나 마친 이후로 조정하도록 권한다.
➑ 사역과 관광
비전트립은 엄밀한 의미에서 관광은 아니지만, 직간접적으로 여행의 요소가 있다. 만약 팀에서 사역일정 중에 관광을 넣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팀 내부의 합의가 있어야 한282 세계선교의 길라잡이다. 그리고 적어도 사역 지역에서는 관광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관광을 팀에서 합의한다면 사역을 먼저 끝낸 이후에 선교현지인들의 도움이 전혀 없는 제3의 장소를 관광하는 것을 권한다. 선교지에서 팀은 오직 사역에 초점을 맞춘다. 사역은 사역이고 관광은 관광일 뿐이다.
➒ 팀원들의 쇼핑
일반적으로 비전트립이 타문화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팀원들은 많은 구경거리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그중에 팀원들이 관심을 두는 것이 바로 쇼핑이다. 그러나 지나친 쇼핑은 팀 내부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 선교지에서의 쇼핑은 기념이 될 만한 최소한의 선물구매에 그치고, 쇼핑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쓰지 않는다.
VII. 비전트립을 다녀온 후에 할 일
무슨 일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시작이 중요하지만, 끝도 중요한 것은 두말할 것이 없다. 비전트립도 다르지 않다. 비전트립을 다녀온 참가자들의 마음엔 선교지에서 받은 은혜와 감동이 가득하다. 각 나라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보며 한껏 마음이 부풀어 오른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하나님이 보내시기만 한다면 전 세계 어디든 복음을 들고 달려나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런 생각과 마음이 평생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일이다.
하지만 금세 시들시들해지고 마는 것이 대부분의 모습이다. 선교지와 현실은 분명히 다르다. 바쁜 일상에 치이다 보면 비전트립의 은혜를 간직하고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비전트립 참가자들이 돌아와서 선교적 삶을 이어가지 못하는 데는 비전트립 이후 후속프로그램의 부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단기선교여행, 그 이후’라는 포럼에서 “선교여행 전에는 기도, 신앙, 지역연구, 언어, 사역 등 다양한 준비에 시간을 할애하지만, 사후에 목회적 돌봄과 지속적인 선교교육은 현저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도 후속 프로그램 부재 때문이다.
여름이나 겨울에 비전트립을 통해 얻게 된 은혜가 단지 1주 내지 2주 동안 받은 짧은 은혜로 그치지 않으려면 선교를 다녀온 후 삶의 모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교회 지도자들은 인식해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비전트립 준비 과정과 선교 기간에 쏟았던 열정만큼 이후 후속프로그램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조언한다.
비전트립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비전트립이 일회성 활동으로 그치고, 선교 이후의 삶이 이전과 달라지지 않는다면 단순한 해외 봉사활동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선교는 비전트립 시기에만 이뤄지는 것이 아닌 평생 이어져야 할 우리의 사명이다. 이것이 비전트립 이후에도 철저한 후속프로그램이 준비돼야 하는 가장 명백한 이유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해외선교팀에서는 네 가지 영역에서 사후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첫째, 다음 사역을 위한 정리와 결산,
둘째, 후원자들에게 보고와 감사,
셋째, 팀원들과의 후속모임,
넷째, 선교지와의 지속적인 소통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토대로 교회에서 필요한 단기선교 후속프로그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 다음 사역의 자산이 될 자료정리
정리선교를 잘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것은 비전트립을 다녀온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선교지에서 경험과 사역을 기록하고 정리한 자료는 다음에 이어질 선교를 위한 훌륭한 교재가 된다. 먼저 선교를 감당했던 팀이 자신들의 경험을 그다음 팀에게 풍성하게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선교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선교지의 사진과 영상, 기도제목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필수다. 그뿐만 아니라 자체 평가를 거쳐서 좋았던 점과 앞으로 보완할 점을 꼼꼼히 기록하는 것도 좋다.
2. 비전트립 보고예배
비전트립 팀원들 전체가 모여서 함께 정리한 자료들은 선교를 다녀온 이후 교회에서 드리는 보고 예배에서도 활용된다. 간혹 보고예배 없이 유인물로 대체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것은 비전트립을 감추어진 보화로 만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비전트립 팀은 교회로부터 반드시 보고예배 시간을 할애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보고예배는 비전트립 팀이 선교지에서 받은 은혜를 나누는 시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비전트립 팀이 준비단계에서부터 선교사역을 마치고 돌아오기까지 기도와 재정으로 함께해준 교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결국 보고예배는 직접 선교지에 다녀오지 못한 교인들에게 선교적 사명을 새롭게 일깨우고 도전하는 시간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보고예배와 아울러서 후원자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아야 한다. 공식적인 보고예배가 있긴 하지만 후원자 개개인에게 직접 선교지에서 받은 은혜와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비전트립 팀의 지도자는 팀원들에게 기도와 재정으로 동역한 후원자들에게 기도편지를 수기로 작성해서 감당했던 사역을 보고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감사 인사와 기도제목을 나누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3. 후속 모임 만들기
함께 선교를 다녀온 팀원들과 후속 모임을 만드는 것 또한 많은 전문가가 추천하는 좋은 방법이다. 청년목회자연합(Young2080) 고직한 대표는 “후속 미팅은 단기선교 이후 일상적 삶에서 선교사의 삶을 살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조언했다. 후속 모임이 선교현장의 감동을 지속적으로 삶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모임을 통해 선교 기간에 받은 은혜를 상기시킬 수 있고, 일상 속에서도 선교에 관한 관심을 놓지 않게 해주는 큰 유익이 있다.
모임에서는 선교에 함께 했던 팀이 모여 받은 은혜를 나누며 다녀온 선교지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꼭 갖도록 한다. 이때 팀원들이 함께 다음 선교를 준비하거나 선교 이해를 위한 교육에 참여한다면 중·장기적인 선교사역으로 발전해나갈 수도 있다. 미션파트너스의 한철호 선교사는 선교를 다녀와서도 선교와 이어진 삶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선교사는 “지속적으로 선교에 관여돼 있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방법으로든 선교와 접점을 갖는 활동을 이어가면서 크리스천의 사명이 선교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전트립 팀에서 선교 이후 선교 교육에 참여한다면 선교 철학과 역사에 집중해 선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넓히는 것이 좋다. 같은 지역에 지속적인 선교를 계획하고 있다면 언어 공부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논의한 바대로 비전트립은 사실 단편적인 선교다. 현장 가까이에서 선교에 대해 느낄 수 있지만, 짧은 기간이라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사후 교육은 선교 이후에도 일상에서 선교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교육과 다음 사역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4. 선교지와의 지속적인 소통
이것은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실제 비전트립을 다녀온 참가자들은 선교 이후에 현지 교회의 상황과 성장에 대해 알기 원하지만, 현지 선교사와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하기는 쉽지 않다. 특별히 선교지에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을 비롯해서 선교지에서 하나님의 선교가 어떻게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한 경우들이 왕왕 있다. 그래서 자신들도 선교지의 소식을 듣고, 자신들의 소식도 전하는 창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들을 말하는 참가자들이 많다. 이들이 이메일이나 SNS(Social Network Services) 등을 통해 선교지와 지속적인 소통이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기회들을 자주 얻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혹 선교사가 공적인 일이 아닌 사적인 일로 소통의 창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비전트립(단기선교) 285럴 때는 소통의 창구가 된 당사자 개인이 그 일을 감당하려고 하지 말고, 반드시 교회 지도자와 의논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일들이 자칫 선교사역 자체의 동력을 잃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VIII. 바람직한 비전트립의 방향
여기서는 현장의 선교사들은 어떤 비전트립 팀과 동역하기를 원하는가 하는 것이며, 바람직한 비전트립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장 선교사의 입장에서 비전트립 팀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선교사들의 생각을 통하여 선교사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고 좋은 사역을 위한 소통의 도구로 삼을 수 있다. 물론 선교현장들이 매우 다양함으로 획일적으로 제시하기 어려운 주제이지만, 그럼에도 몇 가지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선교사들은 팀의 사역이 자신의 사역에 도움이 되는 선교사역이 되기를 바 라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사역 범위를 벗어난 사역을 요구받을 때 매우 망설이게 된다. 즉 교회 개척을 하는 선교사에게 사회봉사 전문팀을 보내니 빈민 사역지로 안내해 달라든가 도시 선교를 하는 분에게 부족마을을 방문하게 도와달라는 등의 요구이다. 비전트립 팀이 목표로 하는 사역 성격에 맞는 선교사를 총회 세계선교부 등을 통해 소개를 받는다던가 아니면 팀이 도우려고 하는 선교사의 사역에 도움이 될 것들을 맞추어 준비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즉 맞춤형으로 선교현장과 사역에 다가서는 노력이 선교사와 비전트립 팀 간에 이루어져야 한다.
2. 선교사들은 비전트립 팀과의 관계가 지속성을 가지길 바란다.
어떤 팀들은 수많은 나라를 방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듯하다. 매번 이번에는 어느 나라로 갈까를 놓고 고민한다. 마치 많은 나라를 방문한 경험이 무슨 훈장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선교사들은 어느 사역으로 어느 지역과 연계성을 가지고 꾸준히 방문하는 그런 팀을 더 바라고 요청하게 된다. 어느 단기팀은 매년 한 선교사를 방문해서 한 부족마을을 전286 세계선교의 길라잡이도하고 함께 교회를 세워가는 것을 보았다. 한 번으로는 전혀 불가능해 보이던 사역이 매년 방학마다 방문하면서 5~6년 만에 결실하는 좋은 예도 있다.
3. 선교사들은 팀의 방문이 자신의 사역에 더 많은 후원자를 만나는 통로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모든 선교사역은 다 중요하다. 그렇지만 선교사들은 자신에게 오는 비전트립 팀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의 사역을 깊이 나누고 협력하는 후원자들을 얻으려는 마음이 있다. 그러므로 비전트립 팀원들이 해당 선교사의 사역을 함께 지려는 마음을 가지기를 원한다. 돌아가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자가 되어야 할 것이고, 한국에서 그 선교사의 좋은 홍보자가 되어서 선교사가 새로운 사람들이나 교회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홍보해주어야 한다. 현장에 선교사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소통의 장이기 때문이다.
4. 선교사들은 비전트립 팀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의 사역에 동참할 장·단기 사역자를 만나길 바란다.
단기선교 사역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전문적 기능을 가지고 선교사가 할 수 없는 음악, 컴퓨터, 영어, 의료 등의 사역을 맡아줄 사역자이고, 다른 하나는 전반적인 선교사의 일상업무를 도와줄 사역이다. 전자의 사역자도 중요하지만, 일상업무를 도와서 우체국에 다녀오고 은행에 다녀올 사람도 필요하다. 장기선교사가 그런 일상의 업무에서 자유로워지면 보다 전문적인 선교사역을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5. 선교사들은 비전트립 팀들이 열린 마음과 자세로 현장에 오기를 바란다.
선교현장은 불투명한 상황이 매일 같이 벌어진다. 수시로 바뀌는 현장의 소리와 환경에 적응하면서 우리의 목표를 이루어가야 하는 것이 선교이다. 비전트립 팀이 자신들의 의지와 일정을 고집할 때마다 선교사들은 낙심하게 된다. 억지로 환경을 만들어주느라 지치기도 한다. 그러므로 현장 선교사와 잘 협력하고 현장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자세가 요구된다.
5. 선교사들은 비전트립 팀의 관심이 선교사 가족에게도 있기를 바란다.
비전트립 팀원들이 선교사 가족의 신실한 친구이며 협력자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많은 경우 모든 관심의 초점은 선교지 사역과 안내를 맡은 선교사 한 분에게만 주어진다. 그러나 정작 선교사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선교지에 함께하는 가족의 문제이다. 그 가족들에게 관심을 주고 협력할 때 선교사는 자신의 사역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성공적인 사역을 수행하게 된다는 것이다.이와 같은 사항은 현장 선교사의 소박한 바람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선교사들의 바람은 이기적인 면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결국 선교현장에 끝까지 남아서 선교를 수행하는 것은 현장의 장기선교사이다. 비전트립 팀의 역할은 선교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사를 돕는 역할이라는 것을 고려해볼 때 생각해 보아야 할 여지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IX. 건강한 비전트립을 위한 제안
비전트립을 통해 참여자와 파송교회, 그리고 선교사가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제적인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비전트립에 참여하는 모든 참가자가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귀한 동역자가 될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1. 비전트립의 연속성과 열매 맺기
비전트립을 단기선교 여행의 차원에서만 마치지 말고 그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심화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러 나라를 다녀왔으며 몇 차례 비전트립을 가보았다는 것으로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 비전트립 횟수가 증가할수록 구체적인 헌신이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 교회는 비전트립 훈련생을 배출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통하여 선교를 열매를 맺어나가야 한다. 이러한 심화과정이 비전트립의 최종목적이 되어야 한다.
2.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목표는 순수해야 한다. 순수함을 위해서 필요 없는 것들을 가지치기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숨겨진 동기를 가지고 선교지를 방문하는 경우 계속된 갈등이 선교사와 방문자 사이에 발생하게 된다.
3.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비전트립이 되어야 한다.
두 민족 혹은 서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서로 주고받으며 나누고 배우는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현장이 선교의 현장이다. 모든 것을 우리와 현지인들 사이에서 일으키시는 하나님이시다. 사랑이 두 사람이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듯이 우리의 선교도 ‘나와 그’의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모든 프로그램을 서로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계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방적인 나눔과 가르침은 일시적이며 소모적으로 되기에 이 상호작용과 수용을 배려한 비전트립을 계획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예를 든다면 우리가 주로 많이 준비하는 워십과 드라마 등은 배우와 관객을 만들어주는 일방적인 관계의 주된 프로그램이다. 오히려 상호관계에 집중한다면 현지인들과 함께 어우러져서 관객도 배우도 없는 사물놀이 한마당이 더 상호작용을 이끌어주는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4. 선교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비전트립이 되어야 한다.
선교지에 방문한 사람들은 현장을 읽어야 하며 현장을 읽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기념사진 찍기 식의 선교는 한계가 있다. 선교는 개념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을 읽고 현장의 필요와 하나님이 제시하시는 비전을 따라서 현장으로 들어가는 비전트립을 계획할 때이다. 가능하면 최대한 현지 언어를 사용하여야 한다. 언어는 의사를 전달하는 가장 친근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언어의 장벽을 쉽게 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용어와 회화를 암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국어-현지어-현지어의 한국어 발음을 함께 적은 자료를 만들어서 활용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많은 경우 한국어-현지어 발음만을 표기한 책자를 가져옴으로써 상호 의사 전달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현지어들의 독특한 발음법을 우리가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현지어를 함께 적어 사용한다면 훨씬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것이다.
5. 비전트립을 통해 장기선교사가 겪는 선교경험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선교를 준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장기선교사들이 파송을 준비하고 선교지에 나가면서 겪는 모든 것을 경험하도록 이끄는 것이 좋다. 훈련과 준비, 자신에 대한 정리, 재정후원을 요청하는 것, 선교편지를 쓰는 것, 기도후원자들을 만드는 것, 사역을 준비하는 것, 기도모임을 가지는 것, 파송예배를 드리는 것, 돌아와 선교보고를 하는 것, 등등을 통해서 장기선교사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비전트립의 준비를 선교사 파송에 준해서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교 후원 편지도 작성하게 하고, 교회가 도와줄 예산과 자체적으로 후원을 받아 마련할 예산을 정해주고 때로는 1인당 받을 수 있는 후원금의 액수를 2~5만원으로 한정함으로써 자신이 모르는 분들께도 선교후원을 요청하게 만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교회와 부모님, 친인척들이 도와서 다녀오는 선교보다는 모르는 분들이 함께 참여해주는 선교적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기도의 후원자를 여러 명 만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선교현장에 와서도 짧은 기간이지만 선교기간 중간에 선교지 활동에 대한 선교편지를 후원자들에게 쓰는 것도 효과적이다. 돌아가서도 교회 예배에서 선교보고를 하는 것은 일상화되어 있지만, 개별적으로 소그룹들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후원자들을 모아놓고서 자신만의 선교보고를 모든 선교 참여자들이 하도록 준비시키고 기회를 주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선교사역에 대한 경험이 될 것이다.
6. 선교훈련과 준비에 투자해야 한다.
선교훈련과 준비에 전체의 1/3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 1/3은 현장에서 배우고 실습하고, 1/3은 돌아와서 보고와 지속적인 선교적 삶을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 교단의 선교대학 단계를 교회 내에 유치하여 시행하는 것도 바람직한 선교의 훈련과 준비가 될 수 있다. 그 나라에 대해서 배우고 선교사들의 책을 읽고, 선교 이론과 역사를 배우는 것도 필요하다. 선교현장에서는 준비하고 배운 만큼, 훈련한 만큼 보이고 경험하고 깨닫게 된다.
7. 선교지를 중심으로 하는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교회와 단체들을 넘어서서 선교는 네트워킹되어야 한다. 자신들의 경험과 자료를 공유하고 함께 특정 선교사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선교지별로 선교 네트워킹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계에 나간 모든 비전트립 팀들은 자신들의 노하우를 잘 요약하고 정리하여서 나눌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만들고 자료실을 운영하고 공동의 선교지에 관심 교회들과 정보를 공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선교지역별 다양한 네트워크의 모습이 온라인 모임과 함께 사람들의 연대와 만남을 통한 오프라인 모임으로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X. 나가는 말
21세기를 사는 지금, 한국교회 안에서 비전트립이 효과적인 선교사역으로 자리매김하였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오늘날의 정치, 경제, 문화적인 환경들을 살펴볼 때 비전트립이라는 도구는 하나님께서 마지막 시대에 마지막 과업을 완성하기 위해서 준비하신 도구라는 사실도 부인할 만한 어떠한 근거도 찾을 수 없다.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미 많은 지역교회와 선교단체에서 비전트립을 실시하고 있지만, 단편적인 선교지 방문이나 선교체험 프로그램 정도로 생각하고 엄청난 하나님의 재정과 시간을 사용해 버린다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복에 대한 올바른 자세일 수 없다. 하나님께서 지역교회에 부어주신 복을 보다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파송교회는 비전트립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믿음을 가져야 한다.이를 위해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하여 지원해야 할 것이며, 비전트립 사역자들을 발굴하고 훈련하는 일에도 투자해야 한다. 아울러서 구체적으로 비전트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교회적인 차원에서 도와주고, 현지 선교사들과 전문 선교단체와도 협력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선교단체의 경우에도 지역교회와 경쟁적인 차원에서 비전트립을 운영하지 말고 오히려 지역교회의 비전트립을 도와주는 것이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길이 될 것이다.또한, 파송한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장·단기 선교협력 프로젝트를 개발해서 지역교회가 효과적으로 비전트립에 동참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비전트립에 참가하는 그리스도인들 역시 단기선교를 단순한 해외여행이나 선교지 방문으로 생각하지 말고 세상을 구원하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발견하고 개인의 삶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체험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통해 전체 하나님의 나라를 함께 세워나가는 일을 해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