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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 해결, 시설·인력 갖춘 교회가 나선다
2023.05.02 10:45 고신뉴스
안전한 돌봄 따른 부모 감동으로 출산 기대
2023년 4월 17~19일 당진동일교회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출산돌봄 콘퍼런스’에서 당진동일교회 살렘어린이집 아이들이 찬양하고 있다.
● 추락 가속도 붙은 합계출산율 0.78명
0.78명. 1보다도 낮은 이 수치는 뭘까?
바로 통계청이 2023년 2월 22일(수) 발표한 2022년 인구 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른 합계출산율이다. 서울은 이 수보다 더 낮다. 0.59명. 이 출산율은 2022년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22년 출생아 수는 24만9천 명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자 1명이 평생 나으리라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저 출산율 자체 기록을 깼다. 6연 연속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줄곧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합계출산율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우리나라는 출산에서 세계 어느 나라도 가보지 않은 길을 모험하고 있다.
세계 198개국 중 꼴찌(유엔, 2021년)다. OECD 가족 데이터베이스(Family Database)에 따르면 2020년 기준 OECD 38개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은 1.59명이며, 34개국 첫째 아이 출산 연령은 29.3세다.
● 피부에 와닿지 않는 저출산 대책
그동안 저출산 대책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끝없이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 우리나라는 초저출산 시대에 따라 국가 소멸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출산에서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저출산 대책들이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이유는 뭘까? 그 대책들이 출산을 앞두거나 생각하는 부모들에게 피부에 와닿지 않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정 지원만으로는 젊은 부모들의 마음을 출산으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저출산 문제는 부모들의 출산 인식의 결여에서 오는 측면도 있다. 결혼 기피, 늦어지는 결혼, 결혼해도 임신하지 않음 등의 이유가 출산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 개인과 가정에 임신과 출산이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이 출산율을 낮추고 있다. 육아가 경력 단절로 이어지기에 임신과 거리를 두게 하고 있다.
● 교회 “생육하고 번성하라” 부응 못해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임신과 출산이 행복이라는 인식이 미약하기에 출산율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기독교인은 “생육하고 번성하라”(창 1:28)라는 하나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님은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함께 생육하고 번성할 권리를 주시고 인간에게 만물을 잘 다스리도록 의무를 부여하셨으나 인간은 생명을 경시하고 출산하지 않고 자연을 훼손하는 등 하나님의 창조원리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에 나서고 있다.
교회 내의 저출산은 당연히 주일학교가 사라지게 하고 있다. 교회 밖에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기에 외부에서 아이들이 들어오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교회의 인구 분포는 역삼각형 구조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없어 고령화가 심각하고 평균 연령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 부모가 안심하고 자녀 맡길 ‘출산돌봄’ 시설 시급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합계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다양한 저출산 대책, 출산장려정책에도 불구하고 내리막길을 걷는 현실에서 어떤 약이 효과가 있을까?
초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 시대를 벗어나기 위해 대두되는 목소리 중 하나가 바로 ‘돌봄’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조직이나 민간단체, 특히 교회가 협력해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이 있을 때 육아의 부담감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임신하고 출산할 거라는 인식이다.
그런 면에서 2023년 4월 17일부터 2박 3일간 당진동일교회(담임목사 이수훈)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출산돌봄 콘퍼런스’는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 콘퍼런스에서는 저출산 문제는 교회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해답을 제시했다.
그게 바로 ‘출산돌봄’이다. 교회가 정부와 지자체와 협력해 출산돌봄을 이뤄냄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시설과 인력이 갖추어진 곳은 교회뿐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미 인프라가 구축돼 있기에 출산돌봄을 위한 전략만 가미한다면 출산으로 충분히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아이들의 떠들썩한 목소리로 교회 희망 가득
우리나라는 저출산 대책의 골든타임이 지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 놓여있다. 당진동일교회는 교회 초창기부터 저출산 극복이 교회를 살리고 국가를 살리는 지름길이라는 인식 아래 ‘출산돌봄’에 매진해왔다.
이 콘퍼런스에서 당진동일교회 이수훈 목사는 “교회가 돌봄센터를 운영하면 돌봄을 통한 출산을 지원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부모가 학원비 걱정을 들고 맞벌이하는 부모가 퇴근 시간에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되는 돌봄 대책만 있어도 아이를 낳는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자녀들을 학교와 학원에 붙잡아두거나 일정 금액의 출산 지원금으로는 부모들을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감동하고 행복할 만한 교육과 돌봄 지원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는 20년 경험을 전했다.
당진동일교회는 20여 년 동안 초등학생들이 학교 수업을 마친 후 학원 대신 교회로 오게 했다. 교회 교육관에서 인성교육, 학업지도, 생활지도를 해왔다. 아이들의 생활 태도가 변하고 학업 성적도 올라 부모에게 큰 감동과 기쁨을 주었다.
아이들의 학업과 놀이는 물론 간식에 저녁까지 먹여 오후 7~8시에 귀가시키고 있다. 맞벌이 부모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안전하고 마음 편한 돌봄이 없는 셈이다.
이 작은 돌봄 사역은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당진동일교회의 현재 교인 평균 연령은 29세다. 가정마다 평균 3명의 자녀를 출산했다. 매일 오후 교회 마당에 500여 명 아이가 마음껏 뛰놀게 됐다. 아이들의 떠들썩한 목소리로 교회는 희망이 가득하다. 당진의 초등학생 12.4%가 이 교회 아이들이다.
이수훈 목사는 이 콘퍼런스에서 교회 성도들의 입에서 “아기 낳아도 힘들지 않겠네, 아이 낳는 것이 축복이며 행복이구나”라는 고백이 나오는 당진동일교회의 돌봄 노하우를 전했다.
당진동일교회는 주일학교를 비롯해 시내산중고등학교, VCA비전스쿨, 살렘어린이집, ㈔HappyUp예수촌지역아동센터 등을 운영하며 돌봄사역을 펼쳐왔다.
● 지자체와 교회의 적극 협력이 절실
단순 돌봄만 한다고 해서 출산이 저절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젊은 부부들의 마음으로부터 공감이 일어나지 않으면 출산은 멀 수밖에 없다. 운영비 문제는 어려운 숙제다. 부모의 부담으로 기관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자체의 지원과 함께 교회의 돌봄을 해결하기 위해 모색하고 있다.
이 콘퍼런스에 참석한 1천여 명의 목회자들은 육아와 어린이 돌봄지원센터 운영, 육아와 어린이 돌봄을 위해 교회 시설과 인력을 적극 지원 등의 ‘10만 출산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낭독했다.
교회의 출산돌봄은 출산을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길이다. 부모가 육아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당진동일교회가 지난 20년 동안 경험했고 지금도 그 결과를 보고 있다. 여기에는 교회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 출산으로 하나님 말씀·신앙 계승 인식 필요
인구절벽은 우리 사회뿐 아니라 교회의 절체절명의 위기다. 주일학교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지역교회 또한 사라지고 있다. 이것이 당장 일어나지 않지만, 현재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이제 저출산 해결을 위한 시설과 인력을 충분하게 갖춘 교회가 나설 때다. 돌봄기관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 잘하는 교회의 사례를 공유해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교회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출산과 돌봄에 힘쓰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하나님의 말씀 계승과 신앙 계승은 대를 잇는 출산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인식이 요구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줄 내 자녀가 필요한 것이다.
농어촌교회인데 ‘평균연령 29세’… ‘돌봄’이 낳은 ‘출산’의 기적
2023-03-28 06:51 크리스천투데이
[인터뷰] “교회 주도의 저출산 극복 모델” 당진동일교회 이수훈 목사
아이 1명으로 시작해 이젠 500여 명 돌봐
또래들끼리 공부·토론·놀이·식사하니 안심
육아 해결되니 자연스레 출산운동 이어져
시내 초등생 12.4%가 당진동일교회 소속
저출산 해결할 시설·인력 갖춘 곳, 교회뿐
▲교회가 주도하는 출산·돌봄운동의 모범을 제시하고 있는 당진동일교회 이수훈 목사. ⓒ송경호 기자
대한민국에 저출산·고령화를 넘어 ‘인구절벽’ ‘국가소멸’의 위기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남 당진시에 소재한 당진동일교회의 이수훈 목사가 그 해법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당진동일교회는 20여 년 동안 초등학생들에게 학교 수업을 마친 후 학원 대신 교회로 오게 했고, 교회 교육관에서 인성교육, 학업지도, 생활지도를 해 왔다. 아이들의 생활 태도가 변하고 학업 성적도 올라 부모들에게 큰 기쁨을 줬다.
이 작은 돌봄 사역은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농촌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성도의 평균연령이 29세에 불과할 정도로 젊어지고, 가정마다 평균 3명의 자녀를 출산하게 됐다. 매일 오후 교회 마당에는 500여 명의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온 교회는 희망과 활력이 충만하다. 그러는 동안 27년 전 교인 1명으로 시작했던 교회가 출석 교인 수도 무려 5천여 명에, 그 중 비신자 전도로 교인이 된 비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큰 부흥도 이뤘다.
이제 그 모델을 국내외 교회들과 공유하기 위해 오는 4월 17-19일 당진동일교회에서 ‘2023 대한민국 출산 돌봄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본지를 이를 앞두고 이수훈 목사를 만나 당진동일교회 ‘출산 돌봄 사역’의 계기와 전략, 비전을 들었다. 다음은 이 목사와의 일문일답.
-먼저 당진동일교회의 ‘출산 돌봄 사역’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우리는 설립 초기인 20여 년 전부터 저출산 위기를 느꼈다. 산업화사회가 되면서 부모들이 아이를 낳는 것이 짐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어느 날 주일학교 학생 하나가 큰 열쇠를 들고 마당에 서 있는 것을 보게 됐다. 그것은 곧 그 아이가 집에 가도 (부모들이 일을 하고 있기에) 돌봐 줄 사람이 없다는 의미다. 또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학원에 다니는데, 경제적으로 취약한 아이들은 그럴 수도 없어서 거의 방치되는 상황이다. 그게 너무 가슴 아파서 교회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시작했다.
무료 공부방을 열고, 아이들을 저녁 8시까지 데리고 있으면서 ‘뭘 해줄까’ 생각해 보니 먹을 것도 줘야 되겠고 공부도 시켜야겠더라. 그래서 간식도 주고, 제가 직접 하거나 사람을 초빙해서 영어와 수학 등을 가르치기도 하다 보니 어느 새 아이들 수가 200명이 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들도 안되겠다 싶어서 자원해서 도우미로 들어왔다. 그래서 어머니들을 훈련시켜서 아이들을 돌보게 하니, 정말 자기 아이처럼 정성껏 돌봐서 교육 수준이 높아졌다.
▲당진동일교회는 농촌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성도의 평균연령이 29세에 불과할 정도로 젊고, 가정마다 평균 3명의 자녀를 출산한다. 당진동일교회의 다세운 공동체 VCA 비전스쿨 아이들 모습. ⓒ당진동일교회
그렇게 되니 부모들이 ‘교회에서 아이를 다 돌봐 주니 하나 더 낳을 수 있겠다’ 하면서 저도 모르게 전방위적으로 출산운동이 일어났다. 그래서 ‘3명 낳기 운동’을 하다가 ‘5명 낳기 운동’으로 방향을 잡았다.
결국 우리 교회에서 아이들이 많이 태어난다는 것이 이슈가 됐다. 전체 인구가 17만인 당진시에서 2020년도에 초등학생 중 약 12.4%가 우리 교회 소속일 정도였다. 우리 교회 교인 평균연령이 29세인데, 농어촌교회에서 평균연령이 그렇게 낮다는 것은 어린이가 많다는 얘기다.”
-이번에 출산 돌봄 컨퍼런스를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그동안 우리 교회의 소문을 듣고 탐방을 온 교회들이 많았다. 그 수가 아마 한 4, 5천 교회 정도는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다들 필요성에는 동감하면서도 실제 행하는 곳은 적더라.
그러던 중 미국 뉴욕에서 ‘4/14 윈도우 무브먼트’(‘4세부터 14세까지’에 초점을 맞춘 선교운동)의 김남수 목사님과 최완기 목사님이 찾아와 보고는 이를 국제적으로 알리자 해서 뉴욕 대회와 파나마 대회를 열었다. 그리고 그 결과에 고무돼서, 자신들이 경비를 댈 테니 목사님들을 모시고 출산운동을 하자고 해서 이번에 컨퍼런스를 열게 됐다.
특히 이 운동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1,200여 교회들이 참여해 협약식을 갖고 공동성명도 발표하며, 지속적·조직적으로 지원하고 각 지방공공기관을 통해 운영비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열어 드리려 한다. 우리가 가진 모든 노하우와 자료를 무료로 제공할 것이다. 매뉴얼을 들고 우리 교회 현장을 직접 경험하면, 자신의 교회에 적용할 실제적 방안을 꼭 찾으리라 믿는다.”
▲이수훈 목사는 “늘 교사들에게 ‘엄마보다 더 좋은 선생님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교사들을 ‘이모’라고 하는데, 이 이모들이 늘 칭찬과 사랑을 주니까 아이들과의 관계가 너무 좋다. 아이가 늘 사랑을 알고 존중받고 인정받으니까 인성도 점점 좋아진다”고 했다. ⓒ송경호 기자
-왜 교회가 이 일을 주도해야 한다고 보는가.
“우리나라가 존속되려면 한 해 출생아 수가 최소 30만이 돼야 하는데, 지금 25만 미만으로까지 내려갔다. 그 아이들이 성년이 됐을 때 남녀 각각 15만도 되지 않고, 그들이 다 아이를 한 명씩 낳는다 해도 겨우 15만에 불과하다. 현재 인구분포를 보면 20대는 670만 명, 10대는 470만 명으로, 10년 사이에 200만이 사라졌다. 이 나라는 이미 소멸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앞으로 5년 내에 이 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영원히 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이 짧은 기간에 누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노조도 관공서도 할 수 없고, 스님도 신부님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이것을 유일하게 해결할 수 있는, 지성적이고 안정된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있으며 가정을 중시하는 곳은 교회뿐이다.
사실 그동안 국가적으로 ‘돈을 주면 아이를 낳겠지’ 했는데, 겨우 1, 2백 받자고 아이를 낳아서 평생 육아의 짐을 질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당장 그들에게 가장 큰 벽은 ‘돌봄’과 ‘교육’이다.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엄마는 애한테 붙잡혀 적어도 3년은 움직일 수 없고, 그 뒤엔 어린이집에 보내면 되지만, 초등학교에 가게 되면 하교 후 돌봐 줄 사람이 없어서 학원에 보내야 한다. 그러다 지난해 학원비 지출이 총 23조에 달했다. 그렇게 힘들게 아이를 키워도, 나중에 인성도 부모와의 관계도 다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아이들을 붙들고 시간만 보내 준다고 되는 게 아니다. 다른 집 아이들은 영어를 배우고 있는데 우리 집 아이는 지점토 놀이를 하고 있다면, 부모가 마음이 상한다. 그러니까 국가 예산을 아무리 써도 부모에게는 실효성이 없고, 이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교회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 운동이 전국 운동이 되면 적어도 1년에 5, 6만 명은 자신 있다. 전국적으로 도시별로 대표적 교회들 50곳 내지 100곳 모여 1,200개 교회만 나서도 1년에 50명씩만 낳으면 6만 명이다. 평양대부흥운동이 한국교회에 큰 깃발을 꽂았다면, 국가적으로도 해결 못한 큰 숙제인 저출산·고령화를 교회가 책임지고 해결한다면 그것이 ‘민족의 역사를 바꾸는’ 운동이 되리라고 본다.”
교회 시설을 당국이 무상임대하면 ‘윈윈’
평양대부흥처럼 ‘민족 역사를 바꾸는’ 운동
도시·소형교회도 충분히 접목 가능한 모델
“아기들 땀 냄새 맡으니 살맛이 난다”더라
컨퍼런스서 노하우·자료 다 무료 제공할 것
-당진동일교회의 출산 돌봄 프로그램을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우리 교회가 아이 1명으로 시작해서 21년이 지난 지금은 매일 500명을 돌보고 있다. 아이가 학교 수업을 마친 뒤 교회에 오면 간식을 먹고 1시간 동안 형·누나·동생들과 신바람나게 논다. 그리고는 소그룹별로 영어로 대화하고, 수학을 공부하고, 토론을 한다. 또 조금 뒤에는 피아노, 바이올린 등 악기를 하나씩 연습하고, 자기들끼리 노래를 부르고, 1시간 동안 더 놀고 저녁을 먹는다. 그리고 교회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가면 오히려 부모가 먼저 퇴근해서 아이를 기다리는 상황이 된다.
그리고 제가 늘 교사들에게 ‘엄마보다 더 좋은 선생님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교사들을 ‘이모’라고 하는데, 이 이모들이 늘 칭찬과 사랑을 주니까 아이들과의 관계가 너무 좋다. 아이가 늘 사랑을 알고 존중받고 인정받으니까 인성도 점점 좋아진다.
▲매일 오후 교회 마당에는 500여 명의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온 교회는 희망과 활력이 충만하다. VCA 비전스쿨 아이들 모습. ⓒ당진동일교회 제공
부모가 직장 다녀와서 피곤한데 아이가 자기 맘대로 안 크면 자꾸 꾸짖게 되고, 그러면 아이와 점점 거리가 생긴다. 하나도 힘든데 둘을 낳겠나? 그런데 한 아이를 잘 돌봐서 행복지수를 높여 주면 둘째가 태어나게 된다. 우리 교회 아이들은 종종 부모에게 편지를 쓰게 하면 ‘엄마, 동생이 필요해’라고 한다. 그러면 부모도 자연스럽게 둘째 낳고 셋째 낳는 것이다.
또 아이는 ‘밥상머리 교육’을 받으며 인간이 되어가는데, 지금은 부모와 식사를 잘 하지 않고 어쩌다가 같이 하게 돼도 각자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다가 끝난다. 그런데 여기서는 아이들이 형·누나·동생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서로 예의와 배려를 배우니 행복해한다. 당번을 정해 간식을 섬기는 부모들도 행복해하고, 아이들은 자기 부모가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가족 예배를 드리며 성경을 암송하게 하고, 말씀을 받아쓰고 자기 생각을 적게 하면 언어 능력과 논술도 따로 교육할 필요가 없다. 아이들이 교인들 앞에서 자신의 꿈에 대해 5분 메시지를 발표하거나, 옛 동요를 부르기도 한다. 그러면 그 모습을 본 부모들이 ‘나도 늦둥이 낳아야 되겠다’ 해서 50대 초반까지 아이를 낳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주를 더 보고 싶어서 며느리를 찾아가 설득하기도 한다. 이런 여러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합쳐져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좀 더 자세한 내용들은 컨퍼런스 현장에 오시면 알려드리겠다.”
-당진동일교회처럼 넓은 부지와 큰 규모를 갖지 못한 교회들에도 이 모델을 접목할 수 있을까?
“그렇다. 우리 교회도 너무 산속에 있다 보니, 아파트 상가를 임대해서 교사 1명으로 돌봄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소문이 나서 금방 20명이 되더라. 그러니까 교사가 혼자서 못하겠다길래 1명을 더 초빙하고, 부모들도 욕심이 생겨서 각자 전공과 특기를 살려 봉사하다 보니 이렇게까지 커졌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선 가치관의 변화도 필요할 것 같다.
▲당진동일교회 다세운공동체 VCA 비전스쿨 아이들이 농촌일손돕기에 나선 모습. ⓒ당진동일교회
“과거에는 다 같이 못 배웠고 배고팠다. 그런데 도시화되면서 점점 양극화가 심해지고, 상대적 빈곤이 6.25 때보다 더 심각하다. 다른 부모와 비교하다 보니 자신의 삶이 더 불행한 것 같고, 아이를 낳으면 부모는 부모대로 짐이 더 커지고 아이는 아이대로 자존심 상한다. 그러니 혼자 살려고 하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또 비행기만 타면 금세 다른 나라로 갈 수 있는 세상이 되니 국가의식도 약해졌고,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인생을 살기 힘들다.
그래서 저는 매주 학부모 교육을 통해 가족의 행복이 얼마나 큰지, 하나님께서 얼마나 큰 복을 가정에 담아 두셨는지 강조한다. 그러면 확 바뀐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가정에 내가 들어가는 건 짐스러워지지 않나. 이것을 해결해 줘야 한다. 가정보다 행복한 것이 어디 있는가? 내가 힘들 때 어디서 위로받으며, 내가 좋은 걸 들고 어디로 가야 되는가? 가정밖에 없지 않나. 이런 것을 교회가 잘 가르쳐야 한다. 이것은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사회 및 국가 기관과도 연대하고 있나.
“제가 충청남도 저출산대책위원이다. 그런데 관이 움직이는 데는 너무 벽이 많다. 예산이 ‘센터’라는 곳들로 흘러들어가 자체 소모가 되고 부모에게 도움이 안 된다. 그러니까 저출산 대책이 나올수록 젊은이들은 화가 나서 애를 낳지 않는다. 불신이 커져 있다.
그래서 제가 시장, 시의원, 담당 공무원들을 계속 만나 그 숙제를 어떻게 풀었느냐면, ‘교회가 가지고 있는 시설을 시에서 무상 임대 계약을 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 정부와 지자체에서 어마어마한 예산을 들여 전국적으로 새로운 시설들을 지을 필요가 없다. 물론 학교 시설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부유한 집 아이들은 퀄리티 높은 다른 곳으로 가고 그렇지 못한 집에서는 아이들을 보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교사들도 이미 번아웃돼 있어서 수업 시간 이후에 또 뭔가 하기 힘들다.
그런데 교회 시설들은 주중에 텅 비어 있다. 이것을 활용하도록 내어 주자는 것이다. 당국에서는 그 시설을 활용하고, 목사님들이 인성 훈련이 된 분들을 잘 세워 놓으면 아이들을 안정적으로 돌볼 수 있다. 그리고 당국의 예산은 출산지원금으로 쓰면 교회도 부모도 재정 부담이 없게 된다.”
-출산 돌봄 운동에 대한 교회 지도자들의 호응도는 어떤가.
“필요성을 어마어마하게 느끼고 걱정도 많이 한다. 그런데 잘 행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되도록 이 컨퍼런스에 담임목사님들이 먼저 오고, 교회를 적극적으로 섬길 수 있는 장로님들도 지속적으로 만나면 좋겠다.
순복음춘천교회 같은 경우는 이 돌볼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불과 3, 4년 만에 아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니까 은퇴한 고학력 장로님들이 아이들을 돌보면서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아기들 땀 냄새를 맡으니 살맛이 난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서로 행복해지고 교회가 젊어진다. 그런 운동이 참 살아 있는 운동이다.”
-마지막으로 교회 지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저도 이 일을 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들을 겪었다. 문제는 교사와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실패를 거듭하며 답을 찾아 왔기 때문에 작은 교회든 큰 교회든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는 방법들을 알고 있다. 이것을 함께 나누고자 하니 꼭 오시면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출처] 因果解60(출산율제고,지역 공동체 '돌봄'의 효과)|작성자 수행하는 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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