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과 그림책 4 그림책 공유하기는 애착 형성의 과정
그림책을 읽어주는 모습을 보고 애착관계를 알 수 있을 까요?
1997년 Bus와 Van Lizendoorn이라는 학자가 12개월에서~ 15개월 사이의 아기를 가진 엄마들의 그림책 읽어주기 행동을 관찰한 적이 있어요. 엄마들은 자연스럽게 자기 아기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었지요. 후에 엄마와 아기의 애착관계가 어떤지를 알아보는 검사도 실시했어요.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답니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엄마와 아기의 상호작용, 즉 애착의 패턴이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이지요.
안정애착과 불안애착
애착이란 서로의 관계에 대해 형성된 ‘마음의 상(mental image)’을 의미합니다. 안정애착과 불안애착은 서로의 관계에 대한 ‘마음의 상’이 매우 다르지요. 또 그런 ‘마음의 상’은 밖으로 드러내는 행동의 기반이 됩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불안애착된 아기는 안정애착된 아기에 비해 엄마가 그림책을 읽어주는 동안 더 주의가 산만했으며, 엄마 무릎에 잘 앉아 있지 않으려했어요. 또 불안애착된 엄마는 그림책을 보여주는 동안 아기를 꽉 안고 있거나 책을 아기의 손이 닿지 않는 거리에 놓은 채 보여주는 등 신체적으로 더 통제하려는 경향이 안정애착 엄마보다 더 높았어요. 그래서 아기가 책을 보지 않고 눈을 딴 곳으로 돌리려고 하면, 더 강하게 “이거 봐야지? 이거 잘 봐야 착하지!”식으로 아기의 주의를 억지로 엄마가 원하는 바대로 끌어오려고 노력하는 행동을 보였어요. 심리학 용어를 빌자면 좀 더 ‘훈육적인 상호작용’의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지요. 반면 안정애착 엄마나 아기는 그림책을 보는 과정이 좀 더 편안하고 자유로웠어요.
그림책을 자주 읽어주는 것이 애착관계와 상관이 있다?
또 유치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Bus와 Van Lizendoorn(1995)의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안정애착된 엄마와 아이에 비해 덜 안정애착된 엄마와 아기의 경우 그림책 읽기 빈도가 훨씬 낮게 나타났어요.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 질문은 바로 ‘안정애착관계여서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게 되느냐? 아니면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다 보니 안정애착 관계가 형성되었느냐?’이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애착은 둘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
애착은 아기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생후 2년에 걸쳐 양육자와 아기 간에 형성되는 정서적 유대입니다. 그리고 애착의 유형인 ‘안정애착’이나 ‘불안애착’ 즉 양육자와 아기가 서로에 대해 형성한 ‘마음의 상’은 바로 애착 형성의 과정 속에서 서서히 만들어진 결과라는 것입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애착유형에 따라 그림책 읽기의 특성이 달라진다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그림책 공유하기’가 엄마와 아기의 안정애착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그림책 공유하기를 통해 안정애착을 만들어 가세요
최근 들어 많은 엄마들이 아기가 태어난 직후부터 그림책을 보여줍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때는 아직 엄마와 아기 간에 애착이 채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입니다. 즉 아기와 엄마가 서로에 대한 애착을 만들어 가는 시기라는 것이지요. 결국 이 시기에 아기와 어떻게 상호작용 했느냐에 따라 이후 애착의 관계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엄마들이 무의식중에 아기의 주의를 끌기위해 하는 말이나 행동 속에 ‘이걸 꼭 알았으면 좋겠다!’는 교육적 그림책 읽기의 마음이 깔려있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기와 함께하는 작은 행동 하나 하나들이 모여서 ‘엄마에 대한, 그리고 엄마와 아기 자신에 대한 관계의 상’을 아이가 만들어 간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림책 읽어주기’가 아니라 ‘함께 그림책 공유하기(4회차 칼럼 참조)’가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그 순간은, 그것이 그림책을 볼 때이든 이야기를 나눌 때이든 어떤 순간이든 함께 공유-특히 정서의 공유- 한다는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안하셨다고요? 그런데 아이가 벌써 6살이라고요?
아니면 15살? 심지어 30살이라구요?
괜찮습니다. 오늘 시작하시면 됩니다.
언제나 너무 늦는 법이란 없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
첫댓글 이번 칼럼을 읽고 있으니 무척 행복해져요!
이제까지는 칼럼 읽으면서도 내가 잘 하고 있는가, 왜 우리 아기는 아직 책에 관심이 없는가? 내가 욕심을 부리고 있나.. 등등 불안하고 잘 모르겠는 마음이 많았는데- 돌이 가까워지면서 요즘 아기가 점점 책이 관심이 많이 생기고~ 팝업북이든 사운드북이든 제가 좋아했던 그림책이든 영아들을 위한 책이든 좋아서 막 꺼내고 펼쳐보고 던지고 하며 놀고 있어요~^^ 그래서 그동안 제가 칼럼읽으며 노력했던! 교육하려는 마음보다는 공유하고 아기와 정서적 교감을 더 나누려하고~ 아기가 관심이 없을 때에도 “괜찮아~ 다른 어떠어떠한게 더 재미있구나!” 하며 마음을 읽어주려한 노력에 아기가 이제는 책으로 같이 공유하려 보답(?)해주는 것 같아 뿌듯하고 기뻐요~ 물론 또 이러다 언제 더 다른 흥미거리에 관심을 가질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욕심갖지 않고 그림책으로 즐겁게 함께 하도록 노력할게요! :)
하아~^^ "괜찮아~ 다른 어떠어떠한게 더 재미있구나!" 좋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보면, "와, 그거구나. 엄마도 같이 놀고싶다~~" 표현하면서 함께 하는거죠^^진짜 궁금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기면서~~
그런데 하나 궁금한것은, 아이들을 위해 나오는 전집이요~ 제가 어린이집을 안보내려 하다보니 어떤 기준(?)이 되는게 필요해서 천OOO 돌잡이 책이나 생활습관을 잘 나타내주는 능O에서나온 캐릭터시리즈의 책을 보여줄까하는데(아이가 물려받은 호O시리즈 책을 좋아하더라구요!) 아기가 좋아하기만 한다면 전집이든 아니든 상관없을까요? 아니면 전집을 사려는 마음은 저의 욕심인걸까요 ㅠㅠ
만약 호O시리즈가 집에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실듯해요^^ 발달에 대한 이론과 현상들은 크게 달라지진않았어요.전집시리즈 마다의 특수성은 있겠지만, 전집이건 단행본이건 책 자체에 의존하시기보다는..그 어떤것으로든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싶은지, 할 것인지? 에 더 주의를 기울이셔요. 아이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시는 것, 본인이 선택한 것을 누군가와 함께 주의를 기울이고, 그 느낌을 서로 나누는 거, 그 과정을 즐기는 거..거기에 옥심을 함 두어보시지요~~
아하.....! 그렇네요....!!
중요한 것을 또 놓칠뻔했어요!! 감사합니다!:)
진짜로 궁금해하고 함께하려고 하는 마음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