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식으로 편안히 생각나는대로 쓰는 바람에 경어를 쓰지 못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동일사주 동일운명의 담론에 한 발 담궈본다.
명학(술학)에 인연을 맺게했던 계기는 무엇인가? 라고 술객이나 술학매니아에게 질문한다면 아마 과반이상이 자신의 인생력정이 궁금해서 일거라 답할 듯하다.
성장기를 거치며 시달리는 수많은 영적 갈등과 진로 고민에 10대후반과 20대를 경험했던 사람일수록 명학에 인연닿기 쉽지 않을까 한다.
물론 아동기때부터 본인의 불우함?과 가정 환경의 열악함을 경험하는 경우 운명 철학내지 신비주의에 보다 쉽게 인연닿기 쉬우리라.
명학을 접하고 공부하는 경우 20대라면 아마 운명대로 사는가 즉 사주간지에 쓰여진대로 사는가에 대한 의문일 듯하다.
주어진 대로 살아야 한다는게 명학을 공부하는 이라면 반드시 갈등해야할 과정으로 보인다.
그 갈등에 대한 답이 주어지지 않으면 보다 진일보한 공부를 하는데 장애로 작용하리라.
그래서 장자방님과 같이 장기간 명학에 고민한 분들은 간지명학의 운명론에 대하여 이미 나름의 판단기준이 서있게 마련이다.
◈근자에 다음 역학동에...
'동일사주 동일운명?' 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왔다.
그 문제를 처음 제기한 사람은 순수한 의미에서 토론의제를 제안한 듯했다.
다음 역학동에 그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공부과정중에 겪는 일종의 운명론 정립이라는 '시험관문'에 이제 막 맞닥트린 듯하다.
그동안 명술계에서는 동일사주 동일운명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나름의 공감대가 있었으므로 굳이 그것을 거론하거나 하지 않는다.
어쩌면 거론해도 '답이 없다'이거나, '동일사주=동일운명은 아니다' 라는 쪽이 이미 우세한 듯하다.
◈한 10년전쯤...
DAUM에 회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재미있는 기능이 있었는데, 다음의 회원검색기능중에 생일 검색 기능이었다.
나와 생일이 같은 사람 찾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나와 같은 생일자를 검색하여 생시와 남녀를 이메일로 묻고, 나아가 서로 연락하고 번개하여 만나고 하는 일은 그 당시 일종의 유희였다.
일반인도 그러할진데 하물며 명술을 하는 매니아들에게는 이보다 더 즐겁고 호기심을 자극하고 신비로운 유희가 더 있으랴.
나도 그런 시도를 하려다가 게으른 성정때문에 그만둔 적이 몇번 있었다. 나의 경우에도 같은 생일자가 의외로 많이 검색된 건 사실이었다.
◈나와 같은 생일...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나와 같은 생일자에 대한 근황을 지인을 통해 들었는데, 그 사람은 전남의 모처에서 탁구장을 운영하는 사람이었다.
한창때 탁구월드스타 유남규의 연습상대였었다고 한다.
나와 동일사주인 그 사람과는 달리 나는 운동에는 과거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잼뱅이다.
운동에 대한 잼뱅이 차원을 넘어 이제는 부끄러운 나머지 공포심?까지 가지고 있다.
어찌나 운동신경이 둔하던지 모임에서 놀러가면 족구 한 게임 하자는 제안도 부담스럽기까지 하니... 오죽하랴.
어쨋든 나는 이미 '동일사주=동일운명 일까?'라는 질문에 '아니다'라는 생각을 확고히 하고 있다.
아마 명학을 나름 연구했다는 이 신경수의 입에서 이렇게 말한다면 명학의 전반에 대한 신뢰감에 손상을 주는 상황이 될른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이다.
◈萬子께서도...
동일사주라도 운명이 다를 수 있음을 역설하셨는데, 사는 곳이 다르고 섭생이나 인연이 다를 수 있으므로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하셨다.
◈어느 선생님이 하신 말씀...
다른 얘기를 통하여 이 문제에 대하여 접근을 해보겠다.
본인이 공부하던 중 전에 어느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상담술객은 상담의뢰자가 묻는 건에 대하여만 점단하라'
특히 아마 주역을 기반으로 하는 술객들에게는 더욱 더 당!연!한! 단언이리라.
이 말을 들었을 때는 그저 손님이 묻는 것만 말함으로 상담의 수명을 늘리는 수단?쯤으로 치부했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어눌하지만 설명을 해보려 한다.
손님이 묻는 질문은 일종의 動에 해당한다.(易斷을 주업하는 술객은 바로 이해하시리라)
손님이 설령 묻지 않는다 해도, 고수준의 술객은 방문한 시각, 당시의 옷차림, 표정, 행동 등등이 모두 動因으로 삼을 수 있다.
◈동일사주자라면...
그렇다면 동일사주에 대하여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두 사람 A와 B는 동일성별, 동일사주다.
A는 그날 모처에 있는 모 술객을 만나 상담을 받고 있다.
같은 시각, B는 뭐하고 있을가?
과연 그 시간에 B라는 사람도 술객을 찾아가 상담받고 있을 것인가.
아마 그럴 확률은 로또 1등 당첨될 확률 수준의 희박한 경우이리라.
◈얘기를 정리하자면
A와 B는 동일사주일 수는 있어도 반드시 동일운명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동일 운명이 아니므로... 한사람은 그 시간에 술객을 만나고 있고, 한 사람은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단순하고 초보적인 사실부터 인정하지 않으면 동일사주 동일운명에 대한 의문은 절대 풀 수 없다.
그외
인연은 또한 어떠한가.
가령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의 각각 부모들 형제들 역시 두집안 모두 사주가 일치하는가.
그럴 리는 추호도 없을 거다.
벌써 이런 부분에서 발생하는 오차의 크기도 무시못할 일이다.
섭생은 어떠한가.
A는 육류섭취를 좋아하고 B는 야채류를 좋아할 수도 있는데 과연 그렇다면 성격등의 인성이 일치하겠는가.
혹자는 두사람의 사주가 같으니 취향도 같다고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말이다...
A란 사람의 어머니는 육류를 좋아하므로 식단을 주로 육류로 구성하고 그리하여 시간이 흘러 A의 식성이 그렇게 흘러갔다면 어쩔 것인가.
B의 어머니는 야채류를 좋아해서 식단을 그렇게 늘 구성하여 식성이 그렇게 변할 수 있다.
그외 배우자 자식의 인연도 다 다를 것이며, 이름의 호명이 주는 미묘한 변화도 있으리라.
◈ 그렇다면 간지명술은...
그렇다면 간지 명술이란게 반드시... 주역의 역단처럼 動因이 전제되어야 설명할 수 있다는건가?
먼저 내 결론을 말하면 '그렇지 않다'이다.
우리는 분명히 게시판이건 오프모임에서건 간에 사주를 놓고 자주 토론을 벌인다.
분명히 그 토론사주는 특정인의 내방손님이었으리라.
그 사주를 토론하며 우리는 그 사주와 동일 사주 가능성은 잊(거나 문제삼지 않고)고 토론한다.
그러면서도 자신감있게 그 특정 사주에 대하여 이렇게 저렇게 설명한다.
◈그것은 명학이기에...
과연 이러한 자신감은 정당한 것일까.
먼저 내 결론을 말하자면 '그렇다'이다.
'동일사주라도 동일운명은 아니다'라는 잠정결론에도 불구하고, 신경수는 특정사주를 놓고 비!교!적! 단정적으로 사주 설명을 놓고 설명함이 왜 정당하다고 할까.
그것은 명학이기에 그러하다.
우리는 곧 잘 점학과 명학을 혼동한다.
근현대 이후 전반적으로 술학의 고유 영역이 모호해지는 결과로 야기된 문제이다.
◈명학의 수단 도구
명학이 수단으로 삼는게 무엇인가.
바로 시간이다. 간지명학은 출생시점을 표현한 간지를 수단 도구로 한다.
시간만을 전제한 이상 공간은 고려되지 않는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간지명학 시간의 최소단위인 2시간 120분동안은 자전각도 30도에 해당하므로 그 30도 만큼의 공간은 상정하는 셈이다.
한편, 한반도 땅의 동쪽 끝과 서쪽 끝의 경도차가 얼마나 될까
강릉이 동경 128도 54분 목포가 126도 22분이다. 간격이 고작 2도도 안되는거다.
120분의 시간에 해당하는 경도30도의 공간이 한반도를 다 담고도 한참을 남는다는 얘기다.
그리고 한반도만 있는가. 위로 만주와 시베리아 남으로 일본과 태평양군도들과 호주 등이 있다.
이렇게 따진다면...특정시간대에 출생한 동일사주가 얼마나 많을지 눈에 선하다.
◈명학은 태생적으로 한계를 인정하고 탄생
명학은 그렇게 애초부터 광범한 공간을 인정하고 탄생한 학술이다.
그러므로 지금에 와서 왜 명학이 동일사주 동일운명에 대해 일언반구도 못하냐 라고 되뭍는다면 정신이 멍해지고 어이가 상실되는거다.
자식낳아서 길렀는데 자식이 애비한테 '나는 왜 김씨야?' 라고 반발하며 따지는 꼴과 비슷하리라.
◈간지명학계는 할 말이 없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동일사주 동일운명에 대하여 명학 특히 간지명학계는 할 말이 없어야 하는가?
내 결론은 '아니다'이다.
1. 사주를 분석할 때는 분석의 최소 단위로서 2시간 120분을 두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 차이만큼이 명학은 틀릴 수도 있는 여지가 있는거다.
(여기서 다시 '왜 명학이 틀려야 하는가'를 되물으면 또 어이 상실시키는거란 얘기다.)
2. 120분 최소단위 만큼의 평균치 값을 설명함이 간지명학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120분의 시작시점에 나든, 120분의 끝시점에 나든 동일하게 설명함 자체가 일종의 그 120분동안의 운명의 평균적 설명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술객분들 대다수가 자랑하는, 직접 본 듯이 말하는 쪽집게맞춤은 또 뭐란 말일까.
(그 행위의 적절함 여부는 나의 글의 의도를 파악할 여러분의 상상과 숙고에 맡긴다.)
3. 애초 동일사주 동일운명의 한계를 지녔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기타 다른 술학들이 발생하였다.
술학의 체계를 이루는 구성학문은 다양하다.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러한 다양한 학술이 탄생한 이유는 서로 배타적으로 특정분야에 우월한 장점을 가졌기에 제각각 발전 진화한 것이다.
4. 그런 점에서 명학의 우월한 장점이 무엇인지를 재발견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이는 명학의 정체성을 확립함이고 나아가 다른 술학과의 명학한 구분을 통하여 오히려 각자 분명히 발전할 수 있음이다.
술학의 구성학문간의 영역과 정체성이 모호해짐은 오히려 개개의 구성학문들이 발전하는데 큰 장애라고 본다.
또한 다음 역학동에서 벌어졌던 담론을 넘어선 지루한 그 논쟁 역시.. 명학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는데서 기인한 어쩌면 당연한 논쟁이라는 생각이다.
◈결론은
동일사주라고 세세한 것까지 동일운명이 될 수는 없다.
명학은 2시간의 광범한 영역이므로 그 중간의 평균치를 연구하는 학술이다.
간지명학이면서 오히려 꼭 찝어 말하는 쪽집게식의 통변은 명학의 사이비다.
술학의 구성학문중에서 명학만이 가진 배타적인 장점을 재발견함이 시급하다.
등등
오늘은 너무 말이 많은 듯하다.
말로 설명한다면 고작 5분도 안 걸릴 얘기들인데 글로 설명한다는게 참 피곤하고 힘든 일 같다.
첫댓글 天乙貴人님의 방도 하나 만들어야 겠네요.^^
대찬성입니다.
2008년 에 쓰신거니 지금 또 다른 말씀이 있을거로 생각됩니다.^^ 추가해주시죠? 天乙貴人님? ^^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