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환, 컴퓨터를 켜고 저장되어 있는 상두의 생활 기록부를 본다. (옆자리엔 순애가 은환이 했던 것과 똑 같은 디자인-칼라는 다르고-의 머리띠 를 하고 앉아 있다.)
주소와 핸드폰 번호 적혀 있다.
은환, 핸드폰을 꺼내들며 전화를 해볼까...갈등한다.
2. #상두 옥탑방 마당
상두, 털레털레 걸어와 평상에 앉으며 손에 들었던 핸드폰을 한쪽에다 놓는다.
평상 옆에 있는 장난감 차(1회 나왔던) 손잡이를 이리 저리 밀어보며 멍해서 있는 데....이때, 상두의 핸드폰 울린다.
상두 (기운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핸드폰 보다가 폴더 열고 받는다) .....어, 삼촌.....알았어, 지금 나갈거야! (짜증) 가아! 나간다니까, 지금!!
3. #교무실
은환, 핸드폰 거는데, “고객이 통화중이라 소리샘으로 넘어갑니다” 메시지 흘러 나온다.
은환, 힘없이 핸드폰을 닫는다.....저도 모르게 한숨이 흐른다. 괴로운 듯 이마에 손 을 얹다가 컴퓨터에 적힌 상두의 주소를 받아 적는다. (흑석동 주소)
상두(E) 내 생애가 한번 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4. #레스트랑 (분위기 있고 운치 있는)
분위기 있는 음악이 흐르고 있는 운치 있는 레스트랑.
상두, 눈을 지그시 감고 느끼한 표정으로 시를 낭송하고 있다. 작업중(?)이다.
상두 나의 임금이어...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 습니다.
상두, 맞은편에 30대 후반녀, 헬렐레 정신이 반쯤 나가서 상두를 보고 있다.
상두 (30대녀의 손을 끌어와 잡으며) 당신이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내 불치의 병 은 사랑.
30대녀 (졸도할 것 같은 표정)
이때, 핸드폰 벨 요란하게 울린다.
상두 (느끼했던 표정 풀고) 전화 왔어, 자기야.
30대녀 (여전히 헬렐레 해서) 괜찮아, 안 받아두 돼.
상두 받아봐, 어서.
30대녀 (김이 확 새는 표정으로 발신자 번호 확인하고 짜증스럽게 전화 받는) 왜?...엄마 지 금 바쁘다구 전화 하지 말랬잖아.
상두 (칵테일 한 모금 마시며 얼핏 표정이 굳어 보는)
30대녀 (상두 보고 몸을 살짝 돌려서) 배고프면 라면 끓여 먹어...그래, 그럼 짜장면 시켜 먹어...(짜증내며) 볶음밥 시켜 먹어, 그럼!!
상두 (표정이 서늘해 진다)
30대녀 엄마 지금 바쁘니까, 끊어...(핸드폰을 아예 꺼버린다, 상두 눈치 살피며) 미안해, 자 기야.
상두 아들이야?
30대녀 응.....아까 그 시 계속 읊어줘, 자기야..(눈을 지그시 감으며 들을 태세 취하는데)
상두 애 밥두 안 주구 왔어?
30대녀 신경 쓰지 마, 괜찮아....(하며 상두의 손을 잡으려는데)
상두 (손을 확 뿌리치며, 굳은 표정) 아무리 남자한테 돌아갖구 정신을 못 차려두 애 새 끼 밥은 챙겨주구 나와야 될 거 아냐?!!
30대녀 (당황하며) 자기야...
상두 빨리 가서 애 밥이나 차려 줘....가자. (일어나는데)
30대녀 (감동한 듯) 자긴 정말 착한 사람이구나....우리 애 밥 먹는 거 까지 걱정해주구....
상두 (차갑게) 착한 놈이 다 얼어죽었냐? 내가 착한 놈이게?
30대녀 (당황하며) 자기야.
상두 나, 제비야, 아줌마....아줌마 홀려갖구 돈 뜯어내는 게 내 직업이야.
30대녀 (기함을 하는데)
상두 정신 차리구 식구들한테나 잘해, 아줌마...늙어서 그 벌을 어떻게 다 받을라구 그래?
....(계산서 들고 멍해 있는 30대녀 보며) 계산은 내가 할 테니까 시장 봐가서 애 맛 있는 거나 해 먹여. (굳은 표정으로 휙 돌아서 걸어 나온다)
5. # 상두집 일층
은환, 주소가 적힌 쪽지 들고 집 주소 확인하며 온다.
초인종 누르려다가 멈칫하고, 잠깐 망설이는데, 대문 열리고, 아저씨 한 분 나온다.
아저씨 (나오며) 누구슈?
은환 안녕하세요....실례하지만, 여기 차상두씨라고 살고 계시나요?
아저씨 차상두? (갸웃하고) 차상두가 사는 지는 잘 모르겠구, 언내 아버지랑 할아버지가 살 기는 하는데?
은환 애 아버지랑 할아버지요?.....(갸웃하다가) 죄송합니다....제가 찾는 분은 아닌 것 같은 데...주소를 잘못 찾은 거 같네요, 제가....죄송합니다. (꾸벅 인사하고 돌아서다가 다 시 돌아보고 주소를 확인하고 갸웃하는)
6. # 보리 병실
상두(다시 추리닝 차림), 식판 놓고 보리(턱받이 하고, 입가에 밥풀 몇개 붙이고) 에 게 밥을 먹여주고 있다.
상두 (밥 숟갈에 계란찜 얹으며) 계란찜 미사일 장전!.....(휘잉하며 숟가락을 장난스럽게 돌린다)
보리 (아- 입을 벌린다)
상두 발사! (보리의 입안에 쑥 숟가락을 집어 넣는다)
보리 (맛있게 오물 거리며 먹는다)
상두 (보리 입가에 붙은 밥풀을 떼어 자기가 먹으며) 이번에는 무슨 미사일을 발사할까 요, 공주님?
보리 시금치요!
상두 (경례 붙이고) 옙! 알겠습니다! 공주님! (숟가락에 시금치 얹으며) 시금치 미사일 장 전!.....휘이잉....발(사....하려는데)
이때, 핸드폰에서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안내음 들린다.
보리 아빠! 메시지가 도착했대.
상두 (얼핏 표정이 굳더니 핸드폰 들어서 문자 메시지 확인한다)
상두 머리위로 다음과 같은 문자가 뜬다.
<오빠, 희서예염--:; 짐 어디써염 왜 전화 안 받아염ㅜ.ㅜ 우리 모레 솩 여행 가는 데 꼭 오세염^^> (이모티콘을 아시분들 알맞게 넣어주세요)
상두 (핸드폰 전원을 끄고 다시 숟가락 들며) 자, 우리 공주님...시금치 미사일 날아갑니 다. 발사아!!!
7. # 은환학교 운동장앞 계단(노을녘)
은환, 힘없이 계단에 와 앉으며 핸드폰을 누른다. 핸드폰이 꺼져 있다는 안내음 들 린다. 점점 더 걱정스러워지는 은환.
이때, 진진과 미영, 저편에서 은환을 보고 “선생님” 부르며 온다.
은환 어, 진진아, 미영아.
미영 상두 오빠한테 연락해 보셨어요?
은환 응?....으응...
진진 희서가 계속 핸드폰 했는데, 전활 안 받는데요.
은환 .....으응.
미영 집 주소가 어디예요? 저희가 한번 찾아가 보께요.
은환 (당황하며) 걱정 하지마...오겠지.....올거야.
진진 모레 수학 여행 갈땐 상두 오빠 꼭 와야 되는데....
은환 ......(착잡한 표정)
진진과 미영, 인사하고 가고.
은환, 학생들이 놀고 있는 운동장을 허허로운 눈빛으로 응시한다.
운동장에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는다. F.O.
8. # 은환 학교 교문앞 (아침)
희서와 지환, 등교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수창, 택구, 성길 걸어가고, 진진과 진창, 미영의 모습도 보인다.
여행의 흥분에 들뜬 모습들.
9. #은환반 교실
아무도 없는 교실....은환, 창밖을 보고 있다.
운동장에 관광 버스 다섯 대 정도가 서 있고, 학생들, 버스에 오르고 있다.
은환, 상두가 앉았던 자리를 보다가 그쪽으로 가 앉는다. 책상 안의 책과 노트를 꺼 내서 본다. 상두의 이름이 씌여 있다.
이때, 교실문 벌컥 열리고 반장, 들어오며.
반장 선생님! 버스 곧 출발한다구 빨리 오시래요.
은환 응...그래. (일어서는)
10. # 운동장
학생들이 탄 버스 서 있고.
은환, 걸어나오는데, 교장, 순애(공주처럼 차려 입었다-은환을 벤치마킹한-), 창호와 선생들 3명 정도 서 있다.
은환, 교장에게 인사하고.
교장 차 상두 학생이 며칠째 결석이라면서요?
은환 ....네.
교장 연락도 안된다고 하던데....집으로 한번 찾아가 보지 그랬어요?
은환 (난처하다) ....예, 나중에 다녀와서 한번 가보겠습니다.
순애 담임이라는 분이 어쩜 저렇게 책상 뒷다리 긁는 소리만 하실까?...학생이 며칠째 무 단 결석을 했는데, 그렇게 속 편한 소리가 나오세요?...나두 걱정이 돼서 며칠째 잠 을 설쳤...(하다가 이런 말 까지 하면 안되지...입을 다무는)
은환 ......
교장 나한테 주소를 주시래요, 그럼...수학 여행 가 계실 동안 내가 한번 찾아가 보지.
은환 ...아, 아녜요....가두 제가 가 봐야죠. 신경쓰지 마세요, 교장 선생님.
창호 사고 치고 징계 당한 게 며칠이나 지났다구 또 무단 결석을 합니까, 그 자식은?
교장 선생님! 이번 기회에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고춧가루 같은 놈 땜에 순진한 학생들이 안 좋은 물이라도 들면....
교장 (O.L.) 고춧가루는 선생님 이빨에 낀 거 같은데요?
창호 (당황하며 입을 가리고 순애에게 어디 꼈어요? 물어보고)
순애 (위치를 가르쳐 주고)
은환 (마음이 심난한데)
교장 차상두 학생이 빠지면 우리 차따리 회원들의 실망이 참 크겠는데요?
은환 .....
11. #버스안
수창과 택구, 성길, 학생들, 장난하고 노느라 정신이 없고.
은환, 버스 앞자리에 씁쓸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은환 맞은 편 좌석의 희서, 계속 애타게 핸드폰 걸고 있다.
진진가 미영, 희서옆에 걱정스럽게 서 있다.
미영 어떻게 신호가 가?
희서 아니, 계속 핸드폰이 꺼져 있어....하우, 상두오빠,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진진 상두 오빠 없음 무슨 재미로 가냐? 으이, 김 새.
은환 (희서들의 소리를 들으며 눈빛이 흔들린다....태연하려고 애쓰는)
반장, 학생들 수를 세고, 은환쪽으로 온다.
반장 상두형만 빼구 다 왔어요, 선생님.
은환 ....으응...수고 했어....(일어서서 학생들 보며) 자, 그럼 제 자리에 다 앉어.
진진과 미영, 맥이 탁 풀린 표정으로 자기들 자리로 간다.
은환 자, 그럼....이제 출발 할거니까, 안전 벨트 단단히 메구, 위험한 장난은 하면 안돼...
학생들, “예!” 큰소리로 대답하고.
은환 기사님! 출발하세요.
희서 선생님, 상두오빠 조금만 더 기다리면 안돼요?
은환 ....안 올거야....같이 갈 생각이었음 벌써 왔겠지.....기사님! 출발하세요!!
버스 문, 서서히 닫힌다.
은환, 앉으며 울쩍한 표정으로 창밖으로 시선을 주는데....
희서(E) 선생님! 상두 오빠예요!!
은환, 그 소리에 고개 돌려 본다.
저 앞 오르막길로 오토바이를 탄 상두, 돌아온 장고처럼 나타난다. (상두, 머리엔
두건을 쓰고, 독특한 칼라안경도 쓰고, 가죽 잠바도 입고, 쌕을 맨....락 밴드의 리더
같은 분위기)
은환, 놀랍고 반가운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희서, 진진과 미영, 진창등 학생들, “와아..”.하며 환호한다.
상두, 은환이 탄 버스 앞으로 오더니 오토바이에서 내려 닫힌 차문을 쾅쾅 두드린 다.
버스 기사, 문을 열어주고, 상두, 버스에 오른다.
은환, 막상 상두를 보자 미소 어렸던 표정이 어색하게 굳으며 내숭 떨 듯이 창가쪽 으로 고개를 돌린다.
희서와 진진, 진창등 상두 팬들 “오빠!” "형!“ 환호하며 부르고, 수창, 택구, 성길등 은 잔뜩 못마땅한 표정으로 야유한다.
진진, 미영, 진창등 상두 팬들, “아니예요!” “오빠가 안 가서 저희도 안 갈라 그랬어 요.” 함성 지르며 대꾸하고.
희서 오빠아...얼마나 걱정했는데요.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은환 (신경은 상두에게 둔 채 창밖으로 고개 돌리고 있는데)
상두 (칼라 안경 벗으며 고개 돌려 은환을 보며) 선생님!
은환 (어쩔 수 없이 천천히 고개 돌려 상두를 본다)
상두 (환하고 밝은 표정) 오랫만이예요, 선생님!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은환 (어쩔 수 없이)....으응....그...그래....오랫만이야. 너두...잘 지냈어?
상두 당근이죠! (씨익 웃으며 버스 기사 보고) 저 오면 이제 다 온 거죠, 아저씨!...출발! 오라이!! (하며 희서의 옆자리에 앉는다)
은환 (마음이 복잡하고 어지럽다....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상두 (그런 은환을 물끄러미 보다가 희서에게 “야 너 못 본새 섹시해졌다” 하며 장난을 걸고)
희서 오빠, 그동안 어디 갔다 왔어요?
상두 계룡산에 들어가 도를 좀 닦구 왔지.
은환 (그런 상두를 곁눈으로 슬쩍 보고)
상두 (휙 은환에게 곁눈질하다가 시선을 마주치고 씨익 웃는데)
은환 (당황하며 새침하게) 근데 넌 학생이 복장이 그게 뭐야?!!
상두 갈아 입으께요...갈아 입음 되잖아요....(여행 가방에서 교복 꺼낸다)
은환 (멋쩍은 듯 보다가 창밖으로 고개 돌리고)
버스, 서서히 출발하기 시작한다.
12. #스튜디오 복도
세라, 식식거리며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다.
13. #분장실
여자 모델 5명 정도 분장하고 있는데, 세라, 벌컥 문 열고 들어오더니 갑자기 모델1 의 머리칼을 잡고 흔들어 댄다.
세라 너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무슨 여우 짓을 한거야, 엉?!!
모델1 (비명 지르며) 아, 뭐야.....엄마아...
세라 그 배역 내 꺼였단 말야!! 어제까지만 해두 내 배역이었단 말야!!
모델1 아악....엄마아....
세라 무슨 짓을 한거야, 너! 하룻 밤새 왜 너랑 나랑 배역이 바뀐거야! 대단한 아버지 뒀다더니 니 아버지가 빽 썼냐? 빽 썼지, 여우 같은 기집애야!!
모델1 엄마아...엄마아....
이때, 음료수들고 분장실 문을 열고 들어서던 여인(모델1의 엄마), 기함을 하며 세 라를 잡는다.
여인 이거 놔...이거 못 놔, 이 년아....
세라 가만 안둬! 너 오늘 내가 가만 안둬, 기집애야!!
모델1 엄마아...엄마아.....
여인 이 년이 이게.....
여인, 세라를 거칠게 떼어내더니 사정없이 세라의 뺨을 때린다.
세라 (뺨을 손바닥으로 싸쥐며 여인을 노려보고)
여인 너 지금 누구한테 행패야? 아까워서 나도 손 한번 안 대구 키운 애한테, 무슨 짓이 야, 이게!!
모델1 (울음 터뜨리는) 엄마....(하며 여인에게 안기고)
세라 (부르르 떨며 노려 보는)
여인 무슨 이런 막돼 먹은 기집애가 다 있어? 니 애비 에민 널 그렇게 가르치냐?
세라 (이를 앙물고 눈물 참으며) 그래, 우리 에미, 애빈 날 그렇게 가르쳤어....억울한 일 당하면 절대 참지 말라구....기 죽지 말구, 주눅들지 말구, 끝까지 캐내구 밝혀서 다 밟아 버리라구....그렇게 가르쳤어! (하더니 다시 모델1의 머리칼을 잡고 흔들어 댄 다) 이 나쁜 기집애야.....그 배역은 내 꺼야! 내 꺼란 말야!!
14. #민석 병원 로비
세라, 어깨에 힘이 쑥 빠져 털레털레 걸어온다....멍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
그러다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발걸음을 멈춘다....
15. #병원 휴게실
민석, 보리와 희진등 아이 환자들 사이에 둘러 싸여 동화책 읽어주고 있다. (흥부와 놀부)
민석 따뜻한 봄이 왔어요. 그런데 흥부네 집 처마밑에 살던 제비들이....(하다가 말을 멈 추고 한숨을 푹 쉰다. 제비라는 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나쁘다)
보리 제비들이 구렁이 때문에 다쳤죠, 선생님?
민석 그래, 보리가 잘 아는구나...(동화책 읽는) 제비들이(제비를 발음 할땐 이를 갈듯) 구 렁이에게 습격을 당했어요. “앗! 저 놈의 구렁이가!”
세라, 휴게실로 들어서며 민석을 본다.
민석 흥부는 구렁이를 쫓아냈지만, 새끼 제비가 땅에 떨어져서 다리를 다쳤어요.
민석, 문득 고개를 들다가 자신을 보고 있는 세라와 시선을 부딪힌다.
16. #다른 휴게실 혹은 병원 정원
세라, 앉아 있는데, 민석, 얼음 물이 든 컵을 가지고 온다.
민석 여기 시원한 얼음 물이요.
세라 고맙습니다....(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민석 (보는)
세라 (물을 마시고....잠깐 망설이다가) 선생님!
민석 네, 말씀 하세요.
세라 저기...우리 보리 예뻐해주시는 그 족발집 아줌마 있잖아요.
민석 (의아한) 네.
세라 어디 사시는지 아세요, 혹시?
민석 (어리둥절한)....왜요?
세라 (대답 하지 않고 물만 다시 벌컥벌컥 마신다)
이때, 만도, “너 임마 내 쌕 들고 갔지?” 핸드폰 하며 휴게실로 걸어온다. 민석과 세라를 향해 손짓하며 아는 척 하고.
만도 자식아, 갖구 가면 간다구 얘길 해야지...나도 낼 장 여사랑 도봉산 가기루 했단 말 야, 임마.....에이, 나쁜 자식....(버튼 누르면 ‘녹음 되었습니다’ 안내음 나온다. )
세라 상두 어디 갔어요?
만도 잠깐 여행 좀 갔다 온다구 갔어.
민석 (얼핏 표정 굳는....)
세라 치사하게 저만 혼자 가냐?
만도 내 말이....지 새끼는 늙고 허리 아픈 삼촌한테 맡겨놓구 지 놈은 룰루랄라 놀러나 댕기구....가만 보면 우리 중에 그 새끼가 제일 치사한 거 같애.
민석 (생각하는)
17. #남해 진입 길
수학 여행 버스 두 대 달리고 있다.
시원스레 펼쳐진 논밭들...멀리로 보이는 푸른 바다.
18. #수학 여행 버스안
은환, 긴장한 표정으로 앞만 보고 있다. 저 앞으로 서서히 남해 대교의 모습이 보인 다. 학생들, “와아, 저 다리 좀 봐!” 하며 환호성 지르고.
은환,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낀다. 가슴을 두드리다가 옆 좌석을 보면 상두, 희서와 머리를 맡대고 잠에 곯아 떨어져 있다.
은환, 심호흡하고 떨리는 눈빛으로 다시 앞을 본다.
버스...서서히 남해 대교로 진입한다.
은환, 가슴이 벅차 오른다. 눈가에 그렁 눈물마저 어린다.
상두와 희서는 계속 자고 있고.
은환,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눈을 힘주어 뜨는데, 저 앞 인도로 뒷모습을 보이며 자전거를 끌고 가는 갈래 머리의 여학생과 남학생이 보인다.
버스, 여고생과 남학생을 스쳐 지나간다.
은환, 무심코 고개를 돌리는데, 여학생과 남학생, 17살의 은환과 17살의 상두다.
뭐가 즐거운지 서로를 툭툭 때리기도 하고 까르르 웃으며 장난치며 가는 두 사람.
다시 앞을 보는 은환, 숨이 멎는 것만 같다....잠깐 앞을 보며 진정하고, 다시 고개 내밀어 밖을 보는데....아무도 없다.
상두, 희서와 코를 골며 (리듬까지 맞춰) 자고 있다.
상두를 돌아보던 은환, 내가 헛것을 봤구나....얼굴을 부비는....
19. #남해 풍광길
달리고 있는 두 대의 수학 여행 버스.
20. #버스 안
버스, 해안 도로를 달리고 있다. 깨어 있는 학생들, “와아...바다 좀 봐!” 하며 환호 하고.
은환, 긴장한 표정으로 계속 앞만 보고 있다.
상두와 희서는 여전히 자고 있고.
이때, 버스, 덜덜덜 소리를 내더니 갑자기 엔진이 꺼지며 멈춰버린다.
기사 아우, 참....
은환 왜요? 무슨 일이예요, 아저씨?
기사 (시동을 걸려하는데...시동이 안 걸린다) 고장이 났나 본데요. (문을 열고 내려 버스 를 살펴 본다)
은환 (그제야 긴장을 풀고 시트에 풀석 기댄다...눈을 감는)
이때, 누군가 은환의 차창문을 두드린다.
은환 (흠칫 눈을 뜨고 차창밖을 본다)
차창밖에 서있는 사람....17살의 상두다. 자전거를 세워 놓고 선 상두(17), 은환을 향해 활짝 웃으며 “은환아!” 부르며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한다.
은환, 다시 숨이 멎어버리는 것만 같다. 당황한 표정으로 얼른 옆자리를 돌아본다.
상두, 여전히 희서와 잠에 곯아 떨어져 있다.
다시 두드려지는 차창문.
은환, 다시 차창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상두(17), “이리 와, 은환아! 어서!” 하며 손짓을 한다.
은환,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벌떡 일어서서 차에서 내린다.
여전히 잠들어 있는 상두.
21. #일각 길
버스 기사, 버스 밑으로 들어가 엔진등을 살피고 있다.
은환, 버스에서 내리면, 상두(17), 씨익 은환을 향해 웃으며 따라오라고 손짓을 하며 자전거를 끌고 앞서 걸어간다.
은환, 마치 홀린 듯 상두(17)를 따라간다.
22. #버스안
상두와 희서, 서로 머리를 꽝 부딪히며 잠에서 깨어난다.
두 사람, 머리를 싸잡고 있다가....희서, “와! 바다다! 바다예요! 오빠!” 환호하며 소리 지른다.
상두, 아직 잠에서 덜 깬 표정 짓고 있다가 문득 옆자리를 본다. 은환이 없다.
상두, 당황해서 다시 앞을 보다가....저 앞으로 은환이 어디론가 정처없이 혼자서 가 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23. #길
상두(17), 약 올리듯 은환과 계속 거리를 두고 자전거를 끌고 앞서 가고 있고.
은환, 빠른 걸음으로 뒤쫓아 가고 있다.
은환 (결국) 같이 가! 같이 가, 상두야!
상두(17) (뒤를 돌아보고 씨익 웃으며) 채은환! 나 잡아봐라....(급기야 자전거에 올라 타더니 달리기 시작한다.)
은환 상두야! 같이 가! 같이 가!! (소리치는)
24. #갈대밭
은환, 갈대밭을 이리저리 헤메며 상두(17)를 찾는다.
은환 상두야! 상두야! 상두야, 어딨어!!
이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상두(17), 저 앞으로 자전거 타고 가고 있다.
은환 (반가운 마음에) 상두야!! (상두의 뒤를 쫓아가는)
25. #동 일각
자전거 타고 가던 상두(17), 뭔가를 발견한 듯 표정이 굳어 자전거를 팽개치고 어디 론가 달려간다.
숨이 턱에 닿아 뒤쫓아 오던 은환, 의아한 표정 짓고.
상두(17), 갈대숲에 쓰러져 신음하는 갈래 머리의 여고생에게 다가간다.
상두(17) 은환아....은환아....왜 그래? (부축하며 안는데)
얼굴에 식은 땀이 가득해 사색이 되어 앓고 있는 여고생 17살의 은환이다.
은환(17) (금방이라도 의식을 잃은 것 같은 얼굴) 어떡해...상두야....나 뱀한테...뱀한테 물린거 같애...어떡해...
상두(17), 놀라며 은환(17)의 다리를 살펴 본다. 다리 한쪽에 물린 자국이 있고, 제 법 벌겋게 부어 올랐다.
상두(17), 옷을 벗더니 런닝을 쭉 찢어서 붕대처럼 만들어 더 이상 독이 퍼지지 않 게 은환(17)의 다리에 꽁꽁 묶는다.
상두(17), 독을 빨아 내려고 상처에 입을 가져다 대는데.
은환(17) (상두를 밀어내며) 하지 마....너 어제 애들이랑 싸워서...입 안에...(혼미해지는 의식 을 간신히 붙잡고) 입 안에 상처 났잖아....하지 마.
상두(17) (은환을 손을 쳐내며) 괜찮아...아무렇지도 않어. (상처에 입을 대려는데)
은환(17) (상두의 얼굴을 밀며 죽을 힘을 다해 말리는) 하지마...하지 마....니가...니가 죽어, 바보야....
상두(17) 상관없어....죽어도 상관없어.....
한쪽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은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이때, 누군가의 손이 은환의 어깨를 툭 친다.
은환, 고개 돌려 보면 상두(현실의), 서 있다.
상두 (뺀질거리는 표정으로) 무슨 선생님이 이러냐? 학생들을 통솔해야 될 선생님이 멋 대로 혼자 싸돌아 댕기구...이거 징계감 아니예요?
은환 (당황한 표정으로 얼른 눈물 훔치며 17살의 상두와 은환이 있었던 자리를 본다....두 사람 온데 간데 없고, 갈대잎만 무성하게 우거져 있다)
상두 아우, 교육청에다 투서 쓰고 싶은 마음이 불같이 솟구친다. 불같이 솟구쳐!
은환 (멍하니....넋나간 사람처럼 서 있다)
상두 뭐해요? 애들 지금 선생님 찾아 뒤집어졌는데.....안 가요?
은환 (그대로 멍하니)
상두 알았어요, 안 찌르께요...교육청에다 투서 쓰는 건 일단 보류할테니까....어서 발걸음 을 옮기시죠, 철 없는 선생님.
은환 (멍한 표정으로 천천히 걸음을 떼며 간다)
상두 (피식 웃고 그 뒤를 따라가다가....문득 뒤를 돌아본다....표정이 애틋해진다.)
26. # 민석 병원 주차장/민석 차안
민석, 피곤한 듯 어깨 주무르며 차에 오른다.
민석 (시동 걸다가 문득 생각이 들어 전화하는) 네, 어머니....저 민석인데요.....은환이 수
학 여행 간다는 날이 오늘인가요?....(얼핏 표정이 굳고)...여행은....어디루 갔어 요?.....남,해,...요?.....(더욱 표정 굳어지며) 아, 아닙니다, 어머니...알겠습니다.
민석, 핸드폰 끊고 잠깐 심각해 있다가 지도를 펼쳐서 남해를 찾아본다.
27. #심란 족발집 앞
세라, 심란 족발집 앞으로 와서 선다. 유리창 너머로 전화하고 있는 심란의 모습이 보인다.
28. #족발집안
심란, 카운터 앉아 전화하고 있다. 심란 뒤로 팔란을 찾는 전단 붙어 있다.
심란 (심란한 표정) 그래, 남해는 잘 도착했냐?.....니 누나는?......염병, 하고 많은 데 다 두 구 왜 하필 거기루 갔어, 그래?......저기, 지환아....혹시 거기 동네 사람이 너보구 이 름이 뭐냐구 물으면 김 봉숩니다...그렇게 대답해....에미가 그렇게 하라면 그렇게 하 지 뭔 말이 많어, 이눔아.
이때, 유리창앞으로 와 서는 세라, 창밖에서 심란을 본다.
심란 저기...그리구, 니 누나 보구는 이름이 뭐냐고 물으면...김 봉잡니다...그렇게 대답하라 구 해....알았지?....여보세요...안 들려? 여보세요....
저쪽에서 전화가 끊어진 듯 심란, 수화기를 탁 내려놓고는 일어서는데, 붙여 놓았던 전단지가 툭 떨어진다.
심란, 전단지를 주워 보다가 한쪽에 있는 풀 가져와 다시 벽에다 붙이는데.
29. #족발집 밖
세라, 그런 심란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는데.
심란(E) 팔란아. 지금부터 엄마는 잊어버려.
30. #양옥집앞
그닥 크지 않은 평범한 양옥집.
심란(30대의), 팔란(8)의 손을 끌고 양옥집 앞으로 온다. 각각 짐 가방 하나씩을 들 었다.
심란 여기가 니네 아빠 집이야! 아빠 집 좋지?
팔란 (고개 끄덕이는)
심란 아빠집에 가면 새 엄마두 있구, 오빠두 있구, 동생두 있구...매일 매일 좋은 옷도 입 을 수 있고, 맛난 것도 먹을 수 있어...좋지?
팔란 (눈물이 그렁해 고개 젓는다) 난 엄마랑 살래.
심란 (팔란을 탁 때리며) 이눔의 기집애가 그렇게 귓구멍에 못이 박히도록 얘길 했는데, 아직도 말귈 못 알아 들어!! 엄만 이제 힘들어서 너 못 키운다 그랬잖아!
팔란 (울먹이며) 엄마아....
심란 아버지한테 가면 아빠! 제가 아빠 딸 공 팔란입니다. 아빤 잘 모르시겠지만, 우리 엄마 공심란이가 제가 아빠 딸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렇게 말하구...(참으려고 하지 만 눈물이 흐른다)
팔란 싫어, 엄마...나 엄마랑 같이 있을래...엄마랑 같이 있을래애.
심란 (무서운 얼굴을 하고) 엄마랑 같이 죽으까? 그럼?
팔란 (두려운) 엄마아...
심란 그렇게 엄마랑 같이 있고 싶음....그래, 엄마랑 죽자, 그럼....(팔란의 손을 끌며) 물에 빠져 죽든 약을 먹고 죽든....우리 같이 죽자...가자...(하며 팔란의 손을 끄는데)
팔란 싫어...죽기 싫어...죽기 싫어, 엄마.
심란 (마음 아프게 팔란을 보는데)
팔란 아빠 집에서 살께...아빠 집에서 살면 되잖어.....
심란 .....(눈물이 그렁해서 보는)
31. #심란 족발집
심란, 족발을 썰고 있다. 창밖에서 그런 심란을 지켜보는 세라.
32. #족발집 밖
세라, 배신감 어린 표정으로 보는.
세라 (심란을 보며 중얼거리는) 같이 죽자구?......이렇게 좋은 집에서 떵떵거리고 잘 살면 서 같이 죽자구?.....난 어떻게 살았는지 알어, 아줌마?....당신한테 버려져서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어, 아줌마?.....(이를 가는) 용서 안해...죽어두 용서 안해.
세라, 심란을 노려보다가 돌아서서 간다.
가게안의 심란, 고개를 들다가 세라의 뒷모습을 무심하게 보다가...다시 족발을 써 는.
33. #남해 금산 보리암 일각
희서, 지환등 학생들, 보리암 근처에 올라와 야호! 외치고 사진도 찍는다. 집에다 전화해서 “엄마! 여기 환상이야” 하며 수다를 떠는 학생들도 있고....
상두....생각에 젖어 바다를 보고 있다.....얼핏 굳은 표정, 복잡한 감정으로 눈빛이 흔 들린다.
은환, 올라서다가 상두의 뒷모습을 본다.
이때, 희서와 진진, 미영등 여학생들, 상두에게 달려와 “오빠! 우리 사진 찍어요!” 상두의 팔을 이리저리 잡아 당긴다.
상두 (다시 뺀질거리는) 잠깐만! 오빠 팔 빠져, 임마! ....질서를 지켜야지, 질서를!....이쪽 으로 일렬로 줄을 선다!...실시!! (여학생들 서로 앞에 서려고 소란이 일자) 마지막에 서도 괜찮아, 미영아...오빠 잘 생긴 얼굴 안 닳으니까, 천천히 서! 천천히!
희서, 제일 앞으로 서고.
지환 일당들, 아니꼽다는 듯 도끼눈을 뜨고 보고.
은환, 그런 상두를 애틋하게 본다....아픔을 가슴속에 누르고 있는 상두의 마음을 안 다.
상두 희서, 기준!
희서 기준!
상두 지금부터 오빠랑 사진 찍는 요령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팔짱을 끼거나 몸을 껴안
는 정도의 스킨십은 허용을 해 주겠지만....기습 키스는 절대로 안된다.....만약에
그런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을시에는...
은환, 그런 상두를 씁쓸한 미소로 보다가 발길을 돌려 어디론가 간다.
상두 성범죄로 간주해서....바로 경찰서에 고발해 버리고, 10만원이상 백만원 이하의 위
자료를 풀릴 것이다....알아 들었지? 언더스텐?
희서등 여학생들, “우우...” “그런 게 어딨어요?” 하며 아쉽다는 듯 항의하고.
34. #동굴
하늘을 향해 뻥 구멍이 뚫린 동굴.....은환, 안으로 걸어 들어온다.
옛 추억을 더듬듯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걸어가는데.....
동굴 한쪽 벽에 낙서된 글이 보인다. 무심코 스쳐갔던 은환, 다시 돌아와 글을 읽어
본다. ‘은환이는 상두를 사랑한대요’ ‘은환이는 내숭 백단이래요.’ 라는 글귀가 씌여
있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 희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알아볼 수는 있을 정도
의 서툰 글씨...
은환, 가슴이 심하게 일렁거림을 느낀다. 눈가에 눈물이 그렁해진다.
어디선가 사각사각 소리 들린다.
은환, 고개 돌려 보면, 17살의 상두, 동굴 벽에다 무언가를 열심히 새기고 있다.
당황하며 놀라는 은환. 온 몸에 식은 땀이 흐른다.
17살의 상두도 은환을 보고 놀랬는지 쓰던 것을 가리며 벌떡 일어선다.
“은환아!” 부르는 상두의 목소리 동굴을 울리며 슬프게 들려오지만, 귀를 막고
뒤돌아 보지 않고 꿋꿋하게 걸어나오는 은환.
35. #남해 금산 보리암 일각
식음 땀에 흠뻑 젖은 은환, 넋나간 사람처럼 걸어오는데.
저 앞으로 상두, 온갖 코믹한 포즈를 다 취하며 희서, 진진, 미영등과 사진 찍고 있
다.
은환, 그런 상두를 울컥하며 바라본다.
상두도 사진을 찍다가 그런 은환과 서로 시선을 마주친다.
은환, 상두의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돌려 버린다.
반장 (은환에게 오며) 선생님! 우리 반두 단체 사진 찍어야죠.
은환 ,....으응, 그래....찍어야지.
산 아래 바다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선 은환과 상두등 은환반 학
생들.
상두 주위로 희서와 진진등 여학생들 포진해 있고, 은환 주위로도 남학생들이
포진해 있다.
창호, 카메라 들고 서 있다.
창호 자, 찍습니다. 하나! 둘!
은환과 상두등 2-4반 학생들,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는다. 창호, 셋! 소리와 함께
카메라, 찰칵 찍히는데....카메라를 보던 상두, 은환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애틋하게
보는....스틸.....은환과 학생들은 카메라를 보고 상두를 은환을 보고...그렇게 엇갈려
찍힌 단체 사진.
36. #남해 대교앞/민석 차안
민석, 차를 몰아가고 있다. 저 앞으로 남해 대교가 보인다.
남해 대교를 건너는 민석의 차.
37. #숙소 일각
상두와 희서등 학생들, 피곤한 표정으로 장난치며 숙소앞에 서 있다.
은환 각자 방 배정 받구 짐부터 풀어....저녁 식사시간까지는 자유 시간이니까 일단 푹 쉬 구....숙소 근처 절대 떠나지 말구, 멀리 갈때는 꼭 선생님한테 얘기하구 가!
학생들 "예!“ 하고 숙소로 들어간다. 상두, 진창의 손에 이끌려 함께 간다.
은환, 피곤한 듯 어깨 주무르며 창호에게 “수고하셨습니다.” 인사하고.
38. #숙소 근처 바닷가
은환, 바닷가 쪽으로 걸어와서 자리를 잡고 앉더니 먼 바다를 보고 있다.
사복으로 갈아 입은 상두, 은환의 등을 바라보다가 돌아서서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 긴다.
시간 경과.
은환, 허허로운 표정으로 바다를 응시하고 있는데 핸드폰 벨 울린다.
은환 (핸드폰 받는) 어, 엄마....좀전에 숙소에 들어왔어.
심란(F) 너 알아 보는 사람 없디?.....너 알아보구 머리채 잡는 사람 없었어, 혹시?
은환 (씁쓸하게 웃고) 그런 사람 없었어, 걱정 마.
심란(F) 혹시 누가 너 알아보구 뭐라 그러면...우리 엄마가 조만간 내려 간다 그랬다구....떼 먹은 돈, 이자까지 쳐서 갚는다구....이 공 심란이 남의 돈 떼먹구 입 딱 씻어버리는 그런 치사한 년, 아니라구 그래.
은환 ....응.....알았어요, 엄마....그래...나중에 서울 가서 봐...
은환, 핸드폰을 닫고, 다시 상념에 젖어 바다를 보는데.
숙자(E) 언니예! 언니예!
은환 (자기를 부르는 소린 줄 모르고 앞만 보고 있는데)
촌부 티가 역력히 나는 숙자(횟집 앞치마 하고), 은환을 발견하고 (손님인 줄 알고) 눈빛이 반짝 빛난다. 저 손님을 잡아야 겠구나!
숙자 거게 바다 보고 앉아서, 상념에 젖어 있는, 뒷 모습이 직이는 언니예!
은환 (돌아본다....숙자라는 걸 바로 알아보지 못한다)
숙자 상념에 젖어 있는 거 다 끝내뿌고 나모 해(회) 한 사라 하이소....낙지하고 멍게하고 해삼도 팍팍 써어비스로....(하다가 고개 갸웃한다)
은환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혹시 숙자 아닌가...긴가민가....)
숙자 언니야 혹시 내가 아는 사람 아입니꺼?
은환 .....수...숙자?.....숙자...너 숙자지?!!
숙자 가시나!! (눈물이 그렁해져) 가시나, 언한이 맞네!!
은환 (역시 눈물이 그렁해서) 숙자야!
은환, 보행기 탄 아이(2살) 와 딸랑이 흔들어 주며 놀고 있다. 숙자, 회 한접시를 썰 어서 내온다.
숙자 우리 집에 꽁꽁 숨카논 자연산 광어 한 마리 잡았다.
은환 (웃고)..고마워, 숙자야,.
숙자 니도 퍼뜩 갤혼해서 얼라 나야지.
은환 (피식 웃으며 아이에게 딸랑이만 흔들어주는)
숙자 사기는 사람은 있나?
은환 .....(고개 끄덕이는)
숙자 머하는 사람인데?
은환 .....나중에 말해 주께.
숙자 와? 니 순 행팬엄는 이상한 놈팽이 만나나?
은환 아냐.....그건 아니구...(들릴락 말락)...의사야...
숙자 (눈이 휘동그래지며) 의사?.....(그 말에 약간 표정 안 좋아져서).....니 혹시 상두 소식 들은 거 엄나?
은환 (당황한다...차마 상두가 학생으로 들어왔다는 얘긴 못하겠다)
숙자 상두 머시마는 어느 하늘밑에서 죽었능가 살았능가...밥은 묵고 사는가...모르는 데.... 니는 참 팔짜가 늘어졌네?
은환 .....(당혹스럽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숙자 댔다, 치우자, 고마...사기는 사람꺼지 있다카는 가시나한테 그런 얘기 해밨자 먼 소 용있노, 은자 와서?
은환 ....(상두 얘기 자꾸 하는 것 난처해서) 회, 되게 맛있겠다....(하며 한점 집어 먹으려 는데)
숙자 (접시를 도로 뺏어 안타깝게 보며) 아, 이 기한 자연산....이거 고마 우리 상두 머시 마한테 믹잇으몬 얼매나 좋으꼬?
은환 (머쓱해서...먹다가 도로 내려 놓는다)
40. # 동네 길 (좁은 농로)
가죽잠바 차림의 상두,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칼라 안경 쓰고, 동네 길을 걷고 있다.
맞은 편 길 끝에서 남자 (머리가 희끗한, 상두가 예전에 물에 밀어 빠뜨렸던), 자전 거 뒤에 생선 박스 싣고, 술을 한잔 했는지 노래를 흥얼거리며 오고 있다.
이때, 상두 뒤로 승용차 지나 와 남자의 자전거를 스치고 가는데, 남자, 승용차를 피하려다가 논두렁으로 처박혀 버린다. 자전거에 싣고 있던 생선 궤짝도도 쏟아지 고.
상두, 놀라서 달려가 남자를 일으켜 준다.
상두 괜찮으세요? 안 다치셨어요?
남자 아이구.....아이구....허리야...짜식이 무슨 운전을 저 따위로 해?
상두 (자전거를 세워주고, 생선도 궤짝에 담아준다)
남자 (상두를 고맙게 보며) 고마워, 젊은이.
상두 (남자 똑바로 보진 않고 씨익 웃으며 계속 생선을 담는)
시간 경과.
상두, 생선이 담긴 궤짝을 자전거 뒷자리에 싣고, 단단하게 묶어준다.
상두 혹시 모르니까, 꼭 병원에 한번 가 보십시오, 어르신.
남자 (웃으며) 정말 고마워...젊은이.
상두 (그제서야 바로 고개를 들고 남자를 본다. 충격어린 표정)
남자 (상두에게 고마움의 미소를 보내며 아픈 허리를 잡으며 자전거를 끌고 간다)
가랑비 부슬부슬 내리고.
상두(17)의 손에 수갑 채워져 있고, 순경 두명 양 옆으로 앉아 있다.
순경1 어떻게 됐대?
순경2 죽진 않았는데, 중탠가봐.
흔들리는 표정의 상두,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 와중에도 전축만은 꼭 껴안고 있다.
44. #경찰차안/상두 입양집 일각 길
경찰차, 상두 집(입양된) 있는 골목으로 진입한다.
이때, 상두의 눈에 우산을 들고 애타게 “상두야, 학교 가자” 외치는 은환(17)의 모 습 보인다. (3회에 나왔던)
상두,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려다가 순경들의 제지로 다시 앉는다.
상두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경찰차, 우산을 든 은환의 뒤를 스쳐 지나간다.
상두, 은환을 돌아보지만, 은환, 상두를 보지 못하고, 계속 집쪽을 향해 상두야! 학 가자! 부르짖고 있다.
상두의 안타까운 눈길....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린다.
45. #소년원앞(겨울)
눈이 내리고 있다.
출소자들 예닐곱명 나오며 기다리던 부모의 품에 안긴다. 껴안고 울고 두부를 먹이 고 한바탕 서글픈 난리가 난다.
마지막으로 털모자를 쓰고 나오는 상두(18, 안경 설정)....눈이 내리는 하늘을 보며 손바닥에 눈을 받는다....그래도 은환과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씨익 미소가 흐 른다.
46. #상두 입양집앞(겨울)
눈은 계속 내리고 있고.
출소한 상두(18), 밝은 표정으로 리듬에 맞춰 장난스럽게 초인종을 누른다....대답이 없자 대문을 쾅쾅 두드리는 상두.
상두(18) 엄마! 문 열어주세요!! 상두 왔어요! (장난스럽게) 헤이! 맘! 오픈 더 도어!!
집안에선 아무런 기척이 없다.
상두, 의아한 표정 짓다가 다시 대문을 두드리는데.
갈래머리의 숙자(18), 와서 서며...눈물이 그렁해서 상두를 본다.
숙자 고마해라, 상두야! 뚜디리 밨자 소용없다!
상두 (돌아보는) 숙자야!
숙자 느그 부모님들 한달 전에 미국으로 이사 갔다.
상두 (놀라는) 미국? 미국 어디루?
숙자 니 피해서 도망 간 사람들이 오데 간다꼬 말하고 갔겄나?
상두 왜 날 피해?.....(하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충격으로 현기증을 느끼는 듯 잠깐 휘청한다)
숙자 학교꺼지 짤리뿌고....머시마...불쌍해서 우짜노?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내는)
상두 (애써 충격을 감추려 하며 잠깐 생각 정리하고....얼굴에 웃음까지 띠고) 은환이는 잘 지내지?....나 없다구 외로워하구 찔찔 짜구 뭐 그러진 않디?
숙자 언한이도 엄따.
상두 뭐?
숙자 니가 갱찰서 끌리 간 날 언한이도 즈그 엄마따라 야반 도주했다.
상두 (피식 웃으며) 김숙자, 많이 늘었다. 감히 이 차상두를 상대루 장난도 칠 줄 알구?
숙자 (다시 비죽인다)
상두 (장난스럽게 웃으며) 은환이 어딨어?....이 근처에 숨어 있지?....(두리번거리며) 채은 환! 나와라! 어딨어?!....니가 날 두구 야반 도줄 해?....뻥을 쳐도 믿을 수 있는 뻥을 쳐야 속지, 바보야!1
숙자 (급기야 엉엉 울음을 터뜨린다.) ...머시마....불쌍해서 돌아뿌겠네, 진짜.
상두 (웃던 표정이 싸늘하게 굳는다. 어딘가로 뛰어가는)
47. #은환집앞
눈은 계속 내리고 있고, 상두(18), 은환집 앞으로 와서 선다.
상두 은환아!! 은환아!
집안에선 아무런 반응이 있다.
상두 (눈물이 그렁해 절규처럼 소리 지르는) 은환아....은환아아아....
48. # 숙소밖 벤치
은환, 창호와 앉아서 수학 여행 일정을 체크하고 있다.
근방에서 지환 일행들과 학생들, 배구하며 놀고 있고.
은환 내일은 거북선 관람하구 나서....바루 점심 식사하는 거죠? (하는데)
이때, 희서, 뛰어오며.
희서 선생님, 상두 오빠가 안 보여요.
은환 응?
희서 애들 얘기 들으니까 안 보인지 대따 오래 됐대는데...아무리 찾아봐도 없어요.
은환 ......(걱정스러운 표정)
창호 하, 정말 그 자식은 전국 어디서나 시도 때도 없이 장소를 불문하고 사고를 치고 다니는 구만.
은환 (어디 갔을까 생각해 보는데)
창호 (은환 얼굴 가까이에 얼굴을 대고) 선생님, 그 고춧가루 같은 자식, 대체 언제까지 감싸고만 계실겁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번엔 정말 특단의 조치를....
은환 (O.L.) 선생님!
창호 네!
은환 아까 그 자리에 고춧가루 또 꼈어요.
창호 (흠칫 입을 가리며 희서에게 위치를 묻고)
희서 (짜증내며 위치를 가르쳐 주고)
은환 (일어서며) 내가 찾아보구 오께...(창호에게) 저희 반 애들 좀 잘 부탁합니다.
49. #일각
은환, 어딘가로 뛰어가고 나면, 뒤이어 들어서는 민석의 차.
50. #근처 바닷가 모래사장(노을녘)
은환, 상두를 찾아서 두리번 거리며 온다.
51. #둑방(죽방림 있는 곳)
은환, 이리저리 둘러 보며 상두를 찾지만, 상두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은환 상두야! 차상두!! 상두야!!.....(불안하다)
상두(E) 너, 자꾸 사람 속 뒤집어 지게 할래?
은환, 놀라서 뒤를 돌아본다.
저 앞으로 17살의 상두, 17살 은환의 손을 끌고 가는 모습이 보인다.
은환(17) 놔! 이거 놔아!!
상두(17) (능글능글하게) 왜 피해? 사람을 왜 피하냐구, 그니까!!
은환 니네 엄마가 우리 엄마 찾아와서 너랑 나랑 어울리지 말라 그랬대!
너네집 같이 대단한 집이랑 우리집은 상대가 안된다구...주변에도 얼씬거리지 못하 게 하라구 그랬대.
상두 (어이없다는 듯 웃는)
은환 그래, 니네 엄마 말이 맞어....내가 분수를 몰랐어. 우리 앞으론 아는 체도 말자.
상두 (픽픽 웃기만 한다)
은환 (이를 앙물고) 이거 놔!
상두 (정색하고) 도망가자, 그럼.
은환 뭐?
상두 이대루 그냥 도망 가자구, 우리!
은환 (기가 막혀) 차상두!
상두 무슨 짓을 해서든 너 하나 못 먹여 살리겠냐? 도망 가자!!
은환 이 상황에서두 장난이 하고 싶니, 지금?
상두 (표정 굳어) 장난 아냐.
은환 너란 애 정말...어이가 없다!
상두 (버럭) 장난 아니라 그랬잖아! 난 지금 진심으로 말하구 있어!!
은환 (당황하는)
상두 난 다 버릴 수 있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어!
은환 .....
상두 모르겠어? 내가 얼마나 널 사랑하는지 모르겠어? 그렇게 내 맘을 모르겠어? 바보
똥개야!!
은환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는데)
민석(E) 은환아!!
17살의 은환, 그 소리에 뒤를 돌아보는데.
저 앞으로 민석(현실의), 은환을 향해 걸어오고 있다.
온 몸이 식은 땀으로 젖은 은환, 당황하고 놀란 표정으로 민석을 본다.
은환 미....민석씨. (순간적으로 뒤를 돌아본다)
17살의 상두와 은환이 있던 자리, 아무도 없다.
민석 세상에...웬 땀이 이렇게 많이 났어? (이마에 손을 대 보고) 세상에 열두 있네.
은환 (떨려오는 가슴을 간신히 누르며)...여...여긴 어떻게 왔어?
민석 갑자기 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왔어...오늘 당장 안 보면 죽어버릴 거 같애서...그래
서, 왔어.
은환 (눈빛이 흔들린다)
민석 (은환을 따뜻하게 껴안는다) 왜 이렇게 바들 바들 떨어? 너 정말 많이 아픈 거 아
냐?
은환 아냐.....아냐....(허허로운 표정)
52. #민석 차안/ 동네길
민석, 운전하고 있고, 은환, 조수석에 타고 있다. 여전히 넋이 나간듯한 멍한 표정.
민석 니가 왜 그렇게 남핼 못 잊구 그리워 했는지 이제 알겠어.
은환 (보는)
민석 정말 너무 사랑스럽고 이쁜 곳이야, 여긴....이런 데서 어린 시절을 보낸 니가....참
부럽다.
은환 (힘없이 웃으며 창밖을 본다)
민석 (은환의 몸을 끌어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한다)
은환 .......
53. #민석 차안/ 강가(-은환과 상두가 반딧불이를 보았던-) (노을녘)
은환, 멍한 표정으로 민석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
민석 (와이어리스 끼고 핸드폰하는) 오늘만 좀 부탁해요, 선배......그럼요, 낼 5시 수술
엔 지장없이 갈거예요.
은환 (멍해 있던 은환, 뭔가를 발견하고 눈빛이 심하게 일렁인다)
상두가 강가에 혼자 생각에 잠겨 앉아 있다.
은환 (숨이 멎는 것만 같다)
민석 (상두를 보지 못했다) 알았어요, 내가 술 사께.
민석의 차, 상두를 지나서 간다....은환의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는 상두.
은환 .......(가슴 아프게 보는)
54. #강가
멍하니 허탈감에 빠져 앉아 있는 상두....노을이 점점 붉게 물들어 온다.
55. # 숙소 근처 바닷가 모래사장(밤)
상두, 털레털레 걸어온다.
저 앞으로 학생들 둘러 앉아 캠프 파이어 벌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요란한 박수 소리 들리고.
상두, 걸음을 옮겨가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춘다.
56. #캠프 파이어장
학생들 장기자랑하고 자리로 들어간다.
은환과 민석, 학생들 사이에 끼어 앉아 있다. 은환, 여전히 넋나간 사람처럼 멍하다.
창호도 있고, 지환등 창호반 아이들도 있다. 희서, 민석과 은환을 보며 삐죽거리다
가 상두가 걱정되어 고개를 돌려본다.
원 가운데 음료수 박스와 초코파이 박스 쌓여 있다. (80인 분량정도)
수창 (나가서 사회 보는) 자 그럼 지금으로부터 사랑의 힘 하나로 그 먼 서울에서부터
여기까지 한 달음에 달려오시고, 앤드,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싸다 안겨주신 우리
채 은환 선생님의 영원한 피앙새 강민석 사부님을 모시겠습니다!!
민석 (안 나간다고 쑥스러워하며 손을 내젓는다)
학생들, 환호하며 난리가 나고.
택구와 성길, “나가세요” 하며 민석을 중앙으로 끌어내 온다. 민석, 은환에게 도와
달라고 난처한 표정 지어 보이지만 어쩔 수 없이 끌려 나온다.
은환, 민석을 향해 표정없이 웃고.
수창 아니 그런데....바늘 가는데, 왜 실이 안 따라오십니까? 채은환 선생님도 어서 나오
셔야죠.
은환 (기함을 하며 안 나간다고 손사레를 친다)
택구와 성길, 다시 안 나오겠다고 뻗대는 은환을 중앙으로 끌고 나와 민석옆에 나
란히 세운다.
은환과 민석, 어색해 어쩔 줄 몰라하며 학생들을 향해 인사하면, 지환등 학생들 열
광적으로 환호하고.
57. #일각
상두, 서늘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58. #캠프 파이어장
민석 일단은 제가 공과 사를 구별 못하고 낄 데 안 낄데를 못 가리고 주접을 떠는 것
같애서 굉장히 민망하고 송구스럽습니다.
지환 일당들과 학생들, “아니예요, 잘 오셨어요.” 소리 지르며 환호한다.
은환 (민망해서 어쩔 줄 몰라하다가 문득 시선을 돌리는데 저 앞 어둠속에서 자신들을
보고 있는 상두와 시선을 마주친다...당황하는)
59. #일각
상두, 굳은 표정으로 은환을 보고 있다.
60. #캠프파이어장
은환 (당황스럽게 보다가 시선을 외면한다)
민석 어쨋든 좋은 곳에 오셔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학생들, 박수치고.
지환 (손을 들며) 질문 있는데요, 두 분 첫 키스는 언제 어디서 하셨어요?
학생들, 비명을 지르고, 은환과 민석, 얼굴이 벌개져서 어쩔 줄 몰라한다.
은환, 학생들 눈치 못 채게 지환을 노려 보는데, 지환, 혀를 쏙 내민다.
학생들, 민석이 대답을 못하고 있자, “말해라! 말해라!” 하며 연호하고.
민석 ....그 날이 그러니까, 우리가 만난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구....(하는데)
은환 민석씨! (하며 민석의 입을 틀어 막는다)
지환들 학생들, 우우 야유하고.
민석 (은환의 손을 떼낸다) 뭐 어때서?.....돌아오는 차 안에서 제가 기습적으로 했습니다.
(학생들, 다시 환호하고)
은환 (당혹스런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하며.....어둠속에 서 있는 상두쪽으로 시선을 준다)
61. #일각
상두, 표정없이 바위처럼 서 있다.
62. #캠프 파이어장
민석, 대범해지기도 했다는 듯 웃고 서 있고, 은환, 얼굴을 손바닥으로 가리고 섰다.
진진, 다시 손을 번쩍 들고.
진진 싸부님은 우리 선생님을 얼마나 사랑하세요? 선생님을 위해서 죽을 수도 있어요?
민석 (싱긋 웃고 은환보며)...그렇게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생들, 환호하며 박수친다.
은환 ...저기, 우리 그만 들어가께....이제 니네들 장기자랑 하며 놀아, 응?
희서 (손을 번쩍 들며) 두 분은 첫사랑이세요?
은환 (흠칫하며 자기도 모르게 어둠속의 상두에게 시선을 주는)
63. #일각
상두, 천천히 돌아서서 간다.
민석(E) 저흰 각자에게 첫사랑은 아닙니다.
64. #캠프파이어 장
민석 그치만....끝까지 함께 갈 마지막 사랑입니다. (은환을 본다)
은환 (당혹스럽게 민석을 보는)
학생들,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친다.
은환, 상두가 있던 쪽을 보면 상두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다.
65. #해변도로(혹은 창선교?)
네온등이 줄지어 켜진 도로.
상두, 주머니에 손 푹 찌르고 털레털레 걷고 있다.
민석(E) 저흰 각자에게 첫 사랑은 아닙니다....그치만, 끝까지 함께 갈 마지막 사랑입니다.
상두, 표정없이 털레털레 걸어간다. F.O.
66. #남해 거북선 일각(낮)
학생들, 거북선을 관람하기 위해 줄을 서서 간다. 은환과 창호, 학생들을 인솔하고 있다....은환, 학생들 인솔하다가 뒤쪽으로 오고 있는 상두를 본다.
진진과 미영, 진창, 상두옆에 꼭 붙어 팔짱을 끼고 간다. (진창이 상두의 한쪽 팔을 끼었다)
지환, 수창, 택구, 성길, 뒤에 따라오며 못마땅하게 흘겨본다.
진진 오빠! 우리 엄마가요, 오빠 한번 만나재요.
상두 (평소때처럼 다시 느물느물 해졌다) 어머니가? 어머니가 날 왜?
진진 오빠랑 만나서 긴히 나눌 얘기가 있대요.
미영 야, 새치기 하지마....오빠! 우리 할머니가 오빠 좀 뵙재요.
상두 (어리둥절한)
진진 (미영에게) 우리 엄마가 오빠 먼저 찍었어.
미영 (진진을 노려보며) 우리 할머니가 먼저 찍었어.
상두 뭔 소리 하는 거야, 니들?....내가 붕어빵이냐? 찍히게?
진창 형을 사윗감으로 찍었다는 거예요.....형! 우리 집에 아직 시집 안 간 쌍둥이 누 나가 있는데요... 두 명이 똑같이 생겼으니까, 아무나 한 명하구 소개 시켜드릴께요, 제가.
상두 (장난스럽게 웃으며).....어우, 누나가 두 명이나 있어?....이쁘냐?
진창 예, 되게 이뻐요...저하구 똑같이 생겼어요.
상두 (웃음이 싹 가시며 거북선 보며) 야, 멋있다, 거북선!
이때, 희서, 뛰어오더니 “ 야, 비켜!” 하며 진진을 밀어내고 상두의 팔짱을 낀다.
희서 잠깐 화장실 갔다 온 사이에 그새 이렇게 꼬였냐?
진진과 미영, 진창, 희서를 노려보고.
희서 니들 내가 다시 한번 말하는데, 상두 오빤 내 꺼야. 내가 침 발러 놨어....껄떡대지 마, 그니까....엉?!!
진진과 미영, 수창, 어이가 없고. 뒤에서 오던 지환, 눈에 불꽃이 튀고.
상두 뭘 그렇게 죽일 듯이 으르렁거리고 그냐? 그냥 사이 좋게 나눠 쓰면 되지.
희서 오빠!
상두 오빠는 가슴이 아주 넓은 사람이야....너네들 사랑, 너네들 마음 다 받아 줄 수 있는 왕 가슴이니까, 싸우지 마! 싸우지 마아?!
은환 (상두의 속은 얼마나 아플까....상두를 가엾고 애틋한 마음으로 보는...)
희서 싫어요. 난 오빨 나 혼자만 갖고 싶단 말예요! (휙 토라져서 가는)
은환 (당황하며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다)
진진 뭐 저딴 싸가지가 다 있냐?
진창 우리 차따리, 조직의 힘을 한번 보여줘야 되는 거 아냐?
상두 (야단치는) 떽! 조직의 힘이라니! 니네들이 조폭이야?!
67. #거북선 안
학생들, 거북선 관람하고 있다.
상두, 선장 같은 폼을 하고, 먼 바다를 응시하고 있는데, 희서, 다가온다.
희서 (금새 생글거리는) 오빠!
상두 너 조심해라...자칫하면 애들한테 몰매 맞아 죽는 수가 있겠더라?
희서 오빠, 만약에요. 이 바다에 나랑 우리 담탱이랑 둘이 물에 빠지면 누굴 먼저 구할거 예요?
상두 (어이없다는 듯 보며) 뭐어?
희서 누굴 먼저 구할거냐구요?
상두 둘 다 못 구하지.
희서 에?
상두 나 수영 못해.
이때, 은환과 지환 무리들, 상두의 뒤를 지난다.
희서 에게...무슨 남자가 수영도 못해요?
상두 어릴땐 되게 잘 했었는데....물에 빠져 죽을 뻔한 다음엔....물이 무서워.
은환 .....
지환 (회심의 미소를 짓는)
이때, 진진, “선생님! 미영이 체했나봐요!” 하며 부르고, 은환, “어, 그래, 선생님 가 께” 하며 밖으로 나간다.
상두, 그제서야 은환을 돌아본다.
희서 아 클났네. 난 눈 작은 남자하구 수영 못하는 남잔 진짜 재순데...
상두 (눈을 게슴츠레 작게 뜨고) 그래애?
68. #절벽 바닷가
지환과 수창, 택구, 성길, 절벽 끝에서 바다를 내려다 본다. (지환 손에 은환의 모자 가 들려 있다)
네 사람, 서로 떠밀려다가 엄마야! 하며 물러나 주저 앉는다.
수창 못 뛰어내려, 미치지 않는 이상 어떻게 뛰어? 수영도 못한다는데?
지환 그렇겠지, 못 뛰겠지, 자식?
택구 뛸 수도 있지...지가 슈퍼맨인 줄 알잖아. 단순 무식 해갖구...
성길 맞어, 걘 지가 불사신인 줄 아니까....개폼 잡다가 뛰어내릴 수도 있어.
수창 자, 그럼 만원빵....뛰어 내린다, 손!
아무도 손드는 사람 없다.
수창 못 뛰어내린다, 손!
네 사람 모두 손을 든다
지환 (벌떡 일어나며) 가서 데꾸 와...(은환의 모자를 빠뜨릴 듯 바다쪽으로 내미는데)
69. #숙소앞
일정을 마친 학생들, 삼삼오오 숙소로 들어가고 있다.
상두, 희서와 함께 엘리베이터 앞으로 와서 서는데.
수창 (뛰어오며 호들갑스럽게) 야, 어떡해! 어떡해!! 우리 담탱이 물에 빠졌대. 어떡해?!!
상두 (휙 돌아보며) 뭐? 누가 물에 빠져?
수창 우리 담임 선생님요, 고래 잡는다구 막 설치시다가....어떡해? 수영도 못하신다는데...
(발을 동동 구른다)
상두 (그대로 휙 달려 나간다)
희서 오빠!
70. # 바닷가 절벽
상두, 달려와 보면, 지환, 성길, 택구등 발을 동동 구르며 바다를 향해 “선생님!” 하 며 울면서 부른다. 상두 뒤를 이어서 희서와 진진, 진창, 수창, 학생들 몇 명 우르르 뛰어온다.
상두, 절벽 아래 바다를 보면 은환의 모자가 떠 있다.
지환 (상두가 온 것 알고 더 오바해서 울면서) 선생님!
성길 선생님! 대체 어디 계신거예요?!!
택구 이러구 있을 게 아니라 구조대원 부르자....야, 수창아. (하는데)
상두, 안색이 창백해진다.....물에 대한 공포로 눈빛이 얼핏 흔들리더니 결심한 듯 그 대로 물속으로 다이빙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