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76과 이다 엔터테인먼트의 페터 한트케 작 양혜숙 역 기국서 연출의 관객모독
공연명 관객모독
공연단체 극단 76&이다 엔터테인먼트
원작 피터 한트케
번역 양혜숙
연출 기국서
공연기간 2014년 3월 7일~8월 10일
공연장소 아트원 씨어터 2관
관람일시 8월
아트원 씨어터 2관에서 극단 76의 페터 한트케(Peter Handke)작, 양혜숙 역, 기국서 연출의 <관객모독(Publikumsbeschimpfung)>을 관람했다.
페터 한트케(Peter Handke1942~)는 오스트리아 출신 독일작가다. 그는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테마에는 거리를 두고 작품을 쓴다.방법과 형식의 다양성, 문학적 독창성은 방송극 <바람과 바다 Wind und Meer>(1970), 언어극 <관객 모독 Publikumsbeschimpfung>(1966), 무대극<카스파르 Kaspar>(1968), 산문 <말벌들 Die Hornissen>(1966), <행상인 Der Hausierer>(1967)을 통해 차례로 부각된다.또한 1969년에 출판된 <피터 한트케 전집>은 시와 문학 평론 및 영화 비평 논문들을 첨부하고 있다. 희곡과 소설의 전통적 형식에 대한 회의 및 언어의 남용에 대한 문제의식은 한트케의 문학에 있어서 창의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관객의 기대를 조롱하듯 고정관념과 일상적인 면을 일탈한, 단순한 언어로만 표현한 그의 극작법은 '말의 고문'(Sprechfolterung)의 연극 <카스파르>(작품 1,2 1972/73)에서 드러난다.그러나 소설 <페널티 킥을 받을 때의 골키퍼의 불안 (Die Angst des Tormanns beim Elfmeter)>(1970) <긴 이별에 대한 짧은 편지 (Der kurze Brief zum langen Abschied)>(1972), <희망 없는 불행 (Wunschloses Unglück)>(1972), <진정한 느낌의 시간 (Die Stunde der wahren Empfindung)>(1975), <왼손잡이 여인 (Die linkshändige Frau)>(1976) 등 작품에서는 전통의 소설 양식으로의 회귀인 듯 보이기도 한다. 1인칭 소설인 마지막 작품 <왼손잡이 여인>에서는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상상력과 정서적 정취가 제대로 드러난다.한트케의 다른 작품으로는<지체된 귀향 (Langsame Heimkehr)>(1979), <성 빅토이레의 교훈 (Die Lehre der Sainte Victoire)>(1980), <동화 (Kindergeschichte)>(1981) 등이 있다.
번역을 한 양혜숙(梁惠淑1936~) 교수는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하고, 독일 튀빙겐 대학 철학부 독문학 석사학위와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 독어독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한국 공연예술 평론가 협회 고문이자, 세계비교문학회 고문. BESETO 국제 연극위원회 위원. UNESCO 한국본부 문화 분과 위원 겸 감사. 여성연극인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공연예술원 원장이다.
1998 최우수예술인상(예술평론실천부문). 대통령표창. 2000 제8회 황희문화예술상 대상. 2012 올빛 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표현주의 희곡에 나타난 현대성(이화여대 박사논문, 1978)> <표현주의 연극의 이론과 상연(한국 연극학 1981. 논문)> <구제된 혀 (심설당, 1982, 번역서)> <연극과 사회( 현암사, 1984, 번역서)> <오늘의 세계문학(22, 벽호, 1987, 번역서)> <연극의 이해(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1992, 논저)> <15인의 거장들: 현대 독일어권 극작가 연구 (편저, 문학동네, 1998, 논저)> <낯선 자(벽호, 1998, 번역서)> <연극의 이해(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1992, 논저)> <15인의 거장들: 현대 독일어권 극작가 연구(편저, 문학동네, 1998, 논저)> 그 외 다수다.
막이 오르면, 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네 개의 의자 외에 무대는 비어 있다.
연극은 도입에 여자 배우 한 명과 남자 배우 세 명이 등장해, 관객에게 이야기를 쏟아놓는다. "여러분이 늘 연극에서 보았던 내용들을 여기서는 보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늘 상 들었던 것들을 여기서는 듣지 못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관객에게 다가가 무대 위로 올라오기를 청한다. 관객이 무대로 오르면, 가위 바위 보나 술래잡기 같은 퍼포먼스를 벌린다. 관객이 퇴장하면, 그 때부터 배우들과 관객은 서서히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배우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펴면서, 차츰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관객은 배우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집중시킨다. 배우와 관객은 처음 만나 사귄 연인처럼 다정함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대다수의 연인들이 그렇듯이 별 대수롭지 않은 일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현실적인 이야기와 세속적인 이야기,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이야기가 주제로 떠오르면서 배우들은 관객에게 작은 욕설을 내 뱉기 시작한다. 처음에 “여러분”으로 시작된 대사는 “당신들”에서 “너희들”로 바뀌고, 하대하고, 막대 하는 대사를 발하고, 욕설로 바뀌어도, 이상한 것은 관객은 그 욕설을 들으면서 화를 내거나 언짢아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 점이다. 차츰 욕설은 상스러운 욕설로 변하고, 급기야 듣기 거북스런 욕설로 변한다.
참다못해 무대감독이 달려 나와 배우들을 제지하고 .막을 내리라고 언성을 높인다. 무대감독의 기세에 눌려 배우들은 잠시 자세를 가다듬고, 예의를 차리는 성싶다. 다시 배우들의 초심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무대감독이 퇴장하니, 배우들은 욕설이 본성인 것처럼 객석을 향해 온갖 잡다한 욕설을 다시 퍼 붇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욕설로 관객모독의 절정을 보이는 듯싶다.
무대감독이 다시 분무기를 들고 등장해 배우들에게 물을 뿜어댄다. 그러자 배우들은 대야에 받아온 물을 관객에게 퍼 붇기 시작한다. 관객은 물 폭탄 세례를 고스란히 받는다. 이상스러운 것은 욕설을 당하고, 물 폭탄을 맞아도 어느 관객 하나 화를 내거나 언짢은 기색을 보이지 않고, 웃음을 터뜨릴 뿐이다. 물 폭탄과 관객의 웃음이 고조되면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기주봉, 정재진, 주진모, 전수환, 고수민, 김낙형, 최영환, 서민균, 한다현, 김형석, 김동박, 성아름, 안창환, 윤 박 등이 팀 별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 그리고 욕설로 관객에게 다가가 관객모독을 하지만, 관객을 오히려 배우들과 일심동체를 이루는 듯한, 광경이 연출된다.
프로듀서 하성수·손상원, 조명 주성근, 무대 김동경, 작곡 김동우, 의상 김정향, 조연출 서청란, 조명오퍼 김민성, 음향오퍼 김민주, 수화자문 송경원, 독어자문 정종화, 불어자문 송신혜, 포토그래퍼 이민옥, 그래픽디자인 디자인 색 그 외 제작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76과 이다 엔터테인먼트의 페터 한트케 작, 양혜숙 역, 기국서 연출의 <관객모독>을 독특하고 탁월한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8월 10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