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29일 목요일
정성들여서 차린 오늘의 점심. ^^*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은?
내게 맛난 거 먹게 해 주는 사람!
그리고... 내가 해 준 음식 맛나게 먹어 주는 사람!
지난 주 수요일(21일^^*)부터 제게는 정말이지 크나큰 시련이 닥쳤습니다!
꼬마들에게 점심 식사를 해 주어야 하게 된 것입니다!
고민고민~ 걱정걱정~
그래도 어쩌겠어요~!
하여간 닥치면 하게 되더군요.
첫날, 그러니까 21일 수요일!
메뉴는 흰쌀밥, 된장국, 감자 베이컨볶음, 그리고 김치와 김자반~
김치와 김 자반은 그 전날 밤에 슈퍼에서 산 걸로 했어요.
된장국은 풀무원 된장 산 걸로 양파와 파, 두부 넣고 멀겋게
끓여서 주었답니다.
하루에 애들에게 주어지는 밥값이 1인당 2000원이래요.
그걸로 밥과 반찬, 국을 다 하는 거지요.
그러니 계산이 아직 제대로 안 되어 화요일 밤에 일단 장 본 걸로
금요일까지는 제가 만들어 줄 생각이었고, 그렇게 했습니다.
22일, 목요일의 메뉴!
흰쌀밥, 어묵꼬치 국, 김치, 계란말이(비슷 ^^*),
랍스터맛살 들어간 오이 샐러드(와~ 이름 참 거창하다!),
그렇게 차려 주었습니다. 김치는 역시 전날 냈던 그 김치입니다.
그 전날도 그렇더니 그날도 역시 김치는 잘 안 먹더군요.
저는 맛있게 먹었는데... (제 입에 맛나지 않은 게 있겠습니까! ㅎㅎ)
금요일은 또 뭘 해 주어야 할까요?
김밥 해 줄려고 슈퍼에 가서 소고기(한우) 갈은 것 사 오기는 했는데,
김밥을 안 좋아하는 애가 몇 명 있네요.
23일 금요일은 밥, 만두국, 김치, 햄, 숙주나물무침. ㅎ~
26일 월요일은 밥, 김치찌개(돼지고기 넣은~), 김치,
고구마불고기볶음(이름 참 거창하네요~ 저의 순수 창작품 ㅎㅎ), 김 자반.
27일 화요일은... 밥, 콩나물무국, 김치, 오이무침, 갈비살(냉동식품^^*) .
28일 수요일은 김밥을 해 주었습니다.
여러 가지 재료를 만들어 둔 후, 아이들에게 김을 1/4 장 잘라서 큰 접시에 놓아주고,
참기름과 깨와 소금을 버무린 밥을 김에 펴게 한 후에 재료들을 놓아서 자기가 직접
말게 했습니다. 아이들이 "완전 맛있다~ 엄청 재미있다!" 하면서 즐겁게 말아서 먹더군요.
몇 번이나 그 일을 되풀이하던지~!
그리하여 그날 점심은 시간도 길었고, 밥도 아주 많이들 먹었지요.
또 김밥 해 먹자고 하더군요.
재료 준비하느라 힘은 들었지만 참 기뻤답니다.
29일 목요일은 사진에 나와 있듯이 밥, 된장찌개(새로 산 순창 된장으로) , 김치, 계란찜,
케첩 두른 감자튀김, 김.
어제... 30일은 소고기를 듬뿍 넣고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반찬은 김치(20일에 슈퍼에서 산 종갓집 김치인데, 냉장고의 신선실에 넣어두었더니
맛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깻잎장아찌(그 전날 슈퍼에서 장을 보면서, 강경젓갈 반찬 파는
코너가 있어서 샀어요. 꽤 비쌌지만 맛이 좋더군요.), 두부야채부침개.
두부야채부침개는 역시 저의 창작품으로, 계란을 풀고, 냉장고에 있는 파와 호박을 아주 잘게 썰어서
거기에 넣고, 두부도 으깨어서 넣었지요.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부쳤답니다.
메뉴에도 나와 있듯이, 저는 영양사도 아니고 요리 전문가도 아니며, 이런저런 음식들을 척척 해 내시는
엄마들도 아닙니다. 그저 집에서 우리 애들에게 해 주었던 대로 정성을 들여서 제가 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애들에게 줄 뿐이지요. 아이들이 잘 먹어 주니 그저 고마운 생각이 가득합니다.
하여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정말입니다.
일은 늘어났어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다행입니다...
7월 급여는 지난 달 그대로 나오고, 8월 급여에는 애들에게 밥 해 주는 수고료가
붙는답니다.
8월 9일부터 다시 시작되는 밥상은 무엇으로 차릴 지 아직은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아마도 위에 차린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을 듯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어느덧 몸에 배었습니다. 아이들도 제게 익숙해져서
잘 따르는 편이구요. ㅎ~
하여간 설거지 하는 속도는 빨라졌으니까 곡성에 갔을 때 설거지는 주로 제가
맡아야 하겠군요. 요리는 다들 잘 하시니~ ㅎㅎ
첫댓글 어제는 엄마 생신...
세상에나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통장 확인했다고 전화하면서, 엄마의 말씀을 듣고서야 알았으니...
"야들이 케익 들고 왔다~" 하시던...
"딸은 아무 소용없네~ 아들 며느리가 그래도 챙겨 주네." 하시던 엄마의 목소리에는
생일을 잊지 않고 찾아와준 아들며느리에 대한 고마움이 가득 느껴졌어요...
지난 일요일에 엄마 생신을 미리 축하해 드리고 왔어도 생신 당일 아침에 전화라도
드렸어야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잊을 수가 있을까.
어제 낮에 아이들에게 미역국을 끓여 준 게 엄마 생신이어서가 아니었을까요?
억지로~ ㅎ
소엽님, 앞으로 존경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아이들한테 맞는 음식을 척척 해주시다니....근데 '고구마불고기볶음'은 어떻게 만드는기야요? 우리 랭보(손녀)도 잘 먹을 것 같은데....
에구 밤파도님~ 송구스럽습니다. ㅎ~
고구마불고기볶음은 고구마가 불고기랑 만났다고 제가 이름붙인거지요 ㅋㅋ
소고기 갈은 것이 있어서 그걸 불고기 양념하여서 볶은 후에,
냉장고에 있는 양파, 마늘, 고구마를 잘게 썰어서 볶은 다음 소고기랑 합류시켰습니다.
아주 간단하지요?
몇몇은 잘 먹는데, 몇몇은 소고기 양념으로 하지 말고, 토마토 케첩을 뿌려 줄 걸 그랬다는
생각도 했어요. 어른들 입맛이랑 아이들 입맛은 역시 다르니...
어린이들에게 맛있는 밥을 해주시느라 수고 많으시네요.
요즘에들은 김치도 잘 않먹고 식성이 나빠서 어려 우시겠어요.
제가 힌트를 드리자면 [ 미안스런 이야기 ] 김치가 몸에 좋은 발효 식품이라서 몸에 면역력을 주고 머리가 좋아 진다는 이야기,
감자나 그밖에 채소를 줄 때에도 오이가 어떤 식품인지 몸에 왜 좋은지를 알면 인식이 바뀌고 먹는 일이 즐거워 질거라 생각합니다.
영양소가 키도 크게 하고 건강도 좋게 하고 심성도 고와 진다는것을 알고 먹으면 더욱 맛을 느껴서 선생님 정성에 감사 할 것입니다.
맞아요 소담님!
애들에게 밥을 줄 때에도 그런 이야기들을 해 주어야겠어요.
몸에 좋으니 많이 먹어라 말은 하지만, 좀더 자세하게 이야기해 줄 필요성도 있는 듯 하더군요.
고맙습니다...
소엽님이 음식도 이렇듯 정성드려 만들다니... 공부만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니군요. 역시 미인은 다르군요^^ 음식은 뭐니뭐니 해도 정성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어요? 이세상에서 제일 이쁜 선생님으로 꼽히겠습니다.
히히~
이더위에 고생과 보람이 많으시겠습니다 주부경력으로 보나 창작활동 하시는 걸로봐서 앞으로 잘해가실줄로 믿습니다 뭐든 기본에 충실하면 길이있다고 생각해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것 부터 챙겨 식재료만 바꾸고 모양에 변화가 주어진다면 더 다양한 메뉴개발이 될줄 사료됩니다 위에 고구마불고기 하듯 고구마 닭 야채+가래떡 등등 음식은 즐거운 창작품같아요 무엇과 만나면 예쁘고 즐겁게 먹을수있을지 김치대신 피클종류도 괜찮고 짜장밥,면 카레밥,면 떡볶이 아이들과 같이 만드는 예쁜 주먹밥 가벼운 된장국도 한우대신 멸치 건새우 다시마 버섯등으로 국물내면 비용도 절감되고 맛도 깔끔해요 소엽님 화이팅 !!
아~ 고맙습니다 evsook님~
쑥스러웠지만 이 글 올린 보람이 있네요.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ㅎ~
휴가도 끝나가고...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돌봄교실에서의 생활이 어렵지는 않을 듯 합니다.
선상님!
가깝게 살면 가서 좀 도와드리며 요리좀 배우고 싶은 마~암 가득합니다.
와~ 고맙습니다 미담님!
제가 미담님께 많이 배울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