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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74동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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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회원 일상이야기(공개) 스크랩 점점 사라지는 이발관
철호짱 추천 0 조회 38 11.08.10 16:00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엔 어떻게 머리를 깍았는지 기억이 안 난다.

 

내가 아는 건, 초등학교 입학 전 

내가 다닌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약 20 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던 "영남 이발소" 에

아버지 뒤를 쫄래쫄래 따라 간  것이 가장 오래된 기억이다.

그 다음이 경찰서 앞, 중국집 영성루와 문화 목욕탕 옆에 있던 후생(?) 이발소다.

 

이 두 이발소는 소일거리로 문을 여닫던 아버지 또래의 주인 어른들이 돌아가신 뒤

모두 세월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그 뒤로는 이발소와 미용실 이곳저곳을 왔다갔다 하다가

조금씩 나이들어 가면서 미용실 가기가 거북스러워진 요즘엔 집 가까이에 있는 이발관엘 간다.

 

오랫만에 찾아 간 그 이발소엔 옛날 깐날 때의

어설프게 그린 그림이였는지 사진이였는진 확실하게 기억이 안 나나

하여간 거울 위에 걸려 있던 풍경을 소제로한  "이발소 그림"이 없다.

요즘에도 그 그림이 있었다면 다시금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을 텐데....

 

친구 부인이 하던 미용실에서 이발관으로 옮긴 첫 날.

쥔 양반이 우리 나이와 비슷하게 보여

" 아직 총각인 내 친구도 저기 학교 올라가는 길목에서 이발관 하는데요..." 라며  운을 떼니

"그 사람보다 한두 살 더 많지만 같은 회원" 이란다.

 

"아직도 이발관이 많은가요?" 라고 물으니

목욕탕에 딸린 이발관을 제외하고 열 개 남짓 있는데

자기 점포를 가지고 영업하는 사람들 중

젤 나이 어린 사람이 오십 두살 이고 나머지는 육십 가까이, 그리곤 칠십 넘었다며

앞으로 이 사람들이 죽고 나면 이발소, 혹은 이발관이라는 촌스러운 명칭은 영영 사라진단다. 

 

(중앙 초등 옆)

 

 

어른들 몸에 맞게 만들어진 의자라서 어린이들이 머리 깍을 때는

양쪽 팔걸이에 판자를 걸쳐 놓아야 머리를 깍을 수 있었다.

 

 

 

 

지금은 상수도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고 순간 온수기에서 사시사철 따뜻한 물이 나오지만

그 옛날엔 머리 감는 세면대 옆에 세멘으로 만든 커더란 물통이 있어

중학교 갈 처지가 안 돼, 이발 기술 배울려는 아이들이 거기에 물지게로 물을 져 날랐었다.

 

(옛 등기소 옆, 신사골 올라가는 길목)

 

(봉화통로 임무소 옆)  

 

(주공 1차 아파트 앞)

 

(삼성생명 옆, 유일하게 이층에 있는 약간 꾸리한 이발소)

 

없어지는 것이 어디 한두 갠가 만은

추억이 서려있는 것들이 하나둘 사라진다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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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8.11 08:15

    첫댓글 철호님! 잘 봤습니다.
    옛날 생각이 절로 나는군요. 그것도 명절이 닥아오면 가곤 했는데...

  • 11.08.11 20:31

    많은 발전이지요 옜날에는 어린이용은 빨래판 올려놨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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