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하나 알지도 못하면서...
고전류의 작품이 올라오면.. 그 공연자체보다
작품으 난해성에 대한 두려움까지.. 그 기대와 설렘이 한무치되어
작품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게 되지요...
늘..정말 늘 그렇듯이..원작을 읽지않은 그 뻔뻔함으로 공연장에 들어섭니다...ㅠ
에밀졸라<테레즈 라캥>
고딩시절.. 그의 작품을 한 두세편정도 아주 '기를 쓰고' 본듯한..
근데.. 작품명조차 기억이 안나는..이 무슨...ㅠ
다만
<테레즈 라캥>을 보는 내내
그 우울하고 어둡고 도색적이면서 한없이 불결한.. 병적이고 비극적인..
지극히 무겁고 그 끝을 알기가 두려운..
바로 그 에밀 졸라만의 색깔과 냄새가 어지나 지독하던지...
배우 캐스팅.. 최고였습니다.
극단 동 잘 모르는 극단이었는데..
배우들 자신의 모습은 하나도 찾을 수 없이,
눈먼 어미, 불륜한 친구, 병든 아들..
특히.. 다크써클이 돋보이던.. 진정 병자같았던 바로 그녀까지...
하나의 거짓없이 작품속의 그 인물이 되어 제 눈앞에 있었습니다.
사실.. 지나치게 슬로우하고 디테일한 흐름에
(2008년 로맨틱/슬랩스틱 코미디에 익숙해져버린 현대관객으로서)
순간순간.. 몰입하다말고 지치게되는... 안타까움은 있었지만...
그 고된 인생을 쥐어짜고, 닫혀버린 세상과의 고리속에.. 마음이 병들고..
그렇게 뭔가를 심하게 갈구하던 그 병자의 눈빛 과 절제된 동작..
차디찬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그들이 넘 안쓰러웠고
결국 침몰하는 운명의 배에서 스스로 삶을 끝내버린 에밀 졸라의 그와 그녀..
그들의 죽음으로써 뭔가 해소가 됐어야 했는데..
보는동안 그들의 지친운명과 지독한 연기에 나도 함께 그 모든 진이 다 빠져버린듯한...ㅠ
솔직히.. 즐거운 경험은 아니죠.. 이런작품을 본다는것은..
게다가.. 재현.. 즉 정신의 모방이 아니라.. 팩트를, 사물자체를 있는그대로 표현하는 의도적 연극적 접근을
이 시대에 머리무겁게 함께 고통을 느겨야한다는것은.. 더더욱 그렇지요..
그렇지만.. 시작이 곧 반이듯.. 지금의 현대를 조율하는
그 연장선에서 작품의 연결고리를 찾아봐야겠지요..
작품설명에 보니.. 100년전.. 조명의 시작으로 비로소
연극적 현대적 스펙타클 공연이 나타나게 되었다고 하네요..
특히 배위에서의 장면.. 파란색 조명으로 우울한 나룻배를 표현한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시금 현대에 재탄생한 100년전 고전의 압박..
연극, 특히 정극을 사랑하는 문화인으로서
이렇게 훌륭한 기회를 주신 문충님.. 정말 넘 감사드려요~